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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 줄 서서 낸 1호 법안] ["기자회견 있으니 재판 그만" 실세 의원의 안하무인]

뚝섬 2020. 6. 3. 06:13

4박 5일 줄 서서 낸 1호 법안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2014년 6월 '사회적 가치법'을 발의했다. 세월호 참사 직후였다. 공공 기관은 효율성뿐 아니라 인권·노동·약자 배려 같은 사회적 가치를 중시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19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자 20대 국회 들어 문 대통령 최측근 의원이 같은 법을 또 발의했다. 그러나 "취지가 좋다고 다 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가치라는 포괄적 개념을 법률로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반대에 계속 막혔다.

 

▶그제 민주당 한 의원이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이 법을 또 냈다. 세 번째다. '코로나 시대' 언급 정도를 빼면 새로운 내용도 없다. 국회에 법안을 먼저 낸다고 먼저 통과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의원 보좌진 여섯 명이 4박 5일 동안 밤을 새우며 법안 접수처인 의안과 앞에서 번갈아 줄을 섰다고 한다. 그런데 오전 9시 의안과 문이 열리고 가장 먼저 들어와 카메라 플래시를 받은 건 '뻗치기(무한정 대기)'한 보좌관이 아니라 그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1호 법안이라 미디어의 관심 대상이 됐다"고 했다. 언론 조명을 받았으니 국회 통과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대 1호 법안의 성적은 신통치 않다. 1호 법안이 원안대로 가결된 것은 16대의 '국회의원 수당법' 정도다. 4년 48개월분인 의원 세비를 49개월분으로 증액하는 법이다. 저출산고령사회 관련법(17대)이나 통일경제 특구법(20대) 같은 1호 법안은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15대 국회까지는 정부 입법이 1호가 되는 경우가 많아 의원 간 경쟁이 거의 없었다.

 

▶이 의원은 '사회적 가치법'을 다시 발의한 이유로 "경쟁 제일주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생명·건강·안전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그래놓고 법안을 1등으로 제출하려고 을(乙)의 위치에 있는 보좌관들을 교대로 밤새워 줄 서게 했다. 인권·노동·안전을 지향한다는 법안 취지와 정반대의 모습이다. 보좌관 줄서기가 논란이 되자 "법안 제출이 이런 방식(줄서기)으로 이뤄지는지 세세하게 몰랐다"고 했다.

 

▶국회의원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이 의원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사회적 약자 배려 법안'을 낸 사람이 자기 보좌관에게는 '배려'를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것도 일종의 '내로남불'이다. 하기야 수많은 '내로남불'을 드러낸 여당이 선거에서 압승했으니 이제 한국 사회에서 '내로남불'은 부끄러워할 일이 아닌지도 모른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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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있으니 재판 그만" 실세 의원의 안하무인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가 조국 아들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혐의 재판을 받던 중 '기자회견에 가야 한다'며 재판을 끝내달라고 했다고 한다. 법원이 불허하면서 재판은 진행됐지만 놀라운 일이다. 재판 연기는 뚜렷한 사유가 있을 때 법원 허가를 받아 할 수 있다. '기자회견'은 사유가 될 수 없고 그런 전례도 없다. 일반 국민은 판사 앞에서 이런 말을 할 생각도 하지 못한다. 변호사 출신인 최씨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그런데도 특별 대우를 해달라며 "(재판 연기 불허를) 이해할 수 없다" "국민에게 (내) 입장을 말씀드리는 게 (재판보다) 더 빠른 순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피고인이 아니라 법원의 상전이다. 청와대 비서관 시절 청와대 불법 혐의 수사 검사들을 인사 학살하더니 이제 국회의원이 되자 법원까지 아래로 보는 듯하다.

최씨는 검찰 소환에 계속 불응하고, 경찰이 보낸 참고인 서면 조사서를 백지로 돌려보내기도 했다.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위세를 부린 것이다. 불법 혐의로 기소되고도 50일을 사퇴하지 않고 버티더니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검찰을 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고 했다. 첫 재판에 출석하면서 "이미 시민들 심판은 이뤄졌다"고 했다. 판사에게 선거에서 여당이 이겼으니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최씨는 검찰·법원을 담당하는 국회 법사위를 지망했다고 한다. 수사와 재판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런 사람에게 '권력기관 개혁을 함께하자' '열린민주당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 의원의 안하무인 행태는 결코 우연히 나온 것이 아니다.

 

-조선일보(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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