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는 文처럼 임기 말 ‘맘대로 인사’ 횡포 부리지 않았다]
[46일 남은 정권의 인사권 집착, ‘방탄용 알 박기’ 아니면 뭔가]
盧는 文처럼 임기 말 ‘맘대로 인사’ 횡포 부리지 않았다

2007년 12월 28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뒷모습)이 청와대 본관 현관까지 나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맞이하고 있다. 왼쪽에 당시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는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정권 인수문제를 비롯한 국정현안을 논의했다./조선일보 DB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말 인사 강행에 대해 “새 정부와 장기간 일해야 할 사람을 전 정권이 지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부동산 매매 계약에 비유하며 ‘집을 판 사람에게 아직 법률적 권한이 있다 해도 마음대로 집을 고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수긍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인사는 임기 말까지 대통령 몫”이라고 했다. 내일 그만둘 대통령이 앞으로 몇 년간 새 정부에서 일할 사람을 임명하겠다는 것은 횡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문 정권은 대선 직전에도 자기 편 ‘대못 박기’식 낙하산 인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해왔다.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공항공사, 한국마사회,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농어촌공사 등에서 이사장, 협회장, 사장, 상임감사 등 요직을 꿰찼다. 국민의힘 집계에 따르면, 작년 12월부터 대선 전날까지 이 같은 ‘대못 박기’ 인사가 모두 59명이라고 한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권 교체가 확정된 뒤 윤 당선인 측이 “향후 인사는 우리와 협의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막무가내다. 문 대통령은 또 감사원 감사위원 2석에 대한 인사권도 행사할 것이라고 한다. 감사원에도 제 사람 ‘대못박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교체되던 때엔 전혀 달랐다. 당시 청와대와 인수위 간 협의를 거쳐 대부분의 인사가 이뤄졌다. 특히 노 대통령 퇴임 2주 전 이뤄진 경찰청장 임명은 이 당선인 측이 결정한 것이라고 한다. 인수위의 임기 말 인사 자제 요청에 당시 청와대 대변인은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일부 논란이 없지는 않았지만 불가피한 인사는 인수위 측 의견을 따랐다고 한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현재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태도는 180도 다르다. 문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 자리에 자기 사람을 2~3년씩 박아놓겠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임기 마지막 날 자정까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노 전 대통령도 이를 알았기 때문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이명박 인수위’의 협조 요청에 응했던 것이다.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과 반대로 하기로 작심한 것이 아니라면 임기 말 처신을 일반의 상식에 따라주기 바란다.
-조선일보(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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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남은 정권의 인사권 집착, ‘방탄용 알 박기’ 아니면 뭔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 대해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인사 문제가 회동의 의제나 조건이 돼선 안 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청와대 측은 “인사는 임기까지 대통령 몫”이라고 했다. 반면 윤 당선인은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조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도 임기 말이 되면 그렇게 할 생각이다”고 했다.
한국은행 총재 후임자 지명과 감사원 감사위원 문제 등을 계기로 폭발한 신구 권력의 인사권 갈등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후임 대통령이 정해지면 고위 공직에 대한 인사를 자제하는 게 관행이었다. 새 정부와 손발을 맞출 공직자들을 물러가는 권력이 임명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 정권은 딴판이다. 임기가 두 달도 안 남은 권력이 이토록 인사권에 집착한 적이 있었나.
청와대는 특히 공석인 감사위원 2명 중 1명은 자신들이 추천하겠다는 태도다. 감사 결과를 심의 의결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과 6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되며 임기 4년이다. 공석을 제외한 감사위원 4명 중 2명은 ‘친문’ 성향이다. 특히 김인회 감사위원은 문 대통령과 검찰개혁 관련 책을 공동 집필한 사이다. 최재해 감사원장까지 3명이 문 대통령의 우군인 셈이다. 여기에 1명을 더 포진시켜 ‘4 대 3’ 구도를 만들어놔야 새 정부 출범 후 탈원전이나 4대강 보 해체 등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감사에 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이란 게 윤 당선인 측 의심이다.
현 정권은 대선 전부터 해외 공관장 인사를 수시로 단행하고 공공기관·공기업 요직에 청와대 수석 출신 등 참모나 친정권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을 내리꽂는 ‘알 박기’ 행태를 보여 왔다. 문 대통령은 “답답하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 등의 말도 했다고 한다. 청와대 참모는 “칼자루는 저쪽에 쥐고 있는데, 너무 홀대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보여 온 인사 행태를 보면 겉 다르고 속 다른 ‘약자 코스프레’로 들린다.
-동아일보(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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