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의 일치된 생각] [에너지 과소비 체질.. ] ....

뚝섬 2022. 12. 15. 06:17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의 일치된 생각]

[에너지 과소비 체질 만든 포퓰리즘, 결국 사상 최대 무역 적자]

[‘녹색 에너지 원전’ 이용률만 높여도 막대한 전기 생산]

[4년만에 열린 에너지포럼]

[인수위 “文 정부 탄소중립·탈원전 대대적 수정 불가피”]

[‘수소차 집중 지원’ 걱정스럽다]

 

 

 

박정희, 김대중, 노무현의 일치된 생각 

 

14일 기공식을 가진 경북 울진군 신한울 1호기. 탈원전 등 요인으로 당초 예정보다 완공이 5년 지체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1971년 3월 19일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기공식 때 박정희 대통령이 읽은 치사는 동네 아저씨 어투였다. “인류는 원자력이라는 괴상한 물질을 개발했습니다”로 시작해 원자력이 뭔지를 또박또박 설명해갔다. 전쟁 무기 원자폭탄, 암 치료용 방사선 등을 거론하고는 전기 생산도 가능하다는 점을 말했다. 공해가 없고, 원료 고갈 우려 없고, 발전 단가도 싸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미국 원자력잠수함에 올랐던 경험을 말하면서 “궤짝만 한 연료를 싣고… 1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는 (농촌 전기 보급률이) 27%밖에 안 되지만… (원전을 지은 다음엔) 70% 정도 될 것”이라고 했다. 가정의 부엌, 온돌까지 전기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 1인당 GDP 250달러가 됐다. 고리 1 건설비는 1971 정부 예산(5200억원) 10% 넘는 543억원으로 잡았다. 79%는 차관으로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평민당 총재 시절 탈원전 입장이었다. 평민당 의원 가운데 조희철(작고) 의원이 가장 행동파 반원전주의자였다. 그런데 의원은 미국 원자력 기업 실태를 방문 조사해보고 나서 생각을 바꿨다. 일본의 원전 서적을 구입해 와 번역할 정도였다. 김 총재는 조 의원 설득을 듣고 더 알아본 후 1989년 11월 목포 기자 간담회에서 ‘원자력 에너지 개발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원자력계에선 이걸 ‘목포 선언’이라고 한다.(이종훈 전 한전 사장 증언)

 

김대중 정부 시절 2, 노무현 정부 4기의 원전 건설 허가가 났다. 노무현 대통령은 2007년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식에서 “한국 원전은 세계 최고 안전성을 갖고 있다” “원자력은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만 달랐다. 그가 고리 1호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했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 사망’이란 말은 가짜 뉴스 수준이었다. 문 정부 때 고리 1호·월성 1호는 폐쇄, 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중단됐다.

 

▶문 정부의 탈원전 때문에 건설이 5년 지체됐던 신한울 1호기의 완공식이 어제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세계적인 원전 강국의 위상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권 임기는 5년이지만 정권의 결정은 파급 효과가 10, 20 있다. 그러기 때문에 대통령은 멀리 내다보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에너지처럼 국가 명운이 걸린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탈원전 자해극을 모든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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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덕꾸러기 신세 신한울 1호기 드디어 준공. 정권은 바뀌어도 에너지 정책은 일관성이 생명.

 

-팔면봉, 조선일보(2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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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과소비 체질 만든 포퓰리즘, 결국 사상 최대 무역 적자 

 

올해 에너지 수입 급증 탓에 무역적자가 5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11월까지 석유, 가스, 석탄 3대 에너지 수입이 작년보다 748억달러나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유류세 인하, 전기료 인상 억제 등으로 에너지 가격을 묶은 탓에 에너지 소비는 오히려 늘었다. 사진은 유류세 인하로 가격이 내려간 기름을 넣기 위해 줄지어 늘어선 주유 차량들./뉴스1

 

올해 무역적자가 500억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이 작년보다 5% 늘어나 수출 세계 순위가 7위에서 6위로 올라섰지만 에너지 수입이 그 이상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들어 11월까지 원유·가스·석탄 3 에너지 수입액이 1741억달러로 1 전보다 75%(748억달러) 급증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올라가면 소비가 줄어야할 텐데, 11월 원유 도입량은 1년 전보다 오히려 1.3% 늘어났다. 올해 전기 소비량도 1년 전보다 5%가량 늘었다. 정부가 고유가 충격을 완화한다면서 유류세를 대폭 깎아주고, 전기료 인상도 억제하는 바람에 기업과 가계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둔감한 탓이다.

 

그동안 역대 정부가 민생을 이유로 에너지 가격을 계속 억누른 결과 기름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이면서 세계 8위의 에너지 다(多)소비국이 됐다. 최근 10년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의 에너지 소비가 연평균 0.2% 감소한 반면 우리는 연 0.9%씩 늘어났다. 전기료 탓에 1인당 전력소비량이 OECD 36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전기 낭비도 심하다.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 효율화 투자는 계속 뒷걸음질쳐 왔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신재생 에너지 부문 예산은 4000억원대에서 1조2000억원대로 불어난 반면 에너지 효율화 예산은 6189억원에서 604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한국은 GDP 한 단위 생산에 드는 에너지 소비량이 OECD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낮다. 지금 같은 에너지 과소비·저효율 구조로는 국제 경쟁력을 가질 없고, 탄소 중립도 요원하다.

 

미국발 통화긴축 여파로 내년엔 세계 경제 침체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11월 수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하고, 12월 1~10일 수출이 21% 격감하는 등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처럼 폭의 무역적자가 내년에도 지속되면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에 적신호가 켜질 있다.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 총력전을 펼칠 필요가 있다. 우선 전기료, 휘발유 에너지 가격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고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37% 깎아준 유류세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조치도 필요하다. 기업, 가계 모두 고통을 감내하며 에너지 절약과 에너지 효율화 투자를 늘려야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조선일보(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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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高物價 시대 실감 나게 하는 3000원짜리 붕어빵 등장. ‘1만원 칼국수 이어 붕어빵 너마저.

 

-팔면봉, 조선일보(2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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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에너지 원전’ 이용률만 높여도 막대한 전기 생산 

 

한빛원전의 전경. 왼쪽에서 네 번째가 5년 넘게 가동 못하고 있는 4호기이다. /뉴스1

 

환경부가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인정하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공개했다. 지난 정부는 원전을 제외시켰다. 유럽연합 경우 원전의 녹색 분류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다 지난 7월 최종적으로 원자력을 친환경 에너지라고 결론을 냈다. 원전이 있어야 탄소중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우리도 에너지 비용이 크게 늘면서 한전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에너지 물량 확보 자체는 아직 큰 곤란을 겪고 있지 않다. ()국산 에너지인 원자력이 버티고 있는 덕이 크다. 정부는 2030년 원전 발전량 비율을 문재인 정부 때의 23.9%에서 32.8%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 5년의 탈원전으로 헝클어진 에너지 수급을 바로잡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원전 이용률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원전 93기 가운데 50기가 가동 40년을 넘겼는데도 최근 5년 평균 이용률이 92.5%에 달했다. 우리 원전의 이용률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은 89.9%였는데 문재인 정부 5년은 71.5%까지 추락했다. 한빛 4호기 경우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18일 정기 예방정비에 들어갔지만 만 5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가동을 안 하고 있다. 예방정비에는 보통 두 달 반 걸린다. 한수원이 정비를 마쳤고 한국전력기술, 프랑스 검증 회사, 한국콘크리트학회 등에서 거듭해 “문제없다”는 평가를 냈는데도 원자력안전위는 아직도 가동을 승인하지 않고 있다. 위원회는 정권 인사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전은 작년 경우 신재생 전기의 3분의 1 되는 발전 단가로 신재생의 5.8 전력을 생산했다. 원자력 전기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태양광의 4분의 1이다. 원전 이용률을 미국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면 지금 전국 태양광·풍력에서 생산해내는 것보다 많은 전기를 추가로 공급할 수 있다. 원전 이용률 제고를 에너지 정책의 목표 중 하나로 설정해야 한다.

 

-조선일보(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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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열린 에너지포럼

 

지난 3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한 ‘제60회 에너지포럼’이 열렸다. 글로벌 에너지 안보와 새 정부 정책을 주제로 전문가들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하는 자리였다. 4년 만에 열린 행사였지만 80여 명이 참석하며 에너지 업계의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한 참석자는 “오랜만에 다시 열린 에너지포럼 행사에서 많은 의견이 오갔다”며 “전 세계 에너지 위기 속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가동이 정지된 월성 1호기./연합뉴스

 

한국공학한림원의 에너지 포럼은 2008년 처음 시작됐다. 에너지 포럼은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도 다룬다. 매년 평균 5번씩 개최됐지만, 2018년 2월을 마지막으로 포럼은 멈췄다.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 포럼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에너지 포럼이 열렸으면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을 것이다. 이를 의식해 포럼 자체를 못 열게 한 것이다. 당연히 관련 예산도 없어졌다. 10년 가까이 진행되던 포럼은 한동안 열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의 입에 재갈을 물린 셈이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명이 남아 있던 원전 월성 1호를 조기 폐쇄했고, 신한울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는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였다. 탈원전 정책의 여파로 발전 단가가 훨씬 비싼 LNG(액화천연가스) 의존도를 높인 한국전력은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만 1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 정책의 잘잘못과는 별도로 전문가들이 의견을 내는 마당까지 없앤 것에 대해 과학기술계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다. 한 과학기술계 인사는 “설령 정부가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해도 전문가들의 비판은 겸허히 들어야 한다”며 “아예 귀를 막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으려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는 안보 문제가 됐다.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유럽 국가들은 공급이 중단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재승 고려대 석좌교수는 “한국은 (사실상) 섬”이라며 “(주변국과) 연계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에너지 문제는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에너지 정책 수립은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올바른 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지 점검하고 비판하는 쓴소리가 당연히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줄이고 원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한국공학한림원의 에너지 포럼이 재개된 것은 비정상을 정상화한 상징적 모습이라 할 것이다. 정부를 채찍질할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막는 일이 다시는 벌어져서 안 될 것이다.

 

-유지한 기자, 조선일보(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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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文 정부 탄소중립·탈원전 대대적 수정 불가피”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왼쪽)과 김상협 상임 기획위원이 12일 오전 인수위원회에서 '실현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방향'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과 탈원전 정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대대적 수정 의사를 밝혔다. 탈원전을 고수한 채로 현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그대로 추진하면 전기요금이 크게 오를 수밖에 없고 경제에 충격을 준다는 것이다.

 

탈원전과 탄소중립은 애초 양립할 수가 없는 정책이다. 현 정부 계획대로 ‘2030년 온실가스 40% 감축’을 실현하려면 태양광·풍력 설비를 8년 동안 5배로 늘려야 한다. 국토가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10조원 들여 조성한 새만금에 태양광을 넣겠다는 황당한 계획까지 추진되고 있다. 정부가 돈을 주니 간척 농지마다 태양광 붐이 일어나고, 해상풍력으로 고기잡이를 할 수 없게 될 어민들의 시위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건설을 중단시킨 신한울 3·4호기와 2030년까지 1차 운영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10개 원전의 총 설비 용량은 11GW를 넘는다. 이것들을 가동시켜 석탄발전소를 대체만 해도 현재 국가 배출량의 10%를 넘는 연간 7000만t의 온실가스 배출을 막을 수 있다. 반면 현 정부는 원전 가동률을 무리하게 낮추는 바람에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은 재작년보다 4% 이상 늘었고 올해도 증가 추세다. 인수위는 문재인 정부의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를 그대로 추진할 경우 30년간 매년 4~6%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2050년엔 지금보다 전기료가 5배 이상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탈원전과 탄소중립은 둘 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 소신이었다. 탈원전은 정부 출범 40일 만에 선언했고, 탄소중립은 “국제사회에 대한 신의”라면서 2030년의 기존 감축 목표를 기존보다 무려 14%포인트나 상향시켜 40% 감축 약속을 발표해버렸다. 대통령은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하는 자리다. 문 대통령은 그런 기본을 저버리고 자기 개인 신념을 앞세웠다. 새 정부가 문 정부의 비정상 에너지 정책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조선일보(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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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집중 지원’ 걱정스럽다

 

[한삼희의 환경칼럼]

文 정부 각별 관심 보급 대수 세계의 절반
선진국 자동차사들은 수소차 연이어 포기
수소경제 정말 중요하지만 우선순위 재검토 필요
 

 

현대차, 글로벌 수소차 판매 3년 연속 1위…점유율 53.3% 차지

 

2050년이면 국내 에너지의 3분의 1을 수소가 담당한다는 것이 정부 예측이다. 세계적으로도 수소 에너지 비율이 4분의 1에 달할 거라는 전망이 있다(블룸버그 NEF). 탄소 중립으로 가려면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 저장 수단으로 수소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제철, 시멘트, 항공 등 수소를 쓰지 않으면 탈탄소가 어려운 산업 분야도 있다.

 

수소 시대로 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탈탄소 에너지(태양광·풍력, 원자력)로 만든 청정수소의 확보다. 한국은 태양광·풍력 자원이 부족해 필요 수소의 80%를 수입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호주, 칠레,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생산한 청정수소를 액화하거나 수소합성물(암모니아 등)로 전환시켜 들여오게 될 것이다. 그러려면 초저온 단열의 특수 선박이 필요하다. 수소 하역·저장·전환 설비와 활용 공장들을 집결시킨 항만 공단도 곳곳에 갖춰야 한다. LNG 관망 비슷한 수소 보급 인프라도 필요하다. 30년 사이 에너지 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것이다.

 

수소를 석탄·석유 같은 채굴 자원으로 보면 안 된다. 인프라 산업이자 첨단 기술을 동원하는 제조업 생산품이다. 기술 선도국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일 긴급성이 제기됐기 때문에 수소경제 확산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그런데 의아한 부분이 있다. 정부가 청정수소의 생산·확보·유통보다는 수소경제 생태계의 수요 측 끝단인 수소차 보급에 과도하게 매달린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작년 8월 수소경제정책관(국장) 자리를 신설했다. 정부 내 수소경제 주무 조직이다. 여기서 올해 수소의 생산·유통·저장·충전·안전 등 10개 기술 개발 사업에 투입하는 돈이 790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환경부가 수소차 구매 보조금과 충전 인프라 구축에 쓰는 예산은 8900억원에 이른다.

 

수소차 보급에 열중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작년 연말 기준 국내 수소차는 1만9000대라고 한다. 상당수가 관용차일 것이다. 최근 3년 한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었다.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 혼다 등은 최근 1~2년 사이 수소차를 포기했다. ‘미라이’ 모델로 현대차 ‘넥쏘’와 경쟁했던 도요타도 수소차를 접었다는 해석이 있다. 현대차도 작년 11월 3세대 연료전지 개발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연료전지는 수소차의 심장이나 마찬가지다. 그 기술이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주행 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이 짧은 장점이 있다. 반면 에너지 효율은 전기차의 2분의 1, 또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는 수소차 연료전지(fuel cell)를 ‘바보 전지(fool cell)’라고 불렀다. 수소 충전소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 때문에 충전소를 짓기도 힘들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10만기를 넘지만, 수소차 충전기는 170기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가 수소차 홍보 모델’이라면서 수소차를 지원해왔다. 수소차 시승(2018년 2월), 프랑스 수소 택시 충전소 방문(2018년 10월), 연료전지 공장 기공식 참석(작년 10월) 등에 나섰다. 전기차는 정부·지자체 구매 보조금이 900만~1500만원인데 수소차는 3250만~4000만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올 1~2월 수소차 보급 대수는 1900대에 머물러 연간 보급 목표(2만8000대)와는 큰 거리가 있었다. 전기차의 배터리 기술 향상으로 수소차 장점(주행 거리, 충전 시간)도 차츰 잠식돼가는 분위기다. 다만 장거리 운행 대형 버스·트럭에서는 수소차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한다. 정해진 지점을 정기 운행하는 상용차라면 충전 설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수소차 집착에 이해할 구석이 없는 건 아니다. 수소경제 생태계가 굴러가려면 수소 에너지 생산, 보급만 아니라 활용, 소비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 청정수소를 사겠다는 수요처가 있어야 생산·공급 기업도 지속 가능하다. 그렇더라도 수소차의 사업성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연 1조원 가까운 보조금을 써가며 인위적으로 시장을 유지시켜야 되는 건지 납득하기 힘들다. 특정 기업에 혜택이 집중된다는 점도 있다. 물론 수소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수소차를 발판 또는 희생타로 삼는 전략도 있을 수는 있다. 수소차 연료전지는 청정 발전 또는 공장·가정 에너지 설비로도 역할을 키워나갈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수소차 회의론의 걱정을 덜어줄 만큼 정책 합리성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수소차가 일정 수준 이상 보급된 다음엔 다시 되돌리려 해도 큰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신정부에서 수소차 지원의 타당성과 수소경제의 우선 순위를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삼희 선임논설위원, 조선일보(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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