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김, 영 김, 매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 데이브 민… ]
[디샌티스가 내친 功臣 품은 트럼프]
앤디 김, 영 김, 매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 데이브 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한 데이브 민 후보(48)가 13일 당선됐다. 이로써 수도 워싱턴의 연방 상·하원에서 일할 한국계 당선인은 4명으로 늘어났다. 한국계 최초 상원의원이 된 앤디 김(42)과 함께 하원의 영 김(62), 매릴린 순자 스트리클런드(62)가 그들이다. 아직 개표 중인 미셸 박 스틸(69)까지 당선되면 한국계는 5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93%가 개표된 가운데 스틸 후보는 50.03%를 얻어 200여 표 차 초박빙 우세를 지키고 있다.
▷5명이 당선된다면 하원의원 4명을 당선시켰던 2년 전 기록을 깨는 것이다. 한국계의 끊임없는 도전은 2년 전 하원 선거에 출마한 5명을 다룬 다큐멘터리 ‘초선(영어 표기는 Chosen)’에 잘 담겨 있다. 아버지 손에 이끌려 의사당 앞에서 “네게 모든 걸 선사한 미국을 사랑하고 가슴에 새기라”는 말씀을 들었던 소년은 3선 하원 의원을 거쳐 상원 의원으로 성장했다. 1992년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방화 폭동을 아버지의 가게 한 구석에서 목격한 꼬마도 정치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변호사가 된 데이비드 김은 라틴계가 다수인 지역구에서 3번 연속 고배를 마셨다.
▷첫 한국계 연방의원은 김창준 전 하원의원(85)이었다. 그가 6년간 3선을 마치고 물러난 1999년 이후 20년 가까이 한국계는 없었다. 그럼 왜 늘어난 걸까. 한국계 미국인 등록 유권자는 110만 명을 기록하고, 미 의회에서 일하는 한국계 보좌관이 10년 사이에 20여 명에서 7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워싱턴 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생겨난다는 해석이 많다. 또 한국의 국력 신장과 함께 이민자의 자녀들이 공직과 정치를 더 선택하는 경향도 생겼다.
▷미 의사당의 백인 중심주의에도 변화가 생겼다. 상원 100명, 하원 435명 의원 가운데 1980년 현재 백인은 95%를 차지했다. 백인 유권자가 80%이던 시절이다. 그랬던 것이 2022년 중간선거 이후 백인 의원이 75%로 줄었다. 백인 유권자는 59%로 축소됐다. 현재 한국계를 포함하는 아시아계 의원은 18명으로, 전체의 4%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불법 이민 이슈를 부각시키고, 백인끼리 뭉치자는 ‘정체성 투표’를 강조한 것도 세가 줄어드는 백인 정치가 배경이 됐다.
▷워싱턴 정치무대에서 한국계 중진은 아직 없다. 앤디 김이 6년, 영 김이 4년 의정 활동을 했으니,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미국 대중은 한국계를 기득권이나 군림보다는 봉사의 존재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앤디 김 의원이 3년 전 폭도들의 미 의회 난입 때 깨진 유리조각과 쓰레기를 홀로 치우는 장면은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낮은 자세로 임하는 정치인이 박수받는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를 게 없다.
-김승련 논설위원, 동아일보(24-11-16)-
______________
디샌티스가 내친 功臣 품은 트럼프
[특파원 리포트]
미국 대선 직전인 지난 3일 최대 걱전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야외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수지 와일스가 무대 옆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트럼프 연설을 지켜보는 모습. 와일스는 트럼프 재선 캠페인을 진두지휘했지만 선거 마지막 날까지 외부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대통령 비서실장에 오르는 수지 와일스가 소셜미디어에 밝힌 자신의 전문 분야는 ‘혼돈에서 질서를 창출하는 재능’이다. 최대 강점으로 ‘주위 상황은 물론 사람들 인식까지 전환시킬 수 있는 능력’을 내세웠다. 시장 바닥 같다는 탄식이 나오던 2016년 첫 트럼프 대선 캠프부터 맡아 조직 내부에 규율과 질서를 심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를 침착하게 설득해 메시지를 다듬고 유세 전략을 조율했다.
워싱턴 정가에서 ‘외부인’인 와일스는 자신의 텃밭 플로리다주에선 전설 같은 인물이다. 정치 문외한이었던 CEO 출신 릭 스콧(현재 재선 상원의원)을 공화당에 입당시켜 7개월 만에 주지사로 당선시켰다. 몇 년 뒤 무명 변호사였던 론 디샌티스 주지사 선거 캠프에 합류한 지 두 달 만에 승리를 이끌어냈다. 불법 이민·세금 등 보수 유권자들 관심사를 최우선 메시지로 앞세우고 현직 대통령 트럼프 지지를 받아내 패색이 짙던 캠프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어놨다.
갑자기 40년 경력을 통째로 뒤흔드는 시련이 찾아왔다. 디샌티스가 이듬해인 2019년 그를 돌연 주지사 고문직에서 쫓아낸 것이다. 트럼프에겐 “대통령님, 저 사람 위험한 인물이니 쓰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와일스를 미 정가에서 지워버리려고 했다. ‘맥베스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디샌티스 부인 눈 밖에 났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신참’ 주군보다 더 돋보이는 ‘고참’ 신하를 옆에 두는 걸 용납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주위 반대가 거셌지만 요지부동이었다.
당시만 해도 관계가 가까웠던 디샌티스 조언을 트럼프가 무시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와일스의 능력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에겐 결정적일 때 ‘사업가’적인 본능으로 필요한 인재를 골라내는 능력이 있었다. 트럼프는 재선 캠프로 와일스를 다시 불러들였고, 와일스는 그의 기대에 부응했다. 경합주 대부분에서 바이든에게 패배했는데 민주당 성향이 상당했던 플로리다에서만큼은 승리했다. 4년 뒤인 이번 선거에선 플로리다를 ‘딥 레드(공화당 절대 우위) 스테이트’로 바꿔놨다. 인재 기용의 중요성을 트럼프는 다시 한번 절감했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6일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 비치에서 열린 트럼프 선거 밤 시청 파티에서 수지 와일스를 연단에 초대하고 있는 모습. 와일스는 트럼프가 여러차례 '한마디 하라'고 권했지만 사양했다. /UPI 연합뉴스
며칠 전 승리 연설에서 트럼프가 와일스 이름을 일곱 번 외치면서 ‘1등 공신(功臣)’으로 지목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한마디 하라는 트럼프 권유를 끝내 고사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트럼프 유세장을 수십 번 찾았지만, 와일스가 나서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모두가 그를 인정했지만, 앞장서지 않고 무대 뒤에서 묵묵하게 바닥을 다졌다.
연일 국정이 휘청이는데도 앞다퉈 자신을 앞세우는 참모들이 득실대는 우리 정치판과 정반대 모습이다. 능력 있는 참모가 발탁되고 그 참모가 자신의 일을 수행하는,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있는 풍경이 신선해 보인다는 건 그만큼 한국 정치가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조선일보(24-11-16)-
______________
○ 트럼프 2기 실세 머스크, 美 앙숙 이란 외교관 만나. 그의 보직은 ‘정부효율부 수장’ 겸 ‘어둠의 국무장관’?
-팔면봉, 조선일보(24-11-16)-
======================
'[세상돌아가는 이야기.. ] > [時事-萬物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대표와 민주당의 국정 방해 방탄 올인 실패, 사필귀정] .... (8) | 2024.11.16 |
---|---|
[명태균 김영선 구속… 곳곳에서 불거진 尹-金 공천 개입 의혹] .... (2) | 2024.11.16 |
[대통령과 골프] [빗속 골프 홍준표의 ‘과하지욕(袴下之辱)’] (1) | 2024.11.16 |
[변화 거부한 尹부부… 보수도 더 이상 인질처럼 매일 수 없다] .... (9) | 2024.11.15 |
['북한강 살인'에서 본 불안한 징후] [경찰 대공수사, 주말에는 마비.. ] (0) | 2024.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