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보다 필요한 태도… ‘이 정도면 다행이다’]
[5월 신용대출 2.6조 급증… 고금리에 ‘빚투’는 위험천만]
[DC형 가입자가 ETF 투자할 때 점검해야 할 7가지]
후회보다 필요한 태도… ‘이 정도면 다행이다’

“다들 주식 얘기만 하니 저도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미장, 국장,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고민만 하다가 결국 못 샀어요. 그냥 어디든 넣었으면 되는 건데, 결정이 왜 이리 어려울까요?”
점심 메뉴를 고르는 사소한 일부터 결혼, 이직과 같은 인생의 중대 기로까지 우리는 늘 선택의 연속에 놓여 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결정장애’라는,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진단명을 자주 입에 올릴 만큼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게 됐다. 잠시만 스마트폰을 두드려 보면 맞춤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인데 대체 왜 결정은 더 어려워지고, 결정하고 나면 후회가 몰려오는 것일까?
우선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무언가를 선택한다는 것은 곧 다른 선택지의 포기를 뜻한다. 인간은 이익을 얻는 기쁨보다 무언가를 잃는 손실의 고통을 훨씬 크게 느끼는 ‘손실 혐오’ 심리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손실로 인한 심리적 효과는 이득에 의한 심리적 효과보다 두 배 정도 크다. 이에 어떤 가능성을 포기하는 상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결정은 어려워진다.
게다가 뇌가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인지적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특히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문제다. 그 정보들을 탐색하는 데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비하면, 정작 중요한 결정 앞에서는 에너지가 고갈돼 감정적이거나 충동적인 선택을 내리기 쉽다.
선택을 대하는 사람의 성향은 크게 ‘극대화자(Maximizer)’와 ‘만족자(Satisficer)’로 나뉜다. 극대화자는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모든 선택지를 비교하며 완벽을 기한다. 하지만 이들은 객관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더라도 선택하지 않은 대안의 장점을 계속 떠올리며 후회하는 반추에 빠지기 쉽다. 반면 만족자는 자신이 정해둔 명확한 기준만 충족하면 그것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결정을 내린다. 흥미로운 점은 선택에 따른 객관적인 성패와 상관없이 선택 이후의 만족감과 삶의 질은 만족자가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결정의 두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실마리가 보일 것이다. 첫째, ‘나는 왜 이것조차 결정 내리기 힘든 걸까?’라고 마음속 양가감정을 자책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당연한 뇌의 반응이다. 둘째, 선택 이후에는 ‘저걸 선택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상향적 사후 가정 사고를 멈춰야 한다. 대신 ‘더 나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는데 이 정도라니 다행이다’라는 하향적 사후 가정 사고를 의도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자책이 아닌 안도감으로 연결 짓는 건강한 사고방식, 일종의 정신승리가 필요하다.
세상에 완벽히 후회 없는 정답은 없다. 각각에 따른 이득과 손실이 있기에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는 따라온다. 그렇기에 무엇을 선택하는지보다 선택 이후 내 마음을 어떻게 다루는지와 그것을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끝없는 정보의 바다를 헤매며 존재하지 않는 정답의 섬을 찾느라, 또 선택했던 답을 후회하고 자책하느라 스스로를 괴롭히던 시간은 줄이자. 대신 자신의 결정을 긍정하는 만족자의 태도를 조금만 더해 보면 어떨까.
-김지용 연세웰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동아일보(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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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신용대출 2.6조 급증… 고금리에 ‘빚투’는 위험천만

서울 도심에 설치된 은행 ATM기. 2026.5.3 ⓒ뉴스1
주요 시중은행들이 5월에 빌려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이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 정부의 통제로 집을 사기 위한 가계대출은 둔화됐는데, 그 대신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조만간 금리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가까지 흔들릴 경우 빚을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개인파산을 맞는 등 사회적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7조 원으로 4월 말보다 2조6500억 원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지출 확대, ‘동학 개미운동’의 영향으로 코스피가 3,200 선을 돌파한 2021년 4월 이후 최대 증가액이다.
개인 신용대출의 80%를 차지한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연 7%에 육박하는 이자를 부담하면서 ‘마통 대출’을 늘린 것이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주식 시장에 유입됐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마통 대출을 받기 힘든 청년들 중에는 연 10%대 중반 금리로 ‘카드론’을 빌려 빚투에 나서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문제는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발생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는 점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고도,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미국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8%로 치솟고, 국채 금리도 급등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일본은행도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증시는 사상 초유의 호황인데 증권회사 돈을 빌려 투자했다가 주가 급락 때 반대매매를 당해 원금까지 잃는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람의 수가 4년 전의 갑절로 늘었다고 한다. 금리가 오를 줄 알면서도 ‘포모(FOMO) 심리’에 휩쓸려 남의 돈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것만큼 무모한 일은 없다.
-동아일보(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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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형 가입자가 ETF 투자할 때 점검해야 할 7가지

직장인들이 퇴직연금을 움직이고 있다. 그동안 예금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에 연금을 묶어 두었던 퇴직연금 적립금을 실적배당형으로 옮기고 있다. 2023년 49조1000억 원이었던 실적배당형 적립금이 2024년에는 75조2000억 원, 지난해에는 123조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실적배당형 중에서도 상장지수펀드(ETF)로 향하는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ETF 투자금액은 2023년 9조 원이었는데, 2024년 21조 원, 지난해 48조7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 사이에 ETF가 중요한 자산관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 주식 계좌와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 거래를 할 때 적용되는 규정과 세법은 차이가 난다. 퇴직연금과 ETF의 만남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으려면 이 같은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해야 한다.
● 언제, 무엇을 살지 확인할 것
첫째, 회사가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하는 주기와 납입일을 확인하자. 근로자가 1년을 일하면 회사는 그해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부담금으로 근로자의 퇴직계좌에 이체한다. 부담금 납입 주기(월, 분기, 반기, 년)와 일자는 회사가 정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는 회사가 언제 부담금을 납입하는지 확인하고, 제때 운용 지시를 해야 한다.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부담금은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현금성 자산으로 남아 있게 된다.
둘째, ETF를 매수할 때는 ‘자동 매수 시스템’을 활용하자. 고수익을 내려면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이 살 때인가, 아닌가’를 두고 고민하다가 매수 타이밍을 놓치기 일쑤다. 시장 상황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부담금이 입금되는 날에 맞춰 기계적으로 ETF를 매수하는 게 좋다. 이때 증권사가 제공하는 ‘ETF 자동 매수 서비스’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이 서비스는 투자자가 지정한 ETF를 증권사가 정기적으로 매수해 주는 서비스다. ETF 매수 주기(매일, 매주, 매월)와 투자 금액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정할 수 있다.
● 분배금을 확인해 복리 효과를 누릴 것
셋째, ETF 분배금을 수령하면 즉시 재투자한다. 주식의 배당처럼 ETF 투자자에게는 분배금이 지급된다. 그런데 분배금이 언제, 얼마나 지급되는지 모르는 투자자가 많고, 금액이 크지 않아 방치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수십 년간 굴러가는 퇴직연금의 세계에서 이 작은 돈이 만들어내는 차이가 적지 않다. 분배금이 들어올 때마다 재투자해서 ETF를 추가 매수해야 ‘복리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넷째,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알고 대응해야 한다. DC형 가입자는 적립금 중 70%까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으로 주식 비중이 50%가 넘는 ETF가 있다. 주식형 ETF는 대부분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셈이다. 주식 비중이 50%를 넘지 않는 혼합형 ETF와 채권형 ETF는 위험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목표 시점에 맞춰 주식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 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 ETF 중 고용노동부의 ‘적격’ 기준을 충족한 것도 위험자산으로 보지 않는다. 위험자산이 아닌 ETF에는 적립금을 전부 투자할 수 있다.
● 숨은 비용과 과세 구조를 이해할 것
다섯째, ETF 거래에서 발생하는 숨은 비용도 경계해야 한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사고 팔면 거래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다. 매도호가와 매수호가 사이의 공백에서 발생하거나 거래량이 많지 않은 경우 투자자는 희망하는 가격에 ETF를 살 수 없다. 이때 희망하는 거래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의 갭(차이)을 ‘슬리피지’라고 하는데, 이 비용은 고스란히 투자자가 부담하게 된다. 그리고 거래가 빈번하면 슬리피지 비용이 커진다. 거래량이 많지 않은 ETF는 피하고, 시간 여유를 가지고 ‘지정가’로 주문을 내는 게 좋다.
여섯째, 개장 직후와 마감 직전 거래에 신중하자. 주식시장 개장 직후 5분 동안은 유동성공급자(LP)가 의무적으로 호가를 대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장 마감 직전 10분은 동시호가 시간이다. 이때는 모든 주문을 모아서 하나의 종가로 체결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LP가 호가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따라서 개장 직후 5분, 마감 직전 10분에 시장가로 주문을 내면 생각한 것보다 비싸게 사거나 싸게 파는 실수를 하기 쉽다. 가능하면 개장 직후와 마감 직전을 피해서 원하는 가격을 직접 입력하는 ‘지정가’ 주문을 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일곱째, 퇴직연금 과세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일반 주식 계좌에서는 ETF 분배금을 수령하면 배당소득세를 내야 한다. 반면 DC형 퇴직계좌에서는 ETF에 투자하면서 분배금을 수령하더라도 퇴직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는다. 세금을 떼지 않고 분배금을 재투자할 수 있어서 복리효과가 배가된다. DC형 가입자는 퇴직할 때 부담금과 이를 운용해서 얻은 수익 전체를 퇴직금으로 수령하고, 여기에 퇴직소득세가 부과된다. 퇴직소득은 각종 공제혜택이 많아 세부담이 적고,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부담을 30∼50%가량 덜 수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동아일보(26-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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