[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한미관계의 균열, 심상치 않다] [불편한 한미동맹.. ] ....

뚝섬 2026. 5. 13. 09:01

[한미관계의 균열, 심상치 않다]

[불편한 한미동맹, 그래도 다른 대안은 없다]

[위기의 시대에 한국·EU는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

[다카이치의 대만 발언 없었다면?]

 

 

 

한미관계의 균열, 심상치 않다

 

[朝鮮칼럼]

중국 견제 美에 맡기곤 사과 요구한 국방부
통일부도 거듭 신뢰 훼손
'자중지란' 빠진 외교안보, 이러고 원자력 협력 바라나
대통령이 기강 바로잡아야
 

 

안규백(왼쪽)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11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양국 국가연주 등 의식에 참석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과 원자력 잠수함 건조 협력, 미국이 요청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 기여 등 민감한 현안이 회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은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져있고, 한미관계에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출발은 좋았고 총론적 틀과 방향에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와 북한·러시아·중국 3자간 전략적 밀착이 대한민국의 안보와 동아시아의 평화에 엄중한 도전으로 다가온 현실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베팅한 것은 현명한 결단이었다. 이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기 전에 도쿄부터 간 것도 한일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미국을 안심시키는 동시에 한미동맹의 토대를 다진 신의 한 수였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안보 팀 내에서 큰 틀의 정책 목표와 국익에 반하는 돌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 사건은 지난 2월 중순 주한 미군 전투기 10여대가 서해 상공에서 훈련 중 중국 전투기와 대치하는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한국 국방부가 주한미군에 항의한 일이다. 당시 워싱턴 현지에서 감지한 미 국방부의 격앙된 분위기로 보아 미국이 입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 같다. 미국 조야에는 한국 진보 진영 일각의 친중 성향에 대한 우려와 함께 미·중 전략적 경쟁에서 한국이 동맹의 편에 설 것인지에 대한 뿌리 깊은 의구심이 남아 있다. 이 사건은 미국의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동맹으로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손상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중국은 그간 한중 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이 겹치는 잠정조치수역(PMZ)에 금지된 구조물을 설치하고, 중국 군함이 우리 해군의 작전 해역을 수시로 침범하는 등 서해를 사실상 중국의 내해로 만들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는데도 우리 해·공군과 해경은 비례적 대응 없이 수수방관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서해 침탈을 견제하는 데 필요한 훈련을 미국이 대신해 주었다면 우리 정부가 응당 고마워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 도리어 이에 항의하고 사과를 요구했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을 것이다.

 

이 사건에 앞서 통일부가 민간인의 비무장지대 출입 승인권을 주장하고 여당 일각에서 이를 위한 ‘DMZ법’ 제정을 추진하면서 유엔군사령부와 정면 충돌한 촌극이 있었다. 정전협정 제1조 8항에 의하면 누구든 유엔군사령관의 승인 없이는 동 사령관의 군사적 통제(military control)하에 있는 남측 비무장지대에 들어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군사분계선(MDL) 남측 DMZ에 대한 주권은 당연히 한국이 갖고 있지만 정전협정으로 군사적 통제권을 유엔사령관에게 부여한 것이다. 지난 73년간 한반도 평화 유지에 근간이 되어 온 정전체제에 당장 고쳐야 할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마치 유엔사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 개선을 가로막는 원흉인 것처럼 적대시하고 멀쩡한 DMZ의 현상을 변경하여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통일부장관(정동영) 해임건의안 관련 5분 자유발언을 하고 있는 김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3월 국회 외통위에서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을 언급한 것도 한미관계에 새로운 갈등 요소를 추가한 경솔하고 무책임한 처사였다. 민간 연구소가 이미 공개한 것이라도 현직 장관이 추측에 불과한 내용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초보적 자질의 문제다. 정 장관의 ‘정보 유출’에 대해 미국이 대북 정보 공유 제한 조치로 대응한 것은 우리 정부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과 불신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다.

 

두 차례의 한미 정상회담을 거쳐 작년 11월 타결된 경제·안보 패키지 딜에서 정부는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25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무기 구매, 330억달러의 주한 미군 주둔 비용 지원 등 약탈적 부담을 수용하는 조건으로 한국의 원자력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사용후 원전 연료 재처리에 대한 미국의 협조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원자력 협력을 위한 실무 협의에도 불응하고 있다고 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시인했듯이 이러한 한미관계는 정상이 아니다.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이 지연되고 ‘쿠팡 문제’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안보 부처 장관들의 언행이 정상 간 합의 정신을 훼손한 몫도 적지 않을 것이다.

 

동맹국 간에도 크고 작은 이견과 갈등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미국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갈등을 막후에서 조용히 해결하지 못하고 공개적으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문제다. 안보 관련 사안의 대외적 메시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통해 조율되어야 한다. 정치인 장관들이 더 큰 국익과 정책 목표를 해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이 나서서 안보팀의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천영우 前 청와대 외교안보수석·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조선일보(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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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부 부촌 市長, 중국 스파이 혐의로 기소돼. 中의 무차별 정보수집·여론전, 미국에서만 벌어지는 문제 아냐.

 

-팔면봉, 조선일보(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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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한미동맹, 그래도 다른 대안은 없다

 

[朝鮮칼럼]

동맹을 가치 공동체 아닌 거래 관계로 바꾼 트럼프
일시적 변화가 아니다
독자적 안보는 불가능
동맹 '가성비' 따지기보다 권리와 의무 재설계해야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오산 공군기지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격려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쪽으로 F-16 전투기와 A-10 대지 공격기 등 미군 장비들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미국·이란 전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벌써부터 동맹국들의 전쟁 기여도 여하를 놓고 채찍을 꺼내 들었다. 독일이 유럽 동맹국 중 맨 먼저 심판대에 올라, 주독 미군 5000명 이상 감축과 자동차 관세 10% 추가 인상이 발표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상당한 불이익 조치가 있으리라는 예측은 이미 있어 왔으나, 핵심 동맹국인 독일에 대해 설마 정말 그러기야 하겠느냐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역시 트럼프는 트럼프였다.

 

‘위대한 미국의 부활’을 기치로 내걸고 좌충우돌 진군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자국 이익 중심주의와 힘의 무절제한 사용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역사상의 다른 강대국들과 별로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이는 ‘위대한 러시아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 대통령의 군사적 팽창정책이나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을 이루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제국주의적 세력 확장과도 많은 유사성이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외교가 유난히 많은 국제적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이유는 “그래도 과거의 미국은 이렇지 않았는데” 하는 다분히 회고론적인 반감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좌충우돌 전개되어 온 미국의 새 대외정책은 단순한 코드 변경이 아니라, 국제질서를 미국 우선주의 틀에 맞추어 개조하려는 급진적 시도의 연속이었다. 대(對)중국 공급망 통제, 우방국과의 관세전쟁,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증액과 자주국방 강화 요구, 파나마·베네수엘라 문제의 생소한 해결 방식, 대이란 군사행동 등 일련의 조치는 모두 일관된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21세기식 자유주의 개념에서 벗어나 19세기 제국주의 시대나 20세기 냉전 시대와 같은 권력정치 질서로 회귀해 가는 세기적 변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동맹관계에 관한 미국의 정책변화는 심대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가치 공동체가 아닌 철저한 거래 관계로 규정하고, 동맹국들에 자기방어를 위한 더 큰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절대적 국력 우위가 퇴조해 가는 상황에서 미·중 패권 대결에 총력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 과부하를 완화하려는 불가피한 현실주의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안보를 장기간 미국에 의존해 온 미국의 동맹국들이 오랜 타성에서 별안간 벗어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갑작스럽게 표변한 미국을 바라보는 동맹국들이 극도의 실망을 넘어 분노까지 표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난 3일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란트슈툴 마을에서 열린 봄 축제에서 미국을 의인화한 캐릭터 ‘엉클 샘’이 그려진 대형 벽화 앞을 현지 주민들이 지나고 있다. 유럽 최대 미군 기지인 람슈타인 공군기지 인근에 있는 이 마을 주민 8000여명 중 상당수가 미군을 상대로 한 렌터카·식당·미용실 등을 운영하며 살아간다. /원선우 특파원

 

그럼에도 현 상황에서 그들 동맹국 앞에 놓인 선택의 폭은 매우 좁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미국의 동맹정책 변화가 트럼프 시대와 더불어 사라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미국 집권당과 대통령이 교체되어도 크게 바뀌지 않을 본질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미국의 홀대와 무책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기존의 동맹 판을 뒤엎고 선택할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대접이 아무리 실망스러운들 신냉전의 험한 세계에서 동맹국 없이 홀로 안보를 지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그렇다고 미국과의 동맹을 청산하고 중국이나 러시아에 안보를 의탁하는 건 더욱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런 국제적 상황은 우리 안보에도 중대한 함의를 갖는다. 핵무장국 중국·러시아·북한에 둘러싸인 한반도에서 북중·북러 간 군사적 결속이 강화된 현실은 한국의 전략적 선택지가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보여준다. 강대국들이 하나같이 자국 우선주의와 제국주의적 팽창을 노골화하는 현 상황에서, 한국의 자체 군사력이 아무리 강한들 동맹 없는 독자 안보는 비현실적 가정이다. 친러시아와 친서방 정책 사이에서 장기간 오락가락 방황했던 우크라이나가 맞고 있는 험난한 운명은 우리에게 귀중한 역사의 교훈이다.

핵무장 세력에 둘러싸인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좁고도 명확하다.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과거 좋았던 시절의 미국이 아니라 냉혹한 계산과 거래의 국제질서를 창설해 가는 전혀 다른 미국이다. 트럼프의 미국이 던지는 거친 요구들은 곤혹스럽지만, 그렇다고 동맹의 울타리를 허물면 더욱 큰 재앙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동맹의 가성비를 따지기보다는 동맹에 대한 우리의 권리와 의무를 분명히 하고 그 균형점 위에서 동맹관계를 재설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前 외교부 북핵대사, 조선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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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에 한국·EU는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주한 유럽연합 대표부

 

5월 9일은 ‘유럽의 날’이었다. 요즘은 세계 정세 변화 속에서 유럽연합(EU)이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 살펴보기에 좋은 시점이다. 규범에 기반한 국제 체제가 도전받으며 국제 관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EU도 진화하고 적응해 나가고 있다. EU의 목표는 국방, 에너지, 핵심 원자재와 전략 기술의 회복력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파트너십을 심화 및 다변화하고 리스크를 줄여 나가고 있다.

 

오늘날 핵심 자산을 단일 공급선에 의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처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자유무역협정에서 그린 파트너십과 디지털 파트너십, 안보 파트너십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협력은 이미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늘어나는 안보 도전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EU는 세 가지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첫째는 안보·방위 분야다. 평화는 유럽 조약과 역사의 중심에 있다. 오늘날 평화를 이루기 위해 유럽은 억지력과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EU의 영토와 경제, 민주주의, 삶의 방식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에 투자해야 한다.

 

지난 1년간 EU는 국방 분야에서 과거 수십 년과 비교해 훨씬 많은 활동을 펼쳤다. 유럽의 평화와 안보는 우리 손에 달려 있으며, 안보에 대한 온전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자립이 고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의 협력을 원한다. 이는 EU가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국가 등과 체결하고 있는 안보·방위 파트너십에 담긴 핵심 개념이다.

 

안보를 논할 때 우크라이나를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는 전쟁에서 승리하고 있지 않다. 명분 없는 부당한 전쟁에 대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EU는 언제나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다. 이 전쟁은 향후 분쟁의 씨앗을 뿌리지 않는 방식으로 종결되어야 한다. EU는 우크라이나의 실질적인 장기적 안보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완전하고 정의로우며 항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둘째는 무역·투자 분야다. 2011년에 체결된 선구적인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은 양측의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EU는 최근 신규 무역 협정을 다수 체결했다. 불확실한 시기일수록 모두 EU와 같은 예측 가능하고 규범을 중시하는 파트너와 무역하고 싶어 한다. 개방적인 시장과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이 경제를 더욱 견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셋째는 외교 분야다. 유엔과 유엔 헌장 그리고 인권 보호에 대한 지지는 EU의 대외 관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회원국들과 함께 EU는 유엔 체제에 가장 큰 재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갈등이 빈번한 세상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규범에 기반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EU와 한국을 결속하는 이런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신뢰는 소중하며, 정치적으로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치 있다.

 

중동 전쟁은 국제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적 밀착에서 알 수 있듯 5년째에 접어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는 유럽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같은 뜻을 가진 나라들과 협력하며 성장과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맹을 구축해야 한다. 한·EU 전략적 파트너십은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더 성공적이고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모범 사례다.

 

-우고 아스투토 주한 유럽연합(EU) 대사, 조선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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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의 대만 발언 없었다면?

 

[특파원 리포트] 

중국군이 대만 상륙 작전을 상정해 배 3척을 잔교로 연결해 임시 부두를 만든 모습이 지난해 민간 드론에 포착됐다. 중국군은 작년 한 해 동안 대만 상륙 훈련을 최소 3차례 실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부두에 민간 화물선까지 정박시키면 일시에 수만 명의 병력과 무기, 차량을 상륙시킬 수 있다. /소셜미디어 X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 발언이 없었다면, 일본과 중국의 관계가 달라졌을까? 최근 일본의 30년 차 중견 기자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그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발언 시점이 안 좋긴 했지만(경주 APEC에서 시진핑 주석과 인사 직후), 새로운 내용도 아니었고 현재 양국 갈등은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다.

 

중국이 서태평양에 항공모함을 보내고, 연간 수차례 대규모 대만 상륙 훈련을 벌이는 상황에서 “더 이상 미국에만 의존하지 말라”는 미국의 태도 변화는 일본의 자체 무장을 재촉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선 갈등 발생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북한뿐 아니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려는 일본의 안보 전략은 아베 정권 때부터 이어져 왔다. 다른 것이 있다면 다카이치는 더 빠르고 과감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 등 첨단 무기 확보에 나서는 한편,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동지국(同志國)’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중국이 군사적 도발을 하지 못하도록 억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동지국의 핵심은 ‘호주’와 ‘필리핀’으로, 두 나라와는 이미 준동맹국 관계가 됐다. 상호 군대가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어 합동 군사훈련이 용이해졌다. 자위대 호위함도 수출해 공동 해상 작전을 쉽게 할 예정이다. 원래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인도네시아 같은 나라들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일본은 2차 대전 때 다수 동남아 국가를 군사 점령했던 나라다. 그런데도 동남아 지식인들은 해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묻는 조사에서 EU·미국·중국을 제치고 일본을 꼽고 있다. “도와줬으니 내 말 들으라”고 강압하는 중국과 달리, ‘법과 자유’를 원칙으로 해마다 20조원대 공적원조(ODA)의 80%를 아시아에 집중한 결과다.

 

중국의 군사 전략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미군의 동아시아 접근을 멀리서부터 차단한다는 목표로, 남중국해(제1도련선)를 넘어 서태평양인 필리핀해(제2도련선)로 함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항모 ‘산둥’ ‘랴오닝’에 이어 최첨단 ‘푸젠’까지 수시로 나타나 서태평양을 앞마당으로 만드는 중이다. 서해로도 지난해만 8번 넘어왔다. 중국은 “미국이 일본을 위탁 거점으로 삼아 아시아 패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응 수위를 높여갈 것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이토록 급변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인 한국의 적극적 관여 움직임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 공백 우려가 짙어지는 상황에서 일본이 주도한 연대에 훗날 숟가락을 얹는 것으론, 우리가 원하는 실질적 안보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조만간 다카이치 총리가 한일 셔틀 외교 일환으로 경북 안동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오로지 국익만 바라보고 한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도쿄=류정 특파원, 조선일보(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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