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는 안 된다]
[‘싸가지’ 유시민의 사과]
[文, 정연주 방심위로 TV 방송에 ‘조심하라’ 노골적 위협]
정연주는 안 된다
‘親與 KBS’ 만든 장본인, 방통심의위원장 유력
“종편에 족쇄 달 것” 밝혀… 비판 언론 입 막겠다는 뜻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2004년 국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 지상파 3사가 쏟아낸 방송에 대해 한국언론학회가 대대적인 조사 연구를 실시한 뒤 내린 결론이다. 종편이 없던 시절, 지상파 화면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의사당 한가운데서 울부짖는 유시민·임종석 등 386 의원들 얼굴 모습이 연일 TV 전파를 탔고, KBS ‘대통령 탄핵-대한민국 어디로 가나’ 등 긴급 편성된 프로그램에서 탄핵 반대와 찬성 인터뷰 비율이 ’31대1′로 나가는 등 공정하지 못한 수준의 방송이 이어졌다.

정연주 KBS사장이 2012년 12월 11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중앙역앞에서 열린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거리유세에서 지원연설을 하고 있다.
총선을 한 달 남긴 시점에 쏟아진 지상파의 ‘물량 공세’ 이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압승을 거뒀고, 노 대통령은 헌재의 기각 결정에 따라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현 여권이 최근까지도 그리워해 마지 않던 압도적 여대야소 상황이 만들어지기까지 지상파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원회의 전신(前身) 격인 옛 방송위원회가 학술적 연구를 의뢰해 이런 기록이라도 남긴 것이 그나마 큰 성과였다.
굳이 옛날이야기를 꺼낸 까닭이 있다. 차기 방통심의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연주씨 때문이다. 그는 당시 KBS 사장으로 불공정 탄핵 방송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무현 정부의 ‘친여(親與) 방송’을 상징하는 인물이 문재인 정부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심의하는 위원회 수장(首長)으로 온다니 한 편의 부조리극 같다. 그의 역할은 KBS에 긴 그림자를 남겼다. 당시 그가 발탁해 팀장·부장 등을 맡겼던 ‘정연주 키즈’ 상당수가 국장급 이상 주요 간부로 활동하고 있다.
방통심의위는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방송위의 내용 심의 기능을 떼어내 별도 위원회에 맡기면서 탄생했다. 방송법상 지상파·종편·보도 채널의 공정성·객관성 위반 여부를 심의하는 유일한 조직이다. 방송의 공정성·객관성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장치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실상은 심의 결과가 방송 평가에 반영되는 것을 이용해 일부 편파적 시민단체가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사를 공격하는 공격 도구로 활용되어 왔다. 연간 1000건 넘는 방송 심의, 20만 건이 넘는 통신 심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과연 복잡한 사실관계를 제대로 따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이 자리에 18년 전 ‘올드보이’가 온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선거용”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할지 이미 밝혀 놓고 있다. 지난 4월 페이스북에 올린 ‘종편에 족쇄를 채우는 법’이란 글에서 “시민과 더불어 상시 감시 체제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방송통신심의위와 방통위에 압박을 가해야 한다”며 방통심의위에 집단 민원을 제기하는 법까지 상세하게 소개해놓고 있다. 대중을 동원해 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의 입을 막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한겨레 논설주간으로 “현역 3년 꼬박 때우면 빽 없는 어둠의 자식들, 면제자는 신의 아들” “병역 면제는 미국 국적 취득과 함께 특수 계급이 누려온 특권적 행태” 같은 글을 쓰면서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 병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병풍’은 사기꾼 김대업이 누군가와 공모해 만들어낸 거짓말이었다. 이후 그가 KBS 사장에 임명된 뒤 정작 자신의 두 아들은 미국 국적자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자신에게 들이댄 잣대와 타인에게 대는 잣대가 달랐던 것이다. 지상파와 종편에 대한 잣대도 따로일 것이다. 이런 이중 잣대를 가진 인물이 방송 심의를 책임진다면, 이번에는 방통심의위가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신동흔 기자, 조선일보(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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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유시민의 사과

유튜브 방송을 진행 중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정치권에서 ‘싸가지 없는 발언’의 대명사였다. 2002년 호남 중진들에게 “DJ(김대중 전 대통령) 신임만 받으면 개똥이건 소똥이건 할 수 있는 3, 4선이 무슨 훈장이냐”고 했다. 2004년에는 “많은 교회가 대중을 무지와 미몽 속에 묶어놓고 마취시키는 서비스업이다. 예수님이 오신다면 다 때려부술 것”이라고 했다. 이어 “60대가 되면 뇌세포가 변해 전혀 다른 인격체가 된다”고 했다. “한나라당 박멸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태어났다”고 했고, 청년들에겐 “취업은 각자 책임”이라고 했다. 그래서 “싸가지 없게 말하는 재주를 지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랬던 그가 2006년 보건복지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선 표변했다. 단정한 회색 양복에 2대8 가르마를 하고 허리를 깊이 숙였다. 3년 전 등원 때 라운드티에 백바지를 입은 반항아와 달랐다. 깍듯하게 “존경하는 의원님”이라며 “허물이 많았다. 과했던 표현에 사과한다”고 했다.

▶그는 각종 구설로 여론이 들끓으면 사과로 무마하곤 했다. 여당 동료 의원들이 그의 장관 입각에 집단 반발하자 “그동안 잘못했다”는 사과 편지를 돌렸다. 자신이 가해자였던 ‘서울대생 민간인 폭행(일명 프락치) 사건’의 피해자들이 청문회장 앞까지 들이닥치자 20여년 만에야 사과했다. 기독교계 반발엔 “제 교만과 독선에 회개한다”고 했고, 자신의 시사 유튜브 ‘알릴레오’에서 여기자 성희롱 발언이 터지자 재빠른 사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선언 후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이미지 변신을 했다. 하지만 2018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으면서 다시 ‘싸가지 유시민’으로 돌아왔다. 조국 사태 땐 온갖 궤변으로 조국 일가를 옹호했다. 정경심씨의 증거인멸 행위를 ‘증거 보전’이라고 감싸고 동양대 총장에겐 회유성 전화까지 했다. 이에 대해선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그는 2019년 12월 검찰이 노무현재단과 자신의 계좌를 뒤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년여간 입증도 못하며 침묵하다 갑자기 사과문을 냈다. “상대방을 ‘악마화’ 했고 적대감에 사로잡혀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 검찰 관계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앞으로 정치 비평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돌연한 사과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는 여론이 불리해지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오면 사과하고 머리를 숙여왔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자신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그럴지는 곧 밝혀질 것이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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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연주 방심위로 TV 방송에 ‘조심하라’ 노골적 위협
청와대가 이달 말 새로 구성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에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내정했다고 한다. 함께 임명하는 방심위원에도 노골적인 친정권 시민 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인사들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방심위는 방송 내용을 심의하고 제재하는 기관이다. 방송도 언론이다. 정부는 언론에 개입할 수 없고 개입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 정부가 방송에 대해서 방심위, 방통위를 통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것은 ‘전파'가 공공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방심위는 방송의 공공성 여부를 심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당연히 심의 자체가 정치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그런데 정연주씨는 과거 KBS 사장 시절 공영방송을 정권 나팔수로 만들었던 사람이다. 그가 KBS 사장 시절 제작된 편향 왜곡 방송은 미디어포커스, 인물 현대사 등 한둘이 아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는 14시간 생방송으로 반(反)탄핵 방송을 하는 기록도 세웠다. KBS 내부의 발전위원회조차 “어느 정권보다 철저히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을 정도다.
방심위원에 민언련 인사들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도 심각하다. 민언련은 뉴스 모니터링을 한다는 명목 아래 현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골라 방심위에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방송을 위협해왔다. 특히 TV조선 등이 이들의 집중 표적이 돼왔다. 반면 KBS나 MBC 등 친정부 방송엔 아예 눈을 감다시피 한다. ‘채널A 사건’ 대형 오보를 한 KBS를 비판하는 논평조차 없었다. 이런 사람들이 방송통신위원장 등 방송 관련 핵심 요직을 차지한 데 이어 방심위원까지 된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이 방심위를 정연주 위원장에 민언련 위원으로 구성하려는 것은 아예 내놓고 ‘중립과 공정'을 팽개치는 것이다. 4월 서울·부산 시장 선거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방송을 더욱 철저히 장악하려는 의도이고, 전체 방송을 향해 ‘조심하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하는 것이다.
-조선일보(2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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