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탈당, 국힘 쇄신의 끝 아닌 시작 돼야]
[尹 반성 없는 탈당, 김문수에게 얼마나 도움 될까]
['영남 자민련'도 못 될 처지의 국힘]
[尹은 탈당하고 金은 검찰 조사받길]
[당 안팎 젊은 세대들이 보수 영토 넓혀야]
尹 탈당, 국힘 쇄신의 끝 아닌 시작 돼야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박관현 열사 묘역에서 참배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7/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가 대선 경쟁에서 크게 열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윤 전 대통령 문제였다.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에게 미온적 태도를 보이며 확실히 선을 긋지 못했다. 김 후보도 “윤 전 대통령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전통적 보수 지지층은 분열하고 중도층은 반발하는 상황을 자초했다. 민주당이 “내란 세력”이라고 비판해도 속수무책이었다.
윤 전 대통령 거취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대선 후보가 부각되어야 할 선거에서 오히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가 형성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당 내분이 심화되는 속에서 대선 캠페인이 지지부진하고 지지율이 하락하자 결국 뒤늦게야 ‘자진 탈당’ 형식으로 문제가 정리된 것이다.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탄핵의 강을 넘어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게 하겠다”고 했고, 김문수 후보는 “당이 더 단합하고 혁신하겠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탈당은 했지만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는 전체주의 독재를 막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 “김문수 후보에게 힘을 모아 달라”고 했다. 느닷없는 계엄으로 정권을 헌납하기 직전 상황을 만든 윤 전 대통령의 발언에 지지층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은 만시지탄이지만, 이를 계기로 국힘은 대대적 쇄신과 변화에 나서야 한다. 계엄 세력과 함께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탈당하자 그동안 선대위에 합류하지 않았던 한동훈 전 대표는 이번 주부터 지원 유세를 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요구해 왔던 안철수 의원은 “이젠 정말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단일화 파동 이후 선거 지원에 나서지 않고 있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지원 약속을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김문수 후보가 직접 계엄과 탄핵에 대해 다시 한번 분명하게 사과의 입장을 밝히고 변화를 약속해야 한다. 그래야 전통적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계엄을 반대했던 국민 다수에게 다시 지지를 호소할 수 있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국힘 쇄신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 돼야 한다.
-조선일보(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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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반성 없는 탈당, 김문수에게 얼마나 도움 될까
[천광암 칼럼]
“당에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만 남긴” 尹
불법계엄으로 파면되고 형사재판 받으면서
반성 없이 “자유민주-법치 수호” 운운
자격 없고, 중도 확장에도 도움 안 돼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며 두 명의 당 대표를 강제로 끌어내렸고 (중략) 그런 움직임을 추종했거나 말리지 못한 정치, 즉 권력에 줄 서는 정치가 결국 계엄과 같은 처참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국민의힘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이 지난달 24일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윤석열 대통령 집권 중 보여준 자당의 행태를 반성하면서 했던 말이다. 윤 원장은 “얼마 전 파면당하고 사저로 돌아간 대통령은 ‘이기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무엇을 이겼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당에 남겨진 것은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뿐”이라고 했다. 지도부 ‘묵인’하에 당 공식 싱크탱크 책임자가 방송에 대고 한 말이니 많은 당원들이 공감하는 바일 것이다.
국민의힘에 ‘깊은 좌절과 국민의 외면’만 안긴 윤 전 대통령이 17일 탈당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등의 압박에도 수일간 버티기로 일관하던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결정한 데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15일 나온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사의 전국지표조사(NBS)와 16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각각 27%와 29%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모두 20%포인트 넘게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탄핵 국면 당시 자신의 지지율이 40∼50%에 달했기 때문에 자신이 당적을 유지하는 것이 김 후보의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주변에 내비쳤다고 한다. 이중삼중 ‘확증편향’의 벽으로 둘러싸인 윤 전 대통령의 이런 ‘자아도취적 착각’도, 거듭 확인되는 충격적인 수치 앞에서는 결국 ‘현타(현실자각 타임)’가 올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배경이 무엇이건 이제 중요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이 김 후보의 불리한 판세 극복, 특히 중도 확장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리저리 둘러봐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선까지 겨우 17일이 남은, 너무 늦은 시점에 탈당이 이뤄졌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일 수 있겠으나 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탈당 선언문을 올리면서 그간의 비민주적 당 운영이나 불법 계엄 등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는 일절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 힘을 떠나는 것은 대선 승리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 “이번 선거가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기회” 운운하며 자신의 탈당이 구국(救國)과 구당(救黨)의 ‘용단’이라도 되는 것처럼 포장했다. 이래서야 12·3 비상계엄에 대해 비판적 여론이 강한 중도층에 무슨 ‘감흥’을 줄 수 있겠는가.
하물며 위헌·위법한 계엄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을 당한 윤 전 대통령에게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수호를 말할 자격이나 염치가 있는가.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사유로 든 ‘자유민주주의-법치주의 파괴 사례’만 한번 간단히 꼽아보자. 헌법과 계엄법에 명시된 비상계엄의 실체적 요건 및 절차적 요건 위반,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헌법에 따른 국군 통수 의무 위반,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단체행동권-직업의 자유 침해, 영장주의 위반, 선관위 독립성 침해, 사법권의 독립 침해…. 어느 것 하나 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더구나 윤 전 대통령은 지금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얼마 전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부관이었던 20대 대위까지 법정에 나와 전화로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사령관에게 ‘총 쏴서라도 들어가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밝히는 등,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을 뒤엎는 현장 군인들의 증언이 이어지는 중이다. “법치” 운운하기는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윤 전 대통령은 이번 탈당 선언문에 앞서 11일에도 김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낸 적이 있는데, 지난주 NBS 조사에는 그 메시지가 김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물은 항목이 있다. 결과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53%)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13%)을 압도했다. 중도층에서는 60% 대 7%로 격차가 더 컸다.
윤 전 대통령은 이번에 탈당 선언을 하면서 “백의종군(白衣從軍)”도 언급했다. 행여라도 탈당한 상태에서 김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라면, NBS 조사 결과에 나타난 민의를 곱씹어 보기 바란다.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훼손한 과오를 반성하고 사과하기 전까지는 어떤 말과 행동도 ‘역효과’만 날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는 알아야 한다.
-천광암 논설주간, 동아일보(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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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자민련'도 못 될 처지의 국힘
김용태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탈당을 권고하겠다고 말했다./뉴스1
국민의힘 김용태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첫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정중하게 탈당을 권고하겠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만나 당과 대선 승리를 위한 결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헌재에서 (탄핵 등) 위헌 판단을 받은 당원은 당적을 3년 정도 제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리 의지를 밝힌 것이다.
대선이 본격화했는데도 국힘이 반전 계기를 못 만드는 것은 윤 전 대통령 문제도 한 원인이다. 당 안팎의 자진 탈당 요구에 대해 윤 전 대통령 측은 “김 후보에게 맡기겠다”고 공을 떠넘겼다. 그러자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라고 또 공을 떠넘겼다. 국힘은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리를 해야 조금이라도 중도층 지지를 기대할 수 있는데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계엄 사태에 대해선 거듭 사과하면서도 헌재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에 대해선 “공산국가에서 그런 일이 많다. 매우 위험하다”고 했다. 그런데 헌재 전원일치 파면 결정을 ‘수용한다’는 국민 여론이 60~70%였다. 국민이 공산당인가.
국힘은 중앙선대위 상임고문단에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특전사령관이던 정호용 전 국방장관을 고문으로 위촉했다가 급히 취소하기도 했다. 5·18을 코앞에 두고 이런 촌극을 벌일 수 있나. 국힘 내부가 정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반전은 고사하고 그나마 있던 중도 지지층의 외면만 자초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최근 대구·경북(TK)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30%를 넘는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 대선 때보다 8%포인트쯤 높다. 국힘이 텃밭까지 위협받는 것은 그동안 수도권·중도·젊은 층 표를 잃으며 영남 기득권과 강성 지지층에 안주해온 결과다. 최근 10년 민주당이 수도권을 장악하는 동안 국힘은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었다. 국힘 지역구 의원의 65%가 영남권이다. 이들은 국민 다수의 민심이 아니라 강성 지지층 눈치만 보는 정치 웰빙족이 됐다. 어처구니없는 계엄도 반대하지 못하면서 국회의원이라고 한다.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약속을 뒤집고 버텨서 후보가 됐는데 그 후엔 보여주는 것 없이 자충수만 거듭하고 있다. 애초에 당선이 아니라 후보가 목표였나. 이대로면 국힘은 ‘영남 자민련’도 되지 못할 것이다.
-조선일보(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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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얼마 안 남았는데 ‘尹 탈당 문제’ 매듭 못 짓는 국힘. 일부 지지층 때문에 尹 결심만 기다리는 딜레마.
-팔면봉, 조선일보(25-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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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은 탈당하고 金은 검찰 조사받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뉴스1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이 시작됐지만 아직도 국힘이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면서 중도층의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탈당을 거부한다면 출당시키자는 주장도 나왔다. 김문수 후보는 출당에 대해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탈당에 대해선 “본인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은 헌재의 파면 결정 이후 아직까지 계엄에 대해 공식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기고 돌아왔다” “대통령 3년 하나, 5년 하나 마찬가지” 같은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했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 일부가 신당 창당 계획을 밝혔다가 4시간 만에 취소하는 일도 있었다. 무엇보다 느닷없는 계엄으로 정권을 헌납하기 직전 상황으로 만들었다. 해당 행위도 이런 해당 행위가 없다. 이런 사람이 당에 남아 있는 자체가 해당 행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부인 김건희 여사는 명태균씨와 함께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 개입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김 여사 측은 검찰의 출석 요구에 “대선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검찰 조사를 받으면 추측성 보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대면조사를 요구했지만 김 여사는 이를 거부해왔다. 김 여사의 이런 태도가 국힘 후보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 상식과 동떨어진 모습에 많은 국민이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 국민이 마지막 남은 기대마저 접기 전에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스스로 현명하게 처신하길 바란다.
-조선일보(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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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 젊은 세대들이 보수 영토 넓혀야
[김창균 칼럼]
尹이 만든 힘겨운 대선판
親尹은 막장까지 더해
배신자 엮어 내치고
30% 보수만 뭉쳐선 안돼
여러 기회 놓친 보수 혁신
3040이 앞장서 새판 짜라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포즈를 취한 이준석 후보. / 김재섭 의원
19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는다. 판세를 묻는 전화도 없고, 저녁 자리에서도 화제에 오르지 않는다. 대선 얘기를 꺼내면 “입맛 떨어지게…” 눈총 받을 분위기다. 주변에 보수 지지층이 많아서 그럴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판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그에 더해 친윤 진영은 국민의힘 경선과 단일화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막장 드라마까지 연출했다.
선거가 심드렁해지니 관련 기사도 주목을 못 받는다. 요 며칠 새에는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가장이 집에 불 질러놓고 ‘불 열심히 끄라’고 훈수 두는 것이냐. 무책임하고 한심하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을 향해 ‘단결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대한 코멘트다. 국민의 힘을 궤멸시킨 당사자가 제3자처럼 훈수를 두니 화가 난다는 거다. “내 심정을 대변해 줬다”고 느낀 독자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목소리 큰 광장 보수 눈치 보는 당 지도부에게선 들어본 적 없는 얘기다.
1987년생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전멸한 지난 총선에서 최험지인 서울 도봉갑에서 당선됐다. 그런 지역구에서 살아남으려고 발버둥치다 보면 선거에서 51%를 득표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국민의힘 공천이면 당선되는 영남·강남 지역구 의원들은 민심엔 관심 없고 당심만 좇는다. 그래서 30% 내외 보수끼리 “똘똘 뭉치자”고 한다. 당 대신 자신들의 미래를 챙기는 소리다.
지지율 50%를 넘나드는 야당 대세론 후보, 용궁 갔다가 가까스로 생환한 집권당 후보의 출사표는 신문 제목만 훑었다. 굳이 공들여 기사까지 읽어야 하나 싶다. 지지율 한 자릿수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출마 선언은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1985년 3월 31일생, 가까스로 피선거권이 생긴 마흔 살 청년이 던지는 메시지가 궁금했다. 이 후보는 “대선이 2년 앞당겨 열리게 된 책임은 국민의힘에 있다. 계엄령이 아니라 계몽령이라고 우기는 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당대표 하나 지키겠다고 수십 번의 탄핵과 불체포특권을 악용하고 사법부까지 겁박하는 세력에게도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이번 대선의 본질을 그대로 드러냈다. 자기 얼굴에 각자 검댕이를 묻힌 양당 대선 후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엔 개혁신당에 표를 주겠다”는 사람을 여럿 봤다. 국민의힘 당적을 파서 개혁신당으로 갈아탔다는 30대 보수도 있다. 당원 수가 지난 열흘 새 8만명에서 9만3000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최종 경선이 끝난 날부터 급증한 셈이다. 국민의힘 ‘삽질 정치’에 실망해서 홧김에 벌이는 일일 수 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 양강 후보로 표가 쏠리면서 개혁신당은 쪼그라드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선 사표(死票)가 되더라고 이준석에게 표를 던져 ‘낡은 보수 대(對) 가짜 진보’의 대결 구도에 균열을 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이번 대선에서 이준석이 얻을 성적표는 점치기 힘든 관심 목록으로 떠오른다. 이준석 후보는 ‘동탄 대첩 속편’을 선보이겠다고 벼른다. 작년 4월 총선에서 경기 화성을 동탄에 출마한 이 후보는 선거 20일 전 여론조사에선 지지율 20%로 3위에 처져 있었지만 선거 결과 득표율 42%로 역전승했다.
구태 보수의 유통기한이 다했다는 경고음은 오래전부터 들려 왔다. 반세기 전 ‘한강의 기적’ 신화에만 매달려온 보수 주도 세력을 교체해야 했다. 그러나 지지층은 ‘바꿔 보자’는 사람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처형했다. 시대 흐름을 거스른 그 반동이 윤석열의 계엄 선포를 불러들였다. 그래서 보수는 두 번째 탄핵 폭탄을 맞고 ‘그라운드 제로’ 상태다.
4년 전 30대 당대표를 맞으며 2030과 6070이 공존하는 보수 르네상스가 열리는 듯 싶었다. 진보 쪽 사람들이 “겨울이 오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윤 전 대통령은 황금 시대 첫 문을 여는 그 행운을 독단과 폭주로 스스로 걷어찼다. 그렇게 쪼그라든 보수 텃밭만 지키고 다져선 미래를 기대하기 힘들다. 갈아 엎어서 영토를 넓혀야 한다. 어쩌면 이번 대선 승패보다 더 중대한 과제일 수 있다. “젊은 세대가 기득권을 밀어내야 무너진 보수 세력을 재건할 수 있다”는 김재섭 의원의 말에 동감한다. 당 안쪽에서 김재섭 세대가, 당 밖에선 이준석 후보가 그 일을 해낼 것인가.
-김창균 논설주간, 조선일보(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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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나미 떨어져” “타고난 인성이”. 갈 길 먼 보수당 어르신들의 민망한 집안 싸움. 부끄러움은 지지자 몫.
-팔면봉, 조선일보(25-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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