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타임스스퀘어']
[광화문광장의 ‘디지털 변신’]
[아제르바이잔]
한국 '타임스스퀘어'
미국 뉴욕 맨해튼의 7번가와 브로드웨이가 만나는 타임스스퀘어는 연간 50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내건 화려한 광고가 시선을 사로잡는 광고 명소이기도 하다. 25층짜리 원 타임스 스퀘어에는 코카콜라 같은 세계적 기업의 광고가 걸린다. 2002년 개봉된 영화 ‘스파이더맨’에는 타임스스퀘어를 누비는 스파이더맨 뒤로 삼성전자 광고판이 등장한다. 영화를 만든 소니픽처스가 경쟁사라는 이유로 이 광고판을 지웠다가 소송을 당해 복원했다. 그럴 만큼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다는 의미다.
▶일본 오사카 시내를 흐르는 도톤보리강도 관광 명소이자 광고 명소다. 강 양쪽에 늘어선 광고판의 화려한 불빛을 보려고 하루 30만명 넘게 몰려든다. 식품회사 글리코가 1935년부터 내건 ‘글리코맨’ 광고판은 오사카를 넘어 일본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됐다.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 서커스,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도 광고 명소로 꼽힌다.
▶광화문광장이 속해 있는 서울 종로구가 광장 주변 빌딩 9곳과 함께 광장 일대를 타임스스퀘어와 같은 미디어·광고 명소로 꾸민다고 한다. 내년 말까지 코리아나호텔·동아일보·교보빌딩·동화면세점·KT 등 건물 9곳의 외벽에 대형 광고판이 들어선다. 광고판 9개를 하나의 거대한 미디어 캔버스로 활용하는 통합 시스템도 구축한다니 서울의 표정을 바꿀 볼거리가 탄생할 듯하다.
▶뉴욕 타임스스퀘어는 1970년대까지만 해도 포르노 극장이 수백 곳 들어선 우범지대였다. 1980년대 들어 뉴욕시와 디즈니 등 기업들이 손잡고 광장 주변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팔 걷고 나섰다. 뮤지컬 ‘캣츠’와 ‘레미제라블’이 각각 1981년과 198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다. 타임스스퀘어의 새해맞이 행사인 볼 드롭(Ball Drop)에는 유명 연예인이 초청된다. 싸이·방탄소년단·뉴진스 등 K팝 가수들도 이 무대에 섰다. 다양한 문화 인프라와 화려한 광고판이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냈다.
▶광화문광장의 변신을 위해 경복궁·덕수궁 같은 고궁과 세종문화회관의 문화 인프라도 함께 활용할 계획이라 한다. 성공하면 서울의 도심 풍경이 지금보다 더 화려하고 다양해질 것이다. 서울 소공동의 신세계 백화점 본점 외벽에 겨울이면 등장하는 미디어 파사드 쇼는 이미 명품 볼거리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 맞은편 중앙우체국 앞 공터에 사람이 몰리며 주변 상가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광화문광장에서 “해피 뉴이어!”를 외치는 모습을 그려본다.
-김태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4-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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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스퀘어처럼… 광화문광장의 ‘디지털 변신’
대형 스크린들 위로 수백만 개의 LED 불빛이 꺼지지 않는 뉴욕 타임스스퀘어 광장은 24시간이 현란하다. 그 한복판에서는 “여기저기서 샴페인이 펑펑 터지는 파티장 가운데 서 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고 건축학자인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말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쏟아지니 “세계적인 연예인 수십 명이 한 장소에 있는 대종상 시상식 레드카펫 위 같다”고도 했다. 연간 6000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을 붙잡는 매력으로 꼽힌다.
▷자생적 유기체처럼 끊임없이 지속해 왔다는 도시의 진화는 이제 첨단 디지털 기술이 뒷받침한다. 건물 외벽 등에 대형 스크린과 LED 조명을 설치해 디지털 영상을 펼쳐내는 미디어 파사드는 그 핵심 중 하나다. 개별 전광판을 넘어 스크린이 벽 전체를 뒤덮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졌다. 그 위에서 구현되는 다채로운 색과 디자인, 역동적 움직임들이 도시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보행자가 찍은 사진이 전광판에 실시간으로 뜨도록 하는 식의 상호 작용도 가능해졌다.
▷미디어 파사드 설치는 주변의 빛 공해와 건물 일조권 등의 문제로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다. 범람하는 상업적 광고가 거리의 전통이나 품격을 되레 해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영국 ‘피커딜리 서커스’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1800년대 초 형성된 원형 광장은 고풍스러운 대리석 건물 위 스크린에서 화려한 광고 영상들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거리의 버스커들과 예술가들이 모여드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코카콜라부터 삼성, 애플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신제품이 광고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되는 산업 정보의 현장이기도 하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명동,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이 국내 대형 디지털 광고 무대로 활용된다. 7년 전 처음으로 시도된 서울 강남 코엑스 일대에 이어 제2차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된 것이다. 유동인구가 많고 관광지와 고궁, 박물관 등 상징적 공간들이 위치해 있는 공간들이다. 이 세 곳은 광고물의 모양, 크기, 색깔, 설치 방법 등 규제가 대폭 완화돼 자유로운 디지털 광고 설치가 가능해진다. 이른바 ‘한국판 타임스스퀘어’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서울과 부산은 이제 전 세계인들이 오가는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를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많은 2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게 정부 목표다.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미디어 파사드는 그 주요한 동력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딱딱한 아스팔트와 회색 빌딩에 색을 입히고, 각 공간의 개성과 테마를 살리는 콘텐츠를 채워 넣는 숙제가 던져졌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고민과 준비를 시작해야 할 때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3-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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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의 바쿠 불꽃타워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는 타오르는 불꽃을 상징하는 고층 건물 세 개가 우뚝 솟아 있다. 바쿠의 문장(紋章)에도 등장하는 세 개의 불꽃은 끊임없이 솟아나오는 천연가스와 원유를 의미한다. 이 지역은 예로부터 불과 밀접한 관련이 많다. 불을 피운 제단에 봉헌물을 올려놓고 불꽃과 냄새를 피워 경배하던 조로아스터교(拜火敎)의 본산이었으며, 그리스 신화에서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전해준 대가로 쇠사슬에 묶여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던 곳도 바로 이 지역이다.
바쿠 불꽃 타워(Baku Flame Towers). 건축 HOK 디자인, 건설 DIA 홀딩스, 시공비 3억5000만달러(약 4000억원), 2013년 개관.
불꽃 타워가 돋보이는 것은 주변의 직육면체 건물 가운데 우뚝 솟은 곡선 형태 때문이다. 카스피 해변 언덕에 자리한 삼각형 부지(2만8000㎡·약 8470평)의 꼭짓점에 세 동의 타워를 세우고 지하층은 잇는 디자인 콘셉트는 세계적인 랜드마크 전문가로 알려진 피에르 베일라전(Pierre Baillargeon)이 창안했다. 외관은 거의 같지만, 높이가 다른 세 동의 타워가 각기 서·남·북쪽을 향해 타오르는 형상이다. 가장 높은 남쪽 타워(190m)는 아파트·레지던스, 북쪽(169m)은 호텔, 서쪽(140m)은 오피스다.
레스토랑, 카페, 영화관, 매장 등 편의 시설은 널찍한 지하 공간에 배치했다. 강화유리로 마감한 건물의 표면에는 LED 디스플레이 1만여 개가 설치되어 갖가지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로 활용된다. 해가 지면 건물 표면에 빨간 불꽃의 형상이 일렁이기 시작하고 점차 거대한 불길이 타오르는 이미지가 나타난다. 파랑, 빨강, 초록의 아제르바이잔 국기가 휘날리는 모습이 자주 등장한다.
타워의 유려한 곡면은 파라메트릭 모델링으로 디자인되었으며, 섬세한 귀금속을 가공하는 필리그리 공법으로 시공됐다. 2007년에 착공한 이 타워는 7년 만에 완공돼 '영원한 불의 나라' 아제르바이잔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정경원 세종대 교수·산업디자인, 조선일보(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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