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초등 의대반 보내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들] ....

뚝섬 2023. 3. 22. 09:07

[초등 의대반 보내기 전에 생각해봐야 것들]

[‘육아 전쟁’이 출산 기피 주원인, 저임금 외국인 도우미 검토해볼 만] 

[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그 이유]

[대한민국 운명 짊어진 25만명 금쪽이들] 

[출산율 하락에 놀란 日中 “난자를 냉동하자”]

 

 

 

초등 의대반 보내기 전에 생각해봐야 것들

 

교과과정, 인지 발달 고려한 단계 건너뛰면 부작용 수도
저출산으로 수강생 줄어든 학원 불안 마케팅에 편승 아닌가

 

얼마 전 ‘초등 의대 준비반’이 성행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고 내가 학부모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았다. 서울 특정 지역만 아니라 부산·경기·경북 전국적으로초등 의대반 홍보하는 학원이 많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런 학원의 커리큘럼은 대체로 초등 4학년까지 초등 수학을 마치고 5학년 중학 수학, 6학년 고교 수학까지 가르친다고 한다. 이렇게 해도 괜찮은 걸까. 자녀를 위해 사교육을 시키는 것은 부모 자유의 영역에 속하는 일이긴 하다. 그러나 파격적인 일이 분명하므로 초등 자녀를 ‘의대반’에 보내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것이 많을 듯하다.

 

먼저 초등학생들이 1~2년도 아니고 고교 과정 미적분까지 선행학습하는 것은 어떨까. 교육과정은 나름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아이들 인지 발달 단계를 고려해 짜놓은 것인데 이를 훨씬 뛰어넘는 교육을 해도 부작용이 없을까. 서울교대 수학교육과 A교수에게 물어보았다. A교수는 “아이들이 인지 발달 단계에 맞게 배우지 않고 단계 건너뛰어 공부하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어려서부터 너무 몰아붙이면 중간에 번아웃이 수도 있다”고 했다.

 

사교육을 많이 받는 초등학생들은 정작 학교에 와서 “피곤하다” “(학교 공부는) 시시해서 재미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이런 말을 자주 하는 연령이 3~4학년에서 점점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 현장 교사들 얘기다. 교육학자들이 사교육을 많이 받는 학생들을 추적 연구라도 해서 이들이 정말 대입에서 원하는 학과에 가는지, 정신적인 측면에서 별다른 문제는 없는지 알아보았으면 좋겠다.

 

다음으로 학원의불안 마케팅 편승하는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 같다. 요즘 저출산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학원들도 학원생 모집에 고전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학원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을 중·고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넓히고 있다고 한다. 부모들이 선망하는 의대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광고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숙고하지 않고 여기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겠다.

 

아이들이 본격적인 사회활동을 시기에도 의사라는 직업이 매력적일지도 생각해봐야 같다. 현재 초등학생이 성인으로 살아갈 시대는 지금과 다른 세상일 수 있다. 지금처럼 의대 선호 현상이 강해진 것도 IMF 외환 위기를 겪은 이후,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초등 3~4학년이면 의대에 진학하기까지 10년 정도 남아 있고, 의대에 들어간 뒤에도 사회에 나오기까지 최소 10년은 걸린다. 20 세월이 지나서도 의사라는 직업이 지금처럼 각광받을지 없는 일이다. 본인 의사와 적성을 살핀 다음 준비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사교육이 늘어서 학생들 역량이나 국민 수준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한국의 과잉 사교육, 선행학습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일어서서 영화 보기’가 자주 쓰였다. 영화관에서 맨 앞자리 관객이 일어서서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뒷좌석 관객도 줄줄이 일어서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같이 있는데, 일부에서 시작하자 누구나 수밖에 없는 피곤한 상황에 빠졌다는 얘기다. 초등 의대반에 보내는 것은 아예 의자 위에 서서 영화 보려는 것 아닌가.

 

초등 의대반이 성행하고 있다는 뉴스에도,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해 26조원을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보다 불안감에 편승하려는 움직임만 있는 것 같아 몇 자 적었다.

 

-김민철 논설위원, 조선일보(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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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전쟁’이 출산 기피 주원인, 저임금 외국인 도우미 검토해볼 만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게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에 의해 국회에 대표 발의됐다. 월 100만원을 주고 최대 5년까지 고용할 수 있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 도입을 시험 실시해 보자는 제안이다. 외국인에게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는 조항이 근로기준법과 ILO(국제노동기구) 국제 협약에 저촉될 수 있다는 논란의 소지는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합계 출산율 0.78명으로 망국 우려가 눈앞의 현실이 된 나라다. 이 절박한 상황에서 과감하고 다양한 육아 대책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는다면 그보다 더한 무책임이 없을 것이다.

 

지난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세계 최악의 저출산국이 된 데는 아이 보육이 힘들어 ‘육아 전쟁’을 치러야 하는 사회 여건이 큰 요인이 되고 있다. 맞벌이 가구가 580만 가구가 넘지만 출산, 자녀 교육, 가족 돌봄을 사유로 직장을 그만둔 기혼 여성이 140만명에 육박한다. 기혼 여성 6명 중 1명꼴로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다. 그럴 수밖에 없다. 맞벌이 가정에서 한 사람 버는 수입을 전부 육아 도우미 비용으로 지불해야 할 정도로 육아비 부담이 높다. 그런데도 내국인과 중국 거주 한국 동포에게만 가사 도우미를 허용하고, 다른 나라 출신 외국인 가사 도우미는 금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조선족 도우미들이 입국하지 못하자 육아 도우미 임금이 더 껑충 뛰어 젊은 부부들의 고충이 가중됐다. 육아 고통을 겪어본 맞벌이 부부는 ‘이런 나라에서 아이를 어떻게 낳아 기르나’라고 호소한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경우, 1970년대에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를 도입해 월 100만원 미만 임금으로 맞벌이 가정이 육아를 해결할 수 있게 했다. 두 곳 모두 20만명 넘는 외국인 도우미 덕에 맞벌이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가사 도우미의 최저임금을 8개 파견국과 협의해서 결정한다. 홍콩은 가사 도우미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등의 특수성을 감안해 최저임금 적용에 예외를 둔다. 일본도 2017년부터 도쿄도 등 일부 지역을 국가전략특구로 지정하고 그곳에서 일본인보다 인건비가 낮은 외국인 가사 도우미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우리도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저렴한 비용에 외국인 육아 도우미를 고용할 수 있다면 출산 기피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인 인력 수급과 더불어 지역·업종과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지금의 최저임금 제도도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 외국인 근로자의 노동 생산성이 내국인 근로자에 비해 낮은데도 똑같은 최저임금에, 숙식까지 제공하니 실질임금이 국내 근로자보다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실정이다.

 

-조선일보(23-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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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여성 절반 “아이는 안 낳아” 그 이유

 

국내에서 34년 만에 태어난 다섯 쌍둥이의 부모 김진수·서혜정 육군 대위 부부는 지난 1년여 동안 그야말로 ‘육아 전투’를 치렀다. 부부가 동시에 육아 휴직을 하고 다섯 아기를 돌봤다. 밤 되면 불침번 서듯 번갈아가며 일어나 아기들을 돌봤다고 한다. 둘 다 육아 휴직 마치고 군에 복귀했는데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출근 및 어린이집 등원 준비에만 꼬박 2시간이 걸린다. 아내와 공동 육아를 하는 김 대위는 “육아에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말 ‘전투’다.

 

▶김 대위 같은 신세대 남성과 구세대 남성의 가장 큰 차이가 자녀 출산 및 양육에 대한 태도일 것이다. 둘째 아이를 임신한 한 개그맨 부부의 아내가 “산부인과 가면 다른 사람들은 부부가 함께 오는데 나는 늘 혼자다. 내가 다니는 산부인과 이름은 아느냐”고 물었다. 개그맨 남편이 “그걸 아는 사람이 어딨냐”고 대꾸하자 다른 출연자들이 야유를 보냈다. 10여 년 전만 해도 그런 남편이 허다했다. “아내가 출산 예정이라 병원에 가보겠다”고 하면 “여자가 애 낳지, 네가 애 낳느냐”고 타박 주면서 눌러앉히는 직장 상사도 부지기수였다.

 

▶청년 1만5000명에게 설문 조사를 했더니 여성 절반가량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다. 남성 79.8%, 여성 69.7%가 결혼 계획은 있다고 했는데 출산에 대해서는 남성 70.5%, 여성은 55.3%만 의향이 있다고 했다. 출산 및 육아가 여성들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일 것이다. 육아 책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의 저자 김화영씨는 “’독박 육아’가 사흘 이상 지속되면 욕이 절로 나온다”고 했다. 새벽부터 아이들 잠드는 밤까지 꼬박 14시간 넘게 육아에 지쳤는데 남편은 집에 안 오고 ‘회식 중’ 문자를 보내면 화가 솟구친다는 것이다.

 

▶남성과 동등하게 교육받고 자라난 여성들이 가장 크게 좌절하는 것이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다. 여성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출산 후에도 불이익 받지 않고 복귀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출산율도 높아질 것이다. 모범 사례로 꼽히는 스웨덴의 경우,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로 효과를 거뒀다. 총 480일의 육아휴직일 가운데 최소 90일은 무조건 남성이 사용해야만 한다.

 

▶우리나라도 육아 휴직자 4명 가운데 1명이 남성일 정도로 아빠 육아가 늘고 있다.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주로 대기업 직원들이다. 중소·영세기업에 다니는 아빠들한테는 ‘그림의 떡’인 제도다. 스웨덴처럼 남성 육아 휴직을 의무화해서라도 육아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3-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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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운명 짊어진 25만명 금쪽이들

 

[강경희 칼럼]

‘30-50 클럽맨먼저 탈락할
·· 신생아 70~80만명
획기적 교육개혁으로
우리끼리 출혈경쟁 멈추고
25
아기라도 키워야
초저출산 멈출 열려

 

지난 3월 2일 전북 전주시 전주대정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서 국민의례를 하는 신입생들./뉴스1

 

1위 인구 대국 중국이 올해 인도에 그 자리를 뺏겼다. 미국을 따라잡고 세계 1위 강대국이 될 것이라 야심만만이던 중국몽에 균열이 간 건 미국의 거센 견제 때문이 아니라 중국의 급속 노화 탓이 훨씬 크다. 14억 넘는 인구에서 근소한 차로 2위가 된 게 문제가 아니라 빠르게 늙어가는 인구 구성비가 진짜 문제다.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초반의 중국 중위 연령이 37.9세로, 국민소득 7만달러의 미국과 엇비슷해졌다. 부양해야 할 노인 인구가 2억명인데 지난해 태어난 아기는 1949년 중국 수립 이래 처음 1000만명이 안 된다. 중국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1985년 32.3세에서 2020년 39세로 높아졌다. 반면 인도는 중위 연령이 29세밖에 안 될 정도로 젊은 나라다. 그동안 중국 경제 낙관론을 펴던 국제 정세 분석가들이 일제히 중국의 미국 추월론을 접고 노동력 풍부한 인도와 동남아로 돌리는 것도 인구 구조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진짜 쇼크는 경제성장률이나 물가 상승이 아니라 인구 문제다. 인구학자 폴 몰런드에 따르면 세계 인구가 2억5000만명에서 10억명으로 4배 늘어나는 데 1800년 걸렸다. 10억명이 80억명 되는 데는 200년밖에 안 걸렸다. 그 200년 새 ‘인구의 힘’이 강대국 판도도, 나라의 운명도 휙휙 바꿨다. 프랑스 경제의 3분의 1 되고 인구도 절반이던 영국이 산업화와 인구 급증으로 19세기에 세계를 제패했다. 미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도 높은 출생률과 이민 유입으로 인구가 급증한 덕에 가능했다. 한국의 고도성장도, 중국의 경제성장도 풍부한 노동력이 성장 동력이 되어준 덕분이었다.

 

하지만 중국보다 더 먼저, 더 강하게 인구 쇼크가 덮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얼마 전 발표된 역대 최악 출산율 0.78명에, 신생아 수 24만9000명은 놀랍다 못해 충격 그 자체인데 늘 그렇듯 언론에만 요란하게 보도되고 그걸로 끝이다.

 

저출산 고령화는 산업화된 나라들의 피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이지만 사람마다 노화 속도가 다르듯 국가의 노화도 마찬가지다. 2012년 인구가 5000만명을 넘고, 국민소득도 2만달러를 넘자 정부는 세계 7번째로 ‘20-50 클럽’에 들어갔다며 신조어까지 만들어 자축했다. 지금은 국민소득 3만달러 넘는 ‘30-50클럽이라 자랑하는데 나중에 들어갔다가 제일 먼저 탈락할 판이다. 인구 5000만 붕괴가 초읽기다.

 

작년 또는 재작년에 중국 아기는 956만명, 미국 366만명, 일본 80만명, 독일 79만명, 프랑스 72만명, 영국 69만명이 태어났다. 미국도, 유럽도 선방했다. 우리의 경우, 2012년 48만여명이던 신생아가 10년 만에 반 토막 났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집값 비싸고, 살인적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니 결혼과 출산 기피증이 심해졌다. 더 늦기 전에 인구와 경제성장의 방정식을 함께 놓고 저출산-저성장 탈출 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말만 무성한 채 시간이 흘렀다.

 

초저출산을 단기간에 되돌리기는 힘들다. 일 가정 양립이 가능한 가족 친화적 사회로 틀을 바꿔나가야 하지만 시급한 물꼬는 혁신적 교육 개혁, 그것도 대학 개혁에서 터나가야 한다고 본다. 뒤떨어진 공교육에, 불안한 학부모는 사교육에 매달리고, 그 불안감을 노려 어처구니없게 ‘초등생 의대 준비반’까지 등장했다. 인구 팽창기에 우후죽순 늘어난 대학 구조조정을 교육부에 맡겨놓으니 경쟁력 없는 대학을 도려내는 대신 같이 정원 줄이며 함께 말라죽자고 한다. 대학은 ‘반값 등록금’의 포퓰리즘에 10년 넘게 묶여 고등교육 투자는 엄두도 못 낸다. 시도 교육청 예산은 남아돌아 교육감들이 펑펑 뿌리며 연임, 3연임을 누리는데, 대학교육에 대한 재정 투자는 OECD 하위권이다.

 

이러니 대학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대학 나와도 무용지물이며, 아이 키우는 즐거움보다 비용과 고충이 훨씬 커졌다. 교육이 수요와 공급 원리에서 심각하게 어긋나 있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도 전혀 되니 학부모와 학생들만 과잉 경쟁에, 헛수고와 헛비용으로 골병든다. 비싼 등록금 받고 좋은 교원과 좋은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사립대는 독자 생존하거나 합종연횡해 살아가도록 규제 풀고, 경쟁력 없는 대학은 가차 없이 문 닫고, 한정된 교육 예산은 전국 곳곳의 거점 국공립대에 아낌없이 쏟아부어 입학도, 등록금 걱정도 없이 인재로 양성해주는 대학 공교육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자녀 키울 비용도, 고민도 한결 줄어든다.

 

좁은 땅에 한 해 100만명 태어날 때는 치열한 내부 경쟁으로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25만명도 안 되는 신생아는 한 명 한 명이 귀하디귀한 금쪽이다. 출혈 경쟁으로 내몰거나 불행을 방치해 자존감 낮은 아이들로 자라게 해서는 된다. 2022년생 24만9000명은 중국 신생아의 2.6%다. 이 땅에 태어나 학교 다니면 중국과 비교해 상위 3% 안에 드는 최상위 인재로 다 키워내겠다는 정도의 의지와 투자로 교육 역량과 체제를 혁신해야만 미래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교육·연금 개혁을 다짐했는데 교육개혁의 그림도 안 보이거니와 교육부 손에 맡겨두는 개혁은 하나 마나일 것 같다는 걱정이 또다시 앞선다.

 

-강경희 논설위원, 조선일보(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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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하락에 놀란 日中 “난자를 냉동하자”

 

코로나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출산율이 일제히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위기로 출산율이 하락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중 미국 영국 독일을 포함한 27개국의 출산율이 올랐다. 일하느라 임신을 미뤘던 여성들이 재택근무에 힘입어 출산에 나선 덕분이다. 반면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인 한중일의 출산율은 더 떨어졌다. 다급해진 일본과 중국이 동시에 꺼내든 대책이 ‘난자 냉동’이다.

▷일본은 저출산 극복에 연간 105조 원을 넘게 쓰고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7명으로 하락하자 비상이 걸렸다. 도쿄도는 난자 동결 시술을 받는 여성에게 보조금 30만 엔(약 29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시범사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출산율이 1.18명으로 집계된 중국에서도 온갖 제안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난자 냉동이다. 중국은 미혼 남성의 정자 냉동은 가능하지만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을 포함한 불임시술은 불법이다. 이참에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난자 동결은 허용하자는 것이다.

여성은 생식 기간 동안 400∼500개 난자가 배란된다. 이 중 일부를 채취·동결한 후 질소탱크에 보관했다 해동해 쓰는 기술이 1980년대 개발됐다. 원래 항암치료 등을 앞둔 환자들이 불임에 대비해 얼려두었는데 요즘은 일하는 여성들이 미래 출산을 위해 시술받는다. 미국 뉴욕대 연구팀에 따르면 출산 성공률은 약 39%, 난자 채취 당시 38세 이하이면서 동결 난자가 20개 이상이면 성공률이 70%까지 높아진다. 냉동 보관 연한은 따로 없다. 국내에선 백혈병 환자가 9년간 냉동 보관한 난자로 2011년 출산한 사례가 있다.

 

난자 채취부터 보관까지 한국은 300만∼350만 원, 미국은 1만 달러(약 1300만 원) 넘게 든다. 비용 부담이 커 고소득 여성들이 주로 활용한다. 코로나 시기 선진국에선 출산 붐과 함께 난자 냉동 붐이 일었다. 미국은 냉동용 난자 채취량이 코로나 이전보다 40% 늘었다는 통계도 있다. 재택근무로 상담과 시술을 받기가 쉬워진 덕분이다. 출산율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는 배경엔 냉동 난자의 증가도 있다.

한중일 3국도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늘었는데 출산 붐이 일지 않은 이유가 뭘까. 한국은 남편의 재택근무에 아이까지 재택수업을 하면서 ‘독박 육아’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 일본의 독박 육아인 ‘완오페(원 오퍼레이션) 육아’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선 남성의 육아휴직을 허용하는 곳이 드물다. 서구가 동아시아의 ‘유교 문화’라고 지목한 성별 가사와 돌봄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난자를 얼려둔 여성도 쉽게 해동할 엄두를 못 낼 것 같다.

-이진영 논설위원, 동아일보(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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