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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방랑’ 끝낸 佛드레퓌스 동상] ['무섭노'는 혐오고 '탕탕절'은.. ]

뚝섬 2026. 7. 14. 08:05

[‘40년 방랑’ 끝낸 佛드레퓌스 동상]

['무섭노'는 혐오고 '탕탕절'은 풍자인가] 

 

 

 

‘40년 방랑’ 끝낸 佛드레퓌스 동상

 

프랑스인들에게 알프레드 드레퓌스(1859∼1935) 사건은 양가(兩價)적 의미를 갖는다. 독불전쟁 패배 후 악화된 민심을 달래려 군부가 유대계 육군 대위를 독일 간첩으로 몰고 간 부끄러운 마녀사냥이자, 국가 권력과 반(反)유대주의 광기에 맞서 개인의 무고함을 밝혀낸 양심 세력의 자랑스러운 승리다. 그래서일까. 드레퓌스를 기리는 동상이 제자리를 찾기까지 40년이 걸렸다. 그가 1906년 무죄 선고를 받고 복권된 지 120년 만이다.

▷드레퓌스 동상이 완성된 건 프랑수아 미테랑 정부 시절인 1985년. 프랑스 최초의 사회당 정부는 드레퓌스 사건을 인권과 정의의 상징으로 기리고자 유대인 출신 조각가에게 의뢰해 높이 3.5m의 청동상을 제작했다. 드레퓌스가 군복 차림에 부러진 칼을 받들고 있는 모습이다. 1894년 당시 군 법정이 드레퓌스에게 종신형을 선고하자 군은 강등식을 열어 계급장을 뜯어내고 군도를 부러뜨렸다. 부러진 칼은 국가 권력이 꺾어버린 정의를 바로 세운 역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드레퓌스 동상은 원래 그의 강등식이 열렸던 사관학교 교정에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군 수뇌부의 거부로 무산됐다. 군의 치부를 시각적 기록물로 전시하는 것이 불편했을 것이다. 이후 다른 몇몇 후보지에서도 난색을 표시하면서 루브르 미술관 옆 튈르리 공원을 비롯해 이곳저곳을 전전하다 드레퓌스 사건 100주년이던 1994년 그가 수감됐던 교도소 근처 공원으로 옮겨졌다. 진보적 공화파인 ‘드레퓌스파’와 군과 가톨릭이 주도한 보수적 ‘반(反)드레퓌스파’ 간 갈등의 앙금이 남아 있었던 걸까. 그의 후손들은 “외진 곳에 두어 조용히 잊혀지길 바란 것 같다”고 유감을 표했다.

 

▷드레퓌스 동상이 ‘떠도는 기념상’이란 별칭으로 파리 시내 곳곳을 옮겨 다니는 동안 복제품 두 점이 파리 유대인 예술사 박물관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설치돼 원본보다 더 주목을 받았다. 결국 원본은 드레퓌스 국가 기념일의 첫 기념식이 열린 12일 그가 재심 끝에 무죄 판결을 받은 대법원에 영구 설치됐다. 이로써 드레퓌스 사건은 군부의 권력 남용을 사법 절차로 바로잡아 사법적 정의를 회복한 상징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드레퓌스는 1906년 무죄 선고를 받고 복권돼 중령으로 제대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고 영예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하고, 지난해엔 그의 복권일인 7월 12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했으며, 같은 해 11월 그를 준장으로 승격시켜 사후 90년 만에 별을 달아줬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드레퓌스의 날은 정의와 진실이 증오와 반유대주의에 맞서 승리한 날”이라고 했다. 드레퓌스 동상의 방랑은 국론 분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의 공식적 복권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일깨워 준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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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노'는 혐오고 '탕탕절'은 풍자인가

 

사투리로 '극우 몰이'하는 진보, 박정희 조롱은 옹호하며 낄낄대
온라인의 청년층 '진보 혐오'는 그걸 보고 자란 후세대의 청구서
 

 

걸그룹 리센느(RESCENE)의 리더 원이가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서 "무섭노"라는 표현을 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일베가 탄생한 2010년대 초반의 인터넷은 진보 진영이 절대 우위를 점하던 공간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다수가 진보적 성격을 띠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갈 곳이 없어 여기저기 떠돌아다녔다. 그러다 정착한 게 일베였다. 이후 일베는 여러 정치적 사건을 거치며 극우의 온상으로 거듭났다.

 

일베는 호남·여성과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걸 핵심 콘텐츠로 삼았다. 당시 김대중은 이미 지나간 역사였고, 노무현은 서거로 말미암아 다시 진보 진영의 구심점이 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베가 말끝마다 ‘노’를 붙인 건 그런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진보 진영이 거제 출신 여자 아이돌의 사투리를 두고 느닷없이 ‘일베 문화’라며 발끈한 데는 현재 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원래 온라인 문화의 주도권은 진보에 있었고, 과거에는 보수 진영 대통령들을 쥐나 닭에 비유하는 표현들이 통용되면서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주도권을 쥐고 있으니 반미 감정을 자극하는 것도, 광우병을 선전·선동하는 것도 수월했다. 그런데 자신들의 다음 세대가 진영에서 이탈하며 온라인 패권을 위협받게 되었다. ‘극우 몰이’가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건 그런 위기감의 발로다.

 

일베에서 파생된 종결 어미 ‘노’가 청년층에서 많이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 아주 틀린 건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2030세대의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한국갤럽은 2025년 11월 28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전직 대통령 11인의 공과 평가를 물었다. 20대와 30대에서 그가 ‘잘한 일이 많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2%, 64%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았다. 그 밖의 여러 조사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2030의 호감도는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1·2위를 다툰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체로 부정적이다. 노무현과 박정희를 높이 평가하고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등에는 비판적인 2030세대의 태도는, 진영에 따라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기성세대와 대비된다. 그러니 설령 경상도 사투리와 상관없는 대목에서 ‘노’를 붙인다고 한들, 이들이 일베화했다고 볼 수도 없다.

 

개인적으로 인터넷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콘텐츠를 보면 불쾌한 감정이 든다. 반대 경우도 마찬가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얼굴을 누드화에 합성해 논란을 빚은 ‘더러운 잠’도, 김건희 여사가 유흥업소 종업원 출신이라는 헛소문도 천박하고 한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진보 진영에선 여기에 환호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이런 게 그들이 2030 남성들을 비난할 때 자주 거론하는 여성 혐오다.

 

여권 인사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삶을 마감한 부엉이바위를 웃음거리로 삼는 젊은이들이 ‘혐오에 찌들었다’며 혀를 찬다. 청년들은 10·26 사건을 희화화한 ‘탕탕절’은 괜찮냐고 되묻는다. 그동안 진보 진영은 정치인에 대한 조롱·희화화가 정치적 풍자라며 옹호해 왔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 중에서도 최고 권력자였다. 말끝마다 ‘노’를 붙이는 건 혐오고, 탕탕절은 정치적 풍자인가. 자신들의 대통령을 소중히 여긴다면 그만큼 상대방 대통령도 존중하는 게 도리다.

 

진보 진영의 스피커들이 팟캐스트에서 풍자라는 미명으로 각종 혐오 콘텐츠를 생산하고 낄낄대던 게 불과 10~15년 전이다. 그들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조롱하고 비하하며 정치적 이득을 챙겨왔다. 오늘날 온라인에 만연한 청년층의 ‘진보 혐오’는 그걸 보고 자란 후세대의 일탈과 같다. 법으로 입을 막는다고 한들 청년들의 입장이 바뀔 리는 없으니, 차라리 손쉽게 정치적 자원을 획득한 대가를 ‘후불’로 치르고 있다고 생각하시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 "경상도 말과 유사해보지만 분명히 다른, 일베식 '노' 사용에 대한 저의 문제 제기의 여파로 마음이 무거웠다. 아이돌 리센느와 팬 여러분께 상처를 주는 계기로 활용되어 매우 유감이며 안타깝다"고 했다. /페이스북

 

-이동수 세대정치연구소 대표, 조선일보(26-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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