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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백 족쇄 풀기’ 시동 걸렸다] [한국은 글로벌 호구가 아니다]

뚝섬 2023. 5. 17. 11:02

[‘알이백 족쇄 풀기’ 시동 걸렸다]

[한국은 글로벌 호구가 아니다] 

[알이백은 수단의 하나일 뿐 목표는 카본프리]

 

 

 

---[한삼희의 환경칼럼]---

 

알이백 족쇄 풀기’ 시동 걸렸다

 

알이백 추종은 태양광·풍력 부족국에 불공평
오늘 발족카본프리 포럼
원자력 무탄소 에너지 전부 온실가스 감축 인정받게 국제 의제로 띄워가야

 

작년 2월 3일 열린 대선 후보 TV 토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알이백' '블루수소' '택소노미' 등의 에너지 분야 전문 용어들의 의미와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물어 화제가 됐다. /뉴스1

 

알이백(RE100)’은 작년 대선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거론하면서 유명해졌다.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만 쓰자는 캠페인을 말한다. 영국 민간 단체가 깃발을 들었고 글로벌 기업 다수가 호응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에 참여하려면 꼭 이행해야 하는 의무처럼 돼버렸다. 그런데 한국은 자연조건으로 태양광·풍력 전기를 풍족하게 생산하기 쉽지 않다. 현재 전체 전력의 8%밖에 되지 않는다. 기업들이 알이백 전기를 쓰고 싶어도 쓰기 힘들다. 이러다가 알이백 때문에 수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는 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오늘(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CFE 포럼이 발족한다. 알이백의 대안(代案) 찾자는 모임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이 참여하고 삼성전자·SK·현대차 등 전력 수요 기업과 GS에너지·한화에너지·SK이앤에스 등 에너지 공급 기업들이 동참한다. CFE 카본프리 에너지, ()탄소 에너지를 말한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에 태양광·풍력만 있는 게 아니다. 원자력도 무탄소이고, 화석연료 발전소도 탄소 포집(CCS) 설비를 달았으면 무탄소 에너지가 있다.

 

우리의 고민은 태양광·풍력만 갖고는 알이백 가입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전력을 공급할 수 없다는 점이다. 캠페인이 캠페인 수준에 머문다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알이백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이 부품·소재 등을 공급하는 협력 기업에도 태양광·풍력만 쓰도록 종용하는 문제다. 미국 같은 나라는 태양광·풍력 전기가 풍부한 데다 원자력 전기보다 값도 아무 문제가 없다. 우린 태양광·풍력 전기 공급량도 부족하고 값이 너무 비싸다. 4월 기준 한전의 정산 단가를 보면 원자력 전기는 h 37원이었는데, 태양광·풍력은 156~157원이었다. 국내 기업 사이에 알이백 전기 확보 경쟁이 벌어지면 태양광·풍력은 더 비싸질 것이다. 비싼 값을 주고도 구할 수 없으면 해외로 공장을 옮겨야 한다.

 

이건 매우 공정하지 못한 게임이다. 원자력 전기는 풍력·태양광 못지않은 청정에너지다. ()밀도 에너지여서 소요 토지가 태양광의 200분의 1, 3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 같은 토지 부족 국가에는 더할 나위가 없는 친환경 에너지다. 그런데도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서울로 가는 길에 경부선만 있는 게 아니다. 영동선도 있고 서해안선도 있다. 그런데 경부선만 이용해야 한다는 규칙을 강요한다면 그건 서울로 가는 걸 돕는 게 아니라 방해하는 것이다. 그로 인한 피해를 한국 기업들이 뒤집어쓰게 된다.

 

카본프리 에너지 포럼은 온실가스 감축 수단을 확장시키자는 시도다. EU도 원자력을 친환경 전력으로 분류했다. 미국도 원자력을 무탄소 전력으로 인정해 태양광·풍력처럼 보조금·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작년 10월 ‘한국은 글로벌 호구가 아니다’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알이백의 불이익을 가만히 앉아 당하지 말자는 주장이었다. 알이백의 불공평을 국제적으로 적극 알리고 원자력 전기가 당당하게 무탄소 자격을 인정받을 있게 해야 한다. 오늘 발족하는 카본프리 에너지 포럼은 그걸 위한 첫발을 떼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기업들이 선택적으로 원자력 전기를 구입할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태양광·풍력 전기를 썼다는 신재생 인증서(REC)와 비슷하게 원자력 전기 인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원자력 전기를 구입하는 기업은 그에 따른 추가 요금(프리미엄)을 내야 할 것이다. 알이백 참여 기업들은 신재생 인증서를 구입해야 했는데, 원자력 인증서도 같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원전 관련 인프라 구축비, 지역 주민 지원비, 송전망 보강비 등에 활용하면 된다. 신재생 확충은 기존의 전력수급기본계획,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2050 탄소 중립 등의 이행을 통해 차질 없이 진전돼야 한다.

 

포럼 사무국은 상공회의소에 설치한다고 한다. 정부부터 앞장서서 카본프리를 국제 어젠다로 띄우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야 한다. 프랑스, 미국 원자력 강국과 손을 잡을 있을 것이다. 한덕수 총리가 이미 유럽 순방 중 스웨덴 기업인들에게 “알이백 대안으로 카본프리를 밀고 나가자”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해외 미디어에도 적극 알려 논리를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산업부는 연말 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28 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 카본프리를 정식 의제로 올리겠다고 하고 있다. UAE는 우리와 원자력 이익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기후회의 의장국 영향력을 빌린다면 카본프리를 글로벌 표준으로 발전시킬 동력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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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글로벌 호구가 아니다

 

태양광·풍력만 쓰자는 알이백 한국에 너무 불리.. ·EU 이해 추구 아닌가

청정 전력 원자력 배제는 탄소 중립 방해하는 .. 게임 규칙 바로잡아야

 

미국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중 경계에 있는 모하비 사막에 설치된 이반파 태양광 집열 단지. 일반 태양광 발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태양광을 거울로 반사시켜 중앙의 태양광 타워로 모은 후 그 집열 에너지로 보일러를 돌린다. 구글이 전체 건설비 22억 달러 중 일부를 부담했다. 집열 거울들이 구글 글자를 만들어내고 있다. 구글은 알이백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로이터

 

삼성전자가 지난 달 알이백(RE100) 참여를 발표했다. 알이백 태양광·풍력 등만 쓰겠다는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의 구호다. 국내 주요 기업 20여 곳, 세계적으론 380여 핵심 대기업이 가입했다. 기업별로 빠르면 2030년, 늦어도 2050년까지 알이백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이 알이백 캠페인은 영국 민간 단체가 2014년 깃발을 올렸다. 그런데 상당히 수상쩍다. 국제 협약은 아니고 자발 캠페인이어서 기업이 여기에 참여해야 하는 법적 의무 같은 것은 없다. 그런데도 동참하지 않으면 같은 분위기가 있고, 가입 기업들은 협력 기업들에까지 재생에너지만 쓰도록 종용하고 있다. 애플이 SK하이닉스에, BMW가 삼성SDI에 그런 주문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8월 상공회의소 조사에서도 국내 제조 분야 대기업의 29%, 중소기업의 10%가 비슷한 요구를 받았다고 대답했다. 이러면 더 이상 자발적이지 않은 것이 된다. 국제 공급망에 참여하려면 알이백을 추종해야 하게 돼버렸다.

 

이 상황이 영 개운치 않다. 캠페인을 주도하는 미국, 유럽 기업들에는 알이백 이행이 별게 아닌 반면, 한국 기업들에는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펴낸 2020년 판 균등화 발전 비용(LCOE) 분석 자료집이 있다. LCOE란 발전 설비의 전 수명 주기(건설~폐기)에 걸친 비용을 집계한 것으로, 이것이 발전 단가의 기초가 된다. 자료집을 보면 미국은 육상 풍력이 MWh당 40달러 선, 태양광은 40~50달러, 해상 풍력은 60~70달러 수준이다. 반면 원자력은 70~80달러, 석탄은 100달러를 넘는다. 미국 기업으로선 풍력·태양광을 쓰는 것이 오히려 비용이 싸게 먹힌다. 토지 비용이 저렴하고 햇빛·바람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유럽도 북해 해상 풍력은 한국 서남해 풍력의 두 배 이상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에 반해 한국 기업은 태양광·풍력 전기만 쓰려면 굉장히 비싼 요금을 치러야 한다. 태양광·풍력 비율도 7.5%밖에 안 된다. 나중엔 재생 전력 공급량이 부족해 알이백 기업들 수요를 채우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최악 경우 기업이 재생 전력을 찾아 외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사태까지 갈지도 모른다.

 

한국은 반면 원자력에 강점을 갖고 있다. IEA 자료집을 보면 원전 건설비가 한국은 ㎾당 2157달러, 프랑스 4013달러, 미국 4250달러였다. 균등화 발전 비용은 미국과 프랑스가 한국의 1.3~1.4배 수준이다. 한국으로선 원자력을 ()탄소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유리하다. 더구나 원자력 전기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풍력과 비슷하고 태양광과 비교해선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서 EU 지난 7 원자력을 친환경 전력으로 인정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도 지난해 12월 원자력을 태양광·풍력과 함께 무공해 전력으로 분류했다. 그런데도 알이백 가이드북은 원자력 전기를 배제했다. 값싼 무탄소 전원인 원자력은 못쓰게 하고 대신 비싼 풍력·태양광을 쓰라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알이백이 효율적인 탄소 중립을 방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알이백은 파리협약 기본 원칙인 ‘NDC(Nationally Determined Committment)’에도 배치된다. NDC는 글자 그대로 각국이 여건에 맞춰 자주적 결정을 하라는 뜻이다. 알이백을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은 온실가스의 역사적 누적 배출량이 많은 곳이다. 기후 붕괴에 가장 책임이 나라들이 탄소 중립을 명분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칙을 강요하고 있다. EU 탄소국경세나 바이든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결국 탄소 감축을 내세워 자국 이익을 지키는 수단으로 작동되고 있다. 알이백도 애초부터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 한국 같은 원자력 강국의 발목을 잡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알이백이 미국·유럽 기업들 이익에 반대되는 것이라면 그들 나라에서 지금처럼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내 일부에선 알이백을 손댈 수 없는 원칙인 것처럼 떠받들고 있다. 그렇게 고분고분 끌려갈 아니라 기업, 기업 단체, 관련 학회 등이 알이백의 불공평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논리, 명분, 사실에서 우리가 당당하다. 처지가 비슷한 나라들을 규합해 이익을 지켜야 한다. 태양광·풍력을 소홀히 하자는 것이 아니다. 탄소 중립은 태양광·풍력, 또는 원자력 어느 한쪽만 갖고는 어렵다. 둘 다 힘을 쏟아야 한다. 재생 전력과 원자력을 합하면 우리는 무탄소 전력 비율이 35%가 된다. 다른 나라에 크게 뒤진 상황이 아니다. 우리가 이룬 원자력 분야 성과를 떳떳하게 인정받고 원자력 기술로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 길을 터야 한다. 우리가 글로벌 호구는 아니지 않은가.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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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급진적으로 탈원전 추진하던 , 올겨울 폐쇄·예비 原電 3 정상 가동키로. 전력난이 일깨워준 냉엄한 현실.

 

-팔면봉, 조선일보(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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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이백은 수단의 하나일 뿐 목표는 카본프리

 

태양광·풍력은 온실가스 감축 수단의 하나일 뿐
에너지 정책 목표는 ‘카본프리’로 설정해야
대통령이 편향되게 알면 그것이 진짜 위험

 

지난 3일 열린 대선후보 첫 TV 토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토론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알이백' '블루수소' '택소노미' 등의 에너지 분야 전문 용어들의 의미와 대응 방안을 집중적으로 물어 화제가 됐다. /뉴스1

 

지난주 대선 후보 토론에서 ‘알이백(RE 100)’ ‘블루 수소’ ‘택소노미(taxonomy)’라는 낯선 용어들이 등장했다. 대통령이 전문 용어까지 꿰고 있다면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르고 있더라도 전문가들 보좌를 받아 균형 잡힌 의사 결정을 할 시스템을 갖추면 문제될 것은 없다. 섣부르게 알거나 편협한 관점이 입력돼 있다면 그것이 더 위험하다. 탈원전을 고집하면서 ‘8년 내 온실가스 40% 감축’을 국제적으로 약속해버리는 것이 그런 경우다.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알이백에 어떻게 대응할 거냐”고 묻자 윤석열 후보는 “알이백이 뭐냐”고 되물었다. 알이백은 태양광·풍력 등만 쓰자는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 캠페인의 구호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가 기발한 비유로 이것의 맹점을 짚은 적이 있다. “성적을 올리는 것이 목표인데, 나는 학원 열심히 다녔으니 할 일 다했다면서 학교 수업, 자기 공부를 소홀히 해도 되느냐”는 것이다. 학원 수강은 성적 올리기의 여러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대학 입시에서 학원비 영수증을 제출해놓고 합격시켜달라고 할 수는 없다. 필요한 것은 좋은 성적표다.

 

알이백은 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다양한 방법의 하나에 불과하다. 다른 유력한 수단들도 있다면, 그것들도 최대한 다 활용해야 한다. 오로지 재생에너지만’은 원래 목표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것을 까먹고, 수단인 재생에너지를 목표로 착각하는 것이다. 진짜 목표는 ‘카본프리(Carbon Free·탄소 제로)’가 맞는다.

 

구글은 그것을 정확히 알았다. 구글은 알이백에도 참여하면서 ‘카본프리 100′를 밀고 나갔다. 태양광, 풍력, 원자력 할 것 없이 무탄소 에너지라면 뭐든지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알이백은 바람이 잠잠하고 태양이 가려지면 무력해진다는 허점이 있다. 구글 데이터 센터는 바람과 태양이 없어도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구글은 24시간, 1주일 내내, 365일 전력 공급이 가능한 무탄소 에너지(24/7 carbon free energy)를 지향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미래 산업 핵심은 수소 경제가 될 텐데 블루 수소와 관련한 어떤 비전이 있는지 말해달라”는 질문도 했다. 수소 경제의 관건은 수소를 어떻게 만들어낼 것인가에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천연가스를 고온-고압 수증기로 반응시켜 만들어낸다. 이것을 그레이 수소(회색 수소)라고 하는데 세계 수소의 76%가 이 방법으로 만든다. 값이 싸게 먹히지만 이산화탄소를 다량 발생시킨다. 블루 수소는 그레이 수소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걸러내 심지층에 분리 저장시키자는 아이디어다. 그러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수소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 블루 수소가 사실은 온실가스를 굉장히 많이 뿜어낸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 코넬대와 스탠퍼드대 전문가들이 작년 8월 과학저널에 ‘블루 수소는 얼마나 환경적인가(How green is blue hydrogen)’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천연가스는 채굴~운반~저장~연소의 전 과정에서 강력한 온난화 작용력을 갖는 메탄을 일부 누출시킨다. 이 효과에다 온실가스 포집·저장 과정의 에너지 소모까지 모두 계산해봤더니 블루 수소는 천연가스를 그냥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보다 배출량이 20% 많았다. 천연가스에서 직접 에너지를 꺼내 쓰는 것이 낫지, 수소로 변환시켜 에너지로 쓰면 온실가스를 포집하더라도 지구 기후에 되레 나쁘다는 것이다.

 

에너지 분석기관인 BNEF도 작년 12월 블루 수소는 유지비만 많이 들 테니 포기하라’는 취지의 글(Blue Hydrogen could become White Elephant)을 올렸다. 블루 수소를 생산하려면 거대 설비를 갖춰야 하는데,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경합 기술(그린 수소)과의 경쟁에서 밀려 퇴출될 수밖에 없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블루 수소에 기대를 걸었다면 꿈 깨라는 것이다.

 

이 후보는 또 “EU 택소노미가 중요한데 원자력 관련 논란이 있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가르쳐달라”고 했다. 택소노미란 어떤 기술이 친환경인가를 판정하는 녹색 분류 체계를 말한다. 한국은 작년 연말 녹색 분류 체계에서 원전을 배제시켰다. 반면 EU는 원자력발전이 탄소 중립에 필요하다며 녹색 분류 체계에 포함시켰다. 한국은 극도의 토지 부족 국가여서 될수록 토지를 적게 차지하는 에너지 기술에 환경 점수를 더 줘야 하는데 완전히 거꾸로 갔다.

 

전문 용어를 구사하면 지식의 우위를 과시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전문 용어에는 함정이 있다. 전문가 사회에서 통용되는 말이라는 권위로 포장돼 본질을 가릴 수 있다. 멋진 말처럼 들려 맞겠거니 하고 그냥 넘어가 버리는 심리적 나태를 초래한다. 국가 정책에선 실증적 판단이 필요하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2-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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