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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렴치' 보도했다고 언론에 보복하는 정권 법무부] [公正을 도둑질당했다] [영국 BBC가 '이모'라고 불린 사연] [왕과 민심 사이... ] ...

뚝섬 2019. 11. 1. 08:17

'조국 파렴치' 보도했다고 언론에 보복하는 정권 법무부

公正을 도둑질당했다

영국 BBC '이모'라고 불린 사연

왕과 민심 사이... 똬리 튼 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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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파렴치' 보도했다고 언론에 보복하는 정권 법무부


법무부가 30일 내놓은 형사사건 보도 원칙 훈령에 따르면 기자들은 검찰 관계자를 개별적으로 접촉할 수 없게 되고 '오보'를 낸 기자는 검찰 출입을 못 하게 된다. 피의자·참고인 소환, 구속, 압수 수색 등 수사 과정 전반에 대한 촬영도 금지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법무부 차관을 불러 "아주 시급한 과제"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검찰이 무죄로 추정되는 피의자를 일부러 망신 주고 압박한 경우가 많았다. 언론도 국민 알 권리와 피의자 인권의 균형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이 훈령은 사실상 수사기관이 불러주는 대로 언론이 받아쓰라는 것이다. 무엇이 '오보'인지도 저들 마음대로 정한다고 한다. 재판 공개는 헌법 원칙인데 기소 후에도 사건 내용을 대부분 비밀로 하고 불기소 사건은 아예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밀실 수사'를 벌이고 정권 비리는 그대로 덮어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보도 지침이 횡행하던 독재 시대에도 없던 발상이자 언론 자유와 국민 알 권리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자유 민주주의를 한다는 국가 중에 이런 식으로 언론을 통제하는 나라는 한국 말고는 없을 것이다.

 

수많은 기자가 발로 뛰어 조국 일가의 표창장 위조, 입시부정, 펀드 불법 투자, 교사 채용 뒷돈 수수 등 위법 혐의와 파렴치 위선 행태를 고발했다. 조국씨와 법무부는 그때마다 "오보"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거의 모두 사실로 드러났다. 법무부 훈령대로라면 그 보도를 한 기자들은 검찰 취재도 못 하게 되고 출입처에서도 쫓겨나게 된다. 인권 보호는 핑계일 뿐 조국 비리를 파헤친 언론에 대한 보복이자 비리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권력을 남용한 것이다. 이 정권은 말끝마다 '민주'를 내세우지만 그 실제 속성은 매우 권위적이고 반민주적이다.

 

-조선일보(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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公正을 도둑질당했다


청와대가 공정의 가치를 말하면서 언론에 성찰을 요구했다
권력의 난폭에 맞서 공정 담론을 만들어낸 학생과 시민은 정말 황당할 것이다

 

경쟁 언론에 처음 1면 톱기사로 낙종한 것은 사회부 기자 첫해였다. 그런 기사를 보면 정말 솥뚜껑만 한 손으로 따귀를 맞은 듯 머리가 핑 돈다. 그럴 땐 먼저 기사가 대형 오보이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보가 아닌 것으로 판명 나면 이번엔 자기 방어에 나선다. 취재원이 불순한 목적으로 경쟁지에 찔러준 것이라고 우긴다. 그마저 변명의 여지가 없으면 취재원이 경쟁지 간부와 친해 흘려줬다는 '면피' 발언까지 일삼는다. 기자에게 낙종은 어제의 존재 가치를 부정당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정신 승리'라도 해보겠다고 그렇게 발버둥친다.

그래 봤자 다른 특종으로 만회할 때까지 '물먹은 놈'이다. 언론계에서 '물먹었다'는 말은 낙종했다는 뜻이다. 1면 톱으로 물먹은 그날 저녁 식사 때, 나는 선배로부터 "물 ×먹고 밥이 넘어가?"란 말을 들었다. "너 물먹인 ×× 사무실 문을 차고 들어가 기사 줄 때까지 죽치고 있으라"는 말도 기억난다. 그날 이후 열흘 동안 집에 들어가지 않고 기사를 찾아 돌아다녔다. 언론계에서 '물 먹은 놈'보다 더 치욕적인 말은 '물×먹고 만회도 못 하는 놈'이다. 결과는 화려하지 않았다. '만회하려고 노력은 하는 놈' 수준에서 그럭저럭 버텼다.


'
조국 취재' 국면에서 한국 언론은 물을 먹고 먹이는 일전을 치르고 있다. 고위 공직자 검증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조국씨의 권력 때문에 언론사는 몇 배 더 화력을 집중했다. 서초동에 쏟아져 나온 사람들처럼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면 안 된다. 언론의 본성은 센 권력을 더 세게 파고드는 것이다. 한국 언론은 이번 국면에서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계 일전을 중간 정리하면 이렇다. 낯 뜨겁지만 솥뚜껑만 한 손으로 따귀를 맞은 이야기부터 할 수밖에 없다. 먼저 '두 번 유급한 조국씨 딸이 6학기 연속으로 장학금을 받았다'는 기사다. 다음은 '조국씨 딸이 고교 재학 중 학회 논문 1저자로 등재됐다'는 기사다. 경쟁지들엔 특종이었지만 나에겐 아주 쓰린 낙종이었다. 이번에도 방어 욕구가 발동했다. 오보? 아니다. 우리도 그 근처까지 취재했다. 검찰이 찔러준 것? 아니다. 검찰 수사가 시작도 안 될 때였다. 아무리 달리 해석하려고 안달해도 기자들이 학회, 대학을 발로 뛰어 만들어낸 정통 발굴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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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들도 의미 있는 기사를 만들어냈다. 대부분 현장 기자들이 발로 찾아낸 것들이다. 조국 아내 정경심씨가 몰래 학교 컴퓨터를 빼내가는 화면 한 컷을 얻기 위해 기자들이 사흘 밤낮으로 학교를 지켰다. 조국씨 딸의 1저자 논문이 대학 입학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는 법무부 주장은 기자들이 인터넷 숲 속에서 찾아낸 10년 전 입시요강에 의해 거짓말로 드러났다. 유급한 조국씨 딸에게 장학금을 지급한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 선정 때 일익을 담당했다는 문서도 기자가 대학 현장에서 발견한 것이다. 한국 언론이 만들어낸 이런 크고 작은 팩트가 모여 우리 사회에 커다란 반응을 일으켰다. 학생들은 '공정(公正)'이란 깃발을 들고 나왔다. 수많은 시민이 합세해 '공정'을 시대의 거대 담론으로 끌어올렸다. 언론이, 학생이, 시민이 발품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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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절대선을 목표로 권력과 투쟁한다고 주장하지 않겠다. 물먹고 먹이는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친다는 표현이 현실적이다. 이런 경쟁 과정에서 검찰에서 흘러나온 정보가 보도될 수 있다. 과장도, 오보도 있을 수 있다. 책임은 언론이 진다. 하지만 '공정' 담론의 불씨가 된 결정적 기사는 검찰이 찔러준 정보가 아니라 거의 기자들이 발로 뛰어 찾아낸 팩트들이다. 나는 이번 사태에서 검찰의 개입이 성급했다고 생각한다. 권력이 개입하면 역풍을 부른다. 언론, 시민, 상식이 '조국'이라는 위선 덩어리를 언젠가 몰아낼 수 있었다고 믿는다. 수사가 늦어져 조국 가족을 구속하지 못했다고 해도 언론과 시민의 상식으로 자연정화하는 것이 이 사회에 좀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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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씨가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날, 문재인 대통령은 "공정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한국 언론을 향해 '깊은 성찰'을 요구했다. 권력과 관변 세력들은 '피의사실 공표죄'를 들먹이며 언론이 검찰의 정보 공작에 가담해 큰 잘못을 한 것처럼 호응한다. 이럴 때 '적반하장(賊反荷杖)'이란 말을 쓰면 누구처럼 "대통령이 도둑이냐"라며 화를 낼 것이다. 그러니 '눈 뜨고 코 베인 기분' 정도로 해두자. 대통령의 난폭한 아집에 맞서 '공정'을 시대 담론으로 끌어올린 수많은 학생과 시민은 더 황당할 것이다.

 

-선우정 부국장 겸 사회부장, 조선일보(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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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이모'라고 불린 사연

 

1982 4월 아르헨티나가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를 무력 점령하자 영국은 전시체제로 돌입했다. 예상과 달리 전격적으로 전쟁을 결정한 마거릿 대처 총리는 언론, 특히 BBC에 불만이 많았다.


 

영국 해군의 핵잠수함이 어뢰로 아르헨티나의 순양함을 격침해 승조원 323명이 사망하자 BBC는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유가족들을 만나 그들의 슬픔과 고통,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처는 BBC가 영국의 방송이 아닌 '아르헨티나와 영국 사이 중립적인 입장'인 것처럼 보도한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심지어 "BBC는 반역자"라고도 했다. 대처는 " BBC는 우리 군대를 '우리 군(our force)'이라고 부르지 않고, 영국군(British force)이라고 부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언론들도 '영국군'으로 불렀지만 대처는 유독 BBC에 날을 세웠다. 공영방송이니 일방적으로 영국 정부 편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처는 한발 더 나아가 물리력 행사에도 나섰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언론위원회에 BBC 사장과 이사장을 불러 방송 편성과 내용에 대해 강력하게 압박을 가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대처 메모에 따르면 이때 대처는 핵전쟁 때나 발동하는 긴급조치를 동원, BBC를 공영에서 국영으로 바꾸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대처는 만성 적자 상태의 거대 국영기업, 통제 불능의 과다 복지, 불가항력의 노동조합 등 '영국병'으로 난파 직전이던 영국을 구해내 명재상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그런 그도 언론 길들이기 유혹을 피해가지는 못했던 것이다.

 

BBC는 단호하게 저항했다. "우린 영국이 아니고 BBC(We are not Britain. We are the BBC)"라며 국민의 알 권리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시청자들과 경쟁사인 ITV, 일간지 더타임스 등 언론들 도 BBC에 힘을 실어줬다. BBC 'Auntie'라고 부르며 지지와 응원을 보냈다. Auntie는 이모·고모·숙모라는 뜻으로 그만큼 영국 국민이 BBC를 성원한다는 뜻이었다. 누구도 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대처도 결국 이 같은 저항 앞에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언론 자유는 그것을 지키겠다는 구성원들의 용기와 국민의 지지가 합쳐지면 지킬 수 있다.


-권석하 재영 칼럼니스트, 조선일보(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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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민심 사이… 똬리 튼 간신

 

수나라 양제(煬帝·569~618)는 재위 14년 만에 아버지 문제(文帝)가 어렵사리 통일한 나라를 말아먹은 황제다. 중국의 정사(正史)가 전해주는 그의 말년으로 들어가 보자.

잦은 토목공사와 대규모 정벌로 백성의 삶은 도탄에 빠트려 놓고 정작 자신은 사치와 향락에 젖어 국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 곳곳에서 도적 무리들이 일어나고 반란의 움직임이 다투어 확산됐다. 오늘날로 치자면 피폐한 삶에 지친 민초 내 반()정부 세력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이다. 그런데 양제는 이에 관해 정확히 보고하는 것을 싫어했다. ()나라를 망하게 한 대간(大奸) 조고(趙高)와 쌍벽을 이루는 간신 우세기(虞世基·?~616)는 그런 양제의 속마음을 읽어냈다. 밑에서 올라오는 보고를 모두 차단한 채 이렇게 말했다. "좀도둑들이어서 군과 현에서 장차 섬멸할 것이니 폐하께서는 개의치 마십시오
."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도적과 반란군의 기세는 강해져만 갔다. 양제가 실상을 알아차릴 기회는 있었다. 고구려 정벌에 나섰다가 을지문덕 장군에게 대패한 적도 있는 대장군 양의신(楊義臣)이 하북(河北)의 도적 수십만을 격파하고 승전 보고를 올렸다. 양제는 물었다. "양의신이 항복시킨 도적이 어찌 이렇게 많은가?" 다시 우세기가 말로 덮었다. "좀 많긴 한데 우려할 정도는 아닙니다. 양의신이 도적을 물리친 이후에도 현재 적지 않은 군대를 거느리고 오래도록 지방에 머물러 있으니 안 될 일입니다." 양제는 우세기의 말에 이끌려 양의신을 중앙 조정으로 불러들이고 그의 군대를 해산시켜 버렸다. 곧바로 수나라는 망했다.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데 군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측근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지금 우리 저잣거리에선 기업들과 상인, 서민들이 못 살겠다고 난리다. 귀를 조금만 열어도 하늘을 찌르는 그 원성을 쉽게 들을 수 있으리라. 그런데도 청와대에선 경제가 좋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는 지도자의 책임인가, 간신들의 농간인가.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조선일보(1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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