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김정은 비핵화 의지’ 보장했던 文, 어떻게 책임질 건가] ....

뚝섬 2022. 10. 13. 06:46

[‘김정은 비핵화 의지’ 보장했던 文, 어떻게 책임질 건가]

[ 핵우산 거짓말 진짜입니까?]

[푸틴, 광기인가 오판인가]

[현무는 낙탄, 에이태큼스는 실종… 쉬쉬하다 불신 키운 軍]

[중구난방]

 

 

 

‘김정은 비핵화 의지’ 보장했던 文, 어떻게 책임질 건가

 

[김순덕 칼럼]

“북한 김정은에게 비핵화 의지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민을 속였나
협상에 목매다는 동안 北전술핵 개발.. ‘안보 무너뜨린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9월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한 후 합의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원대연 기자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재임 중 마지막 신년 회견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했던 말이다. 2021년 1월 18일, 그러니까 북한 김정은이 8차 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로 남한 선제공격 가능성을 처음 공식화한 지 닷새 만이었다. 대한민국 공무원이 북한 수역에서 북한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보고를 받고도 구조하라는 말 한마디 않던 대통령이다. 그런데 어떻게 공감능력을 발휘해 김정은에게는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자신했는지 궁금하다.

문 전 대통령은 “다만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그 대신에 미국으로부터 확실하게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고 또 미국과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는 했다. 2018년 3월 정의용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와 “북측이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덧붙인 것과 똑같은 말이다. 마치 비혼(非婚)주의자가 결혼에 대한 의지를 밝히면서 강남 아파트 한 채 사주고 또 대통령도 시켜주면 고려해 보겠다고 덧붙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결혼하기 싫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문 전 대통령은 김정은 쪽에서 분명 결혼한다고 했으니, 미국이 호화 아파트와 대통령 자리부터 내놓으라고 중매쟁이 노릇을 했던 셈이다.

안타깝게도 문 전 대통령이 잘못 본 대목이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미 국무부 동아태지역 박정현 부차관보가 ‘비커밍 김정은’에서 분석했듯, 김정은은 보기와 달리 샤프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세계 최초로 공산주의 왕조 세습에 성공한 김일성에게 노하우를 배운 김정일의 아들이다. 체제 안보는 물론 정통성 확보에 핵이 필수적임을 안다. 부친 사망 두 달 전 리비아의 원수 알 카다피의 죽음을 보고 절대 핵을 포기하면 안 된다는 교훈도 되새겼다. 적절할 때 방향을 전환하고 전술을 바꾸는 탁월한 능력까지 갖췄다.

그가 ‘연장자를 제대로 대접(하는 척)하는 데’ 문 전 대통령이 넘어갔을 수 있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들, 특히 북한의 협상엔 공식이 있다는 것쯤은 문 전 대통령도 알아야 했다. ①큰 원칙에 (때로는 감동적으로) 합의한다 ②합의를 멋대로 해석해 세부 합의를 이끌어 내려 한다 ③제 뜻대로 안 되면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다 ④상대에게 결렬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다. 문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2018년 북-미 싱가포르 회담과 2019년 북-미 하노이 회담은 정확히 이 공식에 따라 진행됐다.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도 감동의 도구였을 수 있다. 대통령으로서 몰랐다면 한심하고, 알고도 국민을 속였다면 그 죄를 씻기 어렵다.

 

국민 앞에 미안했는지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전 ‘문재인의 5년 대담’에서 ‘김정은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국면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발사됐고 이것은 분명히 레드라인을 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제 북한이 선제타격을 포함한 핵무력 법제화에 이어 전술핵 운용 부대의 실전훈련까지 하는 상황이 됐다. 여권 일각에선 전술핵 재배치론까지 언급되고 있다. ‘대담’ 당시 문 전 대통령은 “북이 핵을 포기하지 못한다면 한국도 핵을 가져야 된다라는 주장이 비등해질 수 있는데 정치인들이 삼가야 할 주장,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 기본이 안 된 주장이고, 정말로 나무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문 전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군사경계선 상공에서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해 우리 안보를 위태롭게 만든 사람이 바로 문 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사전 협의 없이 9·19합의를 체결한 뒤 ‘사후 통보’해 동맹국을 격노시켰다고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문재인 한국에 재앙’이라는 책에서 폭로했을 정도다. 남한 내 주사파들은 최근 “조선이 전술핵무기 10종을 보유했다”며 “조선의 핵무력 입법화는 72시간 내 가능한 ‘남조선해방전쟁’이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선전선동까지 하고 나섰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어렵게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번영을 누릴 것이며 안보를 확보해줄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잊혀진 사람’으로 남고 싶다면서도 뜬금없는 책 소개로 소일하는 듯하다. 여러 세대에 걸쳐 북한 독재자에게 핵 선제공격까지 가능하게 해준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으면 다행이겠다.

-김순덕 대기자, 동아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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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우산 거짓말 진짜입니까?

 

[양상훈 칼럼]

국민 목숨 걸고 北에 반격 불가능
핵우산, 전략 자산 전개는 핵무장 막는 논리로 변질
핵은 쓰기 위해서 아니라 쓰지 않기 위해 필요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 10일 보도한 미사일 발사 장면. 노동신문은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하에 전술핵운용부대들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전술핵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전술핵은 폭발력이 작다고 하지만 우리 군의 현무 2C 미사일 수만 발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과 같다. 인류 역사에서 대화를 잘해 평화가 지켜진 경우는 없었다. 평화는 ‘상대를 공격했다가는 내가 죽을 때’ 지켜졌다. 상대를 공격해도 내가 죽지 않을 있다고 판단하면 거의 어김없이 전쟁이 터졌다. 한반도 평화는 김정은이 한국을 공격했다가는 자신이 죽을 있다고 생각할 지켜진다. 그런데 우리는 핵 공격을 당해도 김정은을 없앨 수 없다. 김이 어디 있는지 위치부터 정확히 모른다. 이 사실이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이다. 이 경우 미국이 실제 핵 보복(핵우산)을 실행할지는 미국 자신도 모를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핵을 포기한 대신 미국-영국과 안보 제공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2014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점령했는데도 ·영은 지켜만 보았다. 지금 푸틴이 핵 사용을 위협하는데도 미국과 나토국 어디도 핵 반격을 경고하지 못한다. 실제 푸틴이 전술핵을 사용해도 미국과 나토는 핵 반격을 하지 못할 것이다.

 

유럽의 나토국들은 공식적으로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 그러나 이 핵우산을 진짜로 믿는 나라는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영국, 프랑스는 독자 핵무장을 택했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는 자국 공군기에 미국 핵폭탄을 장착했다. 튀르키예(터키)는 자국 내 미 공군기지에 핵폭탄을 두고 있다. 러시아 위협을 받고 있는 폴란드도 이 대열에 참여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자신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으면 미국이 반드시 보복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면 이렇게 이유가 없다.

 

사람 일은 입장을 바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핵의 국제정치학도 마찬가지다. 동맹국이 공격을 당했다고 자기 국민 수천만 명을 공격에 노출하면서까지 반격을 해줄 나라가 있을까.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몇 초 만에 답이 나오는 문제다. 북한은 머지않아 미 본토를 핵 공격할 다탄두미사일까지 개발할 것이라고 미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그 경우 미국은 한국을 위해 자국민 목숨을 걸고 북한과 핵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미국 대통령도 하지 못한다. 핵우산은 허울만 남는다.

 

핵우산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것을 미국도 안다. 그래서 ‘확장 억제’라는 개념이 나왔다. 핵만이 아니라 재래식 전력까지 총동원해 핵우산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민을 위해 미국민 수천만 명의 목숨을 걸 것이냐는 근본적 물음에 대답은 되지 못한다. 어떤 책임 있는 미국 관리도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한 적이 없다. 한국군의 북핵 대응 ‘3 체계 탁상공론에 가깝다. 핵을 가진 상대에게 선제공격을 한다는 설정부터가 비현실적이다. 어떤 한국 대통령도 그런 결심을 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는 국토를 유린당해도 러시아 땅에는 포탄 한 발 못 쏘고 있다. 핵 때문이다.

 

핵우산의 남은 용도가 있다면 한국을 향해 ‘미국 핵우산이 있으니 핵 개발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한국에 오는 미국 항공모함, 잠수함, 전략폭격기도 김정은을 화나게는 했지만 억제에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이제 북은 미 항공모함이 와 있는데도 도발한다. 미국 전략 자산 전개 역시 북한 억제보다는 한국에 핵 개발을 하지 말라고 달래는 용도로 변질했다고 생각한다.

 

‘1-X=0′이라는 1차 방정식이 있다. 북한이 1(핵무기)을 가졌을 때 그 위협을 상쇄해 ‘0′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X=?)는 문제다. 미국이 핵을 가지자 소련과 중국이 핵을 가져서 ‘1-1=0′으로 만들었다. 소련이 핵을 가지자 영국, 프랑스가 핵을 가졌다. 중국이 핵을 가지자 인도가 핵을 가졌다. 인도가 핵을 가지자 파키스탄이 핵을 가졌다. X=1 외에 다른 답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그런데 한국에선 이 문제가 ‘X³+Y³+Z³...=0′과 같은 누구도 풀 수 없는 초고차 방정식으로 바뀌었다. 적의 핵을 눈앞에 두고 햇볕 정책과 같은 만화까지 나왔다. 이 문제가 국내 정쟁의 소재가 되다 보니 이제 ‘X=1′이라는 상식을 말하는데도 눈치를 봐야 할 지경이 됐다.

 

푸틴의 공격을 막는 방법은 미국이우크라이나에 핵을 제공하겠다 경고하는 것이다. 북의 핵을 막는 방법도 하나밖에 없다. 미국이 한국에 핵을 제공하는 것이다. 핵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쓰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은 대북 최적합 전술핵인 B61-12를 탑재할 F-35A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 W80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갖고 있다. 없는 것은 미국의 결심뿐이다.

 

어떤 사람이 거짓말을 진짜인 듯 천연덕스럽게 할 때 ‘그 거짓말 진짜입니까?’라고 묻는 언론계 선배가 있었다. 핵우산이야말로 ‘그 거짓말 진짜입니까’라고 물어야 할 대상이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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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광기인가 오판인가

 

“닉슨 대통령이 요즘 스트레스가 많다. 밤에 종종 술을 마신다.” 미국이 베트남전 출구 전략을 모색하던 1970년대 초 헨리 키신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소련의 협상 상대들에게 이런 내용을 흘렸다. “통제 불가능하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충동적으로 변한 닉슨이 언제라도 핵 단추를 누를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미국은 이렇게 소련을 움직여 북베트남을 협상장에 나오도록 만드는 데 성공했다.

미치광이 전략(The madman theory)’은 자신을 비이성적인 위험인물로 포장한 뒤 협상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전략이다. 예측 불가능한 극단적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공포를 유발하는 것이다. 서로가 극단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에서 효과를 보는 벼랑 끝 전술이다.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독재자들의 경우 이 전략을 쓰는 건지, 아니면 실제 정신에 문제가 있는 건지를 놓고 외부 전문가들 간 논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북한의 김정일, 김정은 부자(父子)는 미치광이 이론의 분석 대상으로 가장 많이 오르내렸던 사례다. 은둔형 독재자의 무모한 도발과 위협, 핵무기 집착을 놓고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런 북한을 향해 미치광이 전략으로 맞대응했던 이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다. ‘화염과 분노’ 시기 “김정은보다 더 큰 핵 단추를 갖고 있다”며 긴장감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트럼프 본인도 좌충우돌 정치 행보를 놓고 ‘광인’이라는 비판과 ‘미친 척하는 냉철한 비즈니스맨’이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불러일으킨 ‘미치광이 지도자’에 대한 공포는 차원이 다르다. 6000기에 가까운 핵무기를 보유한 러시아의 지도자가 핵전쟁 위협을 넘어 실제로 전술핵을 터뜨릴 기세다.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을 때 이미 편집증, 과대망상증 같은 정신이상설이 불거졌다. 중언부언하는 연설을 지켜본 외신들이 “뭔가 달라졌다”며 코로나19 시기 크렘린궁에 고립돼 있던 그의 심리 상태에 주목했다. 예스맨 측근들에게 둘러싸여 현실 감각도 약해져 가고 있다는 게 서방 정보기관들의 판단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CNN 인터뷰에서 푸틴에 대해 매우 잘못 판단하고 있는 이성적 행위자라고 말했다. 푸틴이 이성을 잃지 않은 지도자라고 인정하며 다독이는 동시에 ‘이성을 되찾고 더 이상 전세를 오판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광기이든 오판이든 위태로운 지도자의 손에 들린 핵 카드의 위험성은 다르지 않다. 전 세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자멸적 도박은 당장 중단돼야 한다.

-이정은 논설위원, 동아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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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는 낙탄, 에이태큼스는 실종… 쉬쉬하다 불신 키운 軍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이 5일 새벽 동해로 쏜 에이태큼스(ATACMS·전술지대지미사일) 1발이 비행 도중 추적신호가 끊기면서 표적 명중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현무-2C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발사 방향과 정반대로 날아가 떨어진 사고가 난 직후 한미 양국 군이 2발씩 발사한 에이태큼스 4발 중 우리 군이 쏜 1발이 동해 상공에서 사실상 실종된 것이다. 군 당국은 이를 공개하지 않은 채 ‘성공적 대응’이라고 자찬했다.

현무-2C 낙탄 사고에 이은 에이태큼스 추적 실패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3축 체계’에 치명적 허점을 드러낸 것이 아닐 수 없다. 두 무기체계는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해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북한 공격에 대응해 북한군 수뇌부와 핵심 시설을 파괴하는 대량응징보복(KMPR) 체계의 대표적 타격 전력이다. 3축 체계의 핵심은 즉응성과 정확성인데, 모두 실패한 것이다.

당초 우리 군은 현무-2C 1발과 에이태큼스 1발, 미군 측은 에이태큼스 2발을 발사할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현무-2C의 낙탄 사고가 나자 우리 군의 에이태큼스를 2발로 늘렸다. 급하게 에이태큼스 1발을 추가로 동원하면서 추적 실패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철저한 원인 조사와 무기관리·사격훈련 실태 점검이 필요하다.

 

이런 실패에도 군 당국은 그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채 “도발 원점을 무력화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에이태큼스 1발은 동해상 가상 표적에 명중했고, 추적에 실패한 다른 1발도 표적을 향한 날아간 만큼 ‘성공’이라고 판정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편의적 판단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북한은 보름 사이에 7차례나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대남 전술핵 위협을 노골화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은 그에 대응한 맞불 무력시위 실패를 쉬쉬하면서 북한의 능력을 평가절하하기에 바쁘다. 국민을 안심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핑계를 댈지 모르지만, 창피한 것은 일단 숨기고 보자는 태도가 군에 대한 불신을 더욱 키울 뿐임을 알아야 한다.

 

-동아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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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

 

[이한우의 간신열전]

 

중구난방(衆口難防)은 여러 사람 입을 막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는 어찌 보면 언론의 자유와 관련된 말이라 할 수 있다. 저 왕조 시대에도 권력자들이 백성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그것은 애당초 안 될 일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뜻이 지금은 확 바뀌었다. 오늘날에는 아무나 마구 지껄여대서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다는 부정적 뉘앙스로 쓰인다. 한마디로 일정한 방향 없이 제 마음대로 떠들어댄다는 뜻이다.

 

요즘이 딱 그렇다. 야당 대표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는 일언반구 비판도 없이 한미일 합동군사 훈련에 대해 “위기를 핑계로 일본을 한반도에 끌어들이는 자충수”라며 극단적 친일이라고 몰아세운다.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소음을 일으켜 주목이나 끌어보자는 하수(下手)임을 금방 눈치챌 수 있는 수준 이하 인식이자 발언이다. 그리고 이어서 자기를 비판하는 여당에 대해 “해방 후 친일파 행태”라고 근거도 없고 논리적으로도 설득력 없는 주장에는 실소마저 나온다.

 

이런 수준에서 대응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여당 비대위원장은 이 야당대표의 철 지난 친일몰이를 무시하거나 논거를 무너트리지 않고 느닷없이 조선이 무능하고 무지해서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을 들고 나왔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는 알겠지만 이 국면에서 던질 역사 인식은 아니다. 그러자 유승민 전 의원은 무슨 맥락인지 모르겠지만 “망언”이라며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 일이 비대위원장 사퇴랑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이에 한 술 더 떠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 하늘에 인공기가 펄럭거려도 좋다는 말인가”라며 기름을 부었다. 이 말은 당장 ‘인공기 펄럭이지 않게 하기 위해 차라리 욱일기가 펄럭이게 하는 게 낫다는 말인가?’라는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

 

공자는 말을 바로 하는 것[正名]이 정치라고 했다. 말을 바로 할 자신감이나 능력이 없으면 입을 다물거나 정치를 그만둘 일이다.

 

-이한우 경제사회연구원 사회문화센터장, 조선일보(22-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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