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악몽 '코끼리 걸음' 훈련
'이란과 북한에는 최악의 악몽(worst nightmare).'
미국 외교·안보 전문지 'The National Interest'가 미 공군이 F-35A 스텔스 전투기(stealth fighter)로 역대
최대 규모의 집단 시위를 벌였다고(conduct their biggest-ever mass staging) 사진을 공개하며 단 제목이다. 사진에는 섬뜩한 모습(frightening
figure)의 F-35A 전투기 52대가 4대씩 13열로 줄줄이 출격 대기하고 있는(be
on a standby one after another) 모습이
찍혔다.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표적 폭살한 뒤 이란이 보복 공격(retaliatory
attack) 위협을 가하자 지난 6일
유타주(州) 힐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코끼리 걸음(Elephant Walk)' 훈련 장면을 공개한 것이다.
'코끼리 걸음'이라는
명칭은 언뜻 귀엽게 들리지만(sound adorable), 실상은
무시무시하다(be ghastly). 전투기·전폭기
수십~수백 대가 활주로에서 밀집 대형으로 대기하고 있다가(wait in the
wings on a runway in a close formation) 최단 시간 안에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진하는(take
off in a row) 전술 형태를 말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기 1000여 대가 이륙과 동시에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in order to keep the formation in order) 개발한 집단 발진 방식이다. 한 대씩 산발적으로 이륙하다 보면
후발 전폭기가 편대를 따라잡아 공격 대형을 구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줄지어 발진시켜 이륙 간격을 최소화한(minimize
the take-off interval) 것이다.
'코끼리 걸음'이라는 명칭은 활주로를 무리 지어 이동하는(move
in packs) 모습이 앞서가는 코끼리 꼬리를 코로 붙잡고 행렬을 이룬(form
a queue) 코끼리 떼와 비슷한 데서 유래했다(be
derived from the similarity to a herd of elephants).
힐 공군기지에서 실시한 '코끼리 걸음' 훈련에 참가한 F-35A 전투기 52대는 약 30초
간격으로 잇따라 이륙해 30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보란 듯이 완전한 전투 수행 능력을 과시했다(show
off their full warfighting capability out of display).
북한과 전쟁이 발발할 경우(in the event of war) 비무장지대에
집결해 놓은(mass along the demilitarized zone) 장거리
포(long-range artillery pieces) 1만3000여 문을 우선 타격하게 된다. 이후 북한 공습 작전에 매일 2000여 회 출격이 이뤄지게 된다.
한국과 일본에 배치돼 있는 F-35전투기들과 함께 전투·전폭기가 총동원되고, 미국 본토와 동맹국에서 '코끼리 걸음' 훈련을 해오던 F-35A와
F-35B 수십 대가 새카맣게 날아들어 융단 폭격을 하게(carpet-bomb) 된다. 요인 표적 폭살을 위한 드론들은 앞서 이미 적진에 들어가(dive
into the enemy's position) 작전을
수행한다.
미 공군은 2016년부터 한국에서 '코끼리 걸음' 훈련을 실시하다가 2018년 북한의 비핵화를 조건으로(on
the condition of its denuclearization) 잠정 중단한(temporarily
suspend) 상태다.
-윤희영 편집국 에디터, 조선일보(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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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이 예상 못했던 트럼프의 '한 수'
美, 이란 실세 타깃 사살로 북한의 '비밀 자금줄'이던 이란과 미사일 거래 차질
北 핵·미사일 개발 자금도 '수령의 신변 안전' 위한
시설 투자로 분산될 수 있다
어제 1월 8일은
김정은 생일이다. 하지만 김정은의 마음은 자못 무거웠을 것이다. 중동
맹주 이란이 세계 최강 군사 대국 미국을 향해 미사일 보복 공격을 하면서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현 이란 사태가 북한에 주는 충격파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영화에서나 보던 '닌자 폭탄'을 장착한 드론이 바그다드 비행장 상공에서 '핀셋 타격'을 가해 표적 인물을 제거하는 장면은 김정은에게 심리적
충격을 안겨주기에는 충분했을 것이다.
미국의 작전이 공개된 순간부터 세계가 끓었으나 북한만은 3일 동안의 침묵 끝에 지난 6일에야 간단한 보도문을 냈다. 그것도 미국을 단죄하는 공식 입장
발표가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대미 규탄 입장을 되받아 보도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이번 이란 사태가 김정은에게 준 당면한 고충은 김정은의 '비밀 자금줄'이 생사기로의 운명에 놓이게 된 것이다. 지난해 말 진행된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은 자력갱생으로 미국의 대북 제재를 뚫는 "정면 돌파 전략"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나오는 말이 미국의 대북 정책이 핵군축과
전파 방지를 위한 북한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자력갱생을 언급하면서 뜬금없이 전파 방지 틀에서 뛰쳐나가겠다는 소리를 한 셈이다.
지금까지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 기회 때마다 제재 코너에 몰리면 생존을 위해서라도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팔 수밖에 없다고 했으나
최고지도자가 전파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전파 카드로 톡톡히 재미를 본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도 그 카드를 내밀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이어지는 '전파 카드'가 트럼프에게는 먹혀들어가지 않은 듯싶다. 김정은의 뱃심 있는 "자력갱생 정면 돌파 전략"의 근저에는 향후
북한과 이란의 군사 협력 확대라는 숨겨진 자금줄이 있었다. 북한과 이란의 수십년에 걸친 군사
협력의 중심에는 이란의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이 있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그런데 이 밀거래 핵심축이었던
쿠드스군 사령관이 '핀셋 타격'으로 제거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이란이 미국과의 장기전에 휘말려 들면 행정 시스템도 혼란에 빠져 북한과의 미사일 거래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의 한 수'가 결국 북한과 이란 쿠드스군 간 미사일 거래의 축을 허물어 놓았다. 일부
사람은 이란 사태가 김정은을 새로운 도발로 떠미는 촉매제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오히려
김정은을 망설이게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다른 데로 분산시킬 절호의 기회를 주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이번 이란 사태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앉아서 김정은을 잡을 수 있다는 자극적인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의 위치 파악이 어려워 참수 작전은 불가능하며 설사 성공해도 북한군의 보복 가능성이 커 참수
작전 자체는 준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신중론도 머리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인류 전쟁사를 돌이켜보면
적 앞에서 자신을 예측 가능한 존재로 보이지 못해 대참사를 막지 못했던 예가 많으며 그중 하나가 바로 6·25 전쟁이다.
6·25 전쟁 전야에 미국은 김일성이 남침 준비를 다그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애치슨라인'을 선포하는 오류를 범했다. 스탈린은 미국의 '애치슨라인' 발표를
한국전쟁 불참 선언으로 오판했고, 박헌영은 김일성에게 남로당 빨치산
5만여 명이 있다고 뻥치면서 전쟁으로 떠밀었다. 전쟁이 터지면 무조건 개입한다는 미국의
명백한 선언만 있었어도 6·25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북한의 핵전력은 점점 더 고도화·경량화·다종화·현대화되어 가고 있다. 김정은은 무기
시제품이 준비되는 즉시 다 공개한다. 남한의 의지를 꺾기 위한 북한식 공포 전략이다. 김정은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게 하려면 우리도 가지고 있는 패를 다 보여주어 미친 짓을 하면 그의 운명도 끝장나게 된다는 것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국이 이번 제거 작전에 이용한 'Reaper·MQ-9' 드론의 한국 배치 여부 등 한반도에 전개된 우월한 병기들을 다 보여 주어야 한다.
북한 체제에선 핵·미사일 개발보다 중요한 것이 '수령의 신변 안전'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정밀 타격 무기들을 보여주면 줄수록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중되던 자금이 김정은의 신변 보호 강화를 위한 새로운 벙커 건설이나 이동 장비 구입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다. 치밀하게 준비된 참수 작전이나 핀셋 무기들을 숨겨놓고 있다가 김정은의 핵무기에 의해 떼죽음이 난 다음에는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태영호 前 북한 외교관, 조선일보(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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