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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창가 정권의 駐日 대사, ‘천황폐하’ 조아리며 ‘前정부 탓’] ['천황'과 친일파]

뚝섬 2021. 1. 25. 06:19

 

죽창가 정권의 駐日 대사, ‘천황폐하’ 조아리며 ‘前정부 탓’

 

강창일 신임 주일본 한국 대사가 22일 오후 일본 지바현 나리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창일 신임 주일 대사가 일본에 부임하면서 “천황폐하께 신임장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사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시절 천황 대신 일왕이란 표현을 쓰자고 주장해 일본 측 반발을 샀었다. 김대중 정부 때인 1998년 이후 외교 석상에서 정부의 공식 용어는 ‘천황’이었다. 그런데 굳이 ‘일왕’으로 바꾸자고 했다가 대사가 되자 ‘천황폐하'라고 오버까지 한다. 만일 야당이 이랬으면 이마에 ‘토착왜구’ 낙인이 찍혔을 것이다.

 

강 대사는 또 화해치유재단 해산 후 남은 일본 정부 출연금 10억엔에 대해 “그 돈을 합해서 양국 정부가 기금을 만드는 문제에 관해 얘기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10억엔은 박근혜 정부때인 2015년 위안부 합의의 결과물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 합의를 전 정부의 적폐로 취급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쓰일 10억엔은 공중에 떠버렸다. 그렇게 자신들이 내팽개쳤던 10억엔을 슬그머니 다시 꺼내 한일 관계 복원을 위한 마중물로 쓰자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는 정부 간 공식 합의라고 했다. “합의에 중대한 흠결이 확인됐다” “새롭게 협상을 해야 한다”고 했던 4년 전 자신의 발언을 손바닥처럼 뒤집으면서 아무 해명도 없었다. 대통령은 회견에서 법원의 위안부 배상 판결과 강제징용 현금화 결정에 대해서도 “당혹스럽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일 관계를 파탄으로 몰고 가는 법원 판결을 걱정하는 소리만 내도 죽창가를 부르며 겁박하던 정권이 이렇게 하루아침에 돌변할 수 있나.

 

전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징용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사법 농단'으로 몰았던 게 바로 이 정부다. 그랬던 사람들이 한미일 협력을 중시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고 꽉 막힌 남북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의 협조가 절실해지자 전 정부가 했던 일을 복원하려고 발버둥 치고 있다. 자신들이 범죄라고 몰아붙였던 바로 그 일이다. 더욱 기가 막히는 건 “강제동원(징용)이든 위안부 문제든 전 정권 때 시작된 것”이라며 “그 짐들을 저희가 한꺼번에 치워야 되는 꼴”이라는 강 대사의 푸념이다. 이제는 내가 한 일과 남이 한 일도 구별이 안 되는 모양이다.

 

-조선일보(2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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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황'과 친일파

 

황제 아닌데 '천황'이라는 일본… 그래도 '일왕'은 우리만 쓰는 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이봉창 의사도 '천황' 호칭

 

오는 10월 나루히토 일왕(日王)의 공식 즉위식이 열린다. 일본 정부는 한국·미국·중국 등 195개국 정상을 초청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중 하나다. 문 대통령이 그 행사에 참석한다고 '친일파'라고 욕할 우리 국민은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미 한 차례 일왕을 천황이라 부르며 즉위를 축하하는 편지를 보냈다. 상식적인 국민은 그 편지를 문제 삼지 않았다. 과거사와 별개로 지금 한·일은 미국을 가운데 두고 손잡은 간접적인 동맹국이다. 한국 안보는 한·미 동맹 없이 불가능하고,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 없이 작동하지 않는다.

문 대통령은 그런 나라의 실권 없는 군주에게 국민을 대표해, 국익을 위해, 관례에 따라 그 나라 호칭을 써서 예를 표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그렇게 했다. 문 대통령이 일왕이란 말을 썼다면 그게 되레 의미 없는 외교 참사였을 것이다
. 일왕은 최근 30년간 새로 생긴 한국어다.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역사문제연구소장이 "세계에서 우리만 쓰는 말"이라고 했다. 미국도 중국도 대만도 동남아도 안 쓴다. 태국은 자국 왕은 '크삿(왕)'이라고 쓰면서 일왕은 '차크라팟(황제)'이라고 쓴다.

일본 공산당은 2004년까지 군주제 폐지를 당 강령에 명기했다. 지금도 '정세가 무르익었을 때 국민의 뜻에 따라 존폐를 해결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그들도 '천황제가 문제'라고 하지 '일왕제는 문제 있다'고 하지 않는다. 한자를 보여주지 않는 한 일본인은 '일왕(니치오·日王)'이란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 한 세대 전까지는 우리도 일왕을 천황이라 불렀다. 그 시절이라고 애국심이 부족해서는 아니었다. 식민통치를 몸으로 견딘 사람은 오히려 지금보다 그때 더 많이 살아 있었다. 일제강점기 때 일왕 마차에 폭탄을 던진 이봉창(1900~1932) 의사도 김구 선생을 만났을 때 "독립운동을 한다면서 왜 천황을 안 죽이오?"라고 물었지 "왜 일왕을 안 죽이오?" 하지 않았다.

일왕이란 단어는 1989년 전후 퍼지기 시작했다. 독도 문제, 위안부 문제, 교과서 왜곡 문제가 잇달아 불거진 시기였다
. 초기엔 천황이란 말과 혼용되다 점차 일왕이 천황을 밀어냈다. 다만 자세히 보면 이런 변화는 꼭 보편적이지 않았다. 지금도 한국인 대다수는 일상에서 일왕보다 천황이란 말을 더 많이 쓴다. 좌파건 우파건 전문가 대다수도 논문 쓰고 토론할 때 천황이라고 하지 일왕이라고 하지 않는다

역대 정부도 줄곧 천황이란 말을 썼다. 1998년 박지원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 "상대국 호칭 그대로 불러주는 게 관례"라고 정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전임 일왕과 만나 "천황께선 역사에 조예가 깊으신 것으로 안다"고 덕담했다
.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일왕이란 단어는 정확히 말해 '언론 용어'"라고 했다. 이 말은 학자가 논문 쓸 때 쓰는 말도, 외교관이 외교할 때 쓰는 말도 아니다. 한국인이 일본인과 대화하며 쓰는 말이 아니라, 한국인끼리 한국말로 한국 매체에 글 쓸 때 '나는 친일파가 아니다'라고 표시 내는 말이다.

우리에게 천황은 괴로운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말이 안 되는 단어이기도 하다. 한 나라의 군주가 왕(king)이고, 여러 왕을 거느린 군주가 황제(emperor)다. 일본은 20세기 초반 수십년을 제외하곤 제국이었던 적도 없으면서 고대부터 자기네 군주를 천황이라 불러왔다
. 그래도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됐다. 대통령은 일왕을 천황이라고 부르는데, 언론은 천황을 일왕이라고 쓴다. 이상하지 않은가.
 

 

-김수혜 사회정책부 차장, 조선일보(19-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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