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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대만도 거부한 ‘中 운명 공동체’] [차이잉원, 대만 역사상 최초 여성 총통 당선… ] ....

뚝섬 2022. 11. 28. 09:49

[대만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대만도 거부한 ‘中 운명 공동체’]

[차이잉원, 대만 역사상 최초 여성 총통 당선…'첩의 딸'에서 최초 여성 지도자로]

[차이완의 시대, 남북한의 시대]

[시 선생, 마 선생 만남 裏面] 

 

 

 

대만 민진당 지방선거 참패

 

26일 실시된 대만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이 참패했다. 단체장을 뽑은 21개 현·시 가운데 국민당 승리가 13곳이었고, 민진당 승리는 5곳에 그쳤다. 대만 언론은 “1986년 민진당 창당 이래로 지방선거 사상 최대의 참패”라고 평가했다. 집권세력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지방선거 패배의 파장은 컸다. 선거 직전 “민진당 찍는 것은 나를 찍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던 차이잉원 총통은 겸직하는 민진당 주석직을 사퇴했다. 2년 뒤 총통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을 노려온 민진당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대만 지방선거에선 대체적으로 거대 담론보다는 민생·지역 이슈가 쟁점이었다. 이번에도 코로나19 방역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번엔 중국 변수도 부상했다. 중국이 8월에 대만을 겨냥해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자 대만도 포사격으로 맞대응했다. 중국이 대만 무력통일을 강조하자 미국은 대만 사수를 약속했다.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고조되자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관계 파국을 우려하는 민심이 민진당 심판에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 양당은 한국의 거대 양당처럼 지지 기반이 확연히 갈라져 있다. 국민당은 국공 내전 전후로 대륙에서 이주해 온 세력이 핵심 지지층이다. 그래서 중국 본토와 평화를 유지하면서 적극적으로 교류·협력을 하자는 입장이다. 민진당은 대만 본토 출신들이 든든한 우군이다. 이 때문에 당 헌장에 ‘대만 독립을 지향한다’고 명시할 정도로 반중 독립 의지가 강하다. 집권당의 중국에 대한 태도에 따라 양안 사이에 긴장과 협력 분위기가 교차하는 이유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졌다고 해서 집권 민진당 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등 돌린 민심을 의식한다면 민진당의 친미-반중 노선은 어느 정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것 같다. 중국도 대만 선거 결과에 대해 “이번 선거 결과는 평화와 안전을 추구하고 잘살아야 한다는 대만 주류 민의가 반영됐다”며 민진당 정권을 비판했다. 민진당의 기세가 한풀 꺾였으니 전쟁 위기를 부추기기보다는 대만 내 친중 분위기를 확산하는 여론전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선거 민심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은 참패했지만 이후 홍콩의 민주화 시위 등으로 반중 여론이 고조되자 반중 독자 노선을 명확히 한 결과 2020년 총통선거에선 승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과 중국에 대한 여론 등 선거 변수도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만으로 2024년 총통선거를 앞둔 민심의 ‘추’가 완전히 기울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연욱 논설위원, 동아일보(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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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도 거부한 ‘中 운명 공동체’ 

 

2008년 초 대만 대선에서 마잉주 국민당 후보가 ‘6·3·3 공약’을 내걸었다. 친중(親中) 정책으로 경제성장률 6%, 국민소득 3만달러, 실업률 3% 이하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대만 독립’을 강조하던 반중(反中)파 민진당 후보를 압도했다. 공약대로 마잉주는 2010년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맺어 ‘차이완(Chiwan) 시대’를 열었다. 중국·대만 무역 규모는 2009년 1062억달러에서 2014년 1983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대만 경제성장률은 10.6%를 찍었다.

 

▶그런데 대만 기업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몰려가면서 대만 내 '산업 공동화' 조짐이 나타났다. 중국인이 대만 부동산을 쓸어담자 아파트값이 폭등했다. 중국 관광객의 안하무인 태도는 대만인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다. 친중 후폭풍이 거셌다. 대만인이 중국 위협을 다시 절감한 것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였다. '중국 통일'을 외치는 시진핑 정권이 홍콩 시민을 짓밟는 것을 보고 '대만의 미래'를 떠올렸을 것이다. 그해 지방선거에서 국민당이 참패했다.

 

▶2015년 11월 시진핑과 마잉주가 싱가포르에서 분단 66년 만에 첫 정상회담을 했다. 시진핑은 "뼈가 부러져도 살로 이어진 형제"라며 마잉주에게 '대만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이라는 선물을 줬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친중으로 곤경에 처한 '국민당 구하기'였다. 그러나 반중 민진당의 차이잉원 후보가 몰표를 받았다.

 

▶작년 초만 해도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은 어려워 보였다. 최저임금 3년 연속 인상, 근로시간 단축, 탈원전 등이 겹치면서 경제가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30%대로 국민당 후보보다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차이잉원을 구한 건 이번에도 '홍콩 시위'였다. 대만인은 민주와 자유 가치를 위해 피 흘리며 쓰러지는 홍콩 시민을 보고 '돈보다 중요한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배부른 돼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중국인이 제일 잘 안다. 베이징이 주변 세력과 평등이란 기반에서 교류한 적이 없었던 역사를 대만·홍콩인이 모를 수가 없다. 시진핑의 ‘중국몽’에 잘못 엮이면 주종(主從) 관계로 전락할 수 있다고 두려워한다. 같은 중화 민족이면서 중국과 ‘운명 공동체’가 되는 것을 거부한 것이다. 이들이 “한국과 중국은 운명 공동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을 듣는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안용현 정치부 차장, 조선일보(20-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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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잉원, 대만 역사상 최초 여성 총통 당선…'첩의 딸'에서 최초 여성 지도자로 

 

차이잉원

 

105년 대만 역사상 최초로 여성 총통이 탄생했다. 16일(이하 현지 시각) 진행된 대만 총통선거에서 민진당 대선 후보인 차이잉원(蔡英文·60)의 당선이 확정됐다. 2000년 첫 집권 8년 만에 국민당에 정권을 내줬던 민진당은 8년만에 다시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차이 후보는 마잉주(馬英九) 총통과 인수 인계 절차를 거쳐 오는 5월 20일 정식 제14대 총통으로 취임하게 된다.

 

국민당은 앞서 득표차가 300만표 이상 벌어지자 개표 3시간 만인 오후 7시쯤 선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주 후보자는 자신의 선거본부에서 아내 및 관계자들과 함께 지지자들 앞에 나서서 고개를 두 차례 숙이며 “죄송하다”를 반복했다. 주 후보자는 “주리룬이 여러분을 실망하게 했다. 죄송하다. 국민당의 후보자로서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질 것”이라며 “지금 이 시각부터 당주석의 직위를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차이 후보에게 “축하한다”며 “우리는 민주적인 선거의 결과를 존중해야 하고, 선거가 끝나면 하나의 대만과 대만에 대한 사랑만이 남을 것”이라고 했다.

 

선거에서 승리한 차이 후보는 '소수민족·여성·미혼녀' 핸디캡을 안고 있는 소수자다. 차이 후보는 푸젠성 객가(客家·중국 한족의 일파로 대만 내 소수민족) 출신의 아버지와 원주민 파이완(排灣)족 출신의 친할머니의 혈통이다. 유세 현장에서는 종종 "객가의 딸이 총통이 되게 해달라"고 한다. '첩의 딸'이기도 하다. 부동산·건설·호텔 사업가인 차이 후보의 아버지는 다섯 명의 첩을 두고 있었는데 차이 후보는 그중 장진펑(張金鳳)의 딸로 태어났다. 11명의 이복 형제자매 가운데 막내다. 결혼도 안 했다. 화장을 잘 하지 않고 단발머리에 안경을 쓰고 다녀 스밍더(施明德) 전 민진당 주석으로부터 "동성애자가 아니냐"는 질문을 면전에서 받았다.

 

차이 후보는 우연히 정치인이 됐다. 대만 최고 명문대인 대만 국립대 법대, 미국 코넬대 법학석사, 영국 런던정경대 법학박사 학위를 딴 뒤 교수 생활을 하던 중 2000년 국민당 소속으로 처음 정계에 진출해 대륙위원회 주임을 맡았다. 2004년엔 민진당으로 옮겨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2006년에는 부총리가 됐고 2008년엔 최초의 여성 당 주석이 됐다.

 

차이 후보는 여성 정치인 특유의 청렴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대만 정치권에선 승부사로 통한다. 2008년 대만 대선에서 민진당 천수이볜(陳水扁) 총통(대통령)이 부패로 낙마해 민진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아무도 맡으려고 하지 않는 주석직을 수락했다. 당시 정치 경험이 일천한 차이 후보가 주석이 된 데엔 "여성이고 미혼이라 부패 추문을 잠재우는 데 적합하다"는 당내 여론이 크게 작용했다. 취임 후 3년간 당내 파벌 싸움을 잠재우고 9차례의 선거에서 국민당에 맞서 7차례 승리해 '선거의 여왕'이라 불렸다. 2012년엔 대만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 출마해 6%포인트 차이로 마잉주 총통에게 석패해 당 주석직을 내려놨다가 2014년 93% 당내 지지율로 주석에 복귀했다.

 

차이 후보는 지난 1일 영국 방송과 인터뷰에서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내 롤모델"이라며 '대만판 메르켈'을 자처했다. 독일 경제를 회생시킨 메르켈처럼 '강인하지만, 포용력 있는 지도력'으로 1%대의 낮은 경제 성장률로 고전하는 대만을 되살리겠다는 뜻에서다.

 

-타이베이=이벌찬 기자/오로라 기자, 조선일보(16-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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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완의 시대, 남북한의 시대

 

[주용중 칼럼]

시진핑·마잉주 회동은 시진핑·차이잉원 회동 예고
兩岸 대기업들은 합작해 세계시장 제패 노려
南北도 윈윈하려면 경제협력·민간교류 시급

 

대만 무역관장으로 일하는 박한진씨는 1995년 1월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푸저우시(福州市) 당서기를 만나 보고 깜짝 놀랐다. 시진핑과 함께 온 기업인이 5~6명이었는데 그중 절반이 대만 기업인이었다. 시진핑과 박용도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면담을 통역했던 박 관장은 시진핑이 했던 말을 지금도 기억한다. "대만 기업들이 푸저우시에 와서 번창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투자해주기 바란다." 푸저우시는 대만과 바다 건너 마주하고 있다. 1987년부터 상호 친지 방문이 가능해지면서 몇몇 대만 기업이 중국에 투자를 시작하던 때였다.

 

그로부터 20년 뒤 양안(兩岸) 관계에 획기적인 일이 생겼다. 분단 66년 만에 중국과 대만의 최고 지도자가 만난 것이다. 시진핑 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의 지난 7일 시마회(習馬會)는 내년 1월 대만 대선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마잉주의 후계자인 집권 국민당의 주리룬(朱立倫) 후보는 "우리가 재집권하면 양안 교류는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며 옹호하고, 야당인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는 "마잉주가 말썽거리를 안고 돌아왔다"고 비판한다. 시마회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북풍(北風)'이라는 게 야당의 시각이다. 선거 때만 되면 우리나라에서 이념 논쟁이 벌어지듯 대만에선 양안 관계가 단골 이슈다.

 

하지만 반중(反中) 노선의 민진당도 이미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얽혀든 양안 관계를 되돌릴 수는 없다. 내년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한 차이 후보가 "지난 20년간 교류에서 얻은 양측의 경험과 성과를 존중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데는 까닭이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대만은 중국에 820억달러어치를, 중국은 대만에 48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20년 전엔 이 수치가 각각 194억달러, 30억달러였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대만인은 200만명이 넘고, 중국 처녀 50만명은 대만에 시집갔다. 두 나라 대기업들은 서로 합작해서 세계시장을 휘어잡을 태세다. 세계 1위 아이폰 위탁 제조 업체인 대만의 폭스콘은 중국 최대 통신 장비 회사인 화웨이에 4조6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구이저우(貴州)에 6세대 LTPS(저온폴리실리콘) 패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은 반도체 업체인 대만리청의 주식 25%를 곧 사들인다. 이러다가는 삼성과 SK하이닉스가 '메이드 바이 차이완(Made by Chiwan)'에 언제 밀려날지 모를 일이다.

 

대만에선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커지면서 '중국에 흡수 통일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지만, 일국양제(一國兩制)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민진당이 내건 '대만 독립' 주장의 속내는 현상 유지에 가깝다. 차이잉원 후보도 총통이 되면 시진핑을 만날 수 있다고 암시했다. 시마회를 시차이회(習蔡會)로 대신하겠다는 뜻이다. 시진핑과 마잉주는 이번 만찬에 오른 술이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 특산 진먼고량주였기 때문에 더욱 기분 좋게 취했을 것이다. 진먼다오는 중국과 대만이 수차례 포격전과 혈전을 벌인 곳이지만 이제는 그런 흔적이 아득하다. 거기에 10만명까지 집결했던 대만 군인은 4000명으로 줄었다. 60만명이었던 대만 전체 군인 수는 지금 21만5000명이다.

 

대만과 북한은 비교선상에 올리기 어려울 만큼 완연히 다른 나라다. 그러나 비슷한 점 한 가지는 흡수 통일에 대한 두려움이다. 흡수 통일을 경계하는 북한의 성명이나 당국자의 발언은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다. 올 초엔 김정은이 직접 신년사에서 "남조선 당국은 제도 통일(흡수 통일)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조선 말기보다 더한 쇄국정책을 펴며 '순리(順理)'에 역행하고 있지만, 그럴수록 궁지에 몰릴 뿐이다. 대만이 지난 20년간 중국과 밀고 당기면서 발전해온 지혜를 북한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일 대만이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태에서 중국과의 경제 교류도 끊었다면 어떻게 됐겠는가.

 

남한도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수많은 당국자 회담에도 남북 관계가 양안 관계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양안 관계의 예를 보면 그것은 아마도 경제보다 정치를 우선하고, 민간 교류보다 당국 회담을 앞세웠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과 대만이 협상할 때 지켰던 '선이후난 선급후완(先易後難 先急後緩·쉽고 급한 것을 먼저 추진)'의 융통성이 아쉽다. 남북한 경제가 시너지를 일으키면 동북아 경제권의 중추가 될 수 있다. 차이완 시대가 부럽지 않은 남북한 시대를 열 수 있다. 그것이 박한진 관장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주용중 부국장, 조선일보(1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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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선생, 마 선생 만남 裏面

 

2012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는 '아기 돼지 나와라 운동'을 펼쳤다. 여당인 국민당을 나쁜 늑대에 비유하며 아기 돼지들이 힘을 모아 늑대를 물리치자고 했다. 차이잉원은 빨간 돼지 저금통 30만개를 전국에 뿌렸다. 15만명이 저금통에 동전을 가득 채워 보내줬다. 국민당은 '하루 고생하고 4년 행복하자'는 구호로 맞섰다. 중국에 있는 대만 경제인들에게 안정적인 양안(兩岸) 교역을 보장해줄 국민당을 위해 잠깐 귀국해 표를 던지라고 독려했다. 차이잉원은 약 6%포인트 차이로 패했다.

 

▶대만 선거를 읽는 두 개의 키워드는 '정체성'과 '경제'이다. 1980년대 말 민주화 이후 스스로를 대만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었다. 독립을 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민진당은 대만인의 정체성을 주요 어젠다로 삼아 집권하기도 했다. 2008년과 2012년 선거에선 경제 이슈가 더 뜨거웠다.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려면 양안 교역 확대를 통해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는 국민당의 주장이 호소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최근 청년 실업률 증가 등 경제 실책으로 국민당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상태다.

 

▶대만 총통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분단 66년 만의 첫 양안 정상 회담이다. 두 정상은 서로를 '시 선생' '마 선생'이라고 불렀다. 만나긴 하지만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진 않겠다는 뜻이다. 대신 감성적 언어가 동원됐다. 시 주석은 "우리는 뼈가 부러져도 살은 이어진 형제"라고 했다.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양안의 최대 위협은 대만 독립 세력"이라며, "국가를 분열하려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양안 인민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마 총통도 "양안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다는 사실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고 화답했다. 회담 이유가 선거에서 민진당에 밀리는 '국민당 구하기'임을 잘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중국은 양안 간 경제 협력으로 대만 경제가 혜택을 받으면 대만인들의 친중 성향이 높아져 결국 중국과 통일하고 싶어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대만인들은 지난해 중국이 홍콩 민주화 시위를 어떻게 탄압했는지 봤다. 그래서 중국은 차이잉원이 총통에 당선돼 미국을 업고 대만 독립 카드를 꺼낼까 봐 걱정이다. 중국이 대만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광경에 중국 지도부가 북한을 오가는 모습이 살짝 겹쳐져 보인 것이 괜한 걱정만은 아닐 것이다. 북이 아무리 망나니짓을 해도 때가 되면 개입해서 관리한다는 게 중국의 속성이자 본성이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15-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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