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종말' '주한미군 유지' 없어지는 한미 공동성명]
[군 이어 공무원 사회까지 '내란' 물갈이, 도 넘고 있다]
[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김정은 종말' '주한미군 유지' 없어지는 한미 공동성명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미 군 당국이 곧 발표할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 공격이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내용이 제외된다고 한다. 이 표현은 2022년부터 매년 SCM 공동성명에 담겼다.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 등에 대한 언급은 남는다고 한다. 그러나 북핵 위협의 핵심 원인인 김정은을 직접 겨냥한 문구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 변화는 남북 정상회담을 바라는 이재명 정부와, 김정은과 만나 노벨 평화상을 타려는 트럼프의 욕심이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현 정부는 김정은과의 회담을 위해 한미 연합 훈련을 비롯해 김정은이 싫어할 만한 군 훈련도 미뤘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김정은 위원장이 아주 오랫동안 잘 참은 것 같다”고 했다. 트럼프는 김정은을 보겠다며 대북 제재 해제까지 거론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핵 공격을 막을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핵 단추를 누를 독재자가 자신도 100% 죽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하는 것이다. 만약 김정은이 자신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오판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 ‘북이 핵을 쓰면 김정은은 죽는다’는 내용이 없어진 것을 김정은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나. 한미 당국자들이 각각 정치적 이유로 김정은 눈치를 본 대가를 우리 국민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공동성명에서는 ‘주한 미군을 현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내용도 제외된다고 한다. 이 표현은 트럼프 1기였던 2020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2008년부터 매년 SCM 공동성명에 담겼다. 성명에는 ‘북한을 포함한 모든 역내 위협에 대비해 미 측의 재래식 억제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문구도 포함된다고 한다. 주한 미군 감축과 함께 역할 변경까지 언급한 내용이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은 주한 미군의 역할을 대북 억제만이 아니라 대중(對中) 견제로도 바꾸려 하고 있다. 감축·이전도 끊임없이 언급하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 장관은 최근 한미 장관 회담 직후 주한 미군에 대해 “역내의 다른 어떤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주한 미군 감축과 역할 변화는 한반도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대북 대응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 역량은 우리 군이 채울 수밖에 없는데 불안한 면이 없지 않다. 이번 SCM 공동성명은 우리에게는 도전이고 김정은에겐 호재일 것이다.
-조선일보(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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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이어 공무원 사회까지 '내란' 물갈이, 도 넘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진영승 합참의장이 40여 명에 달하는 합참 장성 전원과 2년 이상 합참에서 근무한 중령과 대령을 교체한다는 인사 방침을 밝혔다고 한다. 합참의장은 인사권이 없지만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대신해 이런 방침을 밝혔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계엄과 관련 있는 군인들의 승진은 사후라도 취소하라면서 국방장관에게 “잘 골라내라”고 지시했었다. 합참만이 아니라 곧 있을 고위 장성 인사에서도 대폭 교체한다고 한다.
계엄 사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 소수의 핵심 인물 주도로 이뤄졌고, 대부분의 장성은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이 중 계엄에 적극 가담해 불법 행위를 한 장성들은 특검 수사와 재판을 통해 처벌받게 될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9월 초 이재명 정부 첫 대장급 인사에서는 계엄 때 군 수뇌부였던 현역 4성 장성 7명을 모두 전역시켰다. 그것도 모자라 상부의 명령을 적극 거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장성들과 핵심 참모들을 문책하겠다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 부처 공무원을 상대로 비상계엄에 가담한 이력을 조사해 책임을 묻는 조직을 발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거의 모든 공무원들은 계엄 발표를 듣고 다른 국민들과 함께 당혹했을 것인데 무슨 책임을 묻는다는 건가.
계엄을 적극 막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과 공직 사회 전체를 물갈이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이들을 정치적으로 줄 세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지난 몇 번의 정권 교체를 통해 이미 군과 공직 사회가 두 쪽이 났다. 공직 사회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정권이 바뀌어도 무사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도 넘은 줄 세우기와 코드 맞추기가 일하지 않는 공무원을 양산하고 이는 결국 현 정부에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내란특검의 세 번째 수사 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6개월 내내 3대 특검 수사가 이어지게 됐지만 이제는 국민이 특검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민주당만의 정치 특검이 돼 버렸다. 그러니 지방선거를 앞두고 또 새로운 특검을 만들 수도 있다.
-조선일보(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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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도 기간 연장, ‘3특검’의 영장 청구와 기소 몰아칠 듯. 지방선거 앞두고 與는 꽃놀이패, 野는 죽을 맛.
-팔면봉, 조선일보(25-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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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100년과 앞으로 100년의 역사를 위해서
[김형석 칼럼]
정치권력으로 평등 추구 시도 한계에 봉착
역사의식 빈곤한 민주당은 正道까지 외면
세계 속 한국 살펴 자유민주 가치 회복해야
제2차 세계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비극을 남겼다. 전쟁을 끝내면서 전 인류는 다시는 전쟁이 없는 평화와 자유의 세계를 소원했다. 인류가 한 가정과 같이 공존하면서 국가들이 더 영구한 희망의 역사를 창출해주기를 기원했다. 유엔이 그 임무를 위임 맡고 탄생했다.
그러나 그 기대와 희망은 버림받고 말았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한 축인 옛 소련의 스탈린은 전쟁 후 혼란과 무질서의 기간이 공산정권의 세계화를 위한 적기(適期)라고 판단하고, 5년 후에 6·25전쟁을 감행했다. 전쟁이 불리해지자 중공군까지 가세해 승자 없는 휴전으로 끝냈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가. 수많은 선량한 국민과 군인을 희생시켰고 한반도를 폐허로 만드는 결과를 불러왔을 뿐이다. 그 결과로 냉전이라는 무력 없는 전쟁 기간을 남겼다.
2022년에는 ‘제2의 스탈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분열과 점령을 위한 또 하나의 전쟁을 일으켜 지금까지 허용할 수 없는 비극과 무의미한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동포들까지 공산군으로 참전해 희생의 제물로 삼고 있다. 100년 뒤 ‘우크라이나 전쟁이 무엇을 남겼는가’라고 물어보라. 지도자들의 무지와 권력을 위한 제물로 기억될 것이다.
공산주의는 유물사관을 신봉하기 때문에 종교 국가로는 침투하지 못했다. 경제 수준이 높은 사회에는 도전할 명분도, 필요성도 없었다. 경제적 후진국과 정신적 문화 수준이 낮은 사회로 침투하게 돼 있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그랬고, 아시아에서는 대륙 국가인 중국이 그런 상황이었다.
중국공산당 초기 지도부는 일찍부터 유럽의 국제공산주의 지시와 교육을 받았다. 그들이 마오쩌둥(毛澤東)을 중심으로 장제스(蔣介石) 자유중국 정부를 대만으로 축출하고 공산국가를 성공시켰다. 그들은 2000년 이상 정신적 전통을 이어 온 사상과 윤리관을 버리고 마르크스-레닌 사상을 이어받아 마오쩌둥을 시발 삼는 새로운 공산국가를 창출하는 변화를 강행했다. 지금은 ‘제2의 마오쩌둥’을 자처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시아 전역에 걸친 공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푸틴과 시의 공통점이 있다면 그들은 공산사회에서 태어나 집권했기 때문에 자유세계와 정신적 평화에서 주어지는 사상과 문화를 체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살았다. 공산주의 연못에서 자라 득세한 지도자들이다. 그런 최악의 정치·사회적 종말을 자초한 북한이 지금의 김씨 왕가로 나타났다.
그러나 역사의 강물은 바다로 흐르게 돼 있고, 경제적 여유가 주어지면 정신적 자유는 높은 곳에서 낮은 사회로 내려가게 된다. 공산주의는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정치권력으로 경제적 평등사회를 만드는 것이 최후의 목표다. 그 기간에는 경제를 주관하는 법치국가로 나아가기 어렵고, 자유로운 정신문화는 탄생하지 못한다. 낮은 물질적 가치에 안주하기 위해 높은 삶의 가치를 찾아 누리지 못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그런 역사 성장의 과정을 벗어날 정신과 가치를 창출할 수 없었다. 공산세계의 한계에 도달한 셈이다. 그 결과 경제는 자유시장과 무역을 배제하거나 거부할 방도가 없었기 때문에 자유세계와 공존하는 상황으로까지 변화됐다. 자유경제체제에서 뒤지면 선의의 경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지난 100년에 걸친 세계 역사의 현실이다. 앞으로 100년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 의무는 무엇인가. 한국은 광복 후 80년 동안 정치적 제재와 대중문화, 예술, 체육 분야에서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했어도 문예 분야의 성장도 국제 수준에 접근했다.
문제는 정치계와 정치지도자들의 지적 수준 미달과 후진성이다. 지금 우리 정치를 주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역량 부족이 그 원인이다. 사람은 아는 것만큼 일하게 돼 있고, 인격 수준 이상의 지도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이승만 정부부터 김대중 정부까지는 국민이 존경하고 협력할 수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부터 민주당 정권은 세계 속의 한국을 살피지 못했고, 역사의식의 빈곤으로 미래지향적인 식견과 방향까지 상실했다. 교육계의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으나 운동권 출신 지도자들의 실책이 컸다. 자기모순의 부정과 정책적 갈등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자유민주정치의 방향과 정도(正道)까지 외면하는 실정이다
더 많은 것은 바라지 않는다. 국민이 믿고 따를 수 있는 모범은 보여주기를 바란다. 젊은 세대들의 실망과 일탈은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정직과 진실을 포기하고 양심의 자유로운 선택까지 외면하는 태도는 누구도 용납할 수 없다. 법은 불의와 권력을 억제하기보다 자유와 인간애를 높여주는 사회질서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김형석 객원논설위원·연세대 명예교수, 동아일보(25-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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