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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법 위반 대법관 후보 제청, '코드사법'의 완결판] [국민에게 뭘 숨기려는 건가]

뚝섬 2020. 8. 11. 06:40

 

국보법 위반 대법관 후보 제청, '코드사법'의 완결판

 

김명수 대법원장이 내달 초 퇴임하는 권순일 대법관 후임으로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이 후보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이 후보자가 국회청문회와 임명 동의를 통과하면 현 정부 들어 11번째 대법관 임명이다. 아직도 두 명 더 임명 몫이 남아 있어서 문 대통령 임기 내에 14명의 대법관 중 13명이 바뀌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 후보자는 1985년 서울대 지하 조직인 '민주화추진위원회' 구성원으로 활동하다가 체포돼 국보법 위반혐의 등으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사면복권된 뒤 1990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국보법위반 1호 판사'가 됐다. 국보법 위반 사범이 대법관 후보로 제청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주요 판결로 6·25전쟁 직후 보도연맹원들을 대거 체포해 사형선고를 내린 판결에서 처음으로 재심 결정한 사례를 꼽는다. 김일성 전기를 판매하다 적발된 국보법 위반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우리법연구회'에서 함께 활동한 김 대법원장 취임 이후 사시 동기들보다 늦게 고법부장이 됐다. 대법원장과 같은 서클 활동을 했던 판사가 초고속 승진하고 대법관에까지 임명되는 셈이다.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자신의 저서에 직접 언급할 정도로 막역한 친구 사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코드 인사다. 대법관 14명 중 5명은 우리법연구회 또는 민변 출신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장 등 주요 법원의 요직도 코드 일색이다.

문 정권은 이미 사법부를 완전 장악했다. 이 후보자가 대법관에 임명되면 사법부의 쏠림은 더 공고해질 것이다. 지난해 대법원 전원재판부는 좌파 단체가 만든 영상물 '백년전쟁'에 대한 상고심에서 방송위 제재가 부당하다며 원심을 파기한 사건에서 문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이 모두 '백년전쟁'에 섰다. 선거 TV 토론에서 '거짓말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허위 사실 공표가 아니다'라는 판례를 만들어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면죄부를 주기도 했다. 각종 법률적 쟁점에 대한 판단이나 형사재판의 유무죄 판단도 정권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완비됐다. 사법부 독립이니 삼권 분립이라는 말이 사실상 의미를 상실해 버렸다.

 

-조선일보(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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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에게 뭘 숨기려는 건가

 

조국 전 장관, 언론 줄소송 예고… 검증 보도를 인신공격으로 간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하나하나 따박따박'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언론을 상대로 직접 '소송전'을 벌이겠다는 선전포고였다. 그는 "허위사실을 조작·주장·유포하는 만용을 부리는 것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면서 민형사상 소송 방침을 예고했다. 그가 페이스북에 기자들 실명을 공개하면 "반드시 처벌하라" "하나하나 잘근잘근"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그는 자신에 대한 허위·과장 보도를 찾아 제보해달라고 별도 이메일까지 만들었다. 팔로어들은 눈에 불을 켜고 문제 있는 기사를 찾고 있을 것이다.

이번 정부 인사들 중에는 유독 치부가 공개되면 '힘없는 개인에 대한 언론의 부당한 공격'으로 프레임(틀)을 짜고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조 전 장관도 지난해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의전원 부정 입학 관련 의혹이 제기된 딸에 대해 "(언론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면서 취재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었다. 최근에는 딸의 집 인터폰에 찍힌 기자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자, 극성 지지자들이 인터넷을 뒤져 기자의 신원을 찾아내 알려주기도 했다. 해당 기자의 취재 의욕이 지나쳤던 부분은 있지만, "남자 기자들이 밤중에 딸 혼자 사는 집 초인종을 눌렀다"면서 막가파식 언론 이미지만 강조할 일은 아니었다. 정작 그의 딸은 지난해 친여 방송 프로그램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또박또박 자기 입장을 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론을 비판하려다가 범죄자를 끼고 도는 일도 벌어진다. 조 전 장관 측근으로 통하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과 손혜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행하는 유튜브 '검찰알바' 지난 6일 방송에선,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접촉을 시도했던 이철 전 VIK(밸류 인베스트먼트 코리아) 대표가 아내와 딸에게 '언론을 만나지 마세요, 무조건 당해요'라고 편지를 써서 당부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날 편지를 읽던 손 전 의원은 "이분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모르지만, 중심을 지켜주셨구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그 순간 언론은 졸지에 서민들 쌈짓돈 7000억원을 투자금으로 모아 빼돌린 죄로 징역 12년(1심 형량)을 선고받은 금융사기범보다 못한 존재가 됐다. 이 전 기자는 당시 정권 핵심 인사의 연루 의혹을 취재하려 했다는데, 손 전 의원은 뭐가 "감사하다"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 전 기자는 기사를 쓴 것도 아닌데 감옥에 갇혔다. 단지 누군가를 취재하려 했던 의도,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부적절한 취재원 접근 방식(강요 미수) 때문에 구속된 것이다. 여기에 과거 김대업이나 윤지오 때 보여준 것처럼 '제보자 X' 같은 사기성 짙은 인물을 의인이라고 떠받드는 행태까지 반복되고 있다.

2005년 미국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 기자는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리크 게이트'가 터졌을 때 CIA 요원의 신상 정보를 흘린 취재원이 누구인지 공개하라는 법원 명령에 따르지 않고 구속되는 길을 택했다. 그는 당시 "내가 아는 자유롭고 공정한 사회는 정부가 대중에게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정보를 보도하기 위해 매일같이 일하는 자유로운 언론이 있는 사회"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동의한다. 이는 취재원이 원하지 않는 내용이라도 보도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매일 일해야 하는 기자의 숙명(宿命)을 표현한 말이어서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을 지낸 정권의 핵심 인사가 언론을 상대로 줄소송을 벌이고, 기자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는 모습을 보는 심정은 착잡하다. 4년 차로 접어든 이번 정부에서 대중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일이 많이 생겼다는 심증이 점점 강해질 뿐이다.


-신동흔 문화부 차장, 조선일보(2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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