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들이 주고받은 “청와대” 운운]
[李·尹 고성 오간 대장동 의혹, 누가 되든 ‘손톱 밑 가시’ 될 것]
대장동 일당들이 주고받은 “청와대” 운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왼쪽)과 화천대유 소유주 김만배씨.
대장동 특혜·비리로 기소된 김만배씨가 공범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이재명이 대통령 돼도 너는 청와대나 권력기관 가지 말고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인천공항공사, 강원랜드 사장 가라”고 했다고 한다. 김씨가 자신이 유씨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대장동 일당인 정영학 회계사에게 전했는데 그 내용이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서 확인된 것이다.
김씨가 ‘이재명 대통령’을 언급한 녹취록은 2020년 7월 6일 자인데, 이날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무죄 판결을 받기 무려 열흘 전이다. 그런데도 김씨는 이 후보가 무죄를 받을 것을 미리 안 것처럼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처럼 말하고 있다. 당시 이 후보는 TV 토론에서 거짓말을 해 항소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이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지사직을 잃는 것은 물론 대선에도 나올 수 없었다. 대법원은 사실관계는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법률 적용에 문제가 없는지만 살피기 때문에 이 후보 사건이 무죄로 뒤집힌다고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그런데 대법원이 무죄로 뒤집었고 한국에서는 TV 토론에서 거짓말을 해도 된다는 기막힌 판례를 만들었다. 이 기이한 일은 김씨가 오랜 지인인 권순일 당시 대법관과 ‘거래’를 한 결과 아닌가. 그렇지 않다면 김씨가 어떻게 대법원 판결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것처럼 말할 수 있었겠나. 재판 거래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나 정황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김씨가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전제로 유씨에게 토지주택공사 사장 자리를 권한 것도 놀랍다. 토지주택공사는 신도시 개발 등 대형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는 공기업이다. 작년 소속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빼돌려 집단 투기를 했다가 적발돼 ‘LH 사태’를 일으킨 곳이다. 이런 곳에 유씨 같은 사람이 사장으로 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몸통”이라고 얼토당토않은 덮어씌우기를 한다. 국민을 어떻게 보는 건가. 이 후보는 “대선 후에도 특검을 하고 대통령이 돼서도 책임지자”라고도 한다. 특검을 못 하게 막다가 특검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나자 그때부터 “특검하자”고 해온 사람들이 누군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사건 전모를 밝히고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
-조선일보(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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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尹 고성 오간 대장동 의혹, 누가 되든 ‘손톱 밑 가시’ 될 것
2일 열린 대선후보 5차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고성을 주고받았다. 윤 후보가 이 후보 관련 대장동 녹취록 내용을 거론하자 이 후보는 “대선이 끝나더라도 반드시 특검 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대통령에 당선돼도 책임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부끄러운 줄 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서로를 “진짜 몸통” “거짓말의 달인”이라고 거칠게 몰아세웠다. 5차례의 토론을 통해서도 진상이 드러난 것은 없고, 감정싸움의 수위만 높아졌을 뿐이다.
대장동 논란이 커지는 데는 1차적으로 검찰의 책임이 크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후 다섯 달 넘게 수사를 하고도 제대로 의혹을 규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선 후보들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여야 모두 일찍부터 특검 도입을 주장해왔지만 막상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가면 상대방 핑계를 대면서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았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장동 의혹은 속 시원하게 해결되지 않는 ‘손톱 밑 가시’가 될 것이다. 녹취록 등을 통해 후보 관련 의혹이 상당 부분 공개됐는데, 대선이 끝났다는 이유로 아무 일도 없었던 일처럼 흐지부지 넘길 수는 없다. 하지만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상황에서는 수사를 통해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당선인에 대한 수사는 ‘정치적 발목 잡기’라는 시비를 낳을 수 있다. 낙선자에 대한 수사 역시 ‘정치 보복’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미적대던 검찰이 대선이 끝난 다음 후보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내놓는다 한들 그대로 믿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여야 합의를 통한 특검 외에 대장동 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은 없다. 이 후보가 이제 와서 ‘대선 후 특검’을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온 국민의힘이 특검을 거부할 명분도 없다. 윤 후보도 토론 이후에는 특검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양당은 ‘대선 후 특검 수사를 통한 의혹 해소’라는 원칙에 지금이라도 합의하고,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동아일보(2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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