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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과 시진핑의 엄청난 ‘밀약’] [트럼프의 ‘동맹 참교육’] ....

뚝섬 2026. 7. 14. 06:59

[김정은과 시진핑의 엄청난 ‘밀약’]

[트럼프의 ‘동맹 참교육’]

[실전 같은 훈련의 힘]

 

 

 

김정은과 시진핑의 엄청난 ‘밀약’ 

 

지난달 9일 북한 국빈 방문을 마치고 평양을 떠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을 순안공항에서 배웅하고 있는 김정은. 두 사람의 표정이 밝아 보인다. 노동신문 뉴스1

 

지난달 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을 1박 2일간 방문해 이런 밀약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대량살상무기 시험은 반드시 중국에 통보하고, 중국 동의하에서만 진행해야 한다. 대신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에 따라 금수 조치가 된 수출입 물자의 정상적인 교역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

한마디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사회를 자극하는 핵과 ICBM 실험을 하지 않는다면 대신 제재를 풀어 주겠다는 뜻이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제안을 김정은은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정보의 출처를 당연히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정통한 대북 소식통이라고 할 순 있다. 시곗바늘을 돌려보면 시 주석은 올해 5월 13일부터 사흘 동안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회담 뒤 백악관은 두 정상이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조선반도 등 중요한 국제 및 지역 문제에 의견을 교환했다”라고만 발표했다.

이어 시 주석은 7년 만에 북한을 찾은 것이었는데, 양국 사이에 핵 문제가 언급됐다는 공식 보도는 없었다. 9월 미국을 국빈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대북 정책에 대한 양해를 구할지 모른다. 이를 통해 중국과 미국은 북한의 호전적 도발을 억제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동시에 북핵 문제를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혀 이란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급한 불을 끌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김정은도 이미 핵무기와 ICBM 능력은 입증했기에 가장 시급한 민생 문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북-중 ‘합의’는 김정은에게 매우 유리한 내용이고 엄청난 외교 성과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핵을 폐기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움직여 왔다. 특히 대북 제재의 80% 이상은 중국이 담당했다. 그런 중국이 북핵 폐기라는 목표를 관리로 바꾼 것이다.

만약 이 합의가 실현된다면 김정은은 핵무기도 인정받고 경제 제재도 풀게 된다.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얻으려던 것을 중국이 해결해 주는 셈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금수 조치 해제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다시 한번 김정은과의 만남 이벤트를 열어 지지율을 올리려 한다면 북핵 보유는 사실상 현실로 인정받게 될지 모른다.

신바람이 난 듯 김정은은 중국과의 무역 재개를 위해 열심히 관련 지시들을 하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압록강대교 연결이다. 중국은 신압록강대교를 2014년에 건설했다. 1943년 지어져 북-중 교역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조중우의교가 매우 노후해서다. 하지만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에 대해 불만을 품은 북한은 지난 12년간 신압록강대교 관련 시설 공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4월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시 주석 방북 조율을 위해 북한을 다녀간 뒤로 급작스럽게 중국 국경절인 10월 1일 전까지 신압록강대교 관련 시설 공사를 완공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지금 신압록강대교 북측 구간에는 보세창고 건설 등 공사가 벌어지고 있다. 과거 북한은 세관과 상품검사소, 국경통행검사소 등 기관에 시설물 건설 부지와 자금을 나눠준 적이 있다. 하지만 자금이 워낙 적은 데다 완공 독촉도 없어 흐지부지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건설 자금을 받은 기관에 대한 당과 검찰, 안전성 연합 검열까지 붙으면서 공사 재개에 불이 붙었다.

또 양강도 혜산 맞은편 중국 지린성 창바이현에 쌓여 있던 각종 금수 물품과 차량들이 단둥 세관을 통해 북한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 북한에 밀수되던 물품들의 공식 교역을 중국 당국이 인정해 주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에 이어 중국까지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인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2371호가 어느 정도 무력화될지는 중국이 과거 북한 수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던 광물 및 수산물 수출과 임가공 교역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하느냐에 달렸다. 중국이 금수 물품 수입을 눈감아 주는 것에서 한 발 더 나가 수출까지 인정해 준다면 김정은에겐 꽃길이 열리게 된다. 핵을 안고 가는 김정은의 꽃가마를 어떻게 해야 할까. 참으로 무거운 숙제가 생겼다.

-주성하 콘텐츠기획본부 기자, 동아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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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동맹 참교육’

 

[이철희 칼럼]

나토엔 ‘사랑꾼 구타男’ 악명 높지만 허세 들킨 이란엔 ‘양치기 소년’ 전락
만만한 동맹만 들볶는 ‘미치광이 전략’.. 韓 ‘북핵 관심’ 재촉 앞서 위험 대비를

 

지난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는 일종의 숙제 검사 자리였다. 나토가 작년 어렵사리 합의한 ‘10년 내 국내총생산(GDP)의 5% 국방비 달성’ 목표(헤이그 공약)에 따라 그 진척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였는데, 정작 유럽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교육’을 칭송하는 기이한 경연장이 되고 말았다.

트럼프는 회의에 참석하면서 유럽을 향해 온갖 불만을 쏟아냈다. “미군을 모두 철수시킬 수 있다”고 으름장도 놨다. 하지만 비공개 세션을 마치고선 “회의장에 엄청난 사랑과 단합이 넘쳤다”고 했다. 트럼프는 “그들이 ‘각하,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하더라. 다 큰 어른들이 한 말인데 보기 좋지 않냐”며 흡족해했다.

유럽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평화는 잠시일 뿐이다. 나토는 차기 정상회의를 알바니아에서 연다면서도 그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제 연례회의를 격년제로 바꾸자는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와 덜 마주쳐야 동맹이 파탄 날 위험도 줄지 않겠느냐는 푸념과 함께.

 

트럼프의 막판 애정 표시를 두고선 마치 아내를 폭행한 남편이 ‘사랑해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꼬집었다. 이처럼 트럼프는 △유럽에 체급을 키우라고 압박하며 위기 때만 돕는 ‘엄한 어른(tough-love adult)’ △직접 싸워주진 않고 간접 지원만 하는 ‘부재중 친구(absent friend)’ △이미 유럽을 버렸지만 집(나토)을 떠나진 않은 채 그 집을 지옥으로 만드는 ‘악질적 전 애인(toxic ex-partner)’ △러시아가 동쪽을 위협하는 사이 서쪽 그린란드를 노리는 ‘약탈자(predator)’ 사이를 오가고 있다.

어쨌든 트럼프는 쩔쩔매는 정상들을 보며 우쭐했을지 모른다. 사실 트럼프 2기가 내세우는 최대 성과라면 ‘대가도 없이 미국을 벗겨먹던’ 동맹들의 무임승차 관행을 바로잡은 것이다. 난폭한 협박의 결과일까. 유럽 국가들은 올해 국방비를 작년 대비 20%나 늘렸고, 그중 상당액은 미국산 무기 구입에 사용된다.

하지만 유럽이 당장 몸집을 키운다 한들 미국이 빠진 유럽 안보는 ‘두뇌와 신경망 없는 뼈와 근육’에 불과하다. 유럽은 지휘통제와 공중급유, 전력수송 등 핵심 능력을 여전히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콧대 높은 유럽 정상들이 트럼프 앞에선 고양이 앞 쥐 신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성과의 이면에서 트럼프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란 전쟁의 늪이다. 종전 양해각서(MOU)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연일 격렬한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그건 MOU에 대해 “이란의 완승, 미국의 굴욕”이라는 평가가 나올 때부터 예고된 일이었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면전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에겐 지상군 투입을 포함한 확전의 의지가 없다. 바닥을 드러내는 미국의 탄약고 사정만 봐도 그렇다. 문제는 이란이 그런 트럼프의 허세를 간파했다는 점이다. 이란이 미국의 경고를 ‘양치기 소년’의 외침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트럼프식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미-이란 MOU 내용을 들여다보면 딱 8년 전의 북-미 싱가포르 합의가 겹쳐 보인다. 당시에도 ‘북한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 결국 8개월 뒤 하노이 노딜과 김정은의 핵 질주로 이어졌다. 지금 벌어지는 미국-이란의 대결과 타협, 재충돌의 악순환은 2017∼2019년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북핵 드라마의 ‘더 거칠고 빠른 막장 버전’일 수 있다.

트럼프 2기 1년 반 동안, 세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트럼프 발작’에 시달려야 했다. 그의 충동적 의사결정과 비주류적 사고, 노골적 자기중심성은 예측 불허의 불확실과 혼돈을 불러왔다. 이를 두고 트럼프 충성파는 실제로 미친 게 아니라 상대가 그렇게 믿도록 하는 계산된 전략, 즉 ‘미치광이 전략(Madman Theory)’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게 고도의 전략인지, 통제 불능의 본능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다. 지금까지 드러난 성적표도 초라하다. 성과란 게 단기적 일시적 이득에 불과하고 그것도 만만한 동맹들을 쥐어짠 것뿐이다. 정작 중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에는 무력했고, 이란 전쟁에선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한국의 처지는 어떤가. 선제적인 국방비 증액과 전작권 조기 전환을 내세워 ‘모범 동맹’으로 불린다. 트럼프의 간헐적인 대북 관심을 자극하며 북핵 해결의 ‘페이스메이커’도 자임했다. 하지만 모범 타이틀이 청구서로 돌아오고 도우미 역할이 한국 패싱으로 나타날 경우 그 비용과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철희 논설위원, 동아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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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豪·뉴질랜드·피지 등 잇따라 중국 견제 방위조약 체결. 東南중국해 넘어 남태평양서도 점점 커지는 안보위기감.

 

-팔면봉, 조선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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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같은 훈련의 힘

 

6·25전쟁 당시 미국 해병대는 상당수가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경험자인 예비역 해병들을 보충병으로 받았다. 참전자라고 다 전투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이들 중 즉시 전투에 투입할 수 있는 이의 자격 요건은 예비군 요원으로 2년간 복무했고, 하계입영훈련 1차와 72차 훈련을 받은 병사였다.

예비군이라면 다들 기본훈련을 이수하고 군 생활을 한 병사들이었고, 보충병력이 한시가 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바로 전투에 투입하면 무참한 희생이 발생할 가능성이 컸다. 아무리 훈련을 잘 받아도 첫 실전은 어렵다. 전쟁사를 보면 훗날 전쟁 영웅이 된 이도, 강훈련을 통과한 최정예 부대도 첫 전투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한다. 그날 한 번의 실수만 아니었더라면 훌륭한 전사이자 존경받는 사회인이 됐을 병사들이 허무하게 생명을 잃었다.

이 희생률을 낮출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전뿐이다. 운 좋게 상대적으로 약한 적을 만나거나, 초반에 작은 규모의 전투를 거치며 경험을 쌓는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다르다. 모의교전(마일스·MILES) 장비 덕분에 실전에 가까운 훈련이 가능해졌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미국, 이스라엘과 함께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훈련장이 부족한 데 있다. 지역별·사단별 과학화훈련장을 확충하자는 계획은 실행이 더디다. 비용 때문도 아니다.

 

과학화전투훈련은 단지 전투력만 높이는 것이 아니다. 병사들이 군 생활을 힘들고 소모적으로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훈련과 일상의 필요성을 체감하지 못해서다. 실전과 같은 훈련은 이러한 괴리를 줄여준다. 실제로 과학화전투훈련을 경험한 부대에서는 병사들의 눈빛도, 생활 태도도 다르다. 이른바 ‘문제 병사’가 달라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게 진정한 군 개혁이다. 할 수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것은 한계 탓이지만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다.

-임용한 역사학자, 동아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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