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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정치인들의 일그러진 초상] [4차 산업혁명기 ‘꼰대’ 역할]

뚝섬 2023. 5. 17. 11:02

[젊은 정치인들의 일그러진 초상] 

[4차 산업혁명기 ‘꼰대’의 역할]

 

 

 

젊은 정치인들의 일그러진 초상

 

[송평인 칼럼]

민주 김남국의 의혹 투성이 코인 투자
배틀 정치하다 쫓겨난 국민의힘 이준석
젊은 정치에 대한 기대, 실망으로 변해
정치에서 세대론 함부로 말하지 말아야

 

한국 현대사를 기전체로 서술한다면 암군(暗君) 문재인 시대에 대해서는 본기(本紀)에 덧붙이는 열전(列傳)에 조국전(傳), 추미애전과 함께 김남국전을 꼭 넣어야 할 듯하다.

김남국이라는 사람이 2020 2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21 총선 전략공천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치에 열정을 가진 30대 젊은 변호사라는 게 이유였다. 그는 들어가기만 하면 열에 아홉은 변호사시험에 합격시켜 주던 로스쿨 1 출신이다. 그가 전략공천되자 ‘무급으로 주차 안내, 시설 설치 같은 일로 시작해 10년을 버틴 청년 당원이 수두룩한데’라며 청년 당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는 광주 살레지오고교를 나와 중앙대를 졸업한 전남대 로스쿨을 다녀 세월호 피해 학교인 단원고가 있는 안산단원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으나 그곳에 공천돼 거저 의원이 됐다.

그래도 변호사랍시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배치됐다.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의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이 제기됐을 때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를 방해하고 고성을 지르고 막말을 하며 막무가내로 굴었다. 지난해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교수 이모(李某)를 친척 이모(姨母)로 착각한 질문을 던졌다. 그의 특이함은 단순히 무례하고 중요한 사실관계에 대해 쉽게 착오를 일으킨다는 점이 아니라 그러고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있다. 그런 그가 2019년 조국 사태 때는 매일 밤 조국을 위해 기도한 뒤 잠자리에 든다고 하고 의원이 된 뒤 한 토론회에서는 조국이 이슈가 되자 토론장을 나가 버리기도 했다. 대개 성인 남성은 마음이 쓰여도 무심한 척하는데, 그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여성처럼 간절한 사람으로 비치길 바라는 상반된 캐릭터도 갖고 있다.

 

코인 거래는 24시간 이뤄진다. 등락이 주식과는 비교할 수 없이 크다. 코인 거래에 매달리면 낮에 일하기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밤잠도 제대로 자기 어렵다. 그는 한 후보자 청문회 때 코인 거래를 했을 뿐만 아니라 전날 밤부터 당일 새벽까지도 코인 거래를 했다. 그에게는 코인 거래가 주업이고 청문회는 부업만도 못한 잡일이었던 모양이다. 잡일을 하다 당하는이모망신 따위는 주업의 금전적 이익이나 손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

코인을 많이 보유했다고 해서 죄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코인 보유가 공직자로서 신고해야 할 재산을 은닉하는 것이라면 다르다. 재산이 아니라 불법적인 자금이라서 은닉했다는 추정도 나온다. ‘ 버는 게임(P2E)’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 코인 업체의 로비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도 있다.

이준석은 역시 암군인 박근혜 시대의 열전에 넣어야 할 사람이다. 박근혜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때인 2011년 서울과학고와 하버드대를 나온 26세의 그를 비대위원으로 택했다. 그가 실제 의미 있는 사회 활동을 해보기도 전이다. 학력만 보고 뽑은 것이다. 그래서 그가 사회적 성취력이 크게 떨어지는 알지 못했다.

이준석의 결정적 단점은 모든 것을 게임처럼 배틀(battle) 여기는 것이다. 토론도 배틀, 정치도 배틀이다. 뭐든 자기가 이겨야 한다고 여긴다. 그렇게 아득바득해서 서울과학고와 하버드대에 갔는지는 모르겠으나 토론과 정치는 그런 아니다. 특히 토론에서는 서로에게 배우는 학습 과정(learning process)이 작동해야 한다.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틀릴 수도 있고 상대편의 주장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앞으로 나아가는 토론이 된다. 정치도 꺾어야 할 세력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연대를 통해 지지 기반을 넓혀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는 싸움닭으로 일관했다. 전략적 투표에 의해어쩌다 대표 돼서는 주제도 파악하지 못하고 방송에서 자기 당을 공격할 실패는 예정돼 있었다.

정치에서 세대론을 함부로 거론하지 말자. 미국에서는 81세의 바이든이 재선 도전 의지를 밝혔다. 고령화사회에서야말로 한국도 김대중처럼 70대 후반에 대통령을 하는 정치인이 나와야 할 것이다. 86세대 정치인이 다 변질돼 가는 것 같지만 아직 전도양양한 사람이 많이 남아 있다. 반면 2030 정치인이라고 무조건 희망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세대에는 장점과 한계가 있다. 세대의 한계를 뛰어넘어 다른 세대의 장점을 기꺼이 배우는 자세를 가질 때 좋은 정치인이 될 수 있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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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조사·징계·코인 매각 김남국 수습책 모두 흐지부지. 내로남불 넘어선내로남국 판정승?

 

-팔면봉, 조선일보(2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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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기 ‘꼰대’의 역할

 

가상화폐 비트코인./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최고 전문가와 저녁을 같이 할 기회가 있었다. 30대 젊은 나이에 아이돌 같은 용모를 보고 처음엔 그저 흔한 ‘금수저’ 중 한 명인가 생각했다. 그 첫인상이 착각이란 걸 깨닫는 데 30분이면 충분했다. 세 시간여 얘기를 들으며 느낀 점은 ‘아 어느덧 내가 꼰대가 되었구나’라는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었다.

 

영어에서 꼰대와 가장 유사한 표현은 ‘부머(boomer)’다. ‘베이비 붐’ 세대를 뜻한다. 미국에서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나약한 ‘피터팬 신드롬’에 빠져 있다고 비판하자 젊은 세대들이 ‘오케이, 부머(OK, boomer)’라고 맞받아치면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우리로 치면 ‘네, 네 알겠습니다, 꼰대 아저씨’ 정도다.

 

세대 간 갈등이야 그리스·로마 문헌에도 쓰여 있다지만 요즘처럼 간극이 벌어진 적이 있나 싶다. 미국에서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기성세대에 대한 적대감은 문자 그대로 살벌하다. 소셜미디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꼰대 제거기)’로 부를 정도니 말 다 했다. 우리나라도 이에 못지않다. 최근 정치 지형을 보면 현 정권 지지율이 가장 낮은 세대가 20대에 해당하는 소위 ‘Z세대’다. 그렇다고 야당을 지지하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기존 정치 체제에 대해 극한 혐오감을 품고 있다. 왜 그럴까?

 

자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세대 간 부의 격차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 Z세대는 완전히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으로 불리는 엄청난 역사적 변곡점에 있다. 이들은 과거의 아날로그 경제에 익숙한 기성세대와 달리 구글이나 아마존,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체제에 친숙하다. 그런데 최근 블록체인 산업의 눈부신 발전으로 플랫폼 경제는 이제 프로토콜 경제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 경제에서는 플랫폼 공급자가 모든 이익을 취해간다. 반면 분산 원장 시스템에 기반한 프로토콜 체제에서는 고객까지 포함한 모든 참여자가 공헌도에 따라 이익을 나눠 가지는 구조.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과 플랫폼 기업에서 ‘성과급’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지만 주식회사가 아닌 프로토콜형 회사에서는 이런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다. 의사 결정 체계 역시 모든 참여자가 의제를 자유롭게 상정할 수 있고 투표로 결정하는 구조다. 외생적 법규가 아닌 ‘프로토콜’로 불리는 내생적 규율을 통해 질서를 확립해 나간다. 이들은 n분의 1씩의 ‘공평(equal)’한 분배가 아니라 공헌도에 따른 ‘공정(fair)’한 배분을 지향한다. 사회주의도 자본주의도 아닌 ‘공정’에 초점을 맞춘 경제 모형이다.

 

이런 변화에 둔감한 기성세대들의 반응은 어떨까?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미국 드라마 ‘메시아’에 해답의 단초가 있다. 예수의 재림으로 추정되는 ‘알 마시히’라는 선지자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불신’하거나 ‘악용’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디지털 경제에 대한 우리 정치권의 반응 역시 이와 유사하다. 가상 화폐 투자에 대해 ‘도박’이란 식으로 매도하면서 양도소득은 과세하겠다는 이중적 태도는 Z세대 눈에 ‘꼰대’들의 아집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반응은 디지털 경제의 지향점 중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편취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본소득이다. 디지털 경제는 상기한 바와 같이 공헌한 만큼 받아가는 구조다. 공정하긴 하지만 공평하진 않다. 그렇다 보니 사회 안전망으로 기본소득을 지향한다. 그런데 이는 탈중앙화와 탈규제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도입된 밀턴 프리드먼식 ‘마이너스 세금’에 가까운 개념인데 전자는 싹 무시하고 오히려 국가주의나 강력한 중앙집권적 권력을 지향하면서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지금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기다. 새로운 체제가 정립될 때까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쟁은 이미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세대가 Z세대다. 이들이 꿈꾸는 세상은 ‘공정’과 ‘탈중앙화’ 및 ‘자기 규율’이다. 이들은 철학이 빈곤한 세대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세상을 개혁한다는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세대다. 이들의 사고 체계는 기존 체계를 모두 해체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관행적 사고’에서 자유롭다. 그러니 작금의 ‘불공정한’ 정치 행태와 ‘비상식적’ 경제정책은 이들과 주파수가 어긋날 수밖에 없다. ‘세상은 원래 그런 거야’란 식의 기존 사고로는 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해를 할 수 없다면 등을 두드려 주진 못할지라도 걸림돌이라도 되지 않는 게 우리 기성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게 우리 ‘꼰대’의 생존법이고 그게 곧 우리의 ‘일그러진 정치’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책무일 것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선일보(21-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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