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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징계, 재량권 없어 결재만 한다’ 또 뒤로 숨은 文] [자유당 경찰의 재림]

뚝섬 2020. 12. 18. 06:15

 

尹 징계, 재량권 없어 결재만 한다’ 또 뒤로 숨은 文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를 재가하면서 "대통령의 재량이 없다"는 뜻을 밝혔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 정직 2개월 처분을 재가하면서 참모를 통해 “법무부 장관이 징계 제청을 하면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안을 그대로 재가하고 집행하게 된다”고 했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징계 결정권이 없고 책임도 없다는 취지였다. 같은 논리라면 국무총리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도 대통령은 총리의 제청을 따르기만 할 뿐 인사 결정권도 재량권도 없다는 뜻이 된다. 말이 되는가. 인사든 징계든 제청 이전에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는 게 당연한 이치다. 검찰총장 징계를 결정한 사람이 문 대통령이고 법무장관은 악역을 맡아 집행했을 뿐인데, 대통령이 뒤로 숨어 본인의 책임을 피하려고만 한다.

 

추미애 법무장관과 여권은 그동안 윤 총장을 쳐내기 위해 별별 무리한 일을 다 했다. 막후에서 이를 조정한 사람이 문 대통령이라는 걸 모를 국민은 거의 없다. 고기영 전 법무차관이 윤 총장 징계에 반대하며 사퇴하자, 징계위 강행을 위해 바로 다음 날 친여(親與) 성향 이용구 차관을 임명한 이도 문 대통령이다. 그런데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발을 빼는 것처럼 하니 국민을 바보로 아나.

 

문 대통령은 매사가 이런 식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공작이라는 심각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아직 단 한마디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바로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를 당선시키기 위한 공작이었다. 문 대통령은 그 친구의 당선이 ‘소원’이라고도 했다. 그런데도 시치미를 떼고 있다. 유재수 비리 비호,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월성 1호기 평가 조작 등에 대해서도 먼 산만 보고 있다. 이렇게 하면 나중에 법적 책임을 면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윤 검찰총장은 곧바로 정직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법원은 지난 1일 윤 총장의 직무정지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직무에 복귀시켰다. 이번에도 또 그렇게 된다면 문 대통령이 부당한 징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문 대통령은 이런 상황을 예상해 ‘나는 재량권이 없어 결재만 한다'고 하는 모양이다. 이제 공은 또 법원으로 넘어갔다. 윤 총장 징계 소동의 본질은 문 대통령이 자신과 정권의 불법에 대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것이다.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조선일보(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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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당 경찰의 재림

 

경찰 권력이 가장 막강했던 때로 1950년대 자유당 시대가 꼽힌다. 언론제한법 통과를 반대하며 의사당을 점거한 야당 의원들은 ‘무술 경관’ 300명에게 끌려 나갔다. 3·15 부정 선거 항의 시위에 나선 고교생 김주열군은 경찰이 쏜 최루탄이 눈에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떠올랐다. 4·19 시위대를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린 사람도 군인이 아닌 경찰 간부였다.

 

친일파 청산을 위한 반민특위를 해체한 것도 경찰이다. 당시 현장에 검찰총장이 찾아오자 경찰은 그를 몸수색하고 휴대한 권총까지 압수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경찰 고위직 수사로 ‘미운털’이 박힌 끝에 검찰총장에서 서울고검장으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은 이도 나왔다. 일반 국민에겐 경찰의 힘이 더 강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미제 지프를 개조해 흰색으로 칠한 ‘백차’에 탄 경찰이 “거기 서”라고 하면 “대통령 빼고 다 선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고 한다.

 

▶5·16 혁명으로 경찰 권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 이후 경찰은 권력이라기보다는 권력의 수족이 됐다. 고 김근태 의원은 ‘고문 기술자’라는 경찰관에게 전기고문, 물고문을 당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탁 하고 쳤더니 억 하고 죽었다”던 서울대생 박종철군을 고문한 사람들도 경찰관이었다. 주요 야당 정치인 동향을 챙긴 사람들도 경찰관이었고 심지어 웬만한 운동권 학생들까지 ‘담당 형사’를 달고 다녔다.

 

▶민주화 이후 경찰 권력은 한 계단 더 내려왔다. 이제는 시위대에게 얻어맞는 사람들이 됐다. 검찰과의 위상 차이가 너무 커지기도 했다. 이렇게 30년 가까이 지나면서 커다란 반작용이 일어났다. 검찰과 국정원의 수사권을 경찰로 넘긴다는 대통령 공약이 법 개정으로 현실화했다. 국가수사본부, 국가경찰, 자치경찰로 몸집을 키우며 ‘공룡’이 되고 있다. 경찰청장 스스로 “경찰 비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할 정도다.

 

▶경찰이 정권 행동대 역할을 한 것은 대통령에게 잘 보여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겠다는 일념 때문일 것이다. 드루킹 여론 조작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도, 울산시장 선거 공작을 직접 벌인 것도 모두 경찰이었다. 대학생들이 대학 구내에 대통령 비판 대자보를 붙였다고 주거 침입 혐의를 씌우기도 했다. 경찰은 12만 명 넘는 인력과 예산 10조원을 쓰는 거대 조직이다. 이 조직이 힘까지 갖고 ‘정권의 몽둥이'로 나서면 자유당 경찰의 재림이다. 이러다 민주주의가 자유당 시절로 후퇴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정말 기우일 뿐일까.

 

-금원섭 논설위원, 조선일보(2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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