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
[나무호 피격 확인… 호르무즈에 갇힌 26척 안전이 최우선]
[호르무즈 난제… 원인 규명 후 비례성 원칙 따라 대응해야]
[미국 독주 속 한국의 생존 전략]
시험대 오른 '한국 건드리면 패가망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1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폭발·화재 원인을 “미상 비행체에 의한 외부 타격”이라며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대응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공격 주체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1분 간격으로 동일 지점이 두차례 공격당했다는 것은 조준 타격이라는 뜻이다.
나무호 피격 직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했지만, 우리 정부는 “피격인지 아닌지 분명치 않다”고 했다. 대통령 주재 안전보장회의도 열리지 않았다. 미국이 즉각 아는 것을 우리는 6일만에야 확인했다. 인명 피해도 없다더니 선원 1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아닌 다른 나라의 선박을 공격할 세력은 이란 밖에 없다. 이란 국영 방송이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러는 것은 이란과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피격 사실을 발표한 날 이란 대사를 불렀는데, ‘초치’는 아니고 ‘설명을 위해’라고 했다. 이란 소행으로 확정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는 모습이다.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이란의 공격을 당한 중국, 프랑스 등도 ‘이란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언젠가 전쟁이 끝나거나 상황이 바뀔 때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피격은 한국 선사가 소유하고 한국 선원이 탑승한 선박이 외국에 의해 고의로 공격 당한 것이다. 우리 국가에 대한 공격이라고 할 수도 있다. 결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범죄 적발시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고 선언했다. 국민 보호를 천명한 대통령의 대외 선언은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한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직접 위협받고 타격받는 일이 발생했는데 정부 대처는 미온적이다. 민주당은 사건 규명을 위해 야당이 요구한 국회 긴급 현안 질의도 거부했다. 내부 사정은 알 수 없지만 대통령의 ‘패가망신’ 선언은 힘을 잃는 모습이다.
정부는 피격 당한 다른 나라들은 물론, 미국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과 안전 보장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이란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재발 때는 상응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혀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는 아직 우리 선박 26척과 선원 160명이 갇혀있다. 이들의 안전 확보도 중요하다.
-조선일보(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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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호 피격 확인… 호르무즈에 갇힌 26척 안전이 최우선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의 폭발이 정체불명 비행체의 외부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간)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을 2차례 타격해 폭 약 5m, 깊이 약 7m 규모로 선체가 파손됐다.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 롯하여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호르무즈 해협에서 4일 발생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의 폭발 원인이 미상 비행체 2기에 의한 연쇄 타격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외부 타격으로 나무호 좌측 선미 외판이 폭 5m, 깊이 7m까지 훼손됐고 기관실 바닥이 뚫리며 화재가 발생했다. 청와대는 11일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아울러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공격의 주체와 기종을 식별한 뒤 향후 대응 조치도 고려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나무호 공격 주체에 대한 정부의 신중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황은 이란 측을 가리키고 있다. 당장 우리 정부가 이번 발표에 앞서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설명한 것은 이란 측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간 이란에선 언론과 군 당국, 주한 이란대사관이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이란 국영TV는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으나 주한 이란대사관은 즉각 이란군의 연루를 부인한 바 있다.
1차 조사 결과 우리 선박을 타깃으로 삼은 의도적 공격으로 드러난 만큼 공격 주체와 무기를 특정하기 위한 정밀 조사는 필수적이다. 수거된 비행체 잔해 분석을 통해 그게 자폭 드론인지 순항미사일인지, 나아가 공격의 주체가 이란군인지 혁명수비대인지 친이란 무장세력인지 가려낼 필요가 있다. 발뺌 못 할 증거를 토대로 해야 외교적 규탄에 힘이 실리고 재발 방지 등 책임 있는 행동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대응 수위는 모든 상황을 종합한 전략적 판단 아래 결정돼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른 원칙적 비례적 대응을 하되 나무호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60명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생존을 건 전쟁을 하는 이란이다. 자칫 과도한 조치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 위험에 노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국 선박이 피격당한 프랑스와 중국도 군사적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주이란 대사관을 유지하고 외교부 장관 특사를 파견하는 등 대이란 외교에 공을 들여 왔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을 위한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협력 구상에 참여하면서 미국 중심의 해양자유연합(MFC) 참여도 조심스럽게 검토해 왔다. 대이란 막후 교섭과 한미 간 동맹 공조, 국제사회와의 연대 노력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난제를 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 외교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동아일보(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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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호, 미확인 비행체가 타격’ 정부 발표에 野 “UFO 공격?”. 文 정부 땐 北 미사일을 ‘불상의 발사체’라더니.
-팔면봉, 조선일보(26-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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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난제… 원인 규명 후 비례성 원칙 따라 대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의 작전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소기업 소유주들과의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공격했다며 “한국도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의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해협 안에 있는 우리 화물선에 폭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피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의한 피격으로 단정하면서 재차 파병을 압박한 것이다. 정부는 각국 선박이 안전하게 해협을 빠져나오도록 지원하겠다며 미국이 이날 시작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우리 화물선의 기관실 좌현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은 미국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선언한 이후 미국과 이란 간에 교전이 이어지던 시점이었다. 다행히 화물선에 타고 있었던 한국인 6명 등 24명 선원의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중동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에서 폭발이 발생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여러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폭발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섣불리 대응 조치를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다시 격화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이 해협 안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26척과 123명 선원들의 안전을 더욱 위협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란은 아예 해협의 동서쪽을 완전히 틀어막겠다고 밝혀 우리 선박들이 빠져나오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이란이 아랍에미리트(UAE) 유조선에 대한 드론 공격까지 감행하는 등 한 달간의 휴전이 언제라도 깨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우리 정부의 ‘호르무즈 난제’를 키우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정부가 3월 첫 파병 요구에 거리를 두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대북 억지 역할을 꺼내며 한국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가뜩이나 거래적 동맹관을 보여 온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요구에 완전히 선을 긋는 것은 한미 관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우리 장병들이 이란군의 표적이 되는 리스크부터 감수할 수는 없다. 우선은 정부가 화물선의 폭발 원인부터 객관적으로 밝히고, 그에 따라 어떤 비례적 대응 조치가 적절한지 따져야 한다. 해협 내에 갇힌 다른 우리 선박들의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는 외교적 정교함도 필요하다. 이제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선박들의 안전을 다른 나라들에만 맡길 수 없는 형국으로 가고 있다. 관망자를 넘어 해상 수송로 안전 보장의 책임 있는 주체가 돼야 동맹과 국제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동아일보(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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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독주 속 한국의 생존 전략
군사력·경제력 부동의 1위
중국과 격차 커 견제 불가능
동맹 균열도 일상화된 시대
다층적 대미 외교 강화해야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사 HMM 운용 선박이 폭발과 화재 사고를 당한 뒤 상황이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광저우에서 열린 HMM나무호의 진수식.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선박 폭발·화재 사고를 계기로 한국에 군사 작전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선급
“인류 역사상 세계 1~2위 국가 사이의 군사적 격차가 지금처럼 벌어진 적이 없다.” 세계적 석학 조지프 나이 전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학장이 25년 전에 한 말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로마제국은 한니발의 카르타고, 몽골제국은 맘루크 술탄 등의 견제를 받았지만, 미국은 적수가 아예 없다는 뜻이었다.
당시 세계 1위 군사 대국은 미국, 2위는 러시아였다. 경제력도 미국이 압도했다. 2000년 국내총생산(GDP)은 미국이 10조달러인데 러시아는 2590억달러에 불과했다. 지금도 세계 1위 군사 대국은 미국이고 2위는 러시아 대신 중국으로 바뀌었다. 2025년 기준 GDP는 미국이 30조달러, 중국은 21조달러다.
2025년 국방비는 미국이 9000억~9500억달러, 중국은 2500억달러로 추정된다. 미국이 4배쯤 많다. 미군 기지는 세계 70국 800여 곳에 흩어져 있다. 항모 전단만 11개를 보유하며 세계 어디서든 전쟁을 벌일 수 있는 초강대국은 미국밖에 없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미국은 에너지, 식량, 기술, 시장 규모 등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 덕분에 천연가스(LNG) 수출 세계 1위 국가다. 원유 수출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2위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돼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식량 또한 세계 최대 수출국이다. 기초과학은 노벨상 수상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부동의 챔피언이고, 세계적 기업 대부분은 미국에 있다. 세계의 인재들은 미국으로 향하지, 중국으로 가지 않는다.
반면 중국은 하루 평균 원유 1500만 배럴을 수입하는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이다. 그 에너지의 5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야 한다. 이란 전쟁 이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전전긍긍하는 이유다. 중국은 또 식량 소비의 20%를 수입에 의존한다. 기초과학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미국에 비할 바는 아니다. 중국의 일류 기업 역시 미국에 한참 못 미친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소프트파워 개념을 처음 이론화한 학자다. 군사력이 하드파워라면 소프트파워는 상대방을 감화시켜 자기편으로 만드는 힘을 일컫는다. 그는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소프트파워도 미국이 압도한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이 소프트파워(외교)를 주로 쓰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강력한 하드파워(군사력)를 동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면 세계 1위 지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나이 교수의 조언을 충실히 따랐다.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적절하게 섞어 썼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프트파워보다 하드파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세계 2위 국가와의 격차가 너무 벌어져 누구도 견제할 수 없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해도 중국은 한마디도 못했다.
당분간 세계 1위 미국의 독주는 이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을 돕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럽에 자동차 관세 25%를 부과했다. 독일에서는 미군 50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영공 통과를 거부한 스페인을 향해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퇴출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 요청을 사실상 거부한 한국에도 어떤 청구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의 하드파워 독주로 동맹 균열이 일상이 된 시대다. 이런 상황은 한국에 무거운 외교 과제를 부과한다. 미 행정부뿐 아니라 의회 등 다층적 대미 외교를 강화하는 필사적 생존 외교를 펴야 한다. 대한민국의 외교 실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최우석 기자, 조선일보(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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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제 한국이 호르무즈 임무 동참할때”. ‘이란의 포격’ ‘트럼프의 청구서’, 뭐 하나 만만한게 없네.
-팔면봉, 조선일보(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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