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안창호는 말했다.. ] [정부가 野 후보 공약 훼방, 與는 수사 방해.. ] [文 "경제 옳은 방향 전진", 기재부 "궤도 이탈".. ]

뚝섬 2019. 12. 21. 07:29

안창호는 말했다 "우리는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일러스트=김영석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부근에 리버사이드 시티가 있다. 시청 앞 공원에는 동상이 셋 있다. 맨 앞부터 흑인 목사 마틴 루서 킹, 도산 안창호, 인도의 간디가 서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간디 동상은 몇 해 전 영국 국회의사당 앞에도 건립되었다. 간디의 생애를 보여주는 영화가 상영된 일이 있었다. 4시간에 걸친 무미건조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관객에게 강한 울림을 남겨주었다. 그 마지막 장면. 고인의 유해를 인더스강에 뿌릴 때 '모든 거짓을 배격하고 진실이 남는 사회, 폭력이 사라지고 사랑이 가득한 사회를 위해 생애를 바친 지도자'라는 대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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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도산은 그 지역 오렌지 농원에서 품팔이로 일했다. 그가 남겨준 정신을 기억하는 한국과 미국 지도자들이 뜻을 기리려고 동상을 세웠다. "우리는 죽더라도 거짓말은 하지 말자." 도산이 남긴 명언이다. 그는 '정직이 곧 애국'이라는 마음을 안고 일본강점기 때 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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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의 사회적 가치는 진실이고, 진실한 삶의 결과는 정직이다. 진실과 정직은 윤리적 규범과 실천의 절대적 가치다. 사회 모든 분야 지도자는 그 모범을 보여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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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닉슨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사건 때 거짓말을 했다. 국민 앞에서 한 그 한마디 때문에 백악관에서 밀려났다. 도청 장치가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는가 물으니 그는 "내가 책임질 때보다 이전이었다"고 했다. 그 거짓이 밝혀지면서 여당 지도자들이 앞장서 사퇴를 강권했다. 당시 소련을 비롯한 공산 국가에서는 그 사건을 웃음거리로 받아들였다. 수단과 방법은 거짓이라도 목표에만 도달한다면 정의로 믿고 있던 정치 사회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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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리 정치계와 사회는 어떠한가. 권력 핵심인 청와대는 어떤 현실을 만들어 왔는가. 지금 정권 지지자들이 적대시한 박근혜 정권은 실책을 저질렀다. 탄핵을 당했다. 국민도 나라다운 나라를 염원했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는 실책이 아닌 계획적인 허위와 거짓을 꾸며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통령은 조국 사건에 유감을 표명했지만 누가 책임을 졌는지 국민은 모른다. 청와대와 검찰은 진실 게임을 계속하고 있다. 울산시장 선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진실과 정직을 외면하거나 포기하는 지도자나 정권이 존속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사랑한다면 거짓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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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선거에서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걱정이다. 진실을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지도자나 정권은 국가적 범죄자가 된다. 우리 모두 거짓이 없는 정직한 국민이어야 한다. 그래야 나라다운 나라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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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중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섬겨야 한다. 법치 국가는 권력으로 법을 만들고 힘으로 통제하는 정치가 아니다. 인간적 도리를 증진하게끔 하는 선한 질서가 목적이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조선일보(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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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野 후보 공약 훼방, 與는 수사 방해, 범죄와 은폐다

 

검찰이 청와대 선거 공작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압수 수색했다. 작년 울산시장 선거 당시 한국당 김기현 후보의 공약이 무산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기재부의 개입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김 후보와 민주당 송철호 후보는 선거 때 각각 산업재해 모()병원과 공공병원 건립 공약을 내걸고 경쟁했다. 그런데 선거일을 불과 보름 앞두고 나온 산재 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정부가 불합격 판정을 내리면서 김 후보는 공약을 취소해야 했다. 김 후보는 선거에서 떨어지고 송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송 후보 공약인 공공병원은 올 1월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KDI의 사업 적정성 검토까지 완료됐다. 정부가 야당 후보 공약은 예타 탈락, 여당 후보 공약은 예타 면제라는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검찰이 압수한 송철호 시장 측근의 2017 10월 업무 일지에는 '출마 시 공공병원(공약), 산재 모병원→좌초되면 좋음'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선거 8개월 전부터 야당 후보 공약 훼방 계획이 서 있었다는 뜻이다. 며칠 뒤 일지에는 '송 시장 BH 방문 결과'라며 청와대 관계자와 공공병원과 산재 모병원 문제를 논의한 내용이 나온다. 'VIP 면담 자료-원전해체센터, 외곽순환도로'라는 메모에 나오는 외곽순환도로(사업비 1조원) 역시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청와대가 야 후보 공약은 훼방 놓고 송 시장 공약은 묻지 마 식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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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야당 울산시장 후보 첩보를 경찰에 넘겼고 경찰은 야당 후보가 공천받는 날 그 사무실을 덮쳐 압수 수색을 벌였다. 청와대 비서실장·정무수석은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에게 공직을 제안하며 '후보 매수'를 시도했다. 그에 더해 야당 공약은 무산시키고 여당 공약은 수천억 국민 세금까지 퍼부어 밀어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청와대 선거 공작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올 초 정부가 선정한 24조원대 예타 면제 사업 대부분도 여당 지자체장들의 선거 공약이었다. 세금 퍼붓기 선거 공작은 울산뿐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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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민주당은 청와대의 선거 공작은 놔두고 야당 후보 첩보를 수사할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특검은 검찰이 선거 공작을 제대로 파헤치지 않을 때 야당이 제기하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여당이 특검을 추진한다고 한다. 수사 대상도 선거 공작 책임자가 아니라 그 피해자인 야당 후보라니 정말 제정신인가. 이성 잃은 권력의 난장(亂場)이다.

 

-조선일보(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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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옳은 방향 전진" 기재부 "궤도 이탈" 입이라도 맞추라

 

기획재정부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민간 활력이 저하되고 생산성과 잠재성장률이 하락·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성장 활력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내년도 경제 운용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성장률이 10년 만에 최저인 1%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총선이 있는 내년엔 어떻게든 경기를 반등시키겠다고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기재부 차관은 "한국 경제가 궤도를 상당히 이탈해 있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고 했다.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칠 정도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을 두고 '궤도 이탈'이라는 표현을 썼다. '소득 주도 성장'이란 말은 한마디도 쓰지 않았다. 정부 주도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반시장·반기업 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정부가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그런데 같은 경제 운용 계획을 놓고 다음 날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정반대 진단을 내렸다. "경제는 꾸준히 전진하고 있다" "고용의 양과 질 모두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자리·분배 정책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직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면서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설명하라"고도 했다. 경제는 좋은데 홍보 부족으로 국민이 못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경제 현실을 놓고 실무 부처는 "궤도 이탈"이라는데 대통령은 "옳은 방향으로 전진"이라고 한다. 기재부는 경제 운용의 궤도 수정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한다. 정신분열증에 걸린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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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 국무총리 후보자는 삼권분립 훼손 논란을 감수하고 총리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나라가 안팎으로 어려울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겠다"는 이유를 댔다. 총리가 되어 "경제 활력을 찾는" 시급한 현안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국무총리가 될 사람까지 "어렵다"고 하고 기획재정부는 "절박하다"고 하는데 대통령은 "경제가 순항 중"이라고 한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유체 이탈 화법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같은 정부 안에서 서로 정반대 얘기를 하는 지경이다.

 

-조선일보(1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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