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탱크 데이’라니… ]
[비극은 정치 선동의 도구가 될 수 없다]
[이언주 "우상호·송영길·김민석, 21년 전 광주 룸살롱 때 퇴출됐어야"]
‘5·18 탱크 데이’라니…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는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 크고 작은 정치적 역사적 논란에 휘말렸다.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는 현지 운영권을 가진 맥심그룹 창업자의 딸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옹호했다가 타깃이 됐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유대계다 보니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분류돼 중동에서 수차례 불매 운동도 벌어졌다. 그럴 때마다 미국 본사는 “어떤 정치적 종교적 이념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해명을 반복해야 했다.
▷이번에는 신세계그룹이 운영권을 가진 한국 스타벅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5/18 탱크 데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텀블러 할인 행사를 홍보하면서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탱크를 연상케 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게시물에 포함된 ‘책상에 탁!’이란 문구를 두고선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고문 사실을 은폐했다가 국민적 분노를 샀다. 여기에 할인 텀블러 용량이 박근혜 전 대통령 수형 번호를 연상케 하는 503mL라는 점까지 조명되며 행사 기획자의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을 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서서 “저질 장사치의 막장 행태”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결국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손정현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전격 경질하고 “국민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며 고개 숙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미국 본사도 하루 만에 성명을 내고 사과했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측은 ‘탱크 텀블러’라는 제품명을 활용한 프로모션이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부적절한 시기에,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건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설사 실무자의 실수였다고 해도, 현대사의 큰 비극인 5·18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지식과 감수성이 있었다면 내부 검토 과정에서 걸러졌어야 했다. 경영진이 몰랐어도 문제고, 보고를 받고도 문제의식 없이 넘어갔다면 더 문제다.
▷한국은 인구 대비 스타벅스 매장 수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광주에만 71개의 매장이 있어, 인구 대비 매장 수로는 서울 다음이다. 더구나 신세계는 그룹 차원에서 3조 원을 투입해 광주종합버스터미널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런 기업이 마케팅 행사를 하면서 5·18의 의미와 광주의 역사적 상처를 헤아리지 못했다는 건 어이없는 일이다. “저부터 교육을 받고 역사의식과 윤리 기준을 정립하겠다”는 정 회장의 다짐이 실천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장원재 논설위원, 동아일보(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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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은 정치 선동의 도구가 될 수 없다
[박상준 칼럼]
참사 진상 규명과 추모 두고 갈라지는 사회
비극을 정치 제물 삼는 파렴치한 정치꾼 탓
유족에 최소한의 위로, 시민 안도감 빼앗아
비극을 비극으로 대할 때 인간 존엄 지켜져
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기가 격추돼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비행기였기 때문에 탑승객 중 대다수가 네덜란드 사람이었다. 그 외에도 말레이시아, 호주, 벨기에 등 여러 나라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사건 직후,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친러시아 반군의 한 지도자가 우크라이나군 수송기를 격추했다며 자축하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 글을 비롯해 통신 감청 등 여러 정황 증거가 쏟아지면서 러시아와 친러 반군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러시아 정부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후 구성된 국제공동조사단이 러시아 국적자 세 명과 우크라이나 국적자 한 명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2022년 네덜란드 법원은 이들 중 세 명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으나, 용의자들이 러시아에 도피 중이어서 실제 체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 대신 피해국들은 러시아를 상대로 배상을 요구했고, 지금도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놀라운 것은 피해국 중 하나인 말레이시아의 대응이었다. 당시 총리가 국제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아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경제와 국방 측면에서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말레이시아의 상황, 그리고 총리 개인의 반서방 성향 때문이었던 것 같다. 말레이시아 여론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갈라졌다. 유가족들은 반발했지만, 여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온 국민이 합심해 진상 규명에 힘썼던 네덜란드와 대조돼 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외국의 무력에 의해 자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면 한국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하게 될까? 네덜란드처럼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고 범죄자를 단죄하려 노력하든, 말레이시아처럼 어느 수준에서 덮고 넘어가려 하든, 사건 이후 일이 어떻게 진행되든 희생자들은 가족의 품으로 다시 돌아올 수 없고 유가족의 슬픔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 슬픔과 고통을 감히 헤아리기도 어렵다.
다만, 국가가 사건 수습과 진상 규명을 위해 들이는 정성, 희생자의 존엄을 지키려는 태도, 그리고 유족의 슬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도우려는 노력이 유족에게는 최소한의 위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보살피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안도감,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결의에서 오는 안정감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 정치적 입장에 따라 여론이 갈렸던 것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심하게 한국에서는 인명이 희생된 비극이 곧잘 진영 논리의 제물이 되곤 한다. 어떤 경우에는 진상 조사조차 정치적 선입견으로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시작하는 사람들까지 있다.
2002년 ‘효순이 미선이 사건’, 2008년 ‘금강산 관광객(박왕자 씨) 피격 사건’, 2020년 ‘서해 공무원(이대준 씨) 피살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제2연평해전(2002년), 천안함 폭침(2010년), 세월호 참사(2014년) 그리고 이태원 참사(2022년)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2024년)에 대해서도 정치 성향에 따라 말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모든 혼란의 이면에는 비극을 정치 선동의 도구로 이용하는 정치꾼들의 파렴치함이 도사리고 있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세월호에 매달렸지만, 여전히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다. 그렇지 않고 이제는 우리가 그 사건의 대략을 파악한 것이라면, 더 이상 의혹을 부추기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인명 살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던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입장이 여전히 모호하다. 불법이 명확한데도 정치적 득실을 계산하는 모양인데, 그나마 계산도 잘못해서 없던 민심이 더 추락했다. 그 당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오랜 세월을 허비했고, 그렇게 민심을 잃었다. 광주를 기리고 애도하는 자리를 정치 선동의 난장판으로 만드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리에 관심이나 있을까?
인명이 희생됐을 때, 내 진영에 유리하다면 의혹을 부풀리고, 불리하다면 당연한 의문도 덮어버리는 사회에서 우리는 안도감과 안정감을 가질 수 있는가? 인명의 존엄은 지킬 수 있는가? 이제는 정치의 개입이 없는 진상 규명을 통해 희생자의 존엄을 지키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방책을 세우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 내년 5월에는 비극이 정치 선동의 도구인 시대가 끝나 있으면 좋겠다. 비극은 정치 선전의 도구가 아니다.
-박상준 칼럼 객원논설위원·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동아일보(2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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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우상호·송영길·김민석, 21년 전 광주 룸살롱 때 퇴출됐어야"
부산시장에 도전하는 이언주 국민의힘 전 의원이 1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21년 전 유흥주점 술자리 논란을 거론하며 “이 세상의 잘못에는 쉽게 용서받을 수 있는 잘못과, 말만으로는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잘못이 있다”며 “5.18 추념일 전야제날 룸살롱서 술판을 벌인 것은 도의적으로나, 국민감정과 유족을 생각할 때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행위”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언주(왼쪽) 전 국민의힘 의원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앞서 우 의원이 지난 9일 한때 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이 전 의원을 향해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난하자 이 전 의원은 우 의원의 21년 전 ‘새천년NHK’ 술자리 논란을 거론하며 반격했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이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면서도 “21년 전 일은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들에게도 여러 번 사과드렸다”고 해명했다. 우 의원은 2000년 5·18 전야제 당시 광주 ‘새천년NHK’라는 상호의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됐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상호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추태와 망동은 사과 몇마디로 용서받을 사안이 아니고, 결코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끝낼 사안도 아니다”라며 “우 후보와 함께 룸살롱서 여성접대부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였던 다른 참석자들도 모두 정계를 은퇴하거나 퇴출시켜야 정의가 사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의 성범죄에서 볼 수 있듯 민주당 정치인들의 성범죄는 어느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는 주사파 운동권들에게 오랜 기간 내재해 왔던 성의식의 발로로 의심된다”며 “여성들을 성적 도구 정도로 격하하면서, 겉으로는 여성인권, 민주주의, 인권을 부르짖어온 586운동권의 위선과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던) 우상호와 송영길, 김민석은 이미 21년 전에 퇴출됐어야 마땅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런 사람들이 다시금 여의도에 들어와 활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여성에 대한 모독이자 국격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우상호씨의 ’21년 전 일이고 몇 번 사과했는데 왜 그리 난리냐'로 보이는 반박은 양식 있는 국민을 우롱하고 분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 의원은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고 박노해 시인처럼 낙향해 평생 반성하며 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여성접대부들과 그날의 끔찍한 술판을 벌였던 정치인들도 모두 정계은퇴하라”며 “차제에 민주당 지도부가 나서서 이들을 출당시키기를 촉구한다. 그런 조치가 있어야만 다시는 민주당발 권력형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민주화는 국민 공로, 386전유물 아냐… 넘칠 만큼 보상 받아”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그리고 우상호를 포함한 ‘그날의 역전의 용사들’에게 말씀드린다.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는 이유로 더이상 보상받을 생각일랑 버리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미 넘칠만큼 보상받지 않았나?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어찌보면 당시 ‘넥타이부대’ 같은 국민들의 공로이지 당신들 86운동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이상 그걸로 울궈먹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진 기자, 조선일보(2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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