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장군 행세 조국, "사면 피해" 호소하는 대통령실]
[조국, 재심 청구하라]
['반듯한 아버지']
[조국 팔자를 보면서]
개선장군 행세 조국, "사면 피해" 호소하는 대통령실

조국 전 장관이 15일 서울 구로구 남부교도소에서 출소하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조국 전 장관 사면에 대해 “정치인 사면으로 가장 피해를 본 사람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 전 장관 사면으로 국정 지지율이 떨어질 걸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조 전 장관 사면을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정권 초기에 그를 사면했다고 전했다. 다수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음을 알았지만, 조 전 장관 사면을 강행했다고 고백한 셈이다.
이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사면할 수밖에 없었던 건 대선 청구서 때문일 것이다. 친문 세력을 등에 업은 조국혁신당은 지난 대선 때 후보를 내지 않고 이 대통령을 밀어줬다. 조 전 장관은 이 대통령 취임 날 옥중 서신을 통해 “민주당의 승리만이 아니라, 원내 3당이지만 독자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의 승리”라고 했다. 이 대통령에 대한 공개 압박이었다.
사면의 후폭풍은 컸다.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5~10%포인트가량 떨어졌다. 대통령과 참모들이 예상했던 범위를 넘어선 듯싶다. 그래서 뒤늦은 피해 호소가 나왔을 것이다.
그렇게 된 데는 조 전 장관의 출소 후 처신도 한몫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로 징역형을 받았는데, 마치 정치적으로 탄압받은 양심범인 양 행세했다. 자숙 기간이 필요했지만, 바로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출소 직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 6월 선거에서 심판받겠다”고 출마 뜻을 밝혔다. 출소 6일 만에 조국혁신당에 복귀했다. 조만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도 참배한다. 이번 달 말까지 호남 지역을 돌며 당원 간담회도 열 예정이다.
반성도 없었다. 자신의 입시 비리를 사과하겠냐는 질문에 “제가 몇 번의 사과를 한다고 2030세대가 마음을 열겠냐”고 했다. 사면 이후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대해 “(내 책임은) N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소셜미디어 활동도 재개했다. 출소 후 그는 ‘가족 식사’라는 글과 함께 된장죽 영상을 올렸는데, 서울 강남의 한우집에서 고기를 먹은 뒤 찍은 것이라고 한다. 비싼 고기 사먹고 서민 코스프레를 해 논란이 됐다.
개선장군 행세하는 조 전 장관도, 자신들이 사면을 결정해 놓고 억울한 피해를 당한 것처럼 우는 소리 하는 집권 세력도 볼썽사납기는 마찬가지다.
-조선일보(25-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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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재심 청구하라
[선우정 칼럼]
'입시 비리' 전력으로 한국서 정치 못 한다
뭐가 켕겨서 뒤로 빼나
정치적 심판을 받겠다면 선거로 한동훈과 결전을
자신 없으면 은퇴하길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으로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이광철 전 민정비서관이 조국 사면을 요청하는 글을 인상 깊게 읽었다. 조국 수사 때 검찰의 무도함과 조국의 억울함을 일방적으로 서술했지만, 직접 체험한 당시 권부의 상황과 심리 묘사는 읽을 가치가 있었다. 무엇보다 조국의 정치적 재기와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치세를 끝낸 일을 헤겔이 말한 ‘이성의 간지(奸智)’로 해석한 마지막 구절이 강렬했다. 그들에게 조국 복권은 섭리이자 순리, 필연인 것이다.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시각은 대략 세 가지다. 법이 정한 대로 죗값을 치러야 했다는 심판론, 잘못은 했지만 이미 죗값을 치렀다는 속죄론, 정치 검찰의 무고에 따른 고통과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는 신원론이다. 여권 상당수는 신원론을 주장하는 듯하다. 이 전 비서관의 표현에 따르면 조국 사건은 ‘윤석열 패거리’와 ‘시궁창에 몰려든 쉬파리 언론’이 만들어낸 ‘인간 사냥’이다. 그래서 윤 정권의 몰락으로 끝낼 수 없고, 조국의 신원과 추앙이 그들의 목적지일 수밖에 없다.
사면을 전후해 조국혁신당은 조국 사건의 재심을 주장했다. 유죄를 뒤집을 수 있는 증거가 나왔다는 일부 보도도 있다. 지난 5년 동안 무엇을 하다가 이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보도를 읽어봐도 재심의 증거가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조국 추앙자들의 집념에 혀를 내두른다. 그는 범죄를 인정한 적이 없다. 출소 후 인터뷰에서 “베고, 찌르고, 비튼” 윤석열과 한동훈을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본인 믿음대로, 주변 소망대로 재심을 청구하면 되는데, 그건 또 “원치 않는다”고 했다.
조국 사건은 사실 사태로 확산될 내용이 아니었다. 부모가 자식을 의사, 법조인으로 만들기 위해 입시 서류를 위조한 범죄가 거의 전부다. 사모 펀드 의혹에서 시작된 수사가 입시 비리로 끝났으니 별건 수사에 당한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모 펀드에서) 수사를 멈춰야 했다”고 말했다. 아니, 그가 멈춰야 했다. 사람은 누구나 비루한 부분이 있다.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면 억울해도 멈추고 물러선다. 그런데 그는 끝까지 의혹을 부정하면서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법무장관에 올랐다. 그의 위선과 욕망이 사건을 사태로 키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조국 사면은 국민 다수의 현실 감각을 예리하게 일깨웠다. 우리가 아직 ‘조국 시대’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조국은 한국 정치를 바꿨다. 예기치 않은 영웅을 만들었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정권을 창출했다. 공정성 논란을 일으켜 대입 제도까지 바꿨다. 그가 “평생 소망했다”는 검찰 개혁은 추앙 세력에 의해 ‘검찰 보복’으로 변질됐고, 그 결과 한국의 형사 사법은 돌이킬 수 없는 난장판이 됐다. 그는 꽃길에 들어섰지만 국민의 고통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국 사건은 한국의 낡은 계급 의식, 좌우 개념을 해체했다. 선의로 포장된 모두가 정의는 아니다. 기득권은 우도 아니고, 좌도 아니다. 나쁜 것도 아니다. 기득권을 향해가는 과정에서 ‘공정’이 중요한 것이다. 이때 확인된 시대 가치가 윤 정권의 흥망까지 결정했다고 생각한다. 조국 사면에 대한 최근 여론의 날카로운 반응 역시 이 가치가 국민 내면에 여전히 살아있음을 재확인한 것이다.

2019년 9월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반대 집회 및 조민 입학 취소를 촉구하는 네 번째 촛불집회에 참가한 고려대생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운호 기자
조 전 대표는 열심히 달리고 있다. 서울 강남 미쉐린 맛집에서 한우를 먹고 소셜미디어엔 후식 된장죽 영상만 올리는 ‘조국다운’ 미디어 정치를 재개했다. 당대표 복귀와 내년 6월 선거 출마도 선언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국민의힘을 소수화시켜 그 공간을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계를 재편하겠다는 것이다. 김종인에 따르면 “조국의 궁극 목표는 대통령”이다. 황당하게 들리지만 여권에선 무시할 수 없는 얘기라고 한다.
꿈은 좋지만 그에겐 관문이 있다. ‘입시 비리’ 낙인을 지우지 못하면 한국에선 미래가 없다. 추종자들도 무죄를 확신하고 재심을 원하고 있다. 조 전 대표는 재심을 청구해 본인 8개, 아내 12개의 죄목을 세상에 다시 드러내야 한다. 다음은 내년 선거에서 “용서할 수 없는” 한동훈 전 국힘 대표를 불러내 결전을 벌이는 일이다. 한동훈은 피할 사람이 아니다. 유방과 항우, 알리와 포먼처럼 이 대결은 그냥 숙명이다. 자신이 없으면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조국 사면이 정치를 재미있게 만들었다. 이 전 비서관의 말처럼 ‘이성의 간지’가 작동한다면 어떤 결말로 세상을 이끌까. 위선과 욕망의 시대가 끝나길 기원한다.
-선우정 논설위원, 조선일보(25-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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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한 아버지'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인터넷 게시판에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재평가하자는 풍자 글이 올라왔다. '그토록 쉬운 의대 입학을 너무나도 힘겹게 이뤄내고자 했던 안타까운 서민들의 고군분투를 그려낸 휴먼드라마―.' 말을 두 번 꼬았지만, 드라마가 현실을 못 따라간다는 뜻이다. 드라마에서는 자식을 용으로 만들려는 상류층 부모의 욕망 때문에 아이가 학대와 다름없는 통제 속에서 공부만 한다. 극적 과장인 줄 알았다. 그런데 딸을 입학 필기시험 한 번 없이 외고·명문대·의전원까지 보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앞에선 족탈불급이다.
▶2030 청년들이 다시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입만 열면 공정·정의를 부르짖던 '강남 좌파' '진보 꼰대'의 위선에 분노하고 있다. 여기저기 배신감과 박탈감을 호소하는 절규가 가득하다.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 나온 한 청년도 그런 경우다. "저는 조국 같은 아버지가 없다"고 입을 뗀 뒤 '황제 장학금' '금수저 전형'을 누릴 길 없는 젊은이의 울분을 토해냈다.

▶그런데 한 뉴스 전문 TV 앵커가 이 청년을 두고 "반듯한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면 '수꼴' 마이크를 잡게 되진 않았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제정신으로는 하기 힘든 말이다. '수꼴'은 '수구 꼴통'을 줄인 말이다. 한국당이 주최한 집회에 참석해 조 후보자를 비판했다고 TV 앵커가 청년 부친까지 조롱한 것이다. 그 청년은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한다. "가재·붕어·개구리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한 청년의 분노가 이해된다.
▶어떤 교육감은 조 후보자 딸이 병리학 논문 제1 저자가 된 것에 대해 "에세이인데 뭐가 문제냐"고 했고, 한 좌파 종교인은 대학생들 촛불 집회에 "너희들이 정의·자유를 나불거릴 자격이 있을까"라고 했다. "대통령이 조국이 적임자라 하니까 나는 조국을 지지한다"는 작가도 있고 "조국 개인이 아니라 입시 제도와 교육 문제"라고 물타기한 여당 의원도 있다. 조 후보자는 과거 모 장관이 딸 문제를 사과하자 '파리가 싹싹 빌 때 사과한다고 착각 말라'고 했다. 그랬던 조 후보자가 지금 사과하는 걸 보고 이들은 뭐라고 옹호할까.
▶상대방에겐 온갖 야유와 비난을 퍼붓던 좌파 '스피커'들은 지금 두 부류로 나뉘어 있다. "뭐가 문제냐"며 조 후보자를 대놓고 감싸거나, 아니면 입을 닫고 있다. 이른바 '개념 연예인'이란 사람들도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세상 일에 통달한 듯하던 민주당 대선 후보급 재단이사장도 보이지 않는다. 하기는 대통령도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임민혁 논설위원, 조선일보(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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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팔자를 보면서
사람 팔자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선곤후태(先困後泰)와 선태후곤(先泰後困)이다. 인생 전반부에 곤란했던 팔자는 후반부에 좋아진다는 것이 선곤후태이다. 반대로 전반부에는 잘나가다가 후반부에 곤란이 한꺼번에 몰아치는 팔자가 선태후곤이다. 초년부터 시작해서 죽을 때까지 계속 잘나가는 사람은 없다. 계속 잘나가려면 8분 능선에서 멈추는 절제가 있어야 한다. 조국은 '선태후곤' 유형에 속하지 않나 싶다.
그는 초년부터 잘나갔다. 부산의 부잣집 아들로 태어나서 돈 걱정 없이 살았다. 부산의 고교 동창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교 시절부터 조국은 부티가 나는 귀공자였다고 한다. 돈 걱정 없이 산다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커다란 복이다. 거기에다가 인물도 좋다. 50대 중반 나이에도 왼손에는 텀블러요 오른손으로는 머리를 쓸어 올리는 남다른 패션 감각 소유자이다. 그 텀블러에는 도대체 무엇을 담아 가지고 다닌단 말인가? 커피는 사무실에도 비치되어 있어서 굳이 귀찮게 손에 들고 다닐 필요는 없을 텐데 말이다. 혹시 헛개나무 열매를 달여서 가지고 다니는가.
여기에다가 서울대 법대를 다녔다. 서울법대는 한국의 학벌 카스트에서 꼭대기에 있다. 돈 있고 인물 좋으면 공부를 안 하고 주색잡기나 하면서 젊은 시절을 보내야 맞는데, 조국은 공부도 잘했다. 이것도 엄청난 복이다. 거기에다가 사노맹도 했다. '나는 정의로운 사람이다'라는 80년대의 아상(我相)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경력이다. 만 27세에 울산대 전임강사가 되었고, 몇 년 있다가 서울 법대 교수가 되었다. 박사 따고 나이 50세가 되어도 온갖 서글픔을 품은 채 보따리 들고 이리저리 뛰면서 시간강사 하는 사람이 사방 천지에 널려 있다. 교수라고 다 같은 교수인가. 서울 법대 교수는 특별한 카리스마를 풍기는 자리이다. 거기에 이번 정권의 핵심 요직인 민정수석이 되었다. 문 대통령 팔자에서 일간(日干)은 을목(乙木)이고 조국은 경금(庚金)이다. 팔자학(八字學)에서 을(乙)과 경(庚)은 찰떡궁합에 해당한다. 을은 넝쿨나무이고 경은 쇠기둥으로 본다. 넝쿨 나무가 쇠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형국이다. 조국은 초년부터 온갖 복을 다 누린 소년등과(少年登科) 팔자이다. 이러면 후반부가 좋지 않다. 민정수석까지는 해도 되지만 장관은 하지 말아야 하는데, 장관 자리를 받으니까 이렇게 패가망신을 당하는 것이다.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조선일보(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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