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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묻는다 “왜 우리는 집 때문에 절망해야 하나”] [‘거지갑(甲)’ 박주민]

뚝섬 2021. 4. 2. 06:12

청년들이 묻는다 “왜 우리는 집 때문에 절망해야 하나”

 

집값 폭등에 내 집 마련 기회를 잃은 청년들의 분노와 절망감이 커지고 있다. 청년 임대주택 공급도 턱없이 부족해 최소한의 주거 안정마저 위협받고 있다. 동아일보는 2021년 창간기획 ‘극과 극―청년과 청년이 만나다’를 통해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이들은 사회에서 버려졌다는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청년들의 주거 걱정을 해결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결혼과 출산 감소는 물론이고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에 대한 인식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진보적 성향은 집을 소유하지 않고 임대로 살아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사들여 청년에게 빌려준 매입임대주택은 1만4500채에 불과했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서울에선 949채가 공급됐는데 신청자가 3만3683명에 달해 경쟁률이 35 대 1을 넘었다.

보수 성향은 집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뚜렷했지만 청년들에게는 현실의 벽이 너무 높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현 정부 출범 당시 6억 원 남짓이었지만 지금은 10억 원에 육박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 및 대학원 졸업자 중 취업을 한 이들의 평균 연봉은 3115만 원이었다.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32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청년들은 대출을 받기도 어렵다. 취업에 성공해도 소득과 금융거래 실적이 적어 은행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청년 4명 중 1명이 취업을 포기하거나 그냥 쉬는 상황이다. 안정된 직장을 갖지 못하면 목돈을 만들 기회조차 없다. 정부가 정책을 낼 때마다 오히려 집값이 오르다 보니 “그냥 아무것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온다.

 

정부는 집을 사거나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맺은 뒤 청년에게 임대하는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아파트를 짓는 데 오랜 기간이 걸리므로 민간 주택을 청년 주택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취업에 성공해 웬만큼 소득이 있는 청년에게는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혀줘야 한다. 목돈 마련을 돕는 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을 확대하고 대출 기회도 넓혀줄 필요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 민간 주택 건설 활성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임대든 소유든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주거할 수 있도록 맞춤형 주거 대책을 꾸준히 실행해 청년들을 절망에서 구해내야 한다.

 

-동아일보(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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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지갑(甲)’ 박주민

 

박원순 서울시장의 집무실을 찾았다가 엄청난 양의 서류 더미를 본 적이 있다. 어린이 키에 버금갈 정도 서류탑들이 집무실을 채우고 있었다. “일하다 보니 서류철이 계속 높아진다”고 했다. 일을 하려면 저렇게 쌓아 놓고는 못 할 텐데’라는 질문을 하려다 참았다. 20대 국회 개원 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을 처음 봤다. 항상 큰 백팩을 매고 다녔다. “짬 나면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가방 안에 노트북과 서류 뭉치가 가득 들어 있었다. 박 의원의 백팩을 보면서 박 시장의 서류탑이 떠올랐다.

 

▶1973년생 서울법대 93학번 박주민 의원은 변호사 시절 세월호 현장 등을 면도 안 한 얼굴, 꾀죄죄한 옷차림으로 쫓아다녔다. ‘세월호 변호사’ ‘거지갑(甲)’ 별명을 얻었다. 국회의원이 돼서도 헝클어진 머리로 본회의장에 엎드려 쪽잠을 잘 때가 있었다. 밤새 법안 만드느라 못 씻었다”고 했다. 백남기 농민 빈소를 지키다 탁자 위에서 자는 모습도 보였다. 방송 연예 프로그램 등에서 ‘국회의원인데 얼굴은 노숙자’ ‘외모 자체가 성실과 워커홀릭’ 등 찬사를 받았다.

 

▶이런 별명이 후원금을 몰아 줬다. 40시간 만에 계좌 한도를 채우기도 했다. 재산은 ‘거지갑' 등급이 아니다. 2020년도 신고 재산이 11억4468만원이다. 아내도 변호사다. 명문 외고 출신이지만 알려지는 걸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 고교 동기는 “후배들이 인사하면 ‘그래서요?’라고 반응했다”고 했다.

 

▶그는 재킷에 주렁주렁 배지를 달고 다녀 ‘박주렁’으로도 불린다. 세월호·여순 사건·제주 4·3 사건·위안부를 상징하는 배지를 달고 다닌다. 박 의원은 “유가족, 피해자분들이 직접 달아주신 것이어서 제 손으로 뗄 수 없다” “꼭 해결하겠다는 각오이자 다짐”이라고 했다. 20대 국회에서 법안을 315건을 발의해 최다 발의 랭킹에 이름을 올렸다. 약자를 위한 법에는 꼭 이름을 올렸다. 그 기사에 이런 댓글이 달렸다. 참 보여주기 정치는 잘한다.”

 

▶박 의원이 작년 7월 임대료를 5% 이상 못 올리게 하는 임대차 3법 통과를 앞두고 자기 소유 아파트 임대료를 9% 인상한 사실이 드러났다. 자기가 발의한 법이다. 법 통과 하루 전 법사위 회의에서 “법 적용을 예상하고 미리 월세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자기가 그렇게 했으니 잘 알 수밖에 없다. 청년정의당 대표가 “거지갑 박주민은 어디 있느냐”고 했다. 내로남불과 위선은 조국씨를 비롯한 586 전유물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이동훈 논설위원, 조선일보(21-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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