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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자녀 애환 담긴 한민고] [병력 절벽만큼 심각한 軍 사기·명예]

뚝섬 2026. 5. 21. 07:00

[軍 자녀 애환 담긴 한민고]

[병력 절벽만큼 심각한 軍 사기·명예 추락]

 

 

 

軍 자녀 애환 담긴 한민고

 

A 소령은 아버지도 군인이었다. 아버지를 따라 전국으로 이사 다녔다. 초등학교 4곳과 중학교 2곳을 거쳤는데 고등학교는 아버지의 전역 덕에 한 곳에서 3년을 마칠 수 있었다. 초등·중학교 친구는 거의 없고 고교 친구만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자신도 군인이 돼 아이들을 같은 처지로 만들었다. A 소령의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이다. 1학년은 광주, 2~3학년은 계룡, 지금은 서울에서 다니고 있다. 잦은 이사를 미안해하면 오히려 아이가 아버지를 위로한다고 한다. 소령은 “그것이 더 마음 아프다”고 했다.

 

▶B 소령의 자녀가 최근 학교에서 친구와 싸웠다. 보통 학생이라면 화해 등 해결 노력을 할 텐데 자녀는 “아빠, 언제 이사가”라며 문제를 회피하려 했다. 군인 가족은 1~2년마다 이사를 간다. 그런데 아동기는 세상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시기다. 잦은 이사가 자녀의 정서적 안정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군인이 적지 않다. 국가가 부르면 달려가도 자녀 입학·졸업식은 못 가는 것이 현실이다.

 

▶전학을 가면 지역마다, 학교마다 교과서도 다르다. 이전 학교에서 배운 걸 다시 배우거나 아예 모르는 단원인데 이미 끝난 경우도 허다하다. 최전방 등 격오지로 갈수록 학원도 없다. 내신 체계, 수행평가 기준, 학생부 등이 학교마다 다른 것은 입시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그러다 보니 자녀가 중·고교에 진학할 때 ‘이산가족’이 되거나 전역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와 떨어져 사는 군인 비율이 일반 공무원의 두 배가 넘는 30%에 육박한다는 자료도 있다.

 

▶국군병원 대위가 뇌출혈을 일으킨 병사를 헬기로 이송하다 추락 사고로 순직했다. 그는 당직이 아닌데도 “응급 조치를 할 수 있는 내가 함께 가겠다”며 헬기 동승을 자원했다가 변을 당했다. 당시 그에겐 생후 5개월짜리 딸이 있었다. 그 딸이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학교가 경기도 파주의 ‘한민고’다. 군인 자녀를 위한 첫 기숙형 사립고인데 70%는 군 자녀, 30%는 경기도민에서 선발한다.

 

한민고는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아도 대입 성적이 좋아 매년 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그런데 올해 군 자녀 모집이 처음으로 미달됐다. 전교조·민노총 등이 요구해 온 ‘한민고 공립고 전환’ 추진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한민고를 ‘군 장악’ ‘군 특혜’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나라를 지키는 장교·부사관 전부가 자녀 교육에서 사실상 불이익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군 자녀 254명을 뽑는 학교 하나 그냥 두지 못하겠다고 한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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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력 절벽만큼 심각한 軍 사기·명예 추락  

 

2019년 2월 25일 오전,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육사 79기 입학 및 진학식이 열렸다./고운호 기자

 

우리 군이 우울한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육사 생도 84%가 임관했는데 올해는 67.6%에 그쳤다. 공사와 해사 임관율도 하락세다. 지난해 전역한 5~10년 차 간부도 4486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대위·중사 등 군의 허리다. 군 간부 충원율은 2019년 94%에서 작년엔 65%로 하락했다. 부사관의 경우 같은 기간 93.5%에 51.2%로 급락했다. 충격적인 변화의 연속이다.

 

병장 월급은 올해 205만원으로 15년 전보다 20배 이상 올랐다. 위관급 장교는 “소위·하사 월급이 병장과 큰 차이가 없는데 일과 책임만 늘다 보니 사기는 떨어지고 군을 떠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초급 간부가 풀 깎고, 변기 교체도 해야 한다. 일선 중대장의 주 업무는 훈련이 아니라 병사 부모들의 민원 전화를 받는 것이 된지 오래다. 기업 채용 시 장교 우대는 거의 사라졌다. 장군이 돼도 정치 바람이 불면 파리 목숨이다. 군 간부 붕괴는 박봉 문제도 있지만 사기와 명예가 떨어진 것도 큰 원인이다.

 

훈련하지 않는 군대는 오합지졸이다. 최신예 장갑차가 배치됐지만 병력 부족으로 기동 훈련을 하려면 옆 중대에서 포수·조종수를 빌려와야 한다. 지난해 자주포 조종수 보직률은 73%에 그쳤다. 신병의 20km 야간 행군 훈련도 12km 정도만 한다. ‘밤 산책’ 수준이라고 한다. 실탄 사격과 수류탄 투척 훈련도 형식적이다. 작은 사고라도 나면 간부가 불이익을 당한다. 요즘 병사들은 생활관에서 휴대폰만 붙들고 있다. 핵 무장한 100만 이상 북한군과 대치 중인 우리 군의 실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병력 숫자만으로 우리 국방력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실제 그렇다면 세계 전쟁사를 다시 써야 할 이론이지만 진짜 그런가. 안보는 걱정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우리 군이 2040년 35만명이 되는데 북한군이 아무리 낙후하고 원시적이라고 해도 100만명 이상이다. 싸우겠다는 정신 무장도 우리보다 낫다. 핵도 갖고 있다. 세계 어떤 군사 전문가가 봐도 위험한 상황이다.

 

로봇·AI 등 장비를 다루는 것도 사람이다. 주로 직업 군인의 임무다. 이들 사기가 바닥이면 1000억원짜리 스텔스기와 1조원짜리 이지스함도 제 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초급 간부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했다. 군 사기와 명예를 높이겠다는 약속은 지키길 바란다.

 

-조선일보(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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