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인의 對北 복수법
북한은 지난 2015년 12월 평양에 여행 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억류했다. 북한은 "오토 웜비어는 오하이오주 와이오밍의 우정연합감리교회의 지시를 받아
1만달러를 받고 정치 선전 포스터를 떼려 했다"고 억류 이유를 밝혔다.
문제는 오토가 유태인 혈통으로 유대교 신자란 것이다. 당연히 개신교 교회인 우정연합감리교회에
갈 일도, 지시받을 일도 없다. 그러나 웜비어 가족은 북한의
엉터리 주장에도 대외적으로 유대교 신자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이스라엘 언론 등에 따르면 미국 협상팀도 웜비어 가족의 선택에 따라 북한을 놀라게 하지 않으려 이를 협상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자식이 억류된 상황에서도 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고 극도의 냉정함을 유지한 것이다.
그러나 오토가 2017년 6월, 17개월 억류 끝에 혼수 상태로 풀려난 뒤 일주일 만에 숨지자 웜비어 가족은 비수를 꺼냈다. 이들은 "오토가 집으로 오는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는 담담한 성명을 낸 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워싱턴의 한 유력 컨설팅 회사와
계약했다. 이후 웜비어 가족은 의회에서 북한을 옭죄기 위한 본격 로비에 들어갔고, 법원에서 아들을 고문한 북한에 배상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의 집요한 노력으로 이른바 '오토 웜비어 법안'이라는 대북 제재를 확대하고 의무화하는 방안이 상하원이 합의한 2020년 국방수권법에 반영됐다. 이
법안은 북한과 기준치 이상으로 석탄, 광물, 섬유, 원유, 석유 제품을 수출입할 경우 의무적으로 제재를 부과하도록 했다. 또 대북 제재 대상에 오른 개인과 거래하는 해외 금융기관에 대해선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계좌 개설을 제한하도록
했다. 수출입 업체뿐 아니라 금융기관들이 몸을 사리면서 북한으로선 제재 회피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웜비어 가족은 또 지난해 말 미국 법원에서 북한이 자신들에게 약 5억달러(약 5800억원)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아냈다. 물론 미국의 판결에 북한이 응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러나 웜비어 가족은 이 판결을 근거로 전 세계에 숨어 있는 북한 김정은의 비자금을 추적해 압류할 수
있다. 설사 대북 제재가 완화되더라도 웜비어 가족이 북한의 수익금에 대한 소송을 걸면 북한의
합작 사업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지금껏 웜비어 가족이 해온 대북 압박은 역대 대한민국 어떤 정권도 해내지 못한 수준이다. 웜비어
가족의 치밀함에 북한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웜비어 가족은 전 세계를 돌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야만성을 폭로하고 있다. 어쩌면 역사는 22세 유태인
청년의 불행한 죽음이 북한 민주화의 마중물이 됐다고 기록할지도 모른다.
-조의준 워싱턴 특파원, 조선일보(1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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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주한미군 2만8500명 임의로 못줄인다...美의회,
법에 명시했다
美 상하원 군사위서 내년도 국방예산법안 합의
한국상대 미군감축 카드로 분담금 증액 요구 힘들어져
국방수권법 명시된 2만2000명보다 6500명 더 늘려
미국 의회가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는 내용의 내년도 국방예산안에 합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상·하원 군사위원회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내년도 국방예산법안(NDAA)에 합의했다.
2017년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에서 한국공군 F-15K 전투기와 미국 측 전략폭격기 등 양국 항공기가 편대를 이루어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공군 제공
합의된 법안 내용을 보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2만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임의로 줄일 수 없다. 이는 올해 국방수권법에 명시된 2만2000명의 주한미군 하한선을 6500명 늘린 것이다. 미국이 주한미군 규모를 축소하려면 국방장관의 축소 조처가 국가안보에 부합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5배 증액하라고 요구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 카드로
쓰는 듯한 모습으로 한국을 압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의회는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라는 메시지를
예산법안에 담은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주한미군 등 역내 주둔 미군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전면적으로
대응하라는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이에 따라 북한의 석탄, 광물, 섬유, 원유, 유화제품 수출입에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고, 북한과 거래하는 금융기관도
추가로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중국산 전기 버스와 궤도차, 드론 등의 구매에 연방 예산 집행을 금지하도록 하는
등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내용도 대거 포함됐다.
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미국 내에서 영업 중인 국영 궤도차 생산 업체 CRRC와 전기버스 업체 BYD, 세계 최대 드론 업체인 DJI 등 중국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영기업인 CRRC는 궤도차 생산 업체로 연 180억 달러(21조4300억원) 규모의
미국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으며, BYD는 전기 버스를 공급하고 있다.
미 상무부의 수출 블랙리스트에서 중국 통신 업체 화웨이를 제외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도 넣었다. 또
외국산 희토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중국의 해외 투자와 중·러 군사 협력관계에 대한 보고서 제출
의무를 부여했다.
아울러 대만과 합동 훈련, 무기 수출, 고위급
군사 접촉을 확대해 대만의 국방 능력을 신장하는 동시에 대만에서 중국의 군사, 경제, 정보, 외교, 디지털
영향력 등을 파악하도록 했다.
미국 의회가 합의한 국방수권법안에는 이 밖에도 ▲러시아 방공미사일 S-400을 구매한 터키에
대한 정부의 제재 요구 ▲터키에 F-35 전투기 공급 금지 ▲미 공군 휘하 '우주군' 창설 ▲유럽과 러시아를 잇는 '노르트스트림 2', 터키와 러시아를 잇는 '튀르크스트림'에 대한 제재 부과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은 지난 수개월 동안 협상을 거쳐 법안 문구에 합의했으며, 최종
확정까지 상·하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하원과 상원 상임위원회가 국방수권법안의
내용에 합의함에 따라 성탄절·새해 휴회 이전에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전효진 기자, 조선일보(19-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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