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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파는 기업] ["물타기, 신규 '머니 무브'.. 조정 받아도 불장.. "]

뚝섬 2026. 6. 8. 08:53

[우주를 파는 기업] 

["물타기, 신규 '머니 무브'... 조정 받아도 불장 더 간다"]

 

 

 

우주를 파는 기업

 

지난주 금요일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 폭락했다. 2020년 3월 코로나 쇼크 이후 6년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뉴욕 증시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조3000억달러(약 2000조원)가 증발했다. 엄청난 투매의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오는 12일 상장하는 스페이스X의 역대급 공모주 청약이었다. 기업가치 1조7500억달러로 평가된 스페이스X가 75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 주식 공모에 나서자 여기에 참여하려는 글로벌 연기금과 개미들이 현금 마련을 위해 다른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이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 규모는 전 세계 증시 역사상 최대다. 2014년 중국 알리바바(218억달러)와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294억달러)의 기존 기록보다 3배 가까이 크다. 이전의 ‘거인’들은 지상의 확실한 자산인 석유와 디지털 정보를 무기로 삼았지만 스페이스X는 ‘우주’라는 공간을 비즈니스 모델로 제시했다. 우주를 사업화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다.

 

▶미 증권 당국에 제출된 투자 설명서는 거대한 SF(공상과학) 소설을 연상케 했다. 로켓 발사 대행은 물론 화성 이주 계획을 제시하고, 달 기지 건설을 통한 우주 경제권을 선점하고, 우주 위성 인터넷(스타링크)을 팔겠다는 꿈을 적었다. 지구에 한정됐던 물류·통신·자원의 무대를 우주로 확장해 독점적 지배권을 상품화하겠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구에만 머물다간 멸종된 공룡을 따를 것’이라 경고도 했다. 월가는 인류 미래의 예언서이자 우주 영토 소유권 문서라고 평가했다.

 

인류가 새 영토를 개척할 때마다 주식시장은 돈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17세기 바다를 개척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그랬고, 18~19세기 운하와 철도 등 새로운 교통망 사업에 투자했던 영국이 그랬다. 20세기 말엔 인터넷이란 가상 영토에 열광했다. 스페이스X는 우주와 달, 화성을 자본주의의 영토로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우주 비행의 아버지로 불리는 러시아 물리학자 치올콥스키는 “지구는 인류의 요람이지만 평생 요람에서 살 수는 없다”고 했다. 21세기 투자자들은 지구라는 요람의 자산을 팔아 미래의 우주로 가려 한다. 일론 머스크 개인에게 좌우되는 지배 구조 리스크와 밑 빠진 독처럼 돈이 드는 우주 개척의 불확실성은 투자자가 짊어져야 할 몫이다. 400년 전 동인도회사에 대한 투자가 대항해 시대를 열었듯 이번 투자가 인류의 영토를 우주로 바꿀 대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인열 논설위원, 조선일보(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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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타기, 신규 '머니 무브'... 조정 받아도 불장 더 간다"

 

'여의도 현자'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5일 미국 반도체 급락은 단기 조정 현상
삼전닉스 꺾일 근거 아직 안보여
매도 기준선 미리 정해 놓고 현금화 시도해야
금리 통제 안되면 폭락 가능성도
 

 

'여의도의 현자'로 불리는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꼭지에 팔겠다는 생각은 오만"이라면서 "고점 대비 20% 떨어졌을 때 현금화를 시작한다는 식으로 미리 기준선을 정해놓고 기계적으로 대응하는게 좋다"고 조언했다./장련성 기자

 

불과 1년 새 코스피 지수가 2000선에서 8000선으로 뛰었다. 나만 뒤처진 게 아닌가 불안에 빠진 개인 투자자들이 불나방처럼 증시에 뛰어든다. 증시로 새 돈이 물밀듯 들어오면서 돈의 힘으로 지수를 밀어 올리는 초강력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반면 반도체 주식 쏠림 현상은 K증시 양극화를 촉발, 많은 투자자에게 상실감을 안겨준다. 이미 많은 수익을 얻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은 언제 보유 주식을 팔고 현금을 손에 쥐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미국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0%나 급락한 것은 삼전닉스 투자자들을 고민에 빠트린다. 남다른 안목과 통찰력으로 한국 증시를 날카롭게 분석, ‘여의도 현자’란 별칭을 가진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에게 역대급 불장 대응법을 물었다.

 

◇이번 불장은 역대 네 번째

 

-반도체 업황 고점에 대한 우려가 있다.

 

“지난 주말 반도체주 조정이 한·미 증시 급락으로 이어졌지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새로운 경계 신호가 나타난 건 아니다. 금리의 추가 상승 여부는 경계심을 갖고 살펴봐야 하겠지만, 강세장에서도 종종 나타나곤 하는 단기 조정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 증시 역사에서 이런 불장이 있었나.

 

“적어도 세 차례 있었다. 작년 4월부터 지난주 금요일까지 코스피가 269.5% 올랐다.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 땐 667% 올랐었다.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중국 특수로 초호황을 누릴 땐 코스피가 300% 올랐다. 외환 위기 직후 IT 버블이 겹쳤을 땐 278% 올랐다. 그래도 이번 불장이 다른 점이 있긴 하다.”

 

-그게 뭔가.

 

“코스피가 1000포인트가 된 게 1989년 3월이다. 지수가 2000이 된 게 2007년 7월이다. 2배가 되는 데 18년 걸렸다. 지수가 4000이 된 게 작년 11월이다. 이것도 18년 걸렸다. 그런데 지수가 그 2배인 8000이 되는 데는 7개월밖에 안 걸렸다. 이걸 역대급이라면 역대급이라고 볼 수 있겠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이 50%에 달한다. 반도체 쏠림이 너무 극심하다.

 

“그렇긴 한데, 대만 TSMC가 시총의 40%를 차지하고 있고, 한국보다 주도주가 훨씬 분권화된 미국 증시에서도 매그니피센트 7종목(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이 35%까지 차지할 정도니, 글로벌한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머니 무브는 1년 이상 지속된다

 

-증시로의 머니 무브(money move) 현상이 어느 정도인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동학개미 열풍이 불 때 한 해 증시에 75조원의 새 돈이 유입됐었다. 그런데 올 들어 5월 말까지 111조원이 새로 유입됐다. 지수 6000~7000선에서 급속히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 돈은 어디서 오는 건가.

 

대부분 은행 예금에서 오는 것 같다. 작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 자산이 6000조원 정도 되는데, 부채를 제외하고 순금융 자산만 3000조원 이상 된다.”

 

-증시로의 머니 무브가 얼마나 더 지속될까.

 

대개 돈이 한 번 들어오면 최소 1년 이상은 간다. 본격적으로 들어온 게 2월부터니까 더 지속될 거다. 과거 사례를 보면 주가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아도 돈은 계속 들어온다. 그동안 주식을 안 하던 사람들이 주식 투자를 하기로 마음을 먹은 거라 흐름이 한동안 이어진다. 주가가 떨어지면 ‘물타기’ 투자가 진행되면서 또 머니 무브가 이어진다.” 

 

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영증권 본사에서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장련성 기자

 

◇삼전닉스 내년 이익 자기도 모를 것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경우 이익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면서 높아진 주가를 정당화한다. 그런데 애널리스트들은 숫자만 툭툭 던져 주지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는데.

 

“나름 근거를 열심히 찾아서 전망을 한다. 그런데 전망은 곧잘 틀린다. 특히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는 애널리스트들이 잘 틀리는 분야다. 작년 12월 말에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마켓의 컨센서스 기준으로 99조원이었다. 올해 3월 말 전망치는 198조원이 됐다. 4월 초 삼성전자가 1분기 실적을 내놓자 이익 전망치가 350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 숫자 자체는 아주 정교한 분석의 결과는 아닐 것이다. 사실 올해 이익 수준은 삼성전자 자신도 잘 모를 것이다. 시장에서 400조로 예상하는 내년 이익 전망은 더 틀릴 수 있다.”

 

-그래도 여전히 싸다는 주장은 근거가 있나.

 

“현재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것)은 8.3배인데, 하이닉스가 7.7배, 삼성전자가 7.3배 수준이다. 전체 증시보다 더 저평가돼 있다. 이익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주가가 디스카운트돼 있는 셈이다.”

 

-그런데 왜 외국인들은 줄기차게 파나.

 

외국인이 작년 11월부터 지금까지 130조원 팔았다. 달러로 885억 달러인데 올들어 대만에서도 246억 달러를 팔았다. 한국 주식 주가가 너무 올라 포트폴리오 비중이 갑자기 너무 커져 덜어내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렇게 많이 팔았지만, 전체 시총 중 외국인 비중은 35% 수준에서 39%로 되레 올랐다. 비중 조절 성격의 셀 코리아라고 봐야 한다.”

 

◇꼭지에 팔겠다는 생각은 오만

 

-삼전닉스 투자자들은 언제 익절할 것인가 고민이 크다.

 

“반도체 주식은 뭔가 새로운 근거가 나왔을 때 굉장히 빨리 의견을 바꿔야 하는 유형의 주식이다. 3개월마다 나오는 실적, 엔비디아, 마이크론, AMD 등의 이익 추세를 다 보면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버블은 지나가 봐야 알 수 있다. 과학적으로 ‘어디에서 팔아야 된다’는 기준은 없다. 현 시점에서는 주가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고 볼 만한 근거들은 없는 것 같다. 지금은 한 발 먼저보다 한 발 늦게 대처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조금 기계적인 기준을 정해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무슨 말인가.

 

“예를 들어 ‘고점에서 20%, 25% 떨어졌을 때 팔기 시작한다’는 식이다. 주식 투자할 때 한꺼번에 다 팔고 사기보다 어느 정도 현금을 쥐고 있으면 훨씬 더 좋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코스닥 3000은 허상인가.

 

“코스닥은 승자의 기록이 아니고 패자의 잔해이다. 코스피 종목이 800개인데, 코스닥 종목수가 1800개가 넘는다. 과거 벤처에 투자한 전문 투자자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개인투자자들 호주머니에서 투자금을 회수해 간 것이다. 코스닥 시장이 1996년 7월에 지수 1000으로 출발했는데, 지금도 지수가 1000 언저리다. 30년 동안 지수가 4.9% 오른 꼴이다. 30년 동안 은행 예금만 했어도 2배는 훨씬 넘었을텐데, 개인의 부가 코스닥에서 녹아 내린 꼴이다. 코스닥 시장은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지수 장기 분할 투자가 정답

 

-어떤 투자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종목 투자보다 지수에 투자하는 패시브 투자자들이 돈을 버는 시장이 좋은 시장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미국 증시는 장기 우상향하고, 한국 증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2000년 이후 코스피가 2년 연속 떨어진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미국 다우 지수가 1896년 만들어졌는데, 그 때 지수에 있던 기업이 지금은 하나도 없다. 나쁜 기업 빼고 좋은 기업을 계속 갈아끼우니까 주가지수는 ‘승자의 기록’이 된다. 기본은 지수에 대한 적립식 투자다.”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볼 때, 현 국면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뭐라고 보나.

 

글로벌 금리 상승 위험이다.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렇다할 위기가 없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세계 각국 정부가 돈을 풀고 금리를 억누르면서 성장을 뒷받침해 왔고, 결과적으로 과잉 부채 구조를 키웠다. 그 덕에 글로벌 증시가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고조되면서 시장 금리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일본, 영국은 시장 금리가 연 4~5대로 치솟아 임계치를 넘어서고 있다. 통제가 잘 안돼 금리가 확 튀면 불똥이 증시로 튀어 충격적인 조정이 올 수도 있다. 메타, 구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인공지능) 투자를 확대하면서 작년 말 이후 계속 회사채를 찍고 있다. AI 투자마저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위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진지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1970년대 아서 번스 미 연준 의장이 닉슨 대통령의 주문대로 돈을 풀고 금리를 내리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고삐가 풀려 1970년대 내내 시장 금리가 고공행진하고 주식은 횡보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후유증을 겪은 바 있다.”

 

◇1~2차례 금리인상은 충격 없을 것

 

-신임 한은 총재가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한 거는 적절한 행보로 보인다. 금리 인상이 증시 거품을 터트리면 어쩌나.

 

시장 금리는 미리 이미 (상승쪽으로) 움직였다. 한 두 번 정도의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거다. 형편이 좋을 때 올려놔야 나중에 또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대통령은 장기투자 문화를 만들려면 상장기업이 배당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배당 성향이 일본 대만 중국보다 낮다. 배당 성향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이 시장을 쉽게 떠나지 않을 거다. 그렇지만 하이닉스를 보면 배당은 거의 안하지만, 주가 상승으로 주주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배당만이 능사가 아니고 기업이 재투자해서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면 된다.”

 

-요즘은 상장기업의 유상증자를 해악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주식 시장의 본질적인 기능은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다. 기업들이 왜 유상증가가 필요한 지,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설명하는 노력을 더 해야 한다.”

 

☞김학균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부터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로 일해왔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를 거쳐 현재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기관 투자가들이 뽑는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수차례 선정됐다. 한국거래소 밸류업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홍수 경제 에디터, 조선일보(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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