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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첫 TV 토론… ‘성장’엔 공감 ‘노동’엔 이견] ....

뚝섬 2025. 5. 19. 09:28

[대선후보 첫 TV 토론… ‘성장’엔 공감 ‘노동’엔 이견]

[통상협상 李 “속도 조절” 金 “기한 내 타결”… 국익 극대화가 기준]

["커피 원가 120원" 현실 알고 하는 말인가]

 

 

 

대선후보 첫 TV 토론… ‘성장’엔 공감 ‘노동’엔 이견

 

더 치열한 정책 경쟁 펼치라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후보자 1차 TV토론회에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노란봉투법 추진과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민간경제정책과 통상 전략,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 악영향 책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채널 A 화면 캡처


6·3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18일 첫 TV 토론회에서 ‘유능한 일꾼’,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며 위기에 빠진 민생 경제를 살리고 성장 동력의 불씨를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공평한 성장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판갈이 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중국의 위협에 맞설 이공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첫 TV 토론의 주제가 경제 분야로 잡힌 건 한국 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내몰리며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와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1분기 성장률은 ―0.2%로 곤두박질쳤고, 저출산·고령화는 빠른데 구조개혁은 더뎌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15년 뒤면 0%로 추락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들이 차세대 먹거리인 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경쟁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 대책과 천문학적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 김문수 후보는 원전 확대를 통해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원전을 과하지 않게 활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파업 조장 우려가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 주 4.5일제 등 노동 문제를 두고도 후보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각 후보는 극심한 내수 침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각론은 차이가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빚을 경감해주고 금융 지원을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자영업을 건강하게 할 구조조정 해법은 제시하지 않고 채무 탕감 같은 달콤한 약속이 대부분이어서 아쉽다. 이번 경제 토론에서 어느 후보도 공약 이행에 얼마가 필요한지,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하는 만큼 공약이 그대로 정책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일 해법의 우선순위를 따져 열띤 정책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새 정부 출범 초기의 혼란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득표에 도움이 되는 공약만 내놓을 게 아니라,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에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정책도 적극 발굴해야 한다.

 

-동아일보(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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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협상 李 “속도 조절” 金 “기한 내 타결”… 국익 극대화가 기준

 

한미 통상협상은 6·3 대선을 통해 출범할 정부가 제일 먼저 맞닥뜨릴 위기이자, 차기 정부 임기 중 경제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 도전이다. 어제 TV 토론에 나선 각 당 대선 후보들은 통상 협상의 속도와 타결을 위한 조건을 놓고 상당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국익 중심”이라며 “맨 먼저 나서서 서둘러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다. 일본도 미리 하겠다는 입장에서 선회했다”고 했다. 이와 달리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제일 중요한 건 신뢰”라며 “당선되면 한미 정상회담을 바로 개최하고, 관세 문제는 7월 8일 상호관세 유예기간 종료 전에 성공적으로 끝낼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반도체·배터리 분야의 경쟁력, 방위산업·조선업 등 전략산업 성장을 바탕으로 우방국이란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상호주의’에 입각해 한국의 양보에 상응하는 미국 측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90일의 관세 유예기간 연장도 미국 측에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 측은 한국만 유예를 기대하는 건 어려운 만큼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고, 조선·방위산업 협력 등을 얻어내는 패키지 딜을 기한 내에 타결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본다.

 

관세전쟁은 이미 한국의 수출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자동차 및 부품·철강·알루미늄 제품에 지난달부터 25% ‘품목관세’가 부과되자 4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6.8%나 급감했다. 다른 품목들의 관세는 90일 유예됐지만, 이 기간 중 부과되는 10% 기본관세만으로도 한국 수출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정치권의 대응전략이 산업 현장의 긴박한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협상 타결을 너무 서두르다가 일본 등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되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은 돌이키기 힘든 타격을 받게 된다. 별도로 진행되는 한미 환율협상에서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원화가치 절상 요구가 나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어느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오직 국익의 총량을 늘리기 위해 치열하게 협상하고, 국가 경제의 미래를 위해 정치 진영을 뛰어넘는 한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한 이유다.

 

-동아일보(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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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가 120원" 현실 알고 하는 말인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6일 오후 전북 군산시 구시청광장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5.16/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유세에서 “경제란 돈이 도는 것”이라면서 지론인 ‘호텔 경제론’을 다시 꺼냈다. 관광객이 호텔을 예약하고 예약금 10만원을 보내면, 호텔 주인이 이 돈으로 식품 가게 외상값을 갚고, 식품 가게 주인이 통닭을 사 먹고, 통닭 가게 주인이 신발 값 외상을 갚고, 신발 가게 주인이 빵을 사먹는 식으로 순환해 호텔로 10만원이 돌아온다면서 “여행객이 호텔 예약을 취소하고 10만원을 환불해 가도 돈이 돌았다. 이게 경제”라고 했다.

 

이 후보는 돈을 풀면 연쇄적인 소득·소비 증가를 촉발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이른바 승수(乘數)효과를 말하는 듯하다, 그러나 기본 전제부터 틀렸다. 돈을 찍어낼 수 없는 호텔은 예약 취소분만큼 손해를 본다. 예약 취소가 반복되면 호텔은 망할 것이다. 돈이 돈다고 해도 경제 주체들은 소득 증가분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는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정부가 나눠 준 긴급 지원금 중 소비에 쓰인 것은 약 30%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 후보는 또 경기 지사 시절 불법 계곡 영업을 하던 상인들을 설득한 일을 거론하면서 “커피 한 잔 원가가 120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실제로 커피 값 중 원두 재료 비율만도 약 20%에 이른다. 여기에 임차료·인건비와 각종 부대 경비를 더하면 원가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카페 주인들이 “우리가 20배 폭리를 취한다는 말이냐”고 화낼 만하다.

 

이 후보의 경제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많다. 그의 주장대로 돈을 풀어 돌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면 세계 어느 나라도 경제 침체를 겪지 않을 것이다. 원가 120원짜리 커피를 8000원~1만원에 팔 수 있다면 지금 벌어지는 자영업 영업난은 무어란 말인가.

 

이 후보는 감세, 부동산 부양 같은 보수 정부의 경제정책을 ‘가짜 성장’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진짜 성장’을 이루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차가 말을 끄는” 소득 주도 성장으로 후유증을 남긴 문재인 정부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 후보 자신의 잘못된 경제 인식부터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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