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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글리시? '글로벌 한국어'라는 큰 그림 그려라] ....

뚝섬 2026. 6. 30. 10:07

[콩글리시? '글로벌 한국어'라는 큰 그림 그려라]

[정권이 바뀌어도 외교의 기억은 남아야 한다]

[진실이 승리하는 순간은 짧다]

 

 

 

콩글리시? '글로벌 한국어'라는 큰 그림 그려라

 

K컬처 바람 타고 '영원히' '마스크팩'… 한국식 영어 쓰는 외국인
활발히 사용하면 그게 세계어, K팬덤 도와주며 큰 도약 준비해야
 

 

Yeongwonhi(영원히).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후 영어에서 많이 보이는 단어다. 영어에 forever 가 있는데도 말이다. 요즘 영국이나 유럽의 큰 수퍼마켓이나 약국에는 K-뷰티 코너가 따로 있다. 쿠션 컴팩트, 마스크팩, 파운데이션, 물광, 에센스. K-뷰티를 찾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단어들이다. 그들은 이 K-뷰티 단어들이 영어 단어인지 콩글리시(한국식 영어 단어)인지 고민하지 않는다. 콩글리시가 한류 바람을 타고 쿨한 표현들로 브랜딩되고 있다.

 

나는 지난 10년 동안 국경과 문화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초언어가 형성되는 과정, 이른바 트랜스랭귀징에 대해 연구해 왔다. 과거에는 경계를 넘거나 언어와 언어를 섞어 쓰는 현상을 부정적이거나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과 가상 세계를 일찍 경험하고 소셜미디어로 세계와 소통하는 법을 어릴 적부터 터득한 세계 각국의 MZ 세대 혹은 알파 세대에게는 언어와 언어를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그들 사이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이다.

 

세계 각국의 한류 팬덤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지는 못하지만, 그들의 소통에 한국어 단어와 표현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한류와 한국어에 대한 열정이 식을 줄 모르는 세계 곳곳에서 한국어 단어들이 자연스럽게 자국어에 녹아들고 새로운 K-문화 어휘들이 생성되고 있다. 세계 한류 팬덤의 소통을 살펴보면, 소통의 뼈대를 이루는 언어는 영어지만, 그 안에 한국어와 다양한 언어들 그리고 다양한 기호·이미지·영상이 어우러져 있다. 이 다양성의 초언어가 바로 이들의 언어인 것이다.

 

오늘날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약 15억명에 이른다. 하지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은 약 4억명에 불과하다. 영어 사용자의 대부분은 영어를 제2 언어나 추가 언어로 사용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의 편집장을 지낸 제임스 머리 박사가 150년 전 사전을 편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영어가 지금처럼 초거대 세계 공용어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세기 유럽에서 학문의 중심은 여전히 라틴어와 프랑스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강대국이 된 미국의 영향으로 영어는 프랑스어와 스페인어 대신 세계 공용어가 되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케데헌(케이팝데몬헌터스)' 팝업 스토어에서 외국인들이 갓을 쓰고 춤을 추고 있다. 이 영화의 흥행 이후 영어에서 Yeongwonhi(영원히)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고운호 기자

 

나는 몇 해 전 예일대 출판부에서 ‘Whose Language is English?’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올해 ‘영어는 누구의 언어인가’로 번역되어 출간된다. 영어는 초거대 언어가 되면서 더 다양한 모습이 되었다. 이제 영국인, 미국인, 호주인, 캐나다인만이 아니라 영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영어의 주인이다.

 

영어가 초거대 언어가 되면서 영어의 모습이 더욱 다양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국 사람들은 영국 영어를 쓸 것이라고 말하지만, 무엇이 영국 영어인지를 정의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런던 사람들은 300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한다. 2021년 인구 조사에 따르면, 런던 사람의 21% 정도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주요 언어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한류의 시대를 사는 우리 역시 앞으로 미래 한국어의 위상과 영향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미래 한국어는 누구의 언어일까? 어떤 모습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한국어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라고 정의되어 있다. 이제 영어는 영국과 미국의 영어가 아닌 세계인의 영어(World Englishes)가 되었다. 한국어도 세계어로 성장할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한국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할 시기가 다가온 것이다.

 

매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한국어 단어들이 등재되기 위해서는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해당 단어를 영어에서 활발히 사용하는지가 중요한 기준이다. 여기에 큰 공헌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한류 팬덤이다. 어찌 보면 세계적 한류 팬덤은 글로벌 한국어를 일구어 내는 일등 공신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은 소셜미디어 공동체 속에서 서로를 독려하며 꾸준히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혼자 공부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팬덤 공동체 속에서 공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학습이 가능하다.

 

영어가 세계인의 언어가 된 것처럼, 한국어도 세계인의 언어로 성장하는 길목에 있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영어의 미래를 준비한 것처럼, 우리도 한국어가 ‘글로벌 한국어’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하다.

 

-조지은 옥스퍼드대 아시아중동학부 교수, 조선일보(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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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어도 외교의 기억은 남아야 한다

 

외교전쟁은 호감 산다고 못 이겨.. 엑스포 유치전 실패 되돌아 봐야
외교가 특정 정권의 브랜드 되면 상대는 장기 파트너로 생각 안해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20일(현지시각)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방문 환영식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오른쪽은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집트 방문을 계기로 중동·아프리카 외교 구상인 ‘샤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최근 한·아프리카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2029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최 논의가 시작됐다. 이런 움직임은 일회성 행사를 넘어 한·아프리카 협력을 정례화하는 계기다. 중요한 것은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어 둔 협력의 길을 새로운 구상과 연결하는 체계를 만드는 일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전은 그 과제를 냉정하게 일깨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29표에 그친 반면 리야드는 119표를 얻었다. 비밀투표였기 때문에 어느 나라가 어디에 표를 던졌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표는 호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했다. 오래 곁을 지키고, 상대국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며, 관계를 꾸준히 쌓아온 나라가 최종 선택을 받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교 전략의 이름이 바뀌고, 어렵게 쌓은 관계의 기억이 희미해지면 국익은 조용히 새어 나간다.

 

당시 국제정세도 한국에 유리하지 않았다. 미국의 가치외교와 사우디의 체제안보 논리가 엇갈리는 가운데, 중국은 사우디와 이란의 관계 복원을 중재하며 중동에서 존재감을 넓혔다. 아프리카에서는 일대일로를 앞세워 오래전부터 영향력을 축적해 왔다. 리야드의 승리는 거대 자본과 탄탄한 관계망의 승리였다. ‘글로벌 사우스’가 한국에 대한 호감만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기대는 국제관계의 냉혹한 현실을 간과한 것이다.

 

외교에서 위험한 것은 방향을 잘못 잡는 일만이 아니다. 공들여 세운 방향을 잊는 일도 똑같이 위험하다.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한국 외교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48국이 참여한 정상급 회의였다. 한국은 2030년까지 공적개발원조를 100억달러로 늘리고, 140억달러 규모의 수출금융 지원도 약속했다. 핵심 광물, 디지털 혁신, 인프라, 기후 협력을 아우른 구상은 아프리카를 원조 대상에서 전략적 파트너로 격상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외교부는 2026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를 계기로 지난 6월 2일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양측 기업인과 정부 및 유관기관 관계자, 언론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파트너십, 상생과 공동 성장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됐다. /외교부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상회의가 아니라 실질적 후속 조치다. 교역과 투자, 기업 진출, 인적 교류, 지속적인 외교관계로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무역과 투자에서 아프리카가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1~2%대에 불과하다. 문은 열었지만 길은 충분히 닦이지 않았다. 이제 외교부와 관련 기관, 민간기업이 함께 움직여 한·아프리카 전략협력 플랫폼을 상설화해야 한다. 정상회의 합의, ODA, 수출 금융, 기업 진출, 현지 인력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어가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아프리카 정책이 새로 시작되는 악순환이다. 이명박 정부의 ODA 확대와 산업연수 협력, 박근혜 정부의 기술훈련과 봉사단 확대, 문재인 정부의 서울선언, 윤석열 정부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는 모두 의미 있는 출발점이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축적과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 신남방정책도 같은 교훈을 남겼다. 아세안과 인도를 한국 외교의 핵심 협력권으로 묶으려 했던 시도는 중요한 자산이었지만, 정권 교체 후 더 나아가지 못했다. ‘샤인 이니셔티브’ 역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후속 이행 체계와 연결될 때 의미가 커질 것이다.

 

아프리카와의 협력은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다. 중동 불안과 에너지·물류 비용이 요동치는 시대에 지부티, 홍해 연안, 아프리카의 뿔 지역은 전략 요충지다. 아프리카는 주요 핵심 광물의 보고이자 15억 인구의 시장이며, 유엔 표결에서 54국이 움직이는 대륙이다. 인구의 약 60%가 25세 미만인 젊은 대륙으로, 자원뿐 아니라 소비와 노동, 혁신의 중심지다.

 

하지만 정권 교체에 따라 정책 명칭이 바뀌고 제도가 재편될 경우 손실은 예산에 그치지 않는다. 어렵게 구축된 현지 네트워크가 느슨해지고, 지역 전문가들이 흩어지며, 부처에 축적돼야 할 정책 기억도 희미해진다. 외교가 정권의 브랜드 사업처럼 보이면 상대국은 한국을 장기 파트너가 아니라 잠시 들렀다 가는 손님으로 여기게 된다.

 

외교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누가 시작했는지보다 국가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가 기준이어야 한다. 필요한 정책은 지속하고, 부족한 점은 고치면 된다. 사람이 바뀌어도 국가의 기억은 남아야 한다. 외교는 이름 바꾸기 경쟁이 아니라 관계를 오래 기억하고 지키는 힘이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선일보(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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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이 승리하는 순간은 짧다

 

1592년 무장 신립이 쓸데없이 탄금대(현 충북 충주시)에서 배수진을 치지 않고, 조령의 산길을 막았더라면 임진왜란의 전개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이런 생각은 임진왜란 당시에도 이미 있었다. 나중에 한양을 회복하고 왜군이 남해안으로 후퇴해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늦게나마 한양과 영남 간 관문인 조령을 요새화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조령의 지리에 밝은 인물을 선택해 축성을 추진하게 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산에는 샛길이 너무 많았다. 그 모든 길을 완벽하게 차단하기란 불가능했다.

설사 신립이 조령을 막았다고 해도 왜군은 조령 한 길로만 오고 있지 않았다. 신립의 병력은 7000명보다 조금 많았고, 조직적인 훈련이 되지 않은 군대였다. 신립은 사실 우왕좌왕했다. 조령, 충주성 남쪽 남한강의 나루, 충주성 등 막아야 할 곳은 너무 많았고, 어느 곳 하나 제대로 막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하나를 완벽하게 막고 초전에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다른 경로를 통해 왜군에게 후방이나 측면을 공격당할 상황이었다.

 

실록에 근거해 아무리 이런 얘기를 해도 믿지 않는 사람은 여전히 믿지 않는다. 아니, 신립이 조령을 막았더라면 왜군을 격퇴하고 임진왜란은 초반에 승리로 끝났을 것이라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다.

험준한 고갯길 하나가 전쟁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세상에서 정복 전쟁이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한니발과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을 수도 없었고, 알렉산드로스가 아프가니스탄을 통과할 수도 없었다. 아니, 일본의 전국시대는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어야 하지 않나.

확고한 가치관으로 결론과 방법을 정해 놓은 사람을 설득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역사를 볼 때 상황을 움직이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 선동가다. 이런 불편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지금껏 생존하고 있는 이유는 선동과 탐욕이 스스로 무너지기 때문이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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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MOU 해석 차이 놓고 미·이란 다시 미사일 공방. 호환 마마는 명함도 못내밀 ‘디테일 악마’의 무서움.

 

-팔면봉, 조선일보(26-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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