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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스버그가 빚은 코펜하겐의 낭만]

뚝섬 2026. 7. 18. 07:39

칼스버그가 빚은 코펜하겐의 낭만 

 

코펜하겐 소재 칼스버그 본사의 ‘코끼리 타워(Elefanttaarnet)’. 1901년 빅토리아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초기에 이 코끼리 타워 아래로 말들이 시내의 술집으로 맥주를 날랐다./박진배

 

칼스버그는 덴마크를 대표하는 맥주다. 1980년대 해외 맥주의 수입이 허가되면서 독일의 ‘뢰벤브로이’와 함께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장년층에게는 친숙한 브랜드다. 1847년 J C 야콥센이 설립해 1904년 왕실의 공식 맥주로 지정되었다. 브랜드 명칭은 야콥센의 아들 이름 ‘카를(Carl)’과 ‘언덕(bjerg)’을 합친 것이다.

 

창업자와 아들 카를은 예술에 관심이 많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코펜하겐의 명물인 인어 동상도 카를이 시에 비용을 기증해 탄생했다. 특히 1904년 필스너 스타일의 라거를 만들면서 새로 라벨을 디자인할 때는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양식의 필체를 선택해 오늘날까지 유지하고 있다.

 

칼스버그 본사는 코펜하겐 시내에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건물의 연결 통로 역할을 하는 ‘코끼리 타워’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카를이 이 건물을 지은 1901년은 빅토리아 시대의 마지막 해다. 산업혁명 이후 부를 축적한 중산층이 귀족의 생활을 동경해 과거의 건축과 디자인을 모방하고 결합해 절충 양식을 유행시킨 시대다. 코끼리 타워 역시 그 유행을 따라 이슬람 형식의 탑에 로마네스크 스타일의 아치를 결합했다. 이국적 요소를 멋지다고 여기던 당시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카를 야콥센은 코끼리 네 마리에 자녀 넷의 이름을 붙였다. 초기에 이 코끼리 타워 아래로 말들이 시내의 술집으로 맥주를 날랐다. 처음에 14마리, 전성기 때는 250마리까지 늘었다. 나중에 자동차로 대체되면서 오늘날에는 상징적으로 5~6마리만 남겨두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회사인 만큼 관련된 건축, 그래픽에서 여러 시대의 디자인을 반영하는 점이 재미있다.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거”라는 슬로건으로도 유명한 칼스버그 맥주. 안데르센, 티볼리 공원과 함께 코펜하겐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학교 명예석좌교수, 조선일보(26-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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