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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택배] [드론]

뚝섬 2024. 9. 7. 06:25

[드론 택배] 

[드론] 

 

 

 

드론 택배 

 

스왈로 폴스 섬의 괴짜 과학자 플린트 록우드는 정어리가 유일한 식량인 마을 사람들을 위해 ‘플레즈므드퍼’라는 기계를 개발한다. 하늘을 나는 이 기기는, 지상에서 원하는 음식 이름을 입력하면 물의 분자 구조를 바꿔 해당 음식을 합성한 뒤 투하한다. ‘햄버거’라고 치면 공중에서 햄버거가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식이다. 같은 이름의 동화가 원작이고 한국에선 2010년 상영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한 장면이다.

 

▶무인 비행기가 드론(drone)으로 불리게 된 것은 1935년 윌리엄 해리슨 스탠들리 미 해군 제독의 영국 방문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당시 영국군은 대공포(對空砲) 훈련용 공중 표적으로 여왕벌(Queen Bee)이라는 이름이 붙은 무인 비행체를 사용했는데, 이를 살펴본 스탠들리 제독이 귀국 후 미군에 같은 용도의 무인기 개발을 지시했다. 이 일을 맡은 그의 부하가 벌의 수컷을 뜻하는 ‘드론’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군사용으로 시작된 드론은 군사 기술이 민간으로 확산해 뿌리를 내린 대표 사례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군사작전 중 정확한 위치 파악을 위해 개발된 GPS(위성항법장치)가 오늘날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서비스 등 일상의 필수 기술이 된 것처럼 ‘드론 없는 생활’은 조만간 상상하기도 어렵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이미 영국은 지상 100m 고도에서 폭은 500m, 길이는 서울~대구 거리에 이르는 265㎞ 구간에 드론 전용 고속도로 개통을 준비 중이다.

 

전남 여수시가 외딴섬 10곳을 오가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면 한 봉지 사려 해도 하루 4편뿐인 배를 타고 7㎞ 떨어진 곳으로 왕복 80분 오가야 하는 대두라도 주민들이 드론으로 짜장면 두 그릇과 탕수육 한 접시를 배달받고 환호하는 모습이 조선일보에 실렸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 연상되는 장면이었다. 음식과 생필품 배달을 시작한 드론이 앞으로는 의약품과 혈액 운반 등 산간벽지 응급 의료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30년 이후엔 승객 수송용 드론 운항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 세계 곳곳의 하늘에 10억대에 달하는 드론이 다닐 것으로 예측했다. 드론이 물건뿐 아니라 사람도 운송하는 시대가 멀지 않은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 그대로다. 한편으로는 초소형 드론으로 사람을 염탐하는 문제도 급증할 수 있다. 드론은 인류 문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도 있고, 영화 터미네이터처럼 파괴할 수도 있다.

 

-곽수근 논설위원·테크부 차장, 동아일보(24-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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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프로펠러로 양력 발생시켜 비행… 인텔 등 유명 기업 개발 활발
농약 살포·송유관 감시 등 다양해 "군사용 개발은 위험… 제한해야"

올 초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가 아마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은 드론쇼였을 거예요. 1215대 드론이 동시에 하늘로 날아올라 오륜기를 표현했지요. 이 드론은 미국 인텔사(社)에서 제작한 '슈팅스타'로, 최대 규모의 단체 비행으로 기네스북 기록을 세웠답니다.

현재 첨단 산업계에서 드론의 인기는 아주 높아요. 장난감 드론부터 사람을 태우고 날아오르는 드론 택시까지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드론이 하늘을 날고 있어요. 오늘은 드론의 세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낮게 윙윙거리는 비행체, 드론

'드론(Drone)'은 사람이 타지 않고 원격으로 조종하는 작은 비행 장치를 말해요. 사전적으로는 '낮게 윙윙거리는 소리'라는 뜻인데, 드론의 날개가 돌 때 나는 소리가 벌이나 풍뎅이 같은 곤충이 날개를 빠르게 떨며 내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에요. 영어로는 'UAV(Unmanned Aerial Vehicle)'라고도 하는데, 사람이 타지 않는 비행체라는 의미이지요.


드론 기술의 출발은 하늘을 나는 원리에서 시작해요. 헬리콥터처럼 프로펠러를 빠르게 돌려 양력(揚力·공기가 중량을 받치는 힘)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이지요. 날개는 보통 4개로 이뤄져 있는데, 비행 장치에 따라서 최대 10개 프로펠러를 이용하기도 해요. 프로펠러가 크고 많으면 드론을 하늘로 밀어올리는 힘이 세지고, 그만큼 더 안정적으로 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이라는 이야기는 바람에 흔들리거나 밀려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예요. 드론의 대표적인 역할로 TV 프로그램에서 자주 나오는 항공 촬영이 있는데, 만약 드론이 바람에 따라 쉽게 흔들거린다면 영상도 흔들려서 방송을 보고 있기 힘들 거예요.

드론은 크기와 모양에 따라 쓸모가 엄청나게 많아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론이 대형마트에서 파는 장난감용 드론인데요.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고 가벼운 제품들이지요. 하지만 이제 하늘을 제법 능숙하게 날고, 힘도 점점 세지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산업에 쓰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택배인데, 미국 최대 전자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2016년 드론으로 물품을 30분 만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어요. 같은 해 피자 배달 업체 도미노는 드론으로 고객에게 피자를 정확히 배달하는 데 성공했지요.

드론을 가장 활발하게 연구해온 영역은 군사 분야입니다. 아주 작은 드론을 날려 적의 움직임을 정찰하기도 하고, 드론에 작은 폭탄을 달아 날려보내기도 합니다. 심지어 드론 자체가 아주 작은 총알, 혹은 폭탄이 되어 사람에게 빠르게 날아가 터지는 이른바 '자살 폭탄'이 되기도 했어요. 이런 기술은 그 자체로 너무 끔찍하고 비인간적이어서 군사용 드론 개발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기도 해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한다

드론은 우리 삶을 크게 바꿔놓고 있어요. 과거에는 넓은 논밭에 농약을 뿌리는 것이 매우 힘들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드론이 이를 대신하고 있어요. 아주 빠르고 정확하면서도 엄청나게 넓은 땅에 농약을 뿌릴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에요. 또 무엇보다 사람이 직접 농약을 만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전 문제도 해결된답니다. 중국 DJI의 농약 살포용 드론이 대표적이에요.

미국의 경영 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는 드론으로 송유관(送油管·석유를 다른 곳으로 보내기 위해 설치한 관)을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안했어요. 중동에선 유전(油田)에서 기름을 뽑아낸 뒤 송유관을 통해 공장으로 보내는데 그 거리가 수십~수백㎞가 되지요. 그런데 드론을 이용하면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송유관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요. 마찬가지로 휴대전화 기지국을 살피거나 전신주를 관리하는 드론도 있답니다.

드론 택시도 아주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예요. 일단 교통 체증이나 신호 대기 없이 아주 빠르게 갈 수 있어요. 최근 프랑스 항공업체 에어버스와 독일 자동차업체 다임러 계열사인 e-볼로가 자체 개발한 드론 택시의 시험 영상을 공개했고, 지난 1월 미국 CES(소비자가전쇼)에서는 인텔이 투자한 '볼로콥터', 우버가 참여한 '벨 헬리콥터' 등 실제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택시를 선보였답니다. 물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아직까지는 실험 단계이지요.

요즘엔 물속을 잠수하는 드론도 개발되고 있어요. 꼭 하늘뿐 아니라 사람이 직접 가기 어려운 곳을 대신 가는 것이 드론의 역할이 된 것이지요. 물고기를 꼭 닮은 형태로 바닷속을 탐사하는 수중 드론 '비키', 음파 탐지기를 통해 물고기를 유인하고 위치를 알려주는 '파워레이' 등이 있어요.

하지만 드론을 이용하는 것은 우리가 학교 운동장에서 원격조종 비행기를 날리는 것만큼 그리 간단하지 않아요. 당장 서울 시내에서 드론을 높이 날렸다가는 바로 경찰이 달려올지 몰라요. 현재 도심에서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드론을 날리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았기 때문이지요.

가장 중요한 문제는 보안이에요. 만약 드론이 하늘을 날아서 청와대 앞마당을 들여다보거나, 출입이 금지된 군부대 위를 들락거린다고 생각해보세요.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어요. 혹시라도 드론에 폭탄이 실려 있을지도 모르고, 드론과 사람·비행기가 부딪히는 사고도 벌어질 수 있어요.

더 중요한 건 사생활 문제일지도 몰라요. 누가 날린 줄도 모르는 드론이 우리 집 거실 창가에 날아와서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기술과 산업이 발전할수록 중요한 건 사람에 대한 존중이라는 걸 꼭 기억해야 한답니다.

-최호섭 IT 칼럼니스트/기획·구성=박세미 기자, 조선일보(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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