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 국정농단은 박근혜와 얼마나 다른가]
[朴·李에 대한 野 사과, 야당이 집권 가능해야 정권 폭주 막는다]
[명색이 국회의장이 국회 토론 봉쇄하는 데 가담하다니]
문 정권 국정농단은 박근혜와 얼마나 다른가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등을 의결하기에 앞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2012년 대선에서도 공수처를 공약했는데 그때라도 공수처가 설치됐더라면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은 없었을지 모른다”고 했다. “정권의 권력형 비리에 사정의 칼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인데, 이것을 어떻게 독재와 연결시킬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국민을 바보로 아는 말이다. 이날 의결된 공수처법 개정안의 핵심은 야당의 공수처장 거부권을 없앤 것이다. 이제 문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잘 들을 인물을 공수처장에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조국 전 장관이나 추미애 법무장관 같은 인물이 공수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공수처는 정권의 국정 농단을 막는 것이 아니라 국정 농단을 비호하게 될 것이다.
정권이 공수처에 열을 올리게 된 것 자체가 정권의 불법 비리가 드러나면서부터다. 조국 일가의 불법 파렴치 수사가 사실상 시작이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은 대통령이 탄핵될 수도 있는 사건이다. 라임·옵티머스 의혹에는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고, 여권 인사 관련설도 파다하다.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뤄지자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와 함께 공수처도 급물살을 탔다. 여당 의원은 공수처 제1호 수사 대상으로 윤 총장을 거론했다. 정권 불법 비리를 수사한 죄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공수처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등과 엮여 4년째 감옥에 있다. 문 정부에서 불거진 ‘울산시장 선거 공작 의혹’과 ‘유재수 사건’ ‘라임·옵티머스’ ‘월성 1호기 원전’ ‘정권 비리 수사 검사들에 대한 인사 학살' 등도 국정 농단의 해악을 따지면 결코 이에 못지않다. 밝혀진 것만 이렇다. 지금 많은 국민은 문 대통령에게 ‘문 정권의 국정 농단은 박근혜와 얼마나 다르냐'고 묻고 있다.
-조선일보(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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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李에 대한 野 사과, 야당이 집권 가능해야 정권 폭주 막는다

대국민 사과하는 김종인 위원장./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과오에 대해 사과했다. 야당 대표가 소속 전직 대통령 두 명이 탄핵되고 수감된 일에 대해 국민 앞에 처음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지 4년이 흐르도록 야당이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그토록 힘들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김 위원장의 사과도 당내·외의 심각한 반발에 부딪히며 진통 끝에 이뤄졌다.
우리 국민 중 상당수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될 정도의 잘못을 저지른 것인지, 또 나이 70과 80을 바라보는 두 전직 대통령에게 20년 내외의 징역형을 받아야 할 만큼의 불법이 있었는지에 대해 여전히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적폐 청산이라는 이름아래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낸 현 정권의 심각한 비위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런 심리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개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이미 4년 가까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고, 이 전 대통령도 재수감된 것 자체가 국민에 대한 사과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김 위원장이 사과할 자격이 있느냐는 반론도 상당하다.
그러나 또 다른 많은 국민들은 지금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는 별개로 박, 이 전 대통령의 문제 또한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 무능과 아집, 작은 이익에 대한 집착 등으로 특히 젊은 층의 반감이 크다. 야당이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을 시인하고, 책임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 아직까지도 탄핵의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 2016년 총선부터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올봄 총선에 이르기까지 전국 단위의 선거에서 연전연패한 근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당의 이름과 간판을 바꾸고, 비상대책위를 두 번이나 출범시키는 등 몸부림을 쳐왔지만 핵심이 빠진 허사였다.
우리 사회 30, 40대 유권자들은 4월 총선서 현 집권당에 압승을 몰아준 이유를 정권이 잘했기 때문이라고 하지 않는다. 현 정권이 싫은 것보다 현 야당이 더 싫다는 것이다. 그런 심리엔 “전 정권 잘못을 인정 않고 현 정권만 비난하는 광화문 집회 세력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젊은 세대가 눈길도 주지 않는 정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
폭넓은 국민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당이 선거에 연전연패하면서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불렀다. 이는 나라의 불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한이 요구한 법이 우리 국회를 통과하는 믿지 못할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야당이 집권할 가능성이 있어야 정권이 폭주하지 못한다. 두 전직 대통령 문제는 국민의힘이 어차피 한 번은 풀고 지나야 할 숙제였다. 야당은 이번 사과를 젊은 층, 중도층 지지 회복으로 수권 정당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조선일보(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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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색이 국회의장이 국회 토론 봉쇄하는 데 가담하다니

박병석 국회의장이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 종결을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이 이틀 연속 의장석에서 내려와 국정원법 개정안과 대북전단 금지법에 대한 야당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강제 종결하는 투표에 참가했다. 국정원법 필리버스터 종결의 경우 가결 요건인 180표를 겨우 채웠기 때문에 무당적인 박 의장 투표가 결정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상황에서도 국회 토론을 보장해야 할 의장이 국회 토론을 틀어막는 데 가담한 것이다. 한국 의정사(史)의 첫 사례라고 한다.
국회법이 국회의장의 당적 보유를 금지한 건 특정 정당에 기울지 말고 국민을 위해 중립적으로 국회를 이끌라는 뜻이다. 실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도 이렇게 토론 자체를 봉쇄하는 데 가담한다는 것은 국회의장의 존재 자체를 스스로 부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토론을 봉쇄하지 않아도 여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이상 법은 결국 통과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회의장이 토론마저 듣기 싫다는 여당 손을 내놓고 들어준다.
대북전단 금지법은 북한 정권 요구에 따라 만들어지는 최초의 한국 법이고 대공 수사권을 없앤 국정원법 개정안은 국가 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법이다. 국회의장은 이런 법들에 대한 국회 내 토론은 막을 게 아니라 권장해야 할 사람이다. 전단 금지법 가결 직후 박 의장 인사에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왼손 주먹을 치켜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야당은 “중립 의무를 저버린 박 의장의 본회의 사회를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파행의 책임은 박 의장이 져야 한다.
얼마 전 박 의장은 조국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우리당 의원이 국회 법사위로 옮기는 것을 승인했다. 피의자가 법원 검찰 담당 상임위로 옮겨 뭘 하겠나.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망가진 직책 중의 하나가 국회의장이다.
-조선일보(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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