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청]
‘도하의 기적’ 썼다… 한국, 12년만에 원정 16강 진출]
[기적과 이변 속출하는 카타르 월드컵… ‘말라 레체’ 사라진 덕분?]
[“내 마음에 골을 넣었다… 완벽한 슈트핏의 저 감독님은 누구?”]
[우루과이와의 축구 경기를 보며 떠올린 옛일]
[2042 월드컵은 화성에서?]
[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
월드컵 시청

우리나라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스포츠 행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벨기에전이었다. 지상파 3사 합산 시청률이 무려 74.7%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고 추억으로 2002년 월드컵 폴란드전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합산 시청률은 74.1%로 벨기에전보다 약간 낮았지만, 당시 전국을 뒤덮은 거리 응원 열기를 감안하면 실제 시청 규모는 사상 최대일 것이다. 이 경기 최고 순간 시청률은 경기 종료 4분 전 86.3%까지 치솟았다.
▶중년층 이상 기억에 강렬하게 남는 경기로 1983년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축구대회가 있다. 당시 우루과이와 8강전에서 김종부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신연호가 결승골로 연결해 사상 최초로 4강 신화를 쓰자 전국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그때는 TV가 없는 교실이 많았다. 그래서 학생 집 TV를 학교로 가져와 연결해 보기도 했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라디오를 켜놓고 아나운서 목소리에 주먹을 흔들고 함성을 질렀다. 그때는 선생님들이 흔쾌히 단체 시청을 허락했다.
▶체코전이 열린 지난 12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은 학생들 성화에 교실 TV를 켜지 않을 수 없었다. “제발 보여주세요”라는 학생들 호소를 계속 외면했지만 4교시 10분 정도 남기고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을 때 사방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자 도저히 안 보여줄 수 없었다. 경북의 한 고교에서는 교장이 수업 시간에 월드컵 시청을 허용한 교사를 문제 삼으려 하자 재학생이 성명문을 내며 항의하기도 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시차 때문에 한국 대표팀의 남은 예선 경기(19일·25일)도 핵심 근무 시간인 오전 10시 시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수원 본사 각 건물의 로비와 강당에서 월드컵을 중계했다. 업무 지장이 없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시청하라는 것이다. LG그룹은 여의도 LG트윈타워의 지하를 단체 관람석으로 개방했다. 현대차그룹은 단체 관람 계획 없이 ‘원칙’을 지켰다. 광화문의 한 회사는 19일 오전 10시 30분이던 아침 회의 시간을 1시간 앞당기기로 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경우 누적 시청자가 50억명에 이른 것으로 FIFA는 추산했다. 이 정도면 전 세계인이 동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의식이나 다름없다. 지금의 초등학생들이 중년이 됐을 때도 체코전이나 멕시코전 혹은 다른 명승부를 추억하게 될 것이다. 그때 선생님이 TV를 켜주었는지도 얘기거리의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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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의 기적’ 썼다… 한국, 12년만에 원정 16강 진출

(알라이얀(카타르)=뉴스1) 이광호 기자=2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대한민국 황희찬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2.12.3/뉴스1
도하의 기적이 일어났다. 한국이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코리안 황소’ 황희찬이었다.

한국(FIFA 28위)은 3일 카타르 도하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9위)과 벌인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서 2대1 승리를 거뒀다. 같은 시각 열린 우루과이(14위)와 가나(61위)의 경기는 우루과이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한국과 우루과이는 나란히 1승1무1패(승점4)에 골득실까지 0으로 같았지만 다득점에서 한국(4골)이 우루과이(2골)를 누르며 포르투갈(승점6)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추가시간 1분, 역습 상황에서 손흥민(30·토트넘)이 공을 몰고 달리다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황희찬(26·울버햄프턴)을 보고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황희찬은 논스톱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김민재(26·나폴리)가 우루과이전에서 오른쪽 다리를 다친 여파로 벤치에서 출발한 가운데, 손흥민, 이강인(21·마요르카) 등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선제골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한국은 전반 5분 상대 긴 패스로 오른쪽 공간을 내줬고, 포르투갈 공격수 히카르두 오르타(28)가 동료에게 공을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포르투갈 리그 브라가에서 뛰는 오르타는 한국전이 이번 대회 첫 선발이다. 포르투갈은 11명 중 6명을 이번 대회 첫 선발 출전시켰다.

2일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최종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진행됐다. 전반 한국 김영권이 동점골을 작렬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송정헌 기자
하지만 이내 반격에 나섰다. 전반 27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차는 척하며 상대를 속였고, 이강인이 공을 띄웠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의 등에 맞고 떨어진 공을 김영권(32·울산)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앞서 한국은 전반 17분 코너킥에서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김진수(30·전북)가 왼발로 포르투갈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한국은 후반 적극적으로 포르투갈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21분 교체 투입한 황희찬은 상대 진영에서 발 빠른 드리블을 하는 등 공격 분위기를 달궜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1·2차전에서 뛰지 못한 황희찬은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22분엔 상대 실책을 틈타 황인범(26·올림피아코스)이 페널티 아크 앞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해 골로 연결되진 않았다. 후반 29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프리킥을 이강인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포르투갈도 호시탐탐 한국 골문을 노렸지만 한국 수비수들은 상대 슈팅·크로스를 몸으로 막는 육탄 방어를 선보였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한국 팬들의 함성으로 붉게 물들었다.
-김민기 기자, 조선일보(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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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과 이변 속출하는 카타르 월드컵… ‘말라 레체’ 사라진 덕분?
[배준용 기자의 월드컵 톡톡]
지난 2주간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군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가 어느덧 마무리 됐습니다. 조별 예선 마지막 날 대한민국이 극적으로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는 기적을 연출했죠. 포르투갈을 이기더라도 우루과이와의 골득실까지 따져야하는 어려운 상황을 기적처럼 뚫어낸 대한민국 대표팀, 정말 대단합니다.

3일 오전(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대표팀이 기뻐하며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연합뉴스
흥겨운 건 대한민국뿐만이 아닙니다. 이미 전 세계 축구 팬들 사이에선 “이번 월드컵이 역사상 가장 재미있는 월드컵”이란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약팀이 강팀을 잡는 이변에 여러 징크스가 줄줄이 깨지는 등 흥미로운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호주, 모로코 등 예상 밖의 팀들이 16강에 오르는 이변이 이어졌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우선 이례적으로 11월에 열린 월드컵이라는 게 먼저 꼽힙니다. 월드컵 전에는 “11월에 월드컵이 열리면 한창 유럽에서 시즌을 소화하고 온 선수들이 많은 강팀이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있었습니다. 시즌을 끝내고 피로감이 큰 아시아권 선수들보다 한창 시즌을 진행하고 온 유럽 쪽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 감각과 체력을 가지고 활약할 것이란 얘기였죠.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11월 월드컵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전까지 빡빡한 시즌 일정을 소화하면서 피로가 더 누적됐고,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강팀이 적지 않습니다. 월드컵 1주 전에야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팀원 간 호흡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죠. 반면 시즌을 일찍 마치고 월드컵을 준비한 아시아 팀들에는 컨디션을 회복하고 조직력을 다지는데 더 호재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3일(한국 시각)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와 같은 시간대에 열린 우루과이와 가나와의 경기에서 우루과이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경기 막판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가나 수비수와 부딪혀 넘어진 뒤 '페널티킥이 아니냐'는 식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판정 기술의 발전으로 이른바 ‘말라 레체(Mala Leche)’가 줄어든 것도 또 다른 요인입니다. 말라 레체는 스페인어로 직역하면 ‘상한 우유’라는 뜻인데, 보통 비신사적 행위나 매너가 없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축구계에서는 주로 남미권 선수들이 심판의 눈을 피하거나 교묘하게 속여 반칙을 저질러 자기 팀에 유리한 판정을 얻어내는 행위를 말라 레체라고 부르죠. 사실 남미권 축구에서는 이를 축구의 중요한 기술로 여기고 적극 활용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 중에서도 말라 레체를 활용해 논란이 되는 일이 적지 않았죠.
하지만 지난 월드컵부터 비디오 보조 심판(VAR)이 도입된 데 이어 이번 월드컵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도입됐습니다. 불완전한 사람의 눈에 의존하던 판정을 이제는 각종 첨단 기술이 맡아 인간의 오류를 잡아내고 있죠. 자연히 심판들도 더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지난 2일 일본과 스페인의 카타르 월드컵 E조 3차전에서 후반 6분 일본의 미토마 가오루가 공이 골라인을 벗어나기 직전 크로스로 연결하는 장면. 이 크로스는 다나카 아오의 결승골로 연결됐다. 득점이 된 후 심판들은 라인 아웃으로 판정했지만,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한 결과 라인 아웃이 아닌 골로 인정됐다./AP 연합뉴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조별 예선 경기 44경기 중 VAR 등으로 판정이 번복된 사례가 22번에 이른다고 합니다. 첨단 판정 기술이 경기 결과에 그만큼 큰 영향을 미친 것이지요. 특히 이번 대회부터는 오프사이드 라인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던 공격수들도 밀리미터 차이까지 잡아내는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을 속일 수 없게 됐지요. 우연일지 몰라도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와 남미권 팀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유독 고전하는 모습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원인은 아시아 축구의 성장과 전 세계 축구의 상향 평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간 ‘축구는 인종적 차이가 실력에 큰 차이를 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 스포츠 과학이 발달하면서 “한 나라의 축구 실력은 그 나라의 축구 인기와 전문적인 교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밝혀졌죠.
인터넷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발달로 EPL이나 스페인 라 리가 등 최상급 축구 경기를 지구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됐고, 과학적인 훈련 방법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축구 변방이라고 불리는 아시아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한 것도, 일본이 독일과 스페인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며 아시아 최초 2연속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한 것 역시 두 나라 모두 축구 인기의 상승과 좋은 선수들을 장기적으로 육성한 노력이 합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의 선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도 축구 상향 평준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와 난민들을 적극 수용한 유럽에서 선진적인 축구 훈련을 받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이민·난민 가정 2세들이 다시 고국의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2대3으로 꺾은 가나도 유럽에서 세계적 선수로 성장한 선수들이 많고, 피파 랭킹 2위 벨기에를 꺾은 모로코도 벨기에에서 성장해 모로코 국가대표가 된 선수가 적지 않죠. 인종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좋은 선수들을 육성한 시스템이 월드컵의 상향 평준화와 갖가지 이변에 기여한 셈입니다.
축구 팬들에게는 즐거운 이변과 기적이 속출하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은, 이제 16강으로 접어듭니다. 16강전에선 또 어떤 이변과 기적이 이어질지, 대한민국 대표팀이 다시 한 번 멋진 경기를 보여줄 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배준용 기자, 조선일보(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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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골을 넣었다… 완벽한 슈트핏의 저 감독님은 누구?”
월드컵 누비는 매력남들
관중들 새벽잠도 깨웠네
데이비드 베컴, 로케 산타크루스, 안정환. 이들의 공통점을 아시는지. 이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미남으로 손꼽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선수들이다.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월드컵에서는 매번 출중한 외모로 주목받는 스타들이 탄생해왔다. 평소 축구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미남 스타들을 보고 축구에 ‘입덕(좋아서 빠져듦)’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예외는 아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번 월드컵은 눈이 너무 즐거워서 개안(開眼)한 느낌” “각국의 미남들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 등의 이색 관전평들이 나오고 있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선수 못지않게 감독들도 화제가 됐다. 특히 센스 있는 패션 감각, 열정적인 제스처를 보인 이들이 큰 호응을 얻었다. 왼쪽부터 디에고 알론소 우루과이 감독,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아라비아 감독, 알리우 시세 세네갈 감독. /뉴스1·로이터 연합뉴스, 그래픽=송윤혜
◇“영화배우인 줄…” 스타덤 오른 미중년 감독들
“이번 월드컵 축구 감독들 실력도 실력인데, 다들 화보 찍을 각오로 나온 것 같다.” (트위터 이용자 A씨)
회사원 김모(35)씨는 지난달 29일(한국 시각) 새벽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새벽 4시에 시작된 우루과이 대 포르투갈 경기 때문이었다. 그가 우리나라 경기도 아닌 이 시합을 지켜본 이유는 디에고 알론소(47) 우루과이 감독 때문이다. 김씨는 “완벽한 슈트핏에 반했다”며 “(경기가 안 풀려) 심각한 모습도 너무 멋있다”고 했다. 키 188cm의 알론소 감독은 검은 정장에 흰 운동화를 매치한 세련된 패션으로 월드컵 초반부터 주목받았다. 국내 한 여초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미중년의 표본” “영화배우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국내 팬들의 반응이 뜨겁자, 한 우루과이인 트위터 이용자는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는 그보다 잘생긴 미중년들이 많다”며 위트를 날렸다.
알론소 감독이 ‘쿨가이’라면, 프랑스 국적의 에르베 르나르(54)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은 ‘핫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구릿빛 근육질 몸매를 가진 르나르 감독은 터질 듯한 흰 셔츠 핏이 트레이드 마크. 그는 루마니아 매체 가제트 스포츠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카타르 월드컵 참가국 감독 중 가장 잘생긴 감독 1위로 뽑히기도 했다. 르나르 감독이 아르헨티나와 치른 1차전 하프타임 때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호통을 치는 유튜브 영상은 500만회 넘게 조회됐다. “피지컬(신체)도 스타일도 너무 좋고, 카리스마까지 갖췄다” “영화배우급 외모라서 놀랐다” 등 그의 외모에 놀라는 댓글들이 적지 않았다.
알리우 시세(48) 세네갈 감독은 축구 팬들 사이에선 패셔니스타로 이미 유명한 인물. 길게 땋은 레게 머리가 특징인 그는 ‘세네갈의 블랙 팬서’ ‘세눕독(세네갈+미국 래퍼 스눕독)’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 슈트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나선 그는 ‘러시아 여성들에게 ‘섹스 심벌’로 통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이유를) 모르겠다. 여성들에게 물어보시라”며 웃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회색 후드 집업에 트레이닝복 바지, 검은색 야구 모자, 흰 운동화를 매치했다. 국내 트위터 이용자들 사이에서 “세네갈 감독 진짜 힙(hip)해서 응원하게 된다” “슈트핏도 끝내줬는데, 트레이닝복 셋업도 너무 멋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 조규성, 가비 등 실력과 외모 겸비한 선수에 열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국 대표팀의 조규성 선수, 스페인의 파블로 가비, 네덜란드의 프렝키 더용. /인스타그램·트위터·로이터 연합뉴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 팬이 됐다는 주부 이선경(33)씨는 “축구 실력이 출중하면서 외모까지 훈훈한 선수들에게 눈길이 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했다. 그의 ‘최애’ 선수는 트위터·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한국 9번’으로 통하는 조규성(24). 조규성이 지난달 24일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9분에 교체 출전해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자 영어와 스페인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로 그에 대해 묻는 글들이 쇄도했다. 그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일주일 만에 4만명에서 130만명으로 폭증했다. 훤칠한 외모 덕에 ‘만찢남(만화책을 찢고 나온 남자)’ ‘이케맨(イケメン·꽃미남을 지칭하는 일본어)’ 등의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붙었다.
조규성과 같은 ‘9번’이면서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선수가 또 있다. 스페인의 신성 파블로 가비(18)다. 아이돌 가수 같은 얼굴로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그는 스페인에선 이미 수퍼스타. 최근 스페인 레오노르 공주도 그의 팬이라는 기사가 보도됐을 정도다. 조별리그 1차전인 코스타리카전에서 골을 넣었는데, 이 골로 그는 ‘축구 황제’ 펠레 이후 64년 만에 월드컵 역사상 최연소 득점을 한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팬이 크게 늘었는데, “월드컵이 없었으면 이런 선수도 몰랐을 것” “세계에서 제일 귀여운 축구 선수” 같은 반응이 나왔다.
네덜란드의 16강 진출에 톡톡한 공을 세운 프렝키 더용(25)도 수려한 외모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를 보기 위해 한국 시각으로 새벽에 치러진 네덜란드 경기들을 모두 봤다는 대학생 신모(22)씨는 “(더 용이) 골을 넣고 햇살처럼 웃는 모습에 피곤함을 잊었다”고 했다.

왼쪽부터 잉글랜드의 주드 벨링엄, 스페인의 파우 토레스, 우루과이의 로드리고 벤탕쿠르, 아르헨티나의 파울로 디발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트위터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막내 주드 벨링엄(19·잉글랜드), 스페인 미남 축구선수 계보를 잇는 파우 토레스(25·스페인), 손흥민의 토트넘 동료인 로드리고 벤탕쿠르(25·우루과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소녀 팬을 보유한 파울로 디발라(29·아르헨티나) 등도 수많은 여심(女心)을 저격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이옥진 기자, 조선일보(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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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와의 축구 경기를 보며 떠올린 옛일
[김황식의 풍경이 있는 세상]
우리나라와 우루과이 사이에 벌어진 월드컵 1차전은 승패를 떠나 멋진 경기였습니다. 당초 우루과이가 우세하리라는 객관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탄탄한 경기력을 보여주었고, 이에 다소 당황한 듯한 우루과이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습니다. 양 팀 모두 승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면서도 무승부도 무방한 결과로 받아들이는 것도 좋았습니다.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 선수를 비롯한 양 팀 선수들이 서로 진정으로 격려의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것은 우루과이가 제가 방문했던 나라 중 좋은 인상으로 남아 있는 나라인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루과이는 우리나라에서 땅을 파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지구 정반대편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면적(한반도의 0.8배)이나 인구(350만 명) 면에서 작은 나라입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계 이민자들로 구성되어 남미 대륙 속의 유럽 국가로 불리며, 1인당 국민소득도 가장 높은 편입니다. 수도 몬테비데오는 세계의 수도들 가운데 가장 남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는 2011년 1월 총리 재직 시 우루과이를 공식 방문하여 호세 무히카(Jose Mujica)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무히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는 좌익 무장 게릴라 출신으로 1960년대 게릴라 활동을 하다 체포되어 14년간 복역하였고, 1989년 정계에 입문해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도 수도 근교의 농가에서 거주하며 받은 급여의 90%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주택 사업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소속 당에 기부하였습니다.
대통령의 그런 특이한 경력 때문에 저는 호기심을 갖고 만났습니다. 당시 대통령은 여름휴가로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여름 별장에 있었습니다. 제공해 준 헬리콥터를 타고 그곳으로 가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것은 광활하게 펼쳐진 벌판에서 뛰노는 소 떼였습니다. 대통령은 오찬에서 우루과이산 소고기, 오렌지와 포도주를 내놓았습니다. 자연 친화적으로 생산되는 우루과이산 농산품의 우수성을 열심히 자랑했습니다.
오찬이 끝날 무렵 무히카 대통령은 느닷없이 제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 반 트럭에 저를 태운 뒤 손수 운전하여 인근 목장 이곳저곳으로 안내하였습니다. 들판에서 뛰노는 소 떼를 직접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경호원들은 당황하면서 조심스레 뒤따랐습니다. 당시 우루과이는 수년 전 발생한 구제역 때문에 소고기 수출이 중단되었다가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구제역 청정 국가 지위를 회복하고, 다시 수출을 시작하기 위하여 우리 정부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목표는 2012년 여수에서 개최되는 엑스포의 우루과이관에서 우루과이산 소고기 스테이크와 오렌지를 소개하고 그것을 계기로 한국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저의 우루과이 방문 얼마 전에도 부통령 겸 상원의장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부통령에 이어 대통령도 한국 수출 재개를 위해 음주운전(?)까지 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저는 노(老)대통령의 정성(?)을 감안하고, 어차피 육류를 수입하는 우리로서도 수출국 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며, 수입 재개 절차를 촉진하였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정으로 절차가 지연되는 바람에 여수 엑스포에 우루과이산 소고기는 등장하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2012년 12월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에 축하 특사로 참석했을 때 우루과이 부통령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분과는 한국, 우루과이에 이은 세 번째 만남으로 친숙한 사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절차 지연에 대한 미안함을 이야기했더니, 부통령은 한국 측에서 관심을 갖고 도와주신 것을 잘 안다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분들이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하며 상대방을 배려하는 품위를 보여주었기에, 제겐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 조선일보(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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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2 월드컵은 화성에서?
[안형준의 안녕, 우주!]
카타르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축구 열기로 가득하다. 추운 날씨에도 이어진 전국 곳곳 길거리 응원 현장을 찾은 이들과 TV 앞에 모인 가족들의 함성이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번 월드컵은 우리 대표팀의 선전 외에도 볼거리가 풍부했다. 선수와 공의 위치 데이터를 파악해 오프사이드 여부를 판독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돼 오심을 줄이고 축구 관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지난 8월 루이스 피구 등 축구 선수들이 비행기 안에서 무중력 상태로 축구 경기를 하는 모습. /마스터카드
프랑스의 저명한 기술철학자 자크 엘룰은 1964년 출판한 저작 ‘기술사회’에서 “스포츠 자체가 신체적, 정신적 능률을 높이는 일종의 사회적 기술이며 과학기술과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과학기술적 요소가 스포츠와 결합해 페어플레이의 기준을 높이는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수도 있겠다. 만약 과학기술의 힘을 빌어 우주로까지 스포츠가 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난 10월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축구 스타 루이스 피구와 중동, 유럽, 남미의 아마추어 선수 7명이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기념해 무중력 항공기 내부에 설치된 특별 미니 축구장에서 게임을 벌인 적이 있다. 공중을 날아다니며 멋진 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몸을 가누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이 다소 우스꽝스러웠지만 우주에서도 축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데는 충분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중력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다. 중력의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우주에 가면 수백만년에 걸쳐 지구의 끌어당김에 적응하며 진화해 온 인간의 몸은 급격한 변화에 직면해야 한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인들은 이러한 과정을 우리 몸에 새로운 물리적 환경 변화를 입력하는 상황에 빗대어 ‘보디 로딩’(body loading)이라 부른다. 실제로 위아래가 없는 무중력 상황에서 우리 감각체계가 혼란을 느끼는 ‘우주 멀미’는 일주일 정도면 어느 정도 끝이 난다.
그러나 우주 환경에서는 중력에 대해 우리 몸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운동 부하가 없어 장기적으로 근육과 뼈가 약해지는 현상을 막기 어렵다. 억지로 근육을 쓰게 만드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한 달에 최대 1%가량의 근육이 소실된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3가지 유형의 운동 기구가 있는데, 우주인의 몸을 고무줄로 묶어 다리 방향으로 중력 효과를 만들어 달릴 수 있는 러닝머신과 자전거, 역도 기구 등이 있다. 우주인들은 프로 운동선수와 마찬가지로 매일 2시간씩 운동을 하고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운동이 우주인의 개인 업무에 가깝고 별로 재미가 없어 꾸준히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서 활동하는 우주인들은 그래서 지상에서 하던 여러 스포츠를 우주에서 재현하는 시도를 벌였다. 2006년 러시아 우주인 미하일 튜린은 우주 유영 중 골프 티샷을 우주공간에 날렸고, 2007년 미국 우주인 수니타 윌리엄스는 우주정거장에 설치된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방식으로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해 4시간 24분 만에 완주 기록을 세웠다. 2008년에는 미국 우주비행사 개럿 리즈먼이 우주정거장과 320km 넘게 떨어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미 프로야구 경기에 시구를 했다. 우주정거장 내에서 공을 던지면 진공 상태로 뜨는데 이 모습이 지상 야구장의 전광판에 나타났다. 야구장에 있는 타자는 우주비행사가 공을 던지는 순간에 맞춰 방망이를 휘둘러 공을 치는 흉내만 냈다.
우주인들은 다른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즐기기도 한다. 2018년 2월,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미국, 러시아, 일본 우주인 4명이 처음으로 배드민턴 대결을 벌였다. 네트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셔틀콕을 라켓으로 쳐서 주고받는 수준의 경기였지만, 스포츠가 우주인들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였다.
화성을 목적지로 떠나는 장거리 우주여행에서는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스포츠를 즐길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지구에서 즐기던 여러 스포츠 종목은 중력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무중력 환경에 맞는 형태로 규칙을 손보거나 전혀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가 출현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무중력 또는 지구에 비해 중력이 약한 달이나 화성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스포츠 종목을 개발하는 노력이 시작됐다.
지난해 민간 우주관광을 본격 시작한 미국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은 화성에서 축구 경기를 할 수 있는 경기장과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이를 가상현실(VR)에서 미리 시연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 ‘마스VR’을 개발했다. 돔 형태의 경기장에서 벽에 공을 튕기고 지구보다 낮은 중력 환경에서 몇 배 높이 점프해 헤딩을 하거나 오버헤드킥을 할 수 있는 초인적인 축구를 즐길 수 있다.
어디에 있든 재미있게 놀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스포츠는 경쟁과 협력, 공정 같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정서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 온 인류 문명의 최고 발명품 중 하나다. 인류가 지구 밖으로 문명을 확장한다면 스포츠 역시 새로운 곳으로 자연스레 진출하게 될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10년, 20년 뒤 우주에서 펼쳐질 새로운 개념의 스포츠를 상상해 본다.
-안형준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 팀장, 조선일보(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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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과 샐리의 법칙
살다 보면 일이 꼬이는(go wrong) 경우가 있다. 하필이면(of all occasion) 빵의 버터 바른 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진다(fall buttered side down). 그 확률은 카펫 가격에 정비례한다(be directly proportional to the value of the carpet). 버스가 늘 늦게 와서 늦게 나갔더니 그날은 제시간에 와서(come on time) 이미 떠나버렸다. 하릴없이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데(be obliged to wait for the next bus) 길 건너엔 같은 번호 버스가 잇달아 지나가건만 이쪽엔 감감무소식이다.

이런 현상을 '머피의 법칙'(Murphy's law)이라고 한다.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universal phenomenon)이어서 '법칙'이라는 말이 붙었다. 자신만 불운하다고(have hard luck)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런 경우는 수시로 있다. 직장에 지각을 해(be late for work) 타이어 펑크가 났다고(have a flat tyre) 둘러댔는데(make up a story), 다음날 진짜 펑크가 난다(get a flat). 살까 말까 망설이다(dither over buying an item) 큰 마음 먹고(take the plunge) 샀더니, 어디선가 세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줄을 섰는데 다른 줄이 더 빨리 줄어든다(move faster). 냉큼 다른 줄에 가서 섰더니 아까 그 줄이 더 빨리 줄어들기 시작한다.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이 커피를 따라주는데, 마침 그때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난다(encounter turbulence). 타고 간 비행기는 연착했는데(be delayed) 갈아타야 할 비행기는 제시간에 이륙해버렸다(take off on scratch). 물건이 떨어져도 하필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쪽으로 떨어진다(fall so as to do the most damage). 게다가 그 가격에 정비례해 부서진다(be shattered in direct proportion to its value).
그와는 반대로(on the contrary) 원하는 일은 그 간절함에 반비례해 일어난다(happen in inverse ratio to its desirability). 기회는 늘 가장 적절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knock at the least opportune moment). 마음에 드는 신발은 맞는 사이즈가 없고, 맞는 사이즈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차를 했다 하면 비가 온다. 라디오를 틀면 매번 좋아하는 노래 끝 부분이 흘러나온다. 손톱을 깎고 나면(cut your fingernails) 꼭 가려운 곳이 생긴다.
이런 머피의 법칙과 정반대 개념이 '샐리의 법칙'(Sally's law)이다. 우연히 유리한 일만 계속 생기고, 나쁜 일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는(turn evils into blessings) 경우를 말한다. 맑은 날에(on a clear day) 우산을 들고 나왔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든지, 시험 직전에 펼쳐본 교과서 내용이 문제로 나온다든지….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그 사람의 태도(one's attitude toward life)다. 머피의 법칙을 믿는 사람에겐 머피의 법칙만 벌어지고, 샐리의 법칙을 믿는 사람에겐 샐리의 법칙만 일어난다고 한다.
-윤희영 디지털뉴스본부 편집위원, 조선일보(17-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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