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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 아이'도 옛말 되나] [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

뚝섬 2026. 5. 20. 06:14

['엄마 품 아이'도 옛말 되나]

[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그 이유]

 

 

 

'엄마 품 아이'도 옛말 되나

 

1970년대 초등학교 가정통신문에 지금도 기억나는 게 있다. ‘엄마는 등하교를 전후해 자녀의 식사를 거르지 않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끼니를 잘 챙겨주라는 글귀가 왠지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런데 최근들어 끼니 얘기와 함께 ‘엄마는’이라는 주어도 함께 떠오른다. ‘자식들 끼니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이 점점 보기 힘들어져서 일까.

 

▶1997년을 기점으로 25~34세 여성 고용률이 50%를 돌파했다. 결혼 적령기 여성 둘 중 하나는 직장에 다닐 만큼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졌지만 ‘가사와 육아는 여자 몫’이란 통념을 깨는 속도는 더뎠다. 그때 취직한 여자 동창은 남자 동료들이 밥 먹듯 야근하는 걸 본 뒤 비혼을 선택했다. “회사 일과 아내·엄마 노릇을 모두 잘할 자신이 없어 하나만 잘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 커리어 우먼으로 성공한 여성 중에 이런 이가 적지 않다.

 

▶그 친구가 지금쯤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그때와 다른 선택을 했을 지도 모른다. 지난해 국내 전체 육아휴직의 36%를 아빠가 냈다. 남자의 육아휴직 신청 건수도 해마다 50~60%씩 급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근무 시간을 육아에 맞춰 조정하는 탄력 근무제를 도입하고 어린 자녀를 둔 직원을 위해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출산휴가와 출산 축하금 지급도 확산하고 있다. 한 대기업 CEO는 “우수한 여성 인재를 확보하려면 모성 보호를 위한 복지 확충이 필수”라고 했다.

 

▶이런 변화에서 더 나아가는 통계도 발표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7년부터 3년 간격으로 ‘자녀를 엄마가 집에서 돌봐야 한다’는 데 찬성하는지 묻는데, 올해 처음으로 ‘반대한다’(34%)가 ‘찬성한다’(33%)를 앞질렀다. 18년 전 첫 조사 때는 ‘찬성’(64%)이 ‘반대’(17%)를 압도했지만 그 격차가 꾸준히 줄어왔다. 여성이 일과 가정·육아 사이에서 양자택일을 고민하게 해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건 엄마와 자녀의 유대가 흔들릴 수는 없다. 어려서 어머니를 잃은 정채봉 시인은 그 상실감을 동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에 썼다. 엄마를 다시 만나면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고 했다. 세상 모든 아이는 따뜻하게 안아줄 엄마가 필요하다. 육아의 책임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변할 수 없는 진리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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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그 이유

 

국내에서 34년 만에 태어난 다섯 쌍둥이의 부모 김진수·서혜정 육군 대위 부부는 지난 1년여 동안 그야말로 ‘육아 전투’를 치렀다. 부부가 동시에 육아 휴직을 하고 다섯 아기를 돌봤다. 밤 되면 불침번 서듯 번갈아가며 일어나 아기들을 돌봤다고 한다. 둘 다 육아 휴직 마치고 군에 복귀했는데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출근 및 어린이집 등원 준비에만 꼬박 2시간이 걸린다. 아내와 공동 육아를 하는 김 대위는 “육아에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말 ‘전투’다.

 

▶김 대위 같은 신세대 남성과 구세대 남성의 가장 큰 차이가 자녀 출산 및 양육에 대한 태도일 것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한 개그맨 부부의 아내가 “산부인과 가면 다른 사람들은 부부가 함께 오는데 나는 늘 혼자다.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 이름은 아느냐”고 물었다. 개그맨 남편이 “그걸 아는 사람이 어딨냐”고 대꾸하자 다른 출연자들이 야유를 보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그런 남편이 허다했다. “아내가 출산 예정이라 병원에 가보겠다”고 하면 “여자가 애 낳지, 네가 애 낳느냐”고 타박 주면서 눌러앉히는 직장 상사도 부지기수였다.

 

▶청년 1만5000명에게 설문 조사를 했더니 여성 절반가량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다. 남성 79.8%, 여성 69.7%가 결혼 계획은 있다고 했는데 출산에 대해서는 남성 70.5%, 여성은 55.3%만 의향이 있다고 했다. 출산 및 육아가 여성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 책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김화영씨는 “’독박 육아’가 사흘 이상 지속되면 욕이 절로 나온다”고 했다. 새벽부터 아이들 잠드는 밤까지 꼬박 14시간 넘게 육아에 지쳤는데 남편은 집에 안 오고 ‘회식 중’ 문자를 보내면 화가 솟구친다는 것이다.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고 자라난 여성들이 가장 크게 좌절하는 것이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다. 여성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출산 후에도 불이익 받지 않고 복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모범 사례로 꼽히는 스웨덴의 경우,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로 효과를 거뒀다. 총 480일의 육아휴직일 가운데 최소 90일은 무조건 남성이 사용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도 육아 휴직자 4명 가운데 1명이 남성일 정도로 아빠 육아가 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주로 대기업 직원들이다. 중소·영세기업에 다니는 아빠들한테는 ‘그림의 떡’인 제도다. 스웨덴처럼 남성 육아 휴직을 의무화해서라도 육아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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