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破竹之勢)]
[내우외환(內憂外患)]
[지록위마(指鹿爲馬)]
["문재인 청와대는 거짓말을 안 한다" 웃을 수도 없다]
파죽지세(破竹之勢)
천하 통일한 진나라 군 기세처럼…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모습 뜻하죠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이 국내외 뉴스에 자주 등장하고 있어요. 입장 대기 줄이 장사진을 이루더니, 올해 방문객만 이미 400만명을 넘었고 굿즈 판매량도 증가했지요.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외에도 음악, 영화, 음식에 이르기까지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크게 오른 덕분입니다. 한국의 전통문화와 대중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이 가히 ‘파죽지세’라 할 만합니다. 파죽지세는 대나무를 쪼개는 것처럼 거침없는 기세를 가리킵니다. 이 말은 고대 중국의 ‘삼국지’와 관련이 있어요.
삼국시대의 세 나라는 위(魏), 촉(蜀), 오(吳)입니다. 삼국이 서로 견제하면서 대치했던 천하삼분(天下三分)의 시기를 거치고 유비(劉備)가 세운 촉이 가장 먼저 멸망했습니다. 그리고 위나라의 사마염(司馬炎)이 나라를 차지해 진(晉)나라를 세웠습니다. 이제 진나라와 오나라가 남아 대립하는 형국이 됐습니다.
사마염은 ‘두예’라는 이름의 장군에게 오나라와의 결전을 준비하라고 명령합니다. 두예가 부하 장수들과 작전을 세우는데, 한 부하가 먼저 의견을 냈지요. “조만간 여름이 다가옵니다. 장맛비가 내리면 강물이 넘쳐흐르고, 그러면 수질로 인한 전염병이 돌기 쉽습니다. 그러니 겨울까지 기다렸다가 크게 치고 들어가야 합니다.” 곧 닥칠 장마와 전염병이라는 위험 요소가 있으니 때를 기다렸다가 진군하자는 말이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두예가 말했습니다. “지금 우리 군대는 사방에 위세를 떨치고 있다. 비유하자면 대나무를 쪼개는 기세와 같다. 대나무는 마디를 갈라서 칼을 갖다 대기만 하면 완전히 쪼개져서 더 이상 손쓸 필요도 없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군대의 기세가 절정인데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것이었지요. 결국 두예는 군대를 이끌고 오나라의 수도를 향해 진격합니다. 두예의 군대가 닿는 곳마다 적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겨울까지 기다리자고 했던 부하는 두예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보고, 사과의 편지까지 썼습니다. 결국 오나라 왕은 항복했고, 진나라는 삼국시대의 분열을 마감하고 천하를 통일합니다.
대나무는 구부러지기는 해도 잘 부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의지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굳건한 것을 ‘대쪽(대나무를 쪼갠 조각) 같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렇게 자르기 어려운 대나무도 마디 부분을 칼로 내리치면 세로로 난 결을 따라 단번에 동강이 납니다. 두예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흐름을 놓치지 말고 거침없이 몰아쳐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국 문화의 소프트 파워가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타는 것을 보니, 백범 김구가 남긴 말이 떠오릅니다. 그는 “내가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했지요.
-채미현 박사·'상식 밖의 고사성어' 저자, 조선일보(25-08-26)-
______________
내우외환(內憂外患)

● 유래:
중국 춘추시대(春秋時代) 좌구명(左丘明)이 각 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국어(國語) 진어(晉語)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춘추시대 초(楚)나라와 진(晉)나라가 대립하고 있었는데, 진나라와 동맹을 맺고 있었던 정(鄭)나라가 진나라를 배신하고 초나라와 동맹을 맺자, 진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했습니다. 정나라를 구하기 위해 초나라도 지원군을 보내 언릉(鄢陵)에서 두 나라의 군대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진나라의 상군을 거느린 난무자(欒武子)는 싸울 것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지만, 하군을 거느린 범문자(范文子)는 싸우지 않을 것을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성인만이 외부 걱정과 내부 근심을 모두 없앨 수 있으나(唯聖人能無外患又無內憂) 보통은 외부 걱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내부 근심은 있기 마련입니다. 외부로 전쟁을 나설 것이 아니라 내부 근심을 없애는 데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외부에 나가 전쟁을 이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우리나라의 임금을 오만하게 만들어 내부 근심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니, 오히려 외부에 걱정이 있는 채로 그냥 놔두는 것이 바로 우리 진나라의 복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난무자는 범문자의 말을 듣지 않고 초나라와 전쟁을 벌여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그러나 범문자의 말대로 진나라 임금인 여공(厲公)은 이로 인해 오만해져서 세금을 무겁게 매기고 경(卿)들을 죽이는 등 횡포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반란이 일어나 여공도 살해당하면서 진나라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었습니다.
● 생각거리:
위 일화에서는 외환(外患)보다는 내우(內憂)를 더 경계하고 있지만, 지금은 ‘내우외환’이라는 성어가 관용어로 사용되면서 ‘나라 안팎의 걱정거리’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동아일보(25-08-26)-
______________
지록위마(指鹿爲馬)
중국사에서 조고(趙高)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대간(大奸)이다. 우리에게는 지록위마(指鹿爲馬), 즉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했다는 사자성어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원래 그는 환관이면서도 옥사(獄事)와 관련된 법에 정통한 법률 전문가였다. 법가(法家)를 중시했던 진시황(秦始皇)은 조고를 크게 신임했다. 조고가 형법을 쓰는 원칙은 각심(刻深)이었다. 각(刻)이란 법조문을 얇게 벗겨 내듯이 세세하게 쪼개는 것이고, 심(深)이란 악랄하게 적용한다는 것이다. 진시황이 죽고 2세 황제가 즉위하자 조고는 2세 황제에게 말했다. "법을 엄격하게 해 형벌을 혹독하게 시행하고, 죄인은 서로 연좌시켜 대신과 황실 사람들을 주멸해야 합니다."
사마광(司馬光)의 '자치통감(資治通鑑)'에 따르면 실제로 공자(公子) 12명이 수도인 함양(咸陽)의 저잣거리에서 주륙(誅戮)됐고 공주 10명이 몽둥이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황실 사람들이 이 정도였으니 일반 백성도 여차하면 법망에 걸려 목숨을 잃었다. 사마광의 말이다. "백성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는 자는 뛰어난 관리였고, 사람을 많이 죽이는 관리는 충신이라 하니 형벌을 받은 자가 길에 반쯤은 됐다."
이 모든 것을 주도한 인물이 조고다. 2세 황제 재위 2년째(기원전 207년) 이사(李斯)를 비롯한 걸림돌을 거의 제거한 조고는 승상에 올랐고 드디어 찬탈(簒奪)을 꿈꾼다. 다만 신하들이 자기 말을 듣지 않을까 걱정이었다. 이듬해 조고는 2세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고서 말했다. "말입니다."
2세가 말했다. "승상이 틀렸소, 사슴을 말이라고 하시오?" 주변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은 입을 다물고 어떤 사람은 말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사슴이라고 했다. 조고는 사슴이라고 한 사람들을 몰래 법으로 처리했다. 이후 조고의 말에 토를 다는 사람은 다 사라졌다. 2세는 홀로 고립됐다. 같은 해 진나라는 망하고 2세와 조고 모두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지록위마, 황당하다 여겼는데 요즘 이곳에선 다시 생생해지고 있어 정리해 보았다.
-이한우 논어등반학교장, 조선일보(19-12-11)-
_______________
"문재인 청와대는 거짓말을 안 한다" 웃을 수도 없다
울산시장 '선거 공작'과 관련한 청와대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거나 당사자들에 의해 뒤집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청와대는 4일 수사 첩보에 대해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아는 공무원으로부터 소셜미디어로 제보받은 것"이라고 했다. 일방적 제보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보자로 지목된 송병기 울산 부시장은 "행정관이 물어서 문자로 보내줬다"고 했다. 청와대가 먼저 요구했다는 것이다. 누구 말이 맞나. 검찰은 문제의 수사 첩보에 대해 "야당 시장 주변을 '이 잡듯 뒤졌다'고 할 정도로 상세하다"고 했다. 선거 공작에 관여한 사람이 더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송 부시장과 행정관 관계에 대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사이"라고 했다. 송 부시장은 이에 대해서도 "서울 친구 소개로 알게 됐다"고 했다. 청와대는 앞서 '백원우 별동대'로 불린 특감반원들이 울산에 내려가 수사 상황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고래 고기 사건 때문에 간 것"이라고 한 바 있다. 그런데 이들이 함께 방문했다는 울산 해경은 고래 고기 사건은 알지도 못하고 울산지검 간부들도 만난 적 없다고 했다. 청와대 말대로라면 특감반원이 아무 이유도 없이 자살했다는 얘기가 된다. 엉뚱한 '고래 고기'를 끌어들이더니 이제는 캠핑장에서 만나 첩보를 받았다고 한다. 시중에선 "캠핑장이 아니라 여당 선거 캠프를 잘못 말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한 가지 거짓을 덮으려면 열 가지 거짓말을 해야 한다는데 딱 그 경우다.
청와대는 당초 제보자 신원에 대해 "정당 소속은 아니다"라고 했다. 송 부시장이 민주당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였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잡아뗀 것이다. 언론 보도로 송 부시장이 밝혀지자 "수사기관이 아니어서 공개 권한이 없다"고 둘러댔다. 제보자 공개가 수사 권한과 무슨 상관이 있나.
청와대가 경찰에 내려보낸 수사 첩보 문건 제목은 '지방자치단체장 김기현 비리 의혹'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은 "중요하거나 정치적 사안도 아니어서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청와대 비서실장은 경찰이 일방적으로 보고했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경찰은 "청와대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5일엔 청와대 소통수석이 나서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는 거짓을 사실처럼 발표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민간인 사찰 폭로가 나오자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체크리스트" "문재인 정부에는 사찰 유전자(DNA)가 없다"고 하던 일이 생각난다. 이제 청와대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하게 됐다.
-조선일보(19-12-06)-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트럼프의 압박, '핵연료 동맹'으로 판을 뒤집자] .... (6) | 2025.08.26 |
|---|---|
| [청년 보수가 불편한 86 진보] [李 집권 두 달 만의 '조·청 전성시대'] (5) | 2025.08.26 |
| [英 총리는 왜 트럼프 앞에서 무릎을 꿇었나] .... (4) | 2025.08.25 |
| [지지층 정서보다 국익 앞세운 한일 관계, 앞으로도 지속되길] .... (0) | 2025.08.25 |
|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구?”.. ] [분계선 넘으며 새 정부 흔드는 北.. ] (0) | 2025.08.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