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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은 왜 他人의 시선에 무감각한가] [기업인 망신 주기 국감] ....

뚝섬 2022. 10. 13. 06:14

[의원들은 他人의 시선에 무감각한가]

[기업인 망신 주기 국감]

[정치 실종 넘어 막장으로… 우려되는 尹 정부 첫 국감]

 

 

 

의원들은 他人의 시선에 무감각한가

 

국감 시즌만 되면 벌어지는 의원들의 넘은 호통·갑질
自己愛와 인정 욕구의 산물국민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 모습./국회사진기자단

 

어느 좌파 출판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아저씨들 떠드는 소리엔 개인이 뭉개진 집단, 수구 반동적 세계관, 권위와 아집, 애초에 있긴 했었나 싶은 윤리적 불감 등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온갖 악취들이 원액으로 담겨져 있다.”

 

바로 그런 ‘원액’의 민낯이 요즘 펼쳐지는 곳이 국정감사장이다. “의원이 이렇게 물어보면 ‘예 의원님, 그렇게 좀 해주십시오’ 하는 게 예의”라고 해서 처음엔 뭘 잘못 들었나 귀를 의심했는데, 같은 사람이 다른 날 ‘아닙니다 의원님’이란 말을 듣고 “가만히 계세요!”라고 소리치더니 책상을 내리쳤다. ‘진보’를 자처하는 586 정치인에게서 어쩌다 나온 실수라기보다는 평소의 자연스러운 언행으로 보였다.

 

“언제 국감을 제대로 한 적 있나. 자기들끼리 소리나 지르고 호통치고, 개콘보다 더 코미디지.”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관련 기사에 붙은 댓글이다. 세상이 턱없이 권위를 내세우는 사람을꼰대 여겨 배척하는 2022년의 분위기 속에서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국민 앞에서 구태의연한 갑질을 펼쳐 보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는 것일까?

 

“사실 피감 기관이 을(乙) 같아 보여도,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많다. 더구나 질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다급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한 전직 의원이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다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일수록 분식(粉飾) 걷어낸 본모습을 쉽게 드러내기 마련이다. 그 진짜 얼굴의 디폴트 값은 ‘내가 의원인데 너희들이 어찌 감히…’라는 권위와 아집이었음이 곳곳에서 자동으로 실토되고 있는 것이다.

 

드문 경우지만 여러 해 전 그런 속마음이 문자화(化)된 적도 있다. 연예인 출신 초선 의원 A씨가 국감장에서 연예인 B씨를 향해 “누구야? 지금 누가 박수를 쳤어?”라며 큰 소리로 꾸짖었다. 의원 배지를 달더니 사람이 달라졌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그는 소셜미디어에 이렇게 썼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머슴이 아닙니다.” “국민은 국회의원 위에 군림합니까, 아닙니다. 우리는 같은 국민입니다.” 정말로 ‘같은 국민’이라면 국감장에 참석한 민간인이 예의 없는 국회의원을 향해 호통을 쳐도 되는 셈이 아닐까.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심리학자에게 물어봤다. 자기애적(自己愛的) 착시 현상과 권위주의적 인정 욕구의 기묘한 결합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는 자신의 눈으로는 스스로를 제대로 볼 수 없고, 타인의 시선을 통해 봐야 비로소 내가 누군지 알 수 있다. 꼰대 정의는 결국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을 보는 능력을 결여한 사람으로 봐야 한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 줄 착각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당연히 당신들이 다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 바탕에는 ‘내 정도 위치에 올라서면 남의 시선을 애써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관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국정감사란 본래 국회가 입법 기능 외에 국민을 대신해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순기능을 지닌 제도지만, 이제 해마다 때가 되면 벌어지는 갑질의 전국체전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최근 일반인을 위해 정치 교양서를 쓴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정치란 희소한 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위해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질서인데, 많은 사람들은 그저 여야 의원들이 TV에 나와 싸우는 것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게 잘못된 인식을 주입하는 주범이야말로 국정감사일 텐데, 만약 그들의 호통과 갑질이 사실은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떨어뜨리려는 큰 그림의 일부라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예 의원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제는 가만히 계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유석재 기자, 조선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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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망신 주기 국감

 

2017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밤 12시를 넘길 무렵 증인으로 참석해 있던 한 대기업 사장이 불쑥 손을 들더니 “아까 끝난 사람들은 가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질문도 없이 새벽까지 앉혀놓기만 한 국감을 지켜보다 못해 ‘집에 가겠다’는 항변을 터뜨린 것이다. 이 장면을 놓고 “호통이나 면박 주기 질의를 피해 간 게 어디냐”는 말이 나왔다. 함께 증인으로 소환된 다른 대기업 대표들도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총수나 최고경영자(CEO)가 국감 증인으로 소환되면 기업에는 비상이 걸린다. 최소 2주 전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로펌까지 동원해 컨설팅을 받으며 모의 국감을 치르는 곳이 많다. 표정과 손짓까지 예행연습을 반복한다.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예상 질의 내용은 물론이고 기업 정보를 어디까지 공개해야 할지 등을 놓고 회의가 반복된다. 올해는 총수들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전문경영인이 대신 출석한다고 해도 이 과정에 달라지는 것은 없다.

문제는 이런 준비가 생산적인 국회 논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CEO들의 발언을 들을 새도 없이 몰아치는 의원들의 꾸중과 윽박지르기, 망신 주기 질책이 질의 시간을 잡아먹는다. 10시간 넘게 국감장에 앉아있으면서 답변 시간은 1분을 넘지 못한 CEO들도 있었다. 시간 낭비를 넘어 굴욕이다. 질의 내용이 기업인들에게 때로 시장을 거스르는 간접적 압박으로 작용할 여지도 적잖다. 의원들은 올해 치킨 값을 인상한 이유를 따져 묻겠다며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 임원들을 소환한 상태다.

 

▷“정말 너무하시는 것 아닙니까.”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석했던 2018년 국감장 풍경은 좀 달랐다. 그는 자신의 프랜차이즈 사업이 소상공인들의 상권을 침해한다는 의원들의 비판에 “골목상권이랑 먹자골목을 헷갈리시는 게 정말 큰 문제”라고 맞받아쳤다. 쟁점이 된 내용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사이다 발언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의원들 앞에서 이렇게 큰소리칠 수 있는 CEO는 많지 않다. 발언 후폭풍이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며 몸을 낮추는 기업인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17대 평균 50명 선이었던 국감의 기업인 증인 수는 회기마다 늘어나 20대 국회에는 150명을 넘었다. 올해도 한 의원실에서만 기업인을 50명 넘게 신청해 “너무한다”는 뒷말이 나왔을 정도다.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감사하는 자리에서 민간 기업인들로부터 들을 말이 그렇게 많을까. 환율과 주가가 날뛰고 재고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은 생존을 건 비상경영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이들이 위기 대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국가경제를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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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실종 넘어 막장으로… 우려되는 尹 정부 첫 국감

 

윤석열 정부 들어 첫 국회 국정감사가 어제부터 시작됐다. 2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국감은 정권교체 후 5개월밖에 안 된 시점에서 실시되는 만큼 신구 권력의 첨예한 충돌이 우려됐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정권 책임론, 새 정권에 대한 견제론이 맞불을 수밖에 없어서다. 현직 대통령 비속어 논란, 전임 대통령에 대한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구 논란, 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 공방 등이 뒤엉켜 민생은 뒷전이고 정쟁이 극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첫날부터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오가며 상임위 곳곳이 파행으로 얼룩졌다. 법사위에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의 문 전 대통령 서면 조사 요구를 놓고 “성역이 있어선 안 된다” “비열한 정치보복이다” 등으로 거칠게 맞붙었다. 외통위에서도 민주당에 의해 해임건의안이 처리된 박진 외교부 장관의 국감 참석 여부,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 상영 문제 등을 놓고 충돌하다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는 등 수차례 파행을 빚었다.

다른 상임위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교육위에선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 관련 증인 채택을 놓고 “날치기다” “아니다”며 충돌했고, 행정안전위에선 윤 정부를 ‘거짓말 정부’라고 비판한 민주당 의원 발언을 놓고 여야 간에 “버르장머리가 없다” “어디 감히” 등 감정 섞인 설전이 오가기도 했다.

 

국감은 행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기 위한 제도이나 ‘정쟁의 장’으로 전락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이젠 정치의 실종을 넘어 막장으로 치닫는 게 아닌가 싶다. 작금의 경제 안보 위기 상황은 눈앞이 캄캄할 정도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고 위기는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무역적자는 환란 이후 처음으로 6개월째 이어지는 중이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 서민들이 도산 위기와 부채 문제로 허덕이고 있다.

국감 기간 내내 당리당략에만 매달려 이전투구를 벌일 참인가. 이런 국감이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여야는 이제라도 국감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 어느 쪽이 국익과 민생을 챙기는 세력인지 국민은 마음 깊이 새길 것이다.

 

-동아일보(2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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