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헌재 최악의 人事, 최악의 판단] ....

뚝섬 2023. 5. 17. 11:01

[헌재 최악의 人事, 최악의 판단]

[헌법재판관은 ‘9인의 현자’가 되어야 한다]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에 침묵한다”]

[대법원은 “거짓말도 무죄”, 헌재는 “절차 어긴 검수완박 법도 유효”]

[“‘검수완박’ 입법 표결권 침해지만 법은 유효” 헌재 결정 이유]

 

 

 

헌재 최악의 人事, 최악의 판단

 

코드 인사, ‘인사 거래의혹까지 최악의 人事로 재판관
명백한 민형배 위장 탈당도 부정文정권 위해 양심 버린 아닌가

 

(왼쪽부터)유남석 헌재소장,이석태 전 헌법재판관, 김기영·문형배 헌법재판관./남강호 기자

 

민주당이 ‘검수완박법’ 처리를 위해 위장 탈당했던 민형배 의원을 얼마 전 복당시키는 걸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헌법재판관 네 명의 반응이었다. 민 의원 탈당은 위장이 아니어서 법안은 유효하다고 했던 유남석 헌재소장, 이석태·김기영·문형배 재판관이다. 의원의 복당은 1 그의 탈당이 위장이었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다는 것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재판관들은 엉터리 판단에 대한 해명이라도 해야 하는 아닌가. 하지만 아무 말도 없고, 이석태 재판관은 “헌재는 가장 영광스러웠던 기억”이란 말만 하고 지난달 퇴임했다.

 

위장 탈당은 명백한 일이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법 법사위 통과를 위해 민 의원을 탈당시킨 뒤 안건조정위에 넣어 여야 동수로 구성하도록 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 그 뒤 법안을 강행 처리한 과정이 다 생중계됐다. 의원은 복당이 지연되자 작년 12 “(탈당은) 당과 함께 내린 정무적 판단이라고 고백까지 했다. 그런데도 명의 재판관은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자율적 결정이라고 했다. 그러고는 위법이 없으니 유효라는 형식 논리로 법안 무효 청구를 전부 기각한 것이다. 이들과 함께 법안 유효 결정에 선 이미선 재판관은 위장 탈당의 위법은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국회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논리라도 댔지만 이들은 위장 탈당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이다. 최고 법관이란 사람들이 이래도 되나. 헌재 역사에 최악의 판단으로 남을 만한 일이다.

 

이들 재판관은 문재인 정권 코드 인사 임명됐다. 진보 성향인 우리법연구회(유남석·문형배)와 국제인권법연구회(김기영), 민변(이석태) 출신이다. 특히 이석태·김기영 재판관 지명 과정에선 ‘인사 거래’ 의혹까지 불거졌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민변 회장 출신인 이석태 변호사를 지명하고, 며칠 뒤 여당이던 민주당이 김기영 판사를 지명한 인사다. 이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과 잘 모르고, 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민정수석 밑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김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이지만 민주당과는 인연이 없다. 이 때문에 정권과 대법원장이 코드 인사 논란을 피하면서 자기 사람 챙기려고인사 거래 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정황상 사실일 가능성이 크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국회·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도록 헌법에 규정돼 있다. 서로 견제하라는 권력분립의 이상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를 악용해 꼼수 인사를 한 것이다. 역대 정권에서도 헌법재판관 코드 인사 논란이 있었지만 이런 적은 없었다. 최악의 인사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재판관이 된 이들이 문재인 정권이 자신들의 방탄을 위해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법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률가의 양심을 버리고 정권에 보은한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미국 연방대법원도 대법관들의 정파성이 논란이 돼 왔다. 그래도 아직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것은 결정적 순간에 자신을 임명한 정권과 진영 논리를 벗어나 소신 판결을 하는 대법관들이 있기 때문이다. 보수 정권인 리처드 닉슨 대통령 때 임명됐지만 낙태 규제 위헌 결정에 선 해리 블랙먼 대법관,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임명됐지만 ‘반(反)트럼프 판결’을 내린 존 로버츠 대법원장 등이 그들이다.

 

우리 헌재에 그런 재판관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자신들을 임명한 정권과 정당 편에 선다. 그런 헌재가 필요한가. 네 명의 재판관을 보면서 이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최원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3-05-17)-

______________

 

 

헌법재판관은 ‘9인의 현자’가 되어야 한다

 

[朝鮮칼럼]

입법폭주 내달리는 민주당… 검수완박은 그 완결판
국회주권·헌법주권 충돌할 때 무엇이 우선하나
선출된 권력 물론 중요하지만 입헌주의로 민주주의 지켜야
이번 헌재판결 유감이지만 ‘9인의 현자’를 기대할 수밖에
 

 

감시자는 누가 감시하는가?(Quis custodiet ipsos custodes?)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3‧23판결을 보며 이 경구가 떠올랐다. 지난해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 온갖 꼼수와 편법, 불법이 판쳤다. 그런데 헌재는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을 침해”했지만, 법률안은 유효하다고 선고했다. 하지만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가 망가진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는 생각할 수 없다. 민주 헌정을 지키는 게 존립 목적인 헌재로서는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다. 헌재의 잘못된 판결은 누가 판결하는가?

 

표면상 이런 억지가 생긴 이유는 이미선 재판관의 판결 때문이다. 이 재판관은 심의·표결권의 침해를 인정하면서도 법률안이 유효하다고 판시했다. 나머지 8명의 재판관은 4:4로 나뉘어, 전체 인용 또는 전체 기각 쪽에 섰다. 그래서 심의·표결권의 침해는 5:4로 인용되고, 법률안의 무효는 4:5로 기각된 것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전체 기각 의견(유남석, 이석태, 김기영, 문형배 재판관)에 있다. 이 입장은 법안 통과 과정에서, 헌법과 국회법 위반이 없었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국회의원의 법률안 심의·표결권도 침해되지 않았고, 법률안 무효화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논리정연하다. 다만, 이 논리의 첫 단추인 민형배 의원의 탈당과 안건조정위원 선임에 대한 판단이 아킬레스건이다. 이게 무너지면, 모든 논리가 와르르 무너진다. 국회 상임위원회는 이견이 있을 때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한다. 의원 수가 가장 많은 제1교섭단체 3명, 기타 3명으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2/3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국회법 제57조의 2). 그래서 민주당은 민 의원을 탈당시켜 기타 조정위원으로 임명해, 그 구성을 사실상 4:2로 만들었다. 의결 전에 게임 끝난 것이다. 인용 입장은 당연히 이걸 위법으로 판단했다. 이에 반해 기각 입장은 민 의원이 무소속이므로 “국회법상 아무런 제한이 없고, 탈당은 의원 개인의 정치적 판단에 따른 자율적인 결정”이라고 판시했다(2022헌라2).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려도 유분수다. 이런 뻔한 형식 논리로, 물 흐르듯이 전체 기각의 법리를 구성했다. 법의 자동기계와 무엇이 다른가.

 

이미선 재판관의 모순된 판결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이 어긋남은 논리학보다 정치학의 대상이다. 이 재판관은 국회의 자율적 입법권을 존중해 헌재의 적극적 조치는 “헌법적으로 요청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했다. 권한 침해와 달리 법률안의 무효 여부는 자제하는 게 대의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원칙이라고 보았다. 그 관점에서, 이 사건은 “국회의 기능이 형해화될 정도의 중대한 헌법 위반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지점에서 전체 인용의 입장(이선애,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과 갈린다. 이에 따르면, 이 사건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라는 헌법의 기본원리를 훼손했다. 헌법상 권한침해사유도 매우 중대하다. 따라서 다수당의 횡포로 인한 위헌, 위법 상황을 차단해 헌법적 권한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법리가 정연하고, 국민의 눈높이에도 맞는다.

 

그런데 이미선 재판관이 제기한 삼권분립 문제는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국회주권과 헌법주권 중 무엇이 우선하나? 민주주의 원리상 선출된 권력이 사법부보다 우위다. 하지만 정부나 국회가 민주주의를 파괴할 때는 어찌하나? 나치즘이나 포퓰리즘, 권위주의체제에서는 그런 일이 쉽게 일어난다. 한국은 1987년 후에도 제왕적 대통령제가 늘 문제였다. 지금은 국회도 큰 문제다. 민주당이 입법폭주를 멈추지 않고 있다. 검수완박은 그 완결판이다. 대통령의 국정과제는 철통같이 틀어막는 비토크라시(vetocracy)도 일상화되었다.

 

이 광풍을 막자면 합헌성을 판단하는 사법심사가 필요하다. 헌법이 통치하는 입헌주의(constitutionalism)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이 전통은 미 제4대 대법원장 존 마셜((John Marshall)이 확립했다. 이로써 힘도, 의사도 없던 사법부가 제3의 권력이 되었다. 하지만 사법부가 “모든 헌법적 문제에서 최종 판정 기관”이 되면 사법통치(juristocracy)의 압제가 도래한다. 제퍼슨 미 대통령의 비판이다. 사법심사권은 절제되어야 한다. 선거 같은 견제 장치가 없기에 더욱 그렇다. 헌법을 명백히 위배하지 않는 한 의회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국은 결정적 위기를 최종 해결할 심벌로서 왕이나 국교의 수장이 없다. 미국은 ‘9인의 현자’로 불리는 연방 대법관들이 그 역할을 한다. 한국 헌재도 이미 대통령 탄핵이라는 큰 정치적 위기를 두 차례나 수습했다. 헌재의 소임은 더 높아야 한다. 속 빈 강정 같은 형식논리로는 그 소임을 감당할 수 없다.

 

-김영수 영남대 교수·정치학, 조선일보(23-03-27)-

_____________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에 침묵한다”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 헌법 12조 3항의 내용이다. 그런데 검사가 영장을 신청하기 위해 수사까지 할 수 있는지는 헌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그래서 영장청구권과 수사권이 하나로 묶여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별개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져 왔다.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헌법에 어긋나는지에 대한 판단도 여기서 갈렸다.

▷헌법재판소가 23일 결정한 검수완박법 관련 권한쟁의심판 사건은 두 가지다. 먼저 국민의힘 의원들이 낸 소송에 대해선 ‘기각’ 결정을 내렸다. 민사소송에 견주면 원고 패소라는 뜻이다. 반면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이 낸 심판은 ‘각하’됐다. 청구 내용을 아예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냈다는 의미다. ‘권한이 침해됐고 이와 관련성이 있는 기관’만 소송을 낼 수 있는데, 법무부 장관과 검사들은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 대입 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헌재가 각하를 한 이유에도 차이가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는 검수완박법에 따라 권한에 영향을 받지 않아 아예 ‘관련성’이 없다고 봤다. 검사들은 관련성은 있으나 권한이 침해되지 않아 소송을 낼 수 없다는 취지다. 검사가 직접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가 6개에서 2개로 줄었는데 헌재는 왜 검사의 권한이 침해되지 않았다는 것일까. 쟁점은 검사의 수사권이 법률상 권한인지, 헌법상 권한인지 여부였다.

 

▷검사의 수사권이 헌법상 권한이라는 주장의 핵심은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기 위해서는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인정하지 않았다. 영장을 검사가 청구하도록 한 것은 강제 수사의 남용을 막아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지, 수사권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헌법은 검사의 수사권에 대해 침묵하므로”, 즉 검사의 수사권은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의 권한이라는 것이 헌재의 논리다. 따라서 국회가 법률로 기관 간의 수사권 배분을 조정한 것을 검사의 권한 침해로 볼 수는 없다고 헌재는 결론 내렸다.

▷지난 정부에서부터 수사기관 간에 수사권을 어떻게 나눌지를 놓고 정치·사회적 갈등이 벌어져왔다. 수사권 조정에 찬성하는 측이나 반대하는 측 모두 ‘국민을 위해서’라는 명분을 들었다. 하지만 이제 헌재의 결정으로 일단락이 됐고, ‘누가’ 범죄를 수사하는지가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문제도 아니다. 앞으로는 ‘어떻게’ 수사의 효율성을 높이고 억울한 피해자를 줄일지에 형사사법체계 개선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장택동 논설위원, 동아일보(23-03-25)-

______________

 

 

대법원은 “거짓말도 무죄”, 헌재는 “절차 어긴 검수완박 법도 유효”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은 무효가 아니라고 결정했다. 민주당의 심의·표결권 침해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법안 통과 자체는 유효하다고 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절차를 어긴 이 법을 무효로 해달라며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지 11개월 만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이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위장 탈당 등 온갖 편법과 꼼수를 동원했다. 그 과정을 국민들이 다 지켜봤다. 그런데도 그런 법이 무효가 아니라면 앞으로 국회가 입법 과정에서 어떤 불법과 편법, 꼼수를 저질러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어진다.

 

민주당이 문재인 정권 말 이 법안을 강행 처리한 것은 문 정권이 저지른 불법을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고, 입법 과정은 탈법과 편법의 연속이었다. 법사위 통과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킨 뒤 안건조정위에 넣어 여야 동수로 구성하도록 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했다. 그 뒤 안건 논의도 없이 각각 8분, 17분 만에 관련 법안을 처리했다. 최장 90일간의 숙의 기간을 보장한 국회법 취지를 어긴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막기 위해 회기 쪼개기 수법도 동원했다. 헌재는 이런 행위가 위법이라면서도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을 전면 차단해 국회 기능을 형해화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효라고 했다. 절차 위법을 인정하면서 그런 절차로 만든 법이 유효하다는 모순적 결정이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심판 선고일인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이 헌법재판관들과 함께 자리하고 있다. 2023.03.23 /남강호 기자

 

헌재는 2009년에도 미디어법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대리투표 등에 대해 문제가 있지만 법안은 유효하다고 판단한 적이 있다. 절차상 하자가 법률을 무효로 할 정도는 아니라는 취지였다. 미디어법은 대리투표가 전체 표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검수완박 입법 과정의 위장 탈당 등은 안건조정위를 무력화해 결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절차 위법이 더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도 법이 유효하다고 인정한 것은 국회에 앞으로 그런 행위를 해도 된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번 결정에선 헌법재판관들의 정파성도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지금 헌재 재판관 9명 중 8명은 문재인 정권에서 임명됐다. 이 중 5명이 이른바 진보 성향이라는 민변과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다. 나머지 재판관 4명은 법사위원장의 가결 선포 행위는 무효라고 했지만 이들 진보 성향 재판관들이 유효라고 하면서 결국 기각 결정이 나왔다. 이들이 모두 자신들을 임명해준 정권 편에 선 것을 우연이라 할 수 있나. 법률가의 양심을 버리고 정치적 판단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대법원은 지난 정권 때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 선거 토론에서 친형의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허위 발언을 해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 이 대표가 대선에 출마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TV 토론에선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황당한 판결이었다. 여기에 헌재까지 절차 위법이 있어도 법은 유효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최고 사법기관들이 사법에 대한 신뢰를 굳건히 하고 있는가, 스스로 허물고 있는가.

 

-조선일보(23-03-24)-

_______________

 

 

“‘검수완박’ 입법 표결권 침해지만 법은 유효” 헌재 결정 이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이 그대로 시행될 수 있게 됐다. 어제 헌법재판소는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6대 범죄에서 부패 경제범죄 등 2대 범죄로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의 입법 과정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을 기각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속했던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등으로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지만 국회의장의 가결·선포권까지 침해된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헌재가 국회의 권한쟁의심판에서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한 사례는 2009년 미디어법 통과 과정 등 몇 차례가 있었지만 통과된 법률 자체를 무효로 한 사례는 없다. 이번에는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하는 위장 탈당까지 인정하는 것으로 보여 무리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크게 봐서 삼권분립에 입각해 국회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취지다. 헌재는 또 ‘검찰의 수사·소추권을 침해했다’며 통과된 법률의 내용을 문제 삼은 법무부와 검찰의 권한쟁의심판에 대해서는 본안 판단 없이 “헌법에 검찰의 수사·소추권에 대한 근거가 없다”며 각하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명한 유남석 헌재소장과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한 이석태 이은애 재판관, 민주당이 지명한 김기영 재판관 등 6명이 진보 성향으로 여겨져 진작부터 기각이 예상됐다. 이번에 이은애 재판관이 이탈해 중도·보수 성향의 이선애 이종석 이영진 재판관 쪽에 서서 심의·표결권과 가결·선포권이 모두 침해됐다고 봤지만 5 대 4에 그쳤다.

 

헌재 결정이 검수완박법에 문제가 없음을 뜻하는 건 아니다. 이 법은 민주당에 의해 졸속 입법되는 과정에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이 삭제되는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검찰의 과도한 수사권을 제한하는 취지는 지키되 총체적인 수사권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용을 보완해야 한다. 헌재는 위장 탈당 등 입법 절차에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런데도 민 의원은 “위장 탈당은 오히려 국회법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민주당은 헌재 결정의 전체 취지를 받아들여 필요한 법의 재개정을 위해 협조함이 마땅하다.

 

-동아일보(23-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