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52의 전설]
[B-21 폭격기]
[폭격기의 역사]
[B-52]
B-52의 전설

월남전에서 월맹이 미국과 평화 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1972년 미국이 월맹 정권을 압박하려고 동원한 것이 폭격기 B-52였다. B-52는 북베트남 주요 시설에 융단 폭격을 퍼부었다. 한 번에 30t 이상 폭탄을 싣는 B-52는 북베트남 기반 시설과 농토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소련제 지대공 미사일에 20대 가까이 격추됐지만 북베트남을 파리 평화 협상으로 불러냈다.
▶2차 대전부터 미군의 핵심 무기는 폭격기다. 2차 대전 때 독일을 폭격한 폭격기는 B-17이었다. 그런데 항속거리가 짧아 태평양 전선에선 일본 본토를 폭격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B-29다. B-29 개발에 원자폭탄 개발보다 많은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B-29는 도쿄를 불바다로 만들었고 히로시마에 원폭을 떨어뜨렸다. 냉전이 시작되자 미·소는 상대 본토에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 개발에 열을 올렸다. 미국은 1952년 사상 첫 제트 폭격기 비행에 성공했다. 1952년이라고 이름을 B-52로 붙였다. 시속 1000㎞로 1만4000㎞ 이상 날 수 있었다.
▶1960년대 소련이 지대공 미사일을 발전시키자 B-52는 장거리 핵순항미사일을 싣고 소련 미사일 사정권 밖에서 폭격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국의 핵 폭격은 수중에선 핵잠수함, 땅에선 ICBM, 하늘에선 B-52와 스텔스기인 B-2가 맡고 있다. 비행기 폭이 56m에 달하는 B-52는 대형 제트 엔진 8개가 달려 있다. 거대한 몸체가 이륙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다.
▶전쟁기념관이 1990년대 개관을 앞두고 퇴역한 B-52 기증을 미국에 요청했다. 그런데 미 측은 ‘핵 폭격용 전략 무기이기 때문에 러시아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엔진과 무기를 다 뗀 기체인데도 러시아는 한국의 의도를 의심했다. 양쪽을 겨우 설득해 B-52 기체를 가져왔다. 서울 전쟁기념관에 가면 그 거대한 기체를 볼 수 있다.
▶15일 미국에서 시험용 B-52가 추락해 탑승자 8명 전원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B-52는 엔진과 레이더 등을 끊임없이 개량하며 B-52A부터 B-52H까지 개발한 상태다. 지금은 B-52J 업그레이드가 진행 중이다. B-52는 등장한 지 70년이 넘었지만 퇴역은커녕 2050년까지 운용이 목표라고 한다. 100년을 운용한다면 비행기가 아니라 전설이 될 것이다. 신뢰성의 대명사였던 B-52 사고를 보며 무기 개발의 어려움을 다시 실감한다. B-52가 사고를 딛고 ‘100년의 전설’을 쓸지 궁금하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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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사패권 상징 ‘하늘의 요새’ B-52 폭격기, 추락사고로 8명 사망. 미국 자존심에 상처 세게 낸 사건.
-팔면봉, 조선일보(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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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1 폭격기

비행기가 전쟁에 처음 이용된 용도는 전투기가 아니라 폭격기로서다. 간단히 말해서 폭탄을 싣고 가서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자체가 가공(可恐)할 만한 것이어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폭격기에는 적수가 없다고 여겼다. 일본 도쿄 대공습, 독일 드레스덴 폭격이 모두 폭격기에 의한 것이다.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B-29 폭격기가 일본의 항복을 끌어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B-29는 한국전쟁까지 널리 활용됐다. B-29가 한국전쟁 중 옛 소련의 전투기 미그-51에 공격을 당하자 1952년 미국이 B-29의 느린 속도를 개선해 개발한 것이 B-52다. ‘하늘을 나는 요새’라는 별명을 지닌 B-52는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폭격기의 중추를 이루고 있으며 저공으로 더 빨리, 더 오래 비행하는 ‘죽음의 백조’ B-1B가 이를 보완하고 있다. 소련은 B-29에 맞서 ‘곰’이라는 별명을 지닌 Tu-95를 개발했는데 이 역시 오늘날까지도 러시아의 전략자산으로 꼽힌다.
▷폭격기의 개발이 한동안 주춤해진 것은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의 발전 때문이다. 스텔스 기술이 개발돼 그 장애를 뛰어넘게 해줬다. 스텔스 기술은 공격기에 처음 적용됐다. 2003년 이라크전에서 이라크의 방공망을 초토화시킨 F-117 나이트호크가 미국의 초기 스텔스기다. 스텔스 기술은 다음에 F-22 랩터와 그 보급 버전인 F-35 시리즈 등 전투기에 적용됐다. 그리고 다시 폭격기에 적용됐으니 그 첫 세대가 B-2 스피릿(Spirit)이고 이를 대체할 차세대가 2일 공개된 B-21 레이더(Raider)다.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에 맞서 각각 T-50 PAK FA, J-20이라는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했지만 그 성능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이런 두 나라가 미국에 근접하지도 못한 분야가 있으니 바로 스텔스 폭격기다. B-21은 조종사 없이도 스스로 항로를 변경해 폭격이 가능하다고 한다. 러시아와 중국이 5세대 군용기인 스텔스기도 따라잡지 못하는 사이 미국은 벌써 6세대 군용기인 디지털 스텔스기로 나가고 있다.
▷미국은 내년에 B-21 초도비행을 한 뒤 2026년부터 100대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일찍 모습을 공개한 이유는 북한을 비롯해 러시아와 중국이 겁 좀 먹으라는 것이다. B-21이 F-22의 호위를 받아 하늘을 난다면 레이더상에서 B-21은 골프공 크기 정도로, F-22 전투기는 작은 구슬 크기 정도로 인식된다. 새들이 몇 마리 날아가나 보다 착각하는 사이 한 국가, 한 도시를 초토화시킬 폭탄이 뿌려지게 된다. ‘폭격기 무적(無敵)론’이 다시 나올 만하다.
-송평인 논설위원, 동아일보(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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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격기의 역사
하늘에서 적진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것은 군인들의 '열망'이었다. 1849년 오스트리아군은 소형 열기구 안에 폭탄을 실어 적진으로 날려 보냈다. 공중 폭격의 시초라 할 만했다. 1차 대전 초반 독일 비행선이 런던에 폭탄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라이트 형제가 만든 첫 비행기가 공중을 날자마자 군인들은 이를 '무기'로 보기 시작했다.

▶비행기는 처음엔 정찰용이었다. 한때는 적기를 만나도 인사까지 했다. 결국 조종사들이 서로 총을 쏘았다. 1차 대전부터 조종사들은 조종석에 조그만 폭탄을 싣고 가 손으로 적진에 떨어뜨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탄은 효과가 있었다. 근대적 폭격기의 시초일 것이다. 1차 대전 중 각국은 경쟁적으로 폭격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고공 장거리 비행을 위한 산소통 개발 등 발전이 시작됐다.
▶2차 대전이 터지자 폭격기는 전쟁의 주역이 됐다. 적의 군사 시설만이 아니라 후방 대도시를 파괴했다. 적국과 그 국민의 전쟁 의지를 아예 꺾기 위한 이른바 '전략 폭격'이다. 가장 악명 높았던 건 1945년 2월 연합군의 독일 드레스덴 폭격이다. 미·영 폭격기 1100대가 동원됐다. 폭탄 하나가 거리 한 블록씩을 날려버렸다고 해서 '블록버스터'(blockbuster)란 말이 생겨났다. 당시 기록엔 '화염 폭풍이 사람들을 집어삼켜 재만 남았다'고 적혀 있다. 수만 명이 죽었다. 소련군의 진격을 돕는다고 했지만 소련에 연합군의 힘을 과시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연합국 폭격대의 주역이 미군 B(Bomber)-17 폭격기였다.
▶폭격기는 미국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 2차 대전 말 개발한 B-29는 도쿄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도 B-29가 했다. 6·25 때 한국을 구한 비행기도 B-29다. 1950년대엔 폭탄 27t을 싣고 6500㎞를 날아가 폭격하는 B-52가 등장해 베트남전과 걸프전에서 맹위를 떨쳤다. 1983년엔 최초의 스텔스 폭격기인 F-117 나이트호크가, 6년 후엔 최정예 스텔스 폭격기 B-2가 나왔다.
▶미국은 최근 신형 스텔스 폭격기 B-21 레이더(침입자)를 공개했다. 납작한 가오리형에 공기 흡입구가 작고 최첨단 도료로 처리해 폭 45m인 동체가 레이더에 골프공 크기로 잡힌다고 한다. 사실상 투명 망토를 두른 것이다. 비행기라기보다는 컴퓨터라고도 한다. 중·러뿐 아니라 김정은에게 경고가 될 것이다. 세계에서 폭격기를 운용하는 나라는 미, 중, 러뿐이지만 중, 러는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미국의 힘은 볼수록 거대하다.
-배성규 논설위원, 조선일보(22-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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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2
1961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상공에서 24시간 비상 대기하던 B-52 폭격기가 연료가 새 추락했다. 승무원 여덟 명 중 다섯이 탈출했지만 셋은 숨졌다. B-52는 2.5메가톤 수소폭탄 두 기(基)를 싣고 있었다. TNT 250만t에 해당하는 위력이다.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파괴력의 100배가 넘는다. 한 기는 낙하산이 펴져 조금 부서졌지만 한 기는 음속보다 빠르게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천만다행 핵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전장치 여섯 개 중 다섯 개가 부서져 있었다. 마지막 하나가 대재앙을 막았다. 1966년엔 스페인 상공에서 B-52가 공중급유기와 충돌해 추락했다. 핵탄두 셋 중 바다에 떨어진 하나는 미군이 겨우 찾아냈다. 그러나 땅 위에 떨어진 두 개는 일대를 방사능으로 오염시켰다. 냉전시대 B-52는 소련에 핵 보복을 할 전략 무기 3대 축(軸)의 하나였다. 그래서 핵무기를 싣고 다니다 벌어진 사고들이었다.
▶B-52는 1952년 첫 비행을 해 환갑을 넘겼다. 출동할 때면 '노인 학대'라는 우스개까지 나온다. 초음속 B-70, B-1, B-2 스텔스가 도전장을 내밀었어도 주력 전략 폭격기로서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고장 적고 언제든 출동할 수 있는 데다 끊임없이 개량한 덕분이다. B-52는 베트남전은 물론 걸프전·이라크전에서 활약했다. 걸프전만 해도 80여대가 폭탄 2만5000t을 떨어뜨렸다. 다국적군 전체 폭격량의 40%를 감당했다.
▶어제 신문들은 B-52가 우리 공군 F-15K 호위를 받으며 태백산 상공을 나는 사진을 일제히 1면에 실었다. B-52는 무력시위로 북한을 압박하고 괌 기지로 돌아갔다. B-52는 한반도 위기 때마다 출동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만행에 미루나무를 베어 대응할 때 세 대가 출격해 시위했다. 북한군은 추가 도발을 못 했고 매우 드물게 김일성이 사과했다. B-52 덕이었다.

▶B-52는 2500㎞ 떨어진 목표물을 족집게처럼 공격하는 크루즈미사일, 지하 100m 벙커도 부수는 벙커버스터를 실어나른다. 무시무시한 위력 때문에 김일성·김정일에게는 두려운 존재였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미 공군은 B-52를 2045년쯤까지 띄울 계획이라고 한다. 아흔 살 넘도록 미국의 핵심 전략 자산 역할을 하게 되지만 김정은을 겁주는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미국이 어떤 무력시위를 해도 북의 막무가내 핵개발을 막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B-52가 다녀갈 때면 허망하다는 생각도 든다.
-유용원 논설위원·군사전문기자, 조선일보(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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