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도, 빚도 싣고 달리는 지하철]
[노인 지하철 무료]
[지공거사 논란.. ]
시민도, 빚도 싣고 달리는 지하철
24억4247만9000명. 지난해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의 수다. 하루 평균 669만2000명으로, 2024년보다 1.3% 늘었다. 일평균 승객은 2021년부터 매년 늘고 있다.
고객이 늘어나는 걸 반기지 않을 기업은 없다. 하지만 서울 지하철은 이야기가 다르다. 승객 1명을 태울 때마다 이익이 늘기는커녕 781원의 적자가 쌓이기 때문이다.
6개 도시 지하철 年 적자 1조 넘어
1974년 8월 15일 1호선이 처음 운행을 시작한 이후 서울의 지하철은 계속 팽창했다. 지하철 이용객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 1984년 11.4%였던 서울 지하철의 수송 분담률은 1997년 30.8%로 처음으로 버스의 분담률(29.4%)을 넘어섰다.
문제는 지하철 이용객이 늘어날수록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서울교통공사의 적자는 8268억 원. 누적 적자는 무려 19조7490억 원이다. 전기요금, 인건비 등을 포함한 승객 1인당 수송원가는 1817원이지만, 1인당 평균 운임은 1036원이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1550원이지만 환승할인, 무임승차 등을 반영한 평균 운임은 이보다 낮다.
승객을 태울수록 적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무턱대고 요금을 올릴 수는 없다. 공공재인 지하철은 무조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을 정할 수 없다. 결국 지하철 적자의 일부는 서울시의 지원으로 해결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없다.
그렇다면 두 번째 문제가 등장한다. 서울 지하철의 적자는 오로지 서울시만 감당해야 할 몫인가. 서울 지하철은 서울시민만 타지 않는다. 경기도민, 인천시민 등 서울과 수도권 인근 도시를 오가는 인구는 물론이고 외국인, 비수도권 주민들도 서울 지하철을 이용한다.
무임승차 역시 마찬가지다. 지하철 무임승차의 법적 근거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자체 수송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게 할 수 있다”는 노인복지법 제26조다. 그런데 65세 이상 승객이 코레일이 운영하는 1호선을 무료로 이용하면 그 비용의 70%가량을 정부가 지원해 준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구간을 이용하면 정부 지원은 없다.
자연히 무임승차로 인한 재정 부담은 매년 커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의 연간 무임수송 손실액은 2020년 2643억 원에서 지난해 4488억 원까지 늘었다. 고령화 추세를 감안하면 이 손실액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서울교통공사가 “코레일만큼 정부 지원을 해 달라”고 나선 이유다. 서울뿐만 아니라 각 지역 지하철을 운영하는 교통공사가 있는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도 똑같은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정부-지자체 머리 맞대야
지하철로 대표되는 대중교통망 연결은 집값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정부 주택 정책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다. 무임승차로 대표되는 고령층의 이동권은 의료비 및 노인복지 예산 절감 등의 사회적 편익과 맞닿아 있다. 지하철 적자가 오롯이 지자체만의 몫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다. 나라 살림을 총괄하는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역시 “형평성 차원에서 (중앙정부의 지하철 지원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패키지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지하철 적자 문제에 대해 머리를 맞댈 때가 됐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새 광역단체장이 뽑힌 뒤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각 교통공사의 효율적인 자구책 시행과 정부의 지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한상준 사회부장, 동아일보(26-05-22)-
______________
노인 지하철 무료
노인 지하철 무료, 사회적 순기능 많다
65세 이상 노년층의 지하철 무료 승차제에 대해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도시철도 운영 기관들의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무료 연령을 올리거나 수혜 폭을 차등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노년층 지하철 무료 승차 문제는 단순한 경제 논리보다는 노인복지와 사회 전체 이익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하철 적자의 해결을 위해선 먼저 낙하산 인사 등으로 인한 방만 경영의 방지와 지속적 경영 합리화 노력이 있어야 하며, 이후 정부가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 노인들은 질병·외로움·빈곤 그리고 역할 상실로 인한 자존감 결여 등으로 무척 고통스럽다. 가정과 사회에서 대접과 존경은커녕 안타깝게도 기피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권리는 사라지고 의무만 남았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노년층으로서 무료 승차제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첫째, 택배 등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다. 둘째, 부담 없는 지하철 이용으로 문화·취미 활동을 할 수 있고, 춘천·천안·온양 등 원거리 나들이는 내수 진작 효과도 있다. 셋째, 근교로 등산하거나 지인들과 자주 만나면서 건강과 화목한 가정을 유지하고 사회 문제나 의료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넷째,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최소한의 배려 및 자긍심 고취가 필요하다.
한편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노년층이 지켜야 할 예절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첫째, 승객들 거부감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깔끔하고 단정한 복장과 용모를 갖추자. 둘째, 출퇴근 시간대는 가급적 피해 이용하자. 셋째, 젊은이에게 자리 양보를 강요하거나 무언의 압력을 행하지 말고, 자리를 양보받으면 고맙다고 인사하자. 넷째, 단체 승차나 통화할 때 고성으로 대화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를 삼가자. 다섯째, 임산부도 노약자석에 앉을 자격이 있다. 여섯째, 지하철에서 독서하는 모습을 보여 젊은이들이 본보기로 삼게 하자.
지하철은 이제 대중교통의 핵심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의 상류층이 아닌, 보통 사람들이 만나고 스쳐가는 삶의 현장이기도 하다. 모쪼록 지하철이 계층 간, 세대 간 갈등의 장소가 아니라, 더불어 호흡하고 공생하는 사랑의 공간이 되기를 염원한다.
-육준석 서울 강남구, 조선일보(17-02-28)-
____________
지공거사 논란..
대기업 임원을 그만둔 사람에게 당장 가장 아쉬운 걸 물었다. "운전기사를 둔 회사 차"라고 했다. 몇 달 뒤 다시 봤을 때 등산복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택시 잡는 게 처량하다"던 분이 "공짜 지하철 타는 재미가 보통이 아니다"고 했다. 65세가 넘은 줄 그때 알았다. "충청도·강원도까지 공짜로 갔다"며 "정말 살 만한 나라"라고 했다. 그는 강남 고층 맨션에 사는 수십억 자산가다.
▶온양온천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소식을 8년 전 들었다. 어르신들의 추억 여행 명소가 되면서 30년 불황을 이겨냈다고 했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온양온천역까지 연장된 게 계기였다. 편도 요금 3250원이지만 어르신에겐 공짜다.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에 출발해 목욕하고 퇴근 시간 전에 올라온다. 온천 요금도 어르신 할인을 받는다.

▶'인천공항 피서' 이야기도 공항철도 개통 이후 나왔다. 전 구간 개통 이후 무임승차 혜택을 받은 어르신들이 땡볕 탑골공원 대신 냉방이 서늘하고 공간이 널찍한 인천공항을 찾는다는 것이다. 차창 밖 바다 경관도 그만이란다. 공항 식당이 비싸 도시락도 싸간다. 불볕더위가 심한 날에는 공항 의자를 어르신들이 장시간 차지한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다.
▶무임 승하차가 가장 잦은 역은 1호선 제기동역이다. 53%가 공짜 승객이다. 경동시장·약령시장처럼 어르신들이 주로 찾는 장터와 함께 어르신의 사교 장소인 콜라텍이 밀집한 곳이다. '노인들의 홍대 앞'이다. 제기동역 다음은 소요산역·용문역·온양온천역 순서다. 세상 일이 그렇듯 공짜 지하철 역시 이익을 보는 측과 함께 볼멘소리하는 측이 있다. 도시철도 운영 회사들이다. 한 해 운임 손실이 500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정부 지원을 요구하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했다.
▶어르신에게 지하철 요금을 받지 않기 시작한 건 33년 전이다. 당시 대한노인회장이 전두환 대통령의 장인이라 가능했다는 얘기도 있다. 65세 넘는 인구가 4.1% 때였다. 지금은 13%다. 20년 뒤엔 30%가 넘는다. 물론 어르신들 탄다고 해서 기름 값이 더 드는 것은 아니다. 경영의 비효율성을 고칠 생각 않고 어르신 만 탓한다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돈을 내는 세대와의 마찰도 일어난다. 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어르신을 일각에선 '지공거사(地空居士)'라고 부른다. 어르신의 나이 기준을 올려 논란을 줄여보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민할 시점인 듯하다. 무엇보다 요즘 65세는 노인정에선 '새파랗다'는 취급을 받는다는데 이들을 노인이나 어르신으로 부르는 게 맞는지도 의문이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17-02-15)-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國內-이런저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빛과 식물] ['다홍치마'는 이제 그만] (0) | 2026.05.24 |
|---|---|
| [카시오 시계.. 본질로 돌아가는 시간.. ] [남자의 시계] (0) | 2026.05.24 |
| ['엄마 품 아이'도 옛말 되나] [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 (0) | 2026.05.20 |
| [서울 광장시장 노점 실명제] [ … 이제는 'K이불' 시대] (1) | 2026.05.18 |
| [10만원 봉투도 그저 그렇다… 요즘 경조사에 얼마 내십니까] (0) | 2026.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