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엉터리 여론조사 전성시대]
[‘보수 몰락’의 시작은 엉터리 여론조사였다]
[‘동네북’된 네이버가 안쓰럽지 않은 이유 ]
총선을 ‘윤석열 재신임’ 투표로
[김대중 칼럼]
대통령은 자기 사람 원하지만 유권자는 그 지역 대표 뽑는 것
과거에 공천 잘못 개입한 결과 여권 패배, 거야 출발로 이어져
대통령은 큰 바둑 둬야.. 공천 개입 휘말리지 말고 ‘재신임’ 선거로 선언하라

‘윤석열 1년’을 윤 대통령이 자평(自評)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 괄목할 변화와 진전을 이룩했지만 내치(內治) 분야에서는 거야(巨野)에 막혀 답보 상태였다’고. 나는 윤석열 정권 등장의 가장 두드러진 의미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회복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나라의 탄생과 존재 가치를 이념적으로 부정하는 좌파의 활개로부터 나라를 자유·민주·법치·공정·정의의 궤도로 복귀시키는 보수(保守)의 동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윤 정권의 시대적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하지만 모든 정치적 평가가 다면적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잘한 것은 ‘당연’하고 못한 것은 ‘부각’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난 1년간 여론조사의 낮은 궤적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많은 사람, 특히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윤 정권이 ‘이재명과 대장동’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아직도 헤매고 있는 것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1년이 지나도록 밝혀낸 것이 무엇인가?” 윤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이 바로 ‘이재명과 대장동’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 1년의 과정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윤 정부가 지난 정권에서 느슨했던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복원하고 거기에 살을 더 붙인 것은 잘한 일이지만 동맹 복원에 급급한 나머지 핵(核) 문제 등에 너무 미국에 이끌렸던 점도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거명한 ‘거야’(더불어민주당)는 그간 여러 차례의 비리·부정·위선·거짓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재하다. 원래 정치판은 ‘상대의 잘못이 나의 장점’이 되는 요철(凹凸)의 세계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노웅래·송영길에서 김남국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정 비리 거짓에 흔들릴 때 국힘당과 ‘용산’(집권 세력)은 저들의 악재를 호재로 이용하기는커녕 스스로의 문제들로 동반 하락(?)하는 무기력을 보여 왔다. 젊은 대표의 축출과 새 대표 선출을 둘러싼 잡음, 당내 최고위원 징계, 당·정 간의 엇박자 등 크고 작은 마찰음이 야당의 흔들림을 오히려 덮어주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김재원·태영호 두 최고위원에 대한 국힘당의 징계는 공천까지 연계된 헛발질에 불과하다. 국회의원이 대통령과 반드시 같은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5·18과 4·3에 대한 시각은 오히려 두 의원의 견해에 동조하는 보수층이 훨씬 더 많다고 나는 생각한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의 문제다. 전에도 지적했지만 내년 총선은 단순히 윤 대통령과 국힘당의 앞날을 결정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 선거에서 지면 ‘윤석열’ 이름 석 자는 역사에서 존재감을 잃을 것이고 이 나라는 다시 좌파의 늪에 빠지게 된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5년’보다는 자신의 안위와 정치 생명 보전에 몰두하는 국회의원은 쓸모가 없다. 그래서 대통령은 더욱 ‘자기 사람’을 쓰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은 ‘자기 사람’을 원하지만 유권자는 그 ‘지역의 대표’를 뽑는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5년 하고 나가지만 국회의원은 오랫동안 이해가 같을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원 팀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박근혜 정권 때 있었던 공천 파동과 그 결과는 공천 개입의 폐해를 일깨워준다. 대통령이 개입한 잘못된 공천은 현역 탈락→무소속 출마→여권 동시 패배로 이어지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그것이 오늘날 ‘거야’의 출발이었다.
이런 사정과 관점을 감안하면 대통령이 국회와 소속당을 자신과 한 줄로 세우는 것이 국정의 효율성은 있어 보이지만 그 결과는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 대목에서 공천 개입 여부에 휘말리지 말고 보다 중대한 승부수로 난국을 돌파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이번 총선을 자신에 대한 국민의 ‘재신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지역의 대표, 즉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를 자신에 대한 ‘중간선거’ 또는 사실상의 ‘재신임’을 묻는 선거로 받아줄 것을 호소하고 그것을 국민 앞에 공약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어차피 결과는 그렇게 간다.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 정권은 사실상 일할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자신을 거는 선거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러지 않고 공천을 누가 하느냐, 또 탈락과 무소속 출마로 당내 싸움을 유발하고 온갖 잡음과 모략에 휩쓸리기보다는 대통령으로서 큰 바둑을 둘 필요가 있다. 지난 대선에서 과반을 못 얻었기에 이번 총선을 대선의 연장인 ‘결선 투표’로 삼는 마음가짐이다.
-김대중 칼럼니스트, 조선일보(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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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터리 여론조사 전성시대
[여론&정치]
작년 4월 대구시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는 지방선거 조사를 하면서 총 응답자가 739명인데 1000명에게 응답을 받아낸 것처럼 조작한 혐의 등으로 조사업체 A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A사 대표와 임직원은 1년여 만인 최근 1심 재판에서 300만~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A사는 지난 2월부터 대통령 지지율 등 정치 현안을 격주로 조사해 왔다. 매번 중앙선관위 산하 여심위에 결과를 올리며 발표도 하고 있다. 지금까지 여섯 차례 실시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모두 20% 안팎이었다. 지난 4일 발표한 조사는 18.7%로 5월 들어 32곳 조사회사의 결과 가운데 가장 낮았다. 최고치인 42.1%에 비해선 차이가 20%포인트 이상에 달했다. A사가 재판을 받으면서도 조사를 하고 발표도 할 수 있는 것은 대법원 최종 판결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여심위 등록업체 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의 허점 때문이다.
여심위에 의해 과태료 처분을 받고도 조사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것도 문제란 지적이 많다. 2021년 8월에 B사는 대선 여론조사에서 일부 면접원이 유도성 질문을 하거나 응답자 연령대를 허위로 기재하는 등 규정 위반으로 과태료 최고 상한액인 3000만원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 업체는 과태료 부과 이후에도 한 종편 방송사 의뢰로 대선 여론조사를 26차례나 실시했다. 2020년 2월엔 정당 지지율 조사 결과를 사실과 다르게 등록해 1500만원 과태료를 부과받은 C사가 이후 같은 달에만 총선 여론조사를 여섯 차례 더 실시했다.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신뢰 하락에 여심위의 솜방망이 처벌도 영향이 있다”고 한다. 여심위가 조사회사 등록제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등록한 회사 128곳 중에서 등록이 취소된 회사는 39곳이다. 진입은 쉽고 퇴출 기준은 부실해서 불량 조사회사 난립을 부채질했다.
작년 12월 한국조사연구학회는 여심위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여론조사 품질과 관련한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여러 논란과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에선 “조사회사가 등록의 기본 요소를 충족하지 못했을 때 등록 취소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등록이 취소된 업체는 재등록이 힘들도록 복귀 요건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여심위는 학회의 제안 내용을 적극 실천에 옮겨야 한다.
작년 지방선거 때 ‘가짜 응답자’로 결과를 날조한 A사에 대해 재판부는 “조작·왜곡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하고 이를 보도하게 한 행위는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이런 불량 조사회사가 재판을 받는 중에도 버젓이 여론조사 결과를 계속 내놓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겸 데이터저널리즘팀장, 조선일보(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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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몰락’의 시작은 엉터리 여론조사였다
[동아광장]
새누리당 압승 예측 뒤집힌 2016년 총선
지도부, 실제 박빙임을 알았다면 결과 달랐을까
尹 지지율 조사 편차 커, 과거서 교훈 되새길 때
한국갤럽의 주간 데일리오피니언 조사를 살펴보면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 간 공천 갈등으로 인한 선거 패배 여파로 2016년 총선 후 넉 달 만에 당시 새누리당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해 민주당에 뒤지기 시작했다. 그 후 재역전(2021년 7월 2주 차)까지는 무려 245주가 걸렸다. 190주 연속 10%대 지지율을 기록했고 10% 미만도 13주나 됐다. 민주당에 43%포인트까지 뒤지는가 하면 2018년 8월 한 달간은 정의당에도 뒤졌다. ‘보수 몰락’이라 할 만하다.
‘보수 몰락‘의 시작은 엉터리 여론조사였다. 2016년 총선 당시 지역구별 여론조사는 새누리당의 압승을 예상했다. 필자 연구팀이 당시 실시된 지역구별 여론조사 674건에 기반하여 후보별 당선 확률과 의석수를 추정해보면 새누리당이 166석(신뢰구간 158∼173석), 민주당이 83석(신뢰구간 75∼91석)이었다. 반면 두 정당은 122석과 123석을 얻어 오히려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었다.
당시 일반 여론조사는 법적으로 가상번호 활용이 불가능해 보수 유권자가 과대 표집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지역구 무선전화를 표집할 방법이 없다 보니 많은 조사가 유선전화만 표집하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무선전화 번호를 포함한 것이 문제였다.
엉터리 여론조사는 ‘보수 몰락’의 방아쇠가 됐다. 새누리당 압승을 예상한 엉터리 여론조사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소망편향(Desirability Bias)’을 강화하는 ‘데이터’를 제공했고 이는 ‘오만’으로 이어졌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박 전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가 당시 선거 여론이 ‘초박빙’임을 알았더라면 ‘비박계 공천 학살’도 김무성 대표의 ‘옥새런’도 없지 않았을까. 마찬가지로 보수 유권자들도 ‘미워도 다시 한번’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당시에도 정당 여론조사는 가상번호 활용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반 여론조사와는 달리 오히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새누리당 의석수를 125∼127석 정도로 예측하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왜 당시 박 전 대통령이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엉터리 여론조사를 더 믿었을까. 공천권을 가진 박 전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눈치를 살핀 선거 담당자들이 직언을 못 한 권력의 속성 때문은 아니었을까.
최근 많은 보수 언론과 정치권에서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작년 이후 대통령 지지율이 최저점을 기록했던 올해 3월 5주 차 조사에서는 조사업체 간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당시 자동응답방식(ARS)의 ‘여론조사공정’은 대통령 지지율을 43.6%로 추정한 반면 전화면접 방식의 ‘NBS’는 33.0%로 추정했다. 무려 10.6%포인트 차이였다.
ARS 방식은 응답률이 더 낮다 보니 상대적으로 양 진영의 강력한 지지층이 과대 표집될 확률이 높아 전화면접 방식보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온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참고로 당시 ‘여론조사공정’(ARS)과 ‘NBS’(전화면접) 조사의 실제 응답률(접촉률×응답률)은 0.6%와 5.7%였다. ‘여론조사공정’ 조사의 20대 할당 배율은 1.38에 달했던 반면에 ‘NBS’ 조사는 1.0으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할당 배율이 높다는 것은 해당 집단에 할당된 표본 수를 다 채우지 못해 답을 한 응답자들에게 가중치를 주고 못 채운 사람들의 응답을 예측해 끼워 넣었다는 의미다.
‘여론조사공정’의 ARS 조사는 특히 20대 여성들의 참여율이 낮았다. 우리나라 20대 유권자 중 남성의 비율이 여성의 1.1배 정도인 것에 비해 해당 조사 완료자는 이 비율이 1.8배에 달해 남성이 여성보다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이것은 지난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이며 필자 연구팀이 당시 여론조사 600여 건을 분석해 보면 대체로 윤석열-이재명 후보 득표율 차이를 상당히 과대 추정(3.7%포인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현상이 더 심했던 ARS(4.0%포인트)는 전화면접(3.1%포인트)보다 윤-이 격차를 더 과대 추정했다. 참고로 올해 3월 5주 차 ‘NBS’ 조사에서는 20대 남녀 비율이 1.1배 정도로 실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앞서 언급한 3월 5주 차 ‘여론조사공정’의 ARS 조사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 차이가 약 9%포인트(46.1% 대 37.3%)였던 데 비해 NBS 조사에서는 3%포인트(34% 대 31%)로 더 박빙이었다. 어느 조사를 더 신뢰해야 할까. 총선을 1년 앞두고 2016년 총선의 교훈을 되새겨 볼 때다.
-한규섭 객원논설위원·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동아일보(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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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북’된 네이버가 안쓰럽지 않은 이유
[오늘과 내일]
여당 정부, 네이버에 사회적 책임 등 묻는 파상공세
언론을 관리하려는 정책 바꿔 자율 운영토록 해야
“권력에 취해 간이 부어도 단단히 부었다.” “더 이상 방치해 둘 수 없는 ‘괴물’이 돼 가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들이 올 들어 네이버를 상대로 쏟아낸 말들이다. 하나같이 날이 서 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 관련 기사와 관련해 “(윤석열을 키워드로) 네이버 뉴스를 검색하면 비판과 비난 기사 일색”이라며 “네이버가 알고리즘으로 배열한다고 하는데 이건 ‘속이고리즘’”이라고 했다. 나아가 윤두현 의원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가 기사로 발생한 손익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도 뉴스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묻고,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및 뉴스 공급자와의 공정한 환경 조성 등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네이버 약관에 문제가 없는지 들여다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가히 여당과 정부의 이례적인 파상공세라고 할 만하다. 네이버도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 중반을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1주년에 비판 기사가 많이 나왔다 해도 알고리즘 탓만 할 순 없다.
하지만 포털 배싱(bashing·때리기) 상황은 국내 검색 시장의 절대 강자인 네이버가 자초한 측면이 크다. 네이버는 지난달로 예고했던 언론사의 아웃링크(포털에서 기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 선택제를 연기했다. 언론사 기사 속에 URL이나 QR코드를 넣지 못하게 했다. 또 네이버 계열사들이 언론사 동의 없이 기사를 연구 등에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해 인공지능(AI) 학습 데이터를 공짜로 확보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모두 언론사와의 사전 협의 없이 ‘약관’을 변경한 뒤 일방 통보했다. 네이버는 언론계의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약관 개정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네이버가 언론사의 편집권에 해당하는 기사의 배치나 활용까지 세세하게 통제하려는 의도는 분명히 보여줬다. 네이버가 항상 뉴스와 관련해 언론계 정치권 등의 의심을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네이버는 언론사들을 가두리 그물 안에 가둬 놓고 관리하려고 한다. 그래서 언론사 규모나 평판 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 기준으로 똑같이 재단하고 있다. 언론사가 아닌 네이버는 저널리즘적 가치보단 트래픽에 훨씬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트래픽 위주의 온라인 뉴스 유통 구조는 언론 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최근 서울대 언론정보학부 윤석민 교수는 한국언론학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20여 년간 온라인 뉴스 시장을 포털이 장악한 결과를 이렇게 평가했다. “‘저(低)품질 뉴스→독자 수준 저하→자극적 뉴스와 낮은 보상’의 악순환이 형성됐다.” 일부 유력 매체들도 구독자 수와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포털 납품용 기사를 따로 제작하는 실정이다. 이는 언론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 포털에서 네이버 같은 뉴스 관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구글은 앞으로 뉴욕타임스 기사를 이용하는 대가로 3년간 1억 달러(약 1300억 원)를 주기로 했다. 그런 구글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 바로 아웃링크다. 포털에서 뉴스는 언론사가 알아서 운영하고 그에 따른 결과 역시 언론사가 책임지면 된다. 네이버가 “뉴스는 돈이 안 된다”고 하면서도 뉴스를 놓지 않으려는 건 언론사의 콘텐츠로 2차 장사를 하는 현재의 뉴스 소비와 유통 구조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이를 고치지 않는다면 동네북 신세가 되더라도 안쓰러울 이유가 없다.
-서정보 논설위원, 동아일보(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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