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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후 대중교통, 광역시 노인도 어렵다] ['가장 나종'까지 지키고.. ]

뚝섬 2024. 8. 5. 09:19

[폐차 후 대중교통, 광역시 노인도 어렵다 ]

['가장 나종'까지 지키고 싶은 老年의 일상 ]

[고령운전자 사고 나홀로 증가세… 치사율도 최고] 

[조종사 건강법]

 

 

 

폐차 후 대중교통, 광역시 노인도 어렵다

 

대중교통 이동은 수도권 특권
광주·울산·대전 등 분담률 10%대… 끝없는 신도시 확장이 낳은 결과
노인들 사는 원도심일수록 불편

 

중년에 접어드니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부모의 노화다. 지난달에 “더 이상 아버지가 운전하기 어려우니 차를 정리해야겠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을 때, 육체노동으로 단단했던 아버지의 몸이 이제 페달을 제때 힘껏 밟기 어려워질 정도로 근육이 사라지고 순발력도 떨어지게 되었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러면서 저분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동차 없이 일상생활을 하셔야 하나 막막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 거주하는 담양 집을 정리하고 광주광역시로 돌아간다 해도 대중교통만 의존해 살 수 없는 여건이기 때문이었다.

 

버스나 지하철만으로 웬만한 이동을 해결할 수 있다는 건 서울과 인근 수도권 시민의 특권 중 하나다. 주요 도시 시민들의 일일 통행량(도보 제외) 중 버스‧철도 같은 대중교통이 차지하는 비율(수송 분담률·국가교통통계 기준)은 2021년 광주는 18.2%에 불과하다. 울산(13.9%). 대전(17.5%), 대구(25.2%)는 물론이고 그나마 지하철 등이 활성화된 부산(31.2%)도 30% 선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53.0%인 서울과 현격한 격차가 있다. 부산을 제외하면 경기도 전체(25.4%)보다 대중교통 비율이 작다. 농어촌이나 중소 도시뿐만 아니라 광역시에서도 승용차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정도다.

 

10년 전인 2012년만 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똑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광주의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은 28.2%로 10%포인트 높았다. 부산, 울산도 비슷한 수준으로 대중교통 위축 현상이 발생했다. 광역시들이 몇 년 전부터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해 저렴한 정액 요금제를 내놓고, 도시 철도나 트램 등 장거리 대량 수송 능력이 뛰어난 새 교통망을 건설하고 있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고 있다.

 

광역시까지 대중교통 사막이 된 근본적인 이유는 도시 구조에 있다.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광역시도 끊임없이 ‘○○ 지구’라는 명칭이 붙은 아파트가 빼곡한 신도시를 만들면서 확장을 거듭한 결과다. 대구는 2003년, 광주는 2014년 인구가 정점을 찍었지만 신도시는 늘어만 갔다. 인근 시군에서 유입되는 인구로 성장을 거듭할 때의 습속이 경제적, 정치적, 행정적 이해관계를 뒷배 삼아 강고하게 이어졌다. 그리고 거주지와 일터는 넓게 흩어졌다. 광주는 기아자동차 공장이 있는 변두리 광천동이 도심 정중앙이 됐고, 영산강 건너 수완동이나 나주 바로 옆 갈대밭이었던 송암동은 젊은 중산층이 모여 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인구는 조금씩 주는데 도시 기능과 주거지가 흩어지다 보니 버스 노선은 늘지 않고, 노선 길이는 증가하고, 배차 간격은 듬성해졌다.

 

도시 내부도 노인이 사는 원도심과 젊은 중산층의 신도시로 확 갈리게 됐다. 부산의 경우 김해공항 바로 밑 명지1·2동이나 기장군 정관읍의 평균 연령은 35.8~39.5세다. 반면 남포동, 모라동 같은 낡은 거주지는 58세 전후다. 일자리, 쇼핑, 서비스가 신도시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원도심의 도로와 보행 인프라는 신도시보다 열악하다. 오랫동안 살았던 두암동 집에서 버스 정류장에 가기 위해 건너야 했던 무등도서관 사거리나 인근 말바우시장은 광주에서 손꼽히는 보행 교통사고 다발 지역이다. 원도심을 걷다 보면 왜 한국의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10만명당 7.7명)은 OECD 평균(1.9명)의 4배인지 납득이 간다.

 

토요일 아침 운동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옥색 소형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려다 사고가 날 뻔한 모습을 봤다. 운전석에는 중절모를 쓴 노인이 앉아 있었다. 이들에게 무작정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라고 요구하는 게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까. 광역시조차 폐차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말이다. 도시 구조와 인프라를 바꾸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조귀동 경제칼럼니스트, 조선일보(24-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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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종'까지 지키고 싶은 老年의 일상

 

[김별아의 문화산책]

지역 노인 운전면허는 '생존수단'… 반납 순간 삶·이웃 등 일상 무너져
EU·일본 관련법 벤치마킹해서 노인의 삶 고립 없도록 도와야

 

일상 없는 삶은 공허하다. 축제와 이벤트로 평생을 살 수는 없다. 일상은 힘이 세다. 어떤 맹세와 다짐보다 단단하다. 그래서 일상이 위협받을 때의 충격과 공포는 무엇보다 크다. 차량 역주행 사고로 직장인들이 횡사한 광화문 골목은 언젠가 나도 친구들과 어울려 밥을 먹고 술잔을 주고받았던 곳이다. 그런 일상의 공간이 하루아침에 참사 현장이 되어버리니 황망함을 주체하기 어려웠다.

 

어쩌다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는지 알기 위해, 사고 기사를 비롯한 다양한 견해를 살펴보았다. 운전자의 경력이 몇 십 년이고 운전이 직업이니 “그럴 리 없다”는 추측은 먼저 제쳤다. 어떤 상황에서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부정과 “그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지를 리 없다”는 단정은 부질없다. 사람이니까 그럴 수 있는 것이다. 당신이 ‘진짜’ 그 사람을 몰랐을 뿐이다. 인간이란 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급가속 사고들의 다수가 휴먼 에러(Human error), 즉 사람의 실수로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오인 혹은 혼동한 것이라는 의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학창 시절에 배운 언어철학을 거칠게 대입하자면, 혹 ‘급발진’이라는 말이 없었다면 ‘급발진’ 사고 자체도 없지 않았겠는가?

 

이른바 ‘급발진’에 대한 논란과 별개로, 사고를 낸 운전자의 다수가 고령층이라는 이유로 쏟아지는 노인 혐오와 면허 강제 반납 주장은 또 다른 의미에서 당혹스럽다. 지속적인 면허 자진 반납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82세와 81세, 두 명의 고령 운전자가 버티고 있는 우리 집만 보아도 그게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깥 세계와 국제 뉴스에 대한 무관심은 선진국이 되어서도 우리를 ‘특별히’ 불행하게 한다. ‘지방’이나 ‘시골’이라 부르는 지역에 대한 무관심은 대한민국의 문제를 서울 공화국에 가두어 해결하려 한다(그래서 결국 해결하지 못한다). 대중교통이 발달한 수도권과 달리 대다수의 지역은 자동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교육에서 배운 일상생활지원의 제1원칙은, 대상자의 ‘잔존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대상자가 ‘스스로’ 생활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지역의 고령화가 위급한 상황에서 운전면허 반납은 곧장 노인들의 고립과 연결된다. 타인에게 의존해 무력해지는 노인들은 교통사고 이상으로 지역사회의 안전과 건강을 위태롭게 한다.

 

사회적 대책을 강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어쨌거나 자구책은 마련해야 한다. 82세 아버지와 81세 엄마를 앉혀 두고, 앞으로 닥쳐올 시간에 무엇부터 포기할 것인지 순위를 정했다. 면허는 반납하지 않았다지만 이미 엄마는 운전을 중단했고 아버지는 야간 운전을 하지 않는 상태다. 현재 아버지가 운전해서 외출하는 일은 탁구장에 새벽 운동을 가고 근교의 텃밭에 들르는 정도다. 자차가 없으면 농기구와 수확 거리를 옮기기 어려우니 농사를 첫째로 포기해야 할 것이다. 커뮤니티에 탁구장이 있는 신축 아파트로 이사하려면 그간 잘 지내온 좋은 이웃도 포기해야 한다. 아직은 괜찮다고 손사래 치는 늙은 부모를 윽박지르며, 불효녀는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것을 지키기 위해 서러운 포기의 목록을 작성한다.

 

고령자들이 안전 운전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잔존 능력을 최대화하도록, EU가 도입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장착과 일본에서 부착을 의무화한다는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 등을 벤치마킹하면 좋겠다. 지역의 노인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지자체 18곳에서 운영한다는 콜버스 ‘셔클’이 광범하게 시도되길 바란다. 박완서의 소설에서 ‘나의 가장 나종 지니인 것’이 추억이었다면, 가장 나종까지 지켜야만 할 것은 이토록 사소하고도 소중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김별아 소설가, 조선일보(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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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운전자 사고 나홀로 증가세… 치사율도 최고

 

해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늘어도 교통사고 건수는 줄고 있다. 자동차 안전 기술이 좋아지고, 교통안전 시설과 정책이 선진화하며, 국민 안전 의식 수준이 높아진 덕분이다. 그런데 유독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내는 사고는 증가 추세다. 22일 새벽에는 강원 춘천에서 82세 남성이 몰던 차가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3명을 덮쳐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신호등과 보행자들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사고는 3만4652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간 전체 교통사고는 9.7% 줄었는데 고령자 사고는 29.7% 급증했다. 교통사고를 가장 많이 내는 연령대는 20세 이하로 면허 소지자 1만 명당 121건이다. 다음이 65세 이상으로 79건. 하지만 교통사고 사망자를 가장 많이 내는 연령대는 65세 이상이다. 고령 운전자가 일으킨 교통사고는 전체 사고의 16%인데 사망 사고는 24%였다(2021년 기준).

▷운전은 확인, 예측, 결정, 실행 과정을 거친다. ‘확인’ 단계에선 시력 청력 등 감각능력, ‘예측’과 ‘결정’엔 주의력과 정보 처리 등 인지능력, ‘실행’엔 운동능력이 필요하다. 이 중 운전에 가장 중요한 시력은 60대가 되면 30대의 80% 수준이 되고, 돌발상황 반응 시간은 1.4초로 젊은 운전자들의 2배로 늘어난다. 교통사고에 영향을 주는 질환은 백내장, 퇴행성 관절염 등 모두 23종인데 70세 전후로 발병률이 증가해 교통사고 위험도도 높아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 월등히 높다며 주요 원인으로 허술한 면허 관리를 꼽았다. 현행 면허 갱신 주기는 65∼74세는 5년, 75세 이상은 3년이다. 80세 이상이 되면 교통사고 위험도가 60대의 2배가 되므로 갱신 주기를 단축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70∼79세는 3년, 80세 이상은 1년이다. 일본은 71세 이상은 3년인데 75세부터는 인지 및 운전 기능 검사를 통과하고 2시간짜리 고령자 강습을 받아야 하며 교통법규 위반 이력이 있으면 실기시험도 봐야 한다.

▷많은 나라가 면허 자진 반납 제도를 운영 중이지만 반납률은 높지 않다. 나이 들수록 건강하고 독립적인 생활을 위해 이동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생계 활동을 하는 노년도 많다. OECD는 고령자의 이동권을 제한하면 행복도를 떨어뜨려 교통사고 못지않은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고령자를 도로에서 몰아내려 하지만 말고 이들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정비하고, 안전장치 장착을 지원하며, 취약지역의 대체 교통수단도 늘려야 한다. 2040년이면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가 1300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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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건강법


승객 목숨 책임지는 파일럿, 질병에 따른 사고 막으려 小食 지키며 열심히 운동해
저먼윙스 참사 이후엔 정신이상 징후도 미리 찾아내… 그들의 건강법 따라 해볼 만

직업적으로 가장 건강한 사람은 누굴까. 의사? 질병을 앓고 있어도 환자를 보는 경우가 있고, 알코올 의존증도 때론 있기에, 의사라고 모두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왜 의사가 시키는 대로 해야지 따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겠나. 그럼 군인? 이것도 글쎄다. 전투 병과가 아니라면 약물 투병 중이라도 군복을 입고 업무를 본다. 어떤 사람이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만 보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는 분야는 비행기 조종사다.

조종사는 매년 특화된 건강 검진을 통과해야 비행기를 몰 수 있다. 도중에 건강상의 문제가 발견되면, 조종 업무에서 즉시 제외된다. 이는 항공 운항 관련 법으로 규정돼 있다. 이들은 아무 의사한테 가서 건강 상태를 평가받지도 않는다. 반드시 항공우주의학을 별도로 학습하여 자격증을 딴 항공 전문의사에게 검진을 받아야 한다.

조종사 건강 평가는 일반 검진과 다른 별세상이다. 나이 들어가면서 생기는 질병으로 의식을 잃거나 판단 착오가 있으면 안 되기에 별의별 것을 다 본다. 일단 시야 검사가 철저하다. 백내장이나 녹내장으로 시야에 제한이 생기면 완전히 해결되기 전까지 조종석에 앉을 수 없다. 비행 소음 속에서 신호음을 잘 듣고 교신해야 하기에 청력 검사 통과 기준이 높다.

장거리 비행의 경우 고도 10km안팎까지 오르는데, 그런 경우 기압이 낮아져 몸속 물과 공기 부피가 1.5배 이상 팽창한다. 비행기에서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방귀와 트림이 잦은 이유다. 산소 농도가 옅고 기압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혈압과 심박동 관련 교감신경계가 예민해진다. 이착륙 스트레스로 혈압이 치솟기도 하고, 오래 앉아 있다 보니 혈액이 끈적거릴 수도 있고, 심장 혈관 관상동맥이 좁아질 우려도 지상보다는 크다.

이 때문에 조종사들은 자신의 혈압이 정상 기준인 120/80(수축기/이완기 mmHg)을 조금만 넘어도 경고로 받아들인다.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240(㎎/dL)을 넘으면 통상 고지혈증이라고 진단하는데, 조종사들은 200만 넘어도 콜레스테롤 관리 대상으로 편입된다. 부정맥이 있으면 순간 의식을 잃을 수 있어서 심전도에서 조금이라도 징후가 잡히면 경과를 살피지 않고 바로 정밀 검진에 들어간다. 이에 하늘의 조종사들은 땅에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 열심히 달린다. 유산소 운동과 소식(小食)이 습관화되어 있다. 뚱보 조종사가 드문 이유이기도 하다. 60세 넘으면 조종사 검진을 6개월마다 받아야 하기에 나이 들어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지난 2015년 독일의 저가 항공사 저먼윙스(German Wings) 여객기 추락이 우울증을 앓던 조종사의 자살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정신건강 검진은 더욱 철저해졌다. 항공 전문의사는 조종사 면담 과정에서 조종사의 행동과 말을 주의 깊게 살핀다. 손톱을 물어뜯은 흔적이 심하다든지, 외모가 너무 지저분하거나, 몸에서 냄새가 너무 나거나, 과도한 분노 또는 불안을 표출하거나, 최근의 일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면 정신과적 추가 검사를 받게 된다.

조종사는 의식을 잃는 뇌진탕 증세를 겪었거나, 극심한 통증이 있는 신장결석 치료를 받는 경우 등에도 스스로 신고해 비행 업무에서 잠시 빠져야 한다. 마치 도핑 테스트 하듯 비행 전 불시에 약물 복용 여부나 음주 검사를 받는다. 항공사들은 이혼으로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불면증으로 알코올 의존이 생긴다 싶은 조종사에게 익명의 온라인 심리 컨설팅을 받도록 권고한다. 비행하는 데 문제가 되기 전까지는 정신과 상담도 보안으로 처리해준다. 화근을 일찍 드러내 적극적으로 해소하라는 취지다. 졸음운전을 막기 위해 비행 조종 시간에 따른 의무 휴식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은 기본이다. 집중력 유지를 위해 12시간 넘는 비행에는 3명의 조종사가 탑승해 교대로 근무한다.

조종사 건강 평가와 관리가 철저한 것은 그들이 승객 수백명의 생명을 책임지기 때문이다. 이는 어찌 보면 사회 구성원의 건강과 생산성 관리의 롤 모델이다. 누구나 지키고 따르게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라건대 조종사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런 방식이 전신마취수술 외과 의사, 전투 지휘관, 더 나아가 고위험 화물 트럭이나 선박 운송자, 고령 운전자 등에게도 확대됐으면 한다. 전문 분야에 적용하던 것이 보편화되고, 특수 분야의 노하우가 일반화되면서 사회 발전이 이뤄져 왔다. 아울러 긴 인생 항로를 가야 할 고령 장수 사회, 이제 누구나 조종사 방식의 건강 평가와 관리를 따라 해야 하지 않을까.

-김철중 의학전문기자·전문의, 조선일보(17-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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