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이 구린 일에도 대담·노골적인 이유]
[대장동 싸고도는 ‘변호인 정부’, 김건희 싸고돌던 검찰정권]
[대장동 일당 '범죄 수익' 줄이고 감싸는 與, 왜 이러나]
['해병 특검' 영장 90% 기각, 애초에 특검 할 일이었나]
[국가의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
[검찰의 항소 포기, 권력의 공소 취소 '예고편'인가]
[“내 돈 내놓으라”는 남욱… 이래도 “성공한 재판”인가]
['항소 포기' 수사 의지 없는 경찰, 방법은 특검뿐]
["말 안 들으면 불이익" 법원·검찰 길들이겠다는 건가]
이 정권이 구린 일에도 대담·노골적인 이유
[양상훈 칼럼
초기에 잘나가는 정권이 왜 항소 포기 무리수 두는지
이해 안 간다면 정치 유튜브 한 편만 보시길
'우리 편끼리' 세상에서 남 시선 의식 않고 내 맘대로 하는 게 뉴노멀

2020년 12월 조선일보 기자들이 스마트폰 12대를 이용해 유튜브의 정치 콘텐츠 알고리즘을 조사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이재명 정권이 대장동 일당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못 하게 막은 이유는 일차적으로 김만배씨 등의 입을 막기 위한 것으로 짐작한다. 1심에서 김만배씨가 선고받은 ‘징역 8년’은 일반인들로서는 그 의미를 잘 체감하기 어렵다. 지인이 무슨 일에 휘말려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는 “죽고 싶다”고 했다. 낙담이 클 때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로 죽고 싶어 했다. ‘징역 8년’은 감당이 되지 않는 무게일 것이다.
변호사가 많은 현 정권은 이를 잘 알고 있다. 김만배씨가 받은 충격과 절망은 클 것이고 김씨의 분노는 1차적으로는 이재명 정권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 짐작건대 ‘이 대통령이 당선될 것이란 희망 하나를 갖고 윤석열 정권에서 아무 말 않고 버텼다. 이제 이재명 시대가 됐는데 징역 8년? 나만 죽으란 건가…’라는 게 김씨 심정일 것 같다.
김씨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알고 있는 이 대통령에 대한 ‘비밀’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만약 있다면 김씨가 알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정권 입장에선 김씨의 입을 막는 것이 심각한 현안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의 항소 포기로 김씨를 달래려 한 것 아닌가 추측한다. 어려운 얘기도 아니다.
그런데 많은 분이 ‘초기에 잘나가는 정권이 왜 이런 무리수까지 두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한다. 김만배씨를 구슬릴 방법이 많을 텐데도 모두 뻔히 지켜보는데 떳떳하지 못한 일을 벌여서 이토록 큰 논란을 만드느냐는 것이다. 필자도 이 정권이 이렇게 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11월 7일이 검찰의 항소 시한이란 사실도 몰랐다. 정권이 검찰의 항소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이 벌어진 이후에 든 생각은 ‘이 사람들은 참 대담하고 노골적이다’라는 것이었다. 일반의 상식을 뛰어넘을 정도로 대담하고 노골적이니 보통 사람들은 ‘왜 이러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따지고 보면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패한 뒤 두 달 만에 당시 민주당 대표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주고 자신은 그 대표의 지역구 의원 자리를 넘겨받은 맞교환 자체가 전례 없이 노골적이었다. 그 이후 비주류 공천 배제, 끝나지 않는 연쇄 방탄, 세계 기록일 듯한 연쇄 탄핵, 초유의 예산 탄핵 등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대담하고 노골적인 모습이 연이어졌다.
민주당의 내로남불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인데 이 역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장동 사건 검찰 항소를 막은 뒤에 검사들이 반발하자 민주당이 도리어 화를 내며 검사들을 징계한다고 한다. ‘이러면 남들이 적반하장이라고 욕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할 만도 하지만 전혀 아니다.
이 대통령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대법원에 대한 공격도 유치할 정도로 노골적이다. 이런 보복 행위는 은근히 하는 법인데 ‘지금부터 보복한다’고 광고하고 보복한다. 대법원, 검찰 등 밉보인 곳에 대해 예산부터 깎는 치졸한 행위를 하는 것도 누가 뭐라든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어디서 보던 모습이다.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내 정치 유튜브를 한 편만 보면 대장동 항소 포기식의 대담하고, 노골적이고, 감정적이고, 일방적이고, 내 맘대로인 행태들이 고스란히 다 들어 있다. 정치 유튜브는 ‘우리 편만 보는 것’이다. 우리 편만 사는 동네, 무슨 일을 해도 문제가 안 되는 세상에서 오래 살면 사람은 떳떳하지 못한 일을 하는 데에도 거리낌이 없어진다. 지금 한국 정치판은 소셜미디어로 갈라져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끼리 벌이는 싸움처럼 됐다.
특히 소셜미디어 정치를 먼저 알았고 일찍 시작한 민주당은 이제 소셜미디어 정치의 특징들을 체질화해 가는 단계에 있는 것 같다. “딴지일보가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정청래 대표의 말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음모론자 김어준의 딴지일보엔 민주당 극성 지지층의 생각이 담겨 있다. 정 대표에겐 그게 ‘민심’이다. 아마도 이 대통령이나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들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를 하지만 정말 결정적 순간, 예컨대 대장동 사건 검찰 항소를 할 거냐 말 거냐와 같은 순간엔 딴지일보식 우리 편 민심을 먼저 의식한다. 그래서 이렇게 대담하고 노골적일 수 있다고 본다.
소셜미디어 우리 편 민심만 보는 정치는 세계 도처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우리 편끼리’의 위험한 세상에서 대담하고 노골적인 ‘지르기’는 속출할 것이다. 그래도 가끔 ‘이건 아니다’라고 불벼락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비록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지만 ‘대장동 일당이 돈 잔치? 그런 불의는 용납 못 한다’는 벼락이 떨어졌으면 한다.
-양상훈 주필, 조선일보(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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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싸고도는 ‘변호인 정부’, 김건희 싸고돌던 검찰정권
[김순덕 칼럼]
‘변호인 5인방’ 금배지 달고 호위무사 노릇
변호인 출신 보좌관 “항소 포기 개입 없다”
이 대통령, 측근 정진상 “안아보자”며 신뢰
‘V0’ 싸고돈 尹의 검찰 정권과 뭐가 다른가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메모하고 있다. 2025.11.1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번 ‘항소 포기 사태’만 없었다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은 그냥 잊힐 수도 있었다. 대선 직후 이재명 대통령 관련 재판은 모두 중단된 상태다. 현직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에 따라서다.
중요한 건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느냐다. 불행한 역사에 지친 다수 국민은 재임 중 잘못 아닌 일로 전직 대통령이 또 불행한 결말을 맞는 걸 원치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 충성 경쟁하듯 밀어붙이던 ‘재판중지법’을 대통령실에서 중지시킬 때, 그래도 이 대통령은 공선사후(公先私後)구나 싶어 안도한 것도 사실이다.
‘대장동 일당’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는 이런 평화를 흔들어 버렸다. 대장동 일당에게 1심 무죄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은 이 대통령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결국 외압 진실 규명은 전임 윤석열 정권처럼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져야 가능해질 공산이 크다.
항소 사태로 인해 대장동 사건과 이 대통령의 리더십이 다시 보인다. 무엇보다 변호인단 상당수를 공직자로 변신시켜 혈세 봉급 받으며 호위무사 노릇 하게 만든 선견지명이 놀랍다.
2023년 9월 26일 민주당 대표이던 이 대통령이 영장심사를 위해 검찰에 출석할 당시, 박균택 조상호 이승엽 변호사 등이 동행했다. 그때 그 박균택과 이건태 김기표 김동아 양부남은 2024년 총선에서 금배지를 달고 이 대통령 관련 검사들 상대로 ‘탄핵 청문회’를 여는가 하면 ‘항명’ 검찰 징계, 배임죄 폐지, 대법관 증원 등 사법 시스템까지 뒤흔들 태세다.
공천 경선에서 좌절한 조상호는 대통령 변호를 맡았던 이태형(민정비서관) 이장형(법무비서관) 전치영(공직기강비서관)과 더불어 대통령민정수석실에 몸담았다가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꽂혔다. 항소 사태가 터지자 조상호는 방송마다 등장해 장관의 “신중 판단” 의견을 외압 아닌 “당연한 의사 교섭 과정”이라고 강변하면서도 자신이 대장동 변호인 출신임을 밝히지 않았다. 헌법재판관으로 검토됐던 이승엽은 스스로 고사했지만 재판소원제가 도입될 경우 대통령 편에 서라는 용도가 분명하다.
대통령실에선 당연히 이번 사태에 관여한 바 없다고 했다. 그러나 변호인 출신이 즐비한 민정수석실에서 놀고 있었을 것 같지 않다. 1년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에 검찰이 무혐의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민주당은 대통령실, 법무부와 협의한 것 아니냐고 질타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의 ‘변호인 정부’가 사법 리스크 관리를 위해 공사 구분 못 하고 세금과 인력, 에너지를 허비하는 형국이다.
어떤 비판도 못 들은 척 신상필벌을 밀어붙이는 ‘이재명은 합니다’ 리더십도 놀랍다. 항소 사태에 관여한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은 19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했다. 비충성파 공직자들을 가려낼 ‘헌법 존중 정부 혁신TF’에도 대통령은 힘을 실어줬다. 위헌 논란과 공포 분위기 속에 충성 경쟁을 일으키고 내 사람을 가려 꽂는 고도의 용인술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측근에게 전권을 주는 이 대통령의 위임정치와 사람 보는 눈은 우려스럽다. 대장동 일당 1심 판결문은 “이재명이 유동규에게 대장동 개발사업 주요 공약 이행 업무를 맡기면서 자신 또는 정진상에게 직접 보고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실무 권한을 부여했다”고 돼 있다. 재판부는 이 대통령과 실세 측근 정진상이 대장동 범행에 공모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지만 판결문엔 정진상과 김용 유동규 김만배의 의형제 모임을 19번이나 언급했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정진상 김용에게 배신감을 가져야 마땅하다.
기이하게도 이 대통령은 2023년 10월 대장동 관련 첫 공판에서 재판장 허락 아래 정진상을 안아보는 장면을 연출했다. 정진상만 입을 다물면 이 대통령은 완전무결한 것이다. 유동규에게 실무 권한을 주고도 이 대통령은 대장동 농간을 알지 못했다니, 국정도 그렇게 운영할까 두렵고 무섭다.
전임 대통령 윤석열도 검찰과 측근 다루는 데는 이 대통령 못지않았다. 대통령실은 물론 법무부 법제처 국가정보원 금융감독원 등 요소요소에 검찰 출신을 앉혔으나 김건희 비리 의혹을 막지 못했고 끝내 친위 쿠데타로 자폭했다.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퇴임하는 데 전념하는 대신 재판 문제에 골몰한다면, 궁극의 해결책은 계속 집권밖에 없다. 대통령 변호인 출신 법제처장 조원철은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 시 이 대통령에게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결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국민주권정부’를 내세운 이 대통령이 그런 개헌을 염두에 두고 ‘변호인 정부’를 만든 게 아니길 바랄 뿐이다.
-김순덕 칼럼니스트, 동아일보(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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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대장동 항소 포기’ 관여한 검사 임명. 공직은 ‘올 오어 너싱’ 권력 싸움의 전리품?
-팔면봉, 조선일보(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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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일당 '범죄 수익' 줄이고 감싸는 與, 왜 이러나

현안 기자간담회 하는 박수현 수석대변인
민주당이 대장동 일당의 범죄 수익이 7800억원대가 아니라 “1120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구형한 추징액 7800여 억원은 “근거 없이 제시한 수치”라는 것이다. 대장동 일당이 범죄로 천문학적 돈을 벌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대장동 비리는 ‘성남시 수뇌부’의 정책적 특혜로 민간 업자들에게 이익 수천 억원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 시민들이 손해를 본 사건이다. 대장동 일당은 3억5000만원을 투자해 7800여 억원을 손에 넣었다. 비용 제하고 순수하게 확보한 돈이다. 검찰은 이 돈이 부당 이익이라며 추징해 달라고 했다. 1심 재판부는 정확한 부당 이익을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남시가 손해 입은 최소 액수를 112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민주당 주장대로 1120억원만 ‘범죄 수익’이라면 대장동 일당이 거둔 천문학적 수익은 무엇이 되나. 대장동 일당끼리 대장동 사업을 “4000억원짜리 도둑질”이라고 불렀다. 이들의 ‘범죄 수익’은 검찰이 항소했으면 2심 재판부가 다시 계산할 수 있었는데 그럴 기회가 아예 없어졌다. 대장동 일당에게 들어온 돈은 7800억원인데 1심에서 추징한 금액은 473억원이 전부다. 나머지 돈은 ‘합법적’으로 벌었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이 민주당 주장인가.
민주당은 대장동 일당의 재산 2070억원이 추징 보전으로 묶여 있으니 “민사소송으로 충분히 환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1심 재판부는 “성남도시공사가 대장동 형사소송 결과가 나온 뒤 민사소송으로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심히 곤란하다”고 밝혔다. 대장동 관련 민사소송은 1년이 넘도록 변론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고 있다. 대장동 주범은 벌써 ‘범죄 장물’로 보이는 재산 현금화에 나섰다. 이 주범은 1011억원 추징을 구형받았지만 1원도 선고받지 않았다. 항소 포기로 이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우상호 대통령 정무수석은 “우리는 그 사람들(대장동 일당)이 패가망신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패가망신’이 아니라 대장동 일당의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 수익을 최대한 줄이려고 한다. 이들을 감싸야 할 이유라도 있나.
-조선일보(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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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 특검' 영장 90% 기각, 애초에 특검 할 일이었나

건진법사 관봉권 띠지 분실 의혹과 쿠팡 퇴직금 불기소 외압 의혹 수사를 맡게 된 안권섭 상설특별검사가 17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 특검’이 공수처 전직 부장검사 2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특검은 이들이 지난해 공수처에 있으면서 고(故) 채수근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지연하거나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실적,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혐의 입증이 안 됐다는 것이다. 해병 특검이 수사 외압과 관련해 지난달 국방부 수뇌부 5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도 다 기각됐다. 이로써 해병 특검 출범 후 청구한 구속영장 10건 중 9건이 기각됐다. 수사라고 할 수도 없다. 수해 실종자 수색 중에 발생한 병사 순직은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확대할 일은 아니었다.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다른 특검도 비슷하다. ‘내란 특검’은 그간 10명에 대해 구속영장 11건을 청구했는데 5건이 기각됐다. 박성재 전 법무장관에 대해선 내란 공모 혐의로 두 차례 영장을 청구했지만 다 기각됐다. 그가 계엄 선포 뒤 몇몇 후속 조치를 검토했다고 ‘공모’ 혐의까지 씌웠다. ‘김건희 특검’은 14명을 구속했지만 그중 절반 이상이 김 여사와 직접 관련 없는 별건(別件)이었다.
특검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정권 눈치 보느라 정권 비리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이 가동한 세 특검은 모두 지나간 정권을 수사하는 것이다. 검찰에 맡기면 더 잘할 텐데 ‘특검’이 주는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특검을 고집한 것이다. 그 결과가 정치적인 보여주기식 영장 남발로 나타나고 있다.
이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은 ‘관봉권 띠지 분실’과 ‘쿠팡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할 상설 특검을 또 임명했다. 특검이 총 4개 가동되는 초유의 상황이지만 정작 모든 특검이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짧고 굵게 수사하고 재판에 주력해야 하는데 내년 지방선거까지 특검 정국을 끌고가려고 시간을 끈 결과다.
지금 정말로 특검이 필요한 사건은 검찰의 대장동 민간 업자 사건 항소 포기 문제다. 검찰이 항소를 결정했다가 법무장관과 차관의 말을 듣고 항소를 포기했다. 수사 외압이 사실이라면 쿠팡 사건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그런데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과 수사권이 있는 공수처는 정권 눈치를 보며 서로 사건을 떠넘기려 한다. 바로 이런 사건을 수사하라고 특검 제도가 있는 것이다.
-조선일보(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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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구속영장 10번 청구해 9번 기각. 신체의 자유 제한이 ‘9전 10기’ 정신으로 할 일은 아닌데….
-팔면봉, 조선일보(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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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
대통령이 사법 적용받는 당사자
재판부 셀프 세팅은 심각한 일
국가가 내부에서 붕괴할 위기
저들의 착각·오만 용인 말아야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며 “사법부는 입법부가 설정한 구조 속에서 판단하는 것이고, 사법부 구조는 사법부 마음대로 정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연합뉴스
시절이 어지러울 때면 국가를 생각한다. 특정 집권 세력의 부침과는 상관없다. 지금 우리는 어떤 정치 상황에 갇혀 있는가. 국가는 어디 갔는가. 기원전 4세기 플라톤의 ‘국가론’에서 20세기 옐리네크의 ‘일반 국가학’에 이르기까지 독자는 국가의 존재 이유를 묻게 된다. 결론은, ‘국가란 영토와 주민의 영속성을 보전한다’는 것이다.
영속성을 지키려면 두 가지가 필수다. 첫째는 외적의 침공을 막아내야 한다.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오고 탱크와 군홧발이 국경을 넘어오는 군사적 ‘약육강식’은 세계 곳곳에서 현재 진행형이다. 외침을 막고 그 가능성까지 예방하는 게 안보다. 뚫리면 절멸이다. 혹은 우크라이나처럼 영토 할양 요구에 직면한다.
둘째는 영속성을 위해 내부 훼방꾼을 다스려야 한다. 도둑, 사기꾼, 강도, 살인범, 간첩을 잡아내고, 주식시장과 상거래에서 불법을 저질러 부당 이득을 취한 자를 적발하고, 파업으로 큰 손실을 끼친 자, 일터의 안전 규정을 어겨 생명을 잃게 한 자, 공직과 기업에서 배임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고, 공정한 선거를 방해한 자를 찾아내 단죄해야 한다. 더 크게는 극단 세력, 반국가 세력을 솎아내야 한다.
이는 외적을 막는 일 못지않게 중요하다. ‘사회 질서를 교란하여 행정과 법원의 기능을 곤란’하게 만드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 여기서 내부의 범죄를 색출하고 처벌하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우리는 ‘사법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사법 시스템이 망가지면 국가는 안에서 붕괴 위기를 맞는다. 역사에 기록된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사법(司法)은 ‘법을 맡아서 관리하고 집행한다’는 뜻이다. 넓게는 검경 같은 수사기관도 포함되겠지만, 핵심 역할은 법원이 맡고 주관한다. 법을 해석하여 분쟁을 해결하고, 사회 질서를 유지하며, 국민 권리를 보호한다. 이를 공정하게 운용하는 것도 국가의 사활적 기능이다.
이때 사법의 독립과 공정성을 지켜줘야 할 일차적 책임은 대통령과 집권 세력에게 있다. 그들이 사법부의 조직 구성과 운용 절차를 정하는 입법권을 쥐락펴락하고, 그들이 사법부의 수뇌부를 임명하는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 대통령과 측근 멤버들이 사법 시스템의 소추 적용을 받는 ‘당사자’라는 점에 있다.
지금 나라가 겪고 있는 혼란과 고통의 출발점은 최고위 사법부의 인사권자가 사법 적용의 당사자라는 점에서 비롯됐다. 피고인이 재판장을 임명하는 모순인 것이다. ‘대통령의 셀프 재판부 세팅’으로 최악의 이해 충돌이 벌어진다.
사안은 심각하지만 해결책은 있다. 최종심 재판부의 인사권자가 법률에 따라 추천받은 후보자를 기계적으로 임명하되, 본인 임기 동안 사법 시스템 운용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공정함이 담보되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지금 사태는 정반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통령이 ‘삼권의 서열’을 말하는 순간 끝장났다는 느낌마저 든다. 사법 시스템을 뜯어고치고 법관 사퇴를 압박하고 인사와 징계를 전횡하겠다는 협박까지 하면서 본인들의 ‘당사자임’을 벗어던지려 하고 있다. 재판 중지나 항소 포기에 이어 공소 취하, 공소 기각, 면소 판결, 공소시효 완성, ‘셀프 사면’까지 총동원할지 모른다. 그러나 본인들도 알 것이다. 사법 적용의 ‘당사자임’은 절대 그냥 없어지지 않는다.
앞날은 어둡다. 국민 절반이 선거 승리가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는 저들의 착각과 오만을 용인하면 진짜 국가 위기가 닥칠 것이다. 그땐 국가의 존재 이유를 따지는 일조차 부질없어진다.
-김광일 논설위원, 조선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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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항소 포기, 권력의 공소 취소 '예고편'인가

정상환 변호사·前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대장동 사건 민간 사업자들의 1심 판결에 대한 검사 항소 포기의 파장은 깊고 컸다. 2021년 국민의힘을 대리하여 대장동 사건을 고발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검사 출신으로서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심정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평소 “대장동 사건은 검사의 공소 취소가 맞는다”는 입장을 밝혔던 정성호 법무 장관은 항소 포기의 경위와 관련해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만 하고 항소 포기를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고, 법무 차관은 “사전 조율이고 협의 과정이지 수사 지휘권 행사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고 했다. 수사 지휘가 공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딱히 거짓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법무 장관의 수사 지휘는 간단치 않다. 검찰청법 8조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한다. 장관이 수사 지휘해도 된다고 보일 수 있지만 역사적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05년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당시 천정배 장관은 불구속 수사 지휘를 했고, 김종빈 총장은 이를 수용하면서도 검찰 수사의 독립성 훼손을 이유로 사퇴했다. 사실 강 교수를 수사 단계에서 구속하느냐 마느냐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실무상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 검찰이 얼마나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번 사건의 진실은 노만석 전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발언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그는 “법무부의 의견을 참고해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사의를 표명한 후 “지우려 하는 저쪽 요구, 수용 어려워 많이 부대꼈다”는 등 상당한 압력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김현정, 백승아,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검찰총장·검사도 일반 공무원과 같이 파면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 측은 법무부에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들의 보직해임·강등 또한 요구했다. /뉴스1
검찰이 항소하겠다는데 장관이 신중한 판단을 계속 당부하면 검찰은 항소 포기 지시로 받아들일 것이다. 이것이 수사 지휘가 아니라면, 굳이 장관이 수사 지휘를 하지 않고 의견 한마디로 검찰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더 큰 문제다. 검찰은 준사법기관이며, 정치권력에서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검찰권의 생명이다. 과거 부끄러운 결정들이 있었고 업보처럼 생각되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일말의 명분도 없고 사건 이후 여권의 적반하장식 저열한 반응은 유례가 없었다.
이번 사건에서 용산에 대한 말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막현호은(莫見乎隱)’이란 말대로 “은밀히 하는 것처럼 잘 드러나고 분명한 것이 없다”. 정부가 1년 내 검찰청 폐지 법안을 통과시킨 상태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겠다고 공공연히 겁을 주는 상황이다. 존폐의 위기 상황에 놓인 검찰 조직을 대변할 총장을 임명하지 않은 이 대통령은 자신과 가깝고 평소 합리적으로 평가받던 정성호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했다. 노 전 대행 발언을 짚어보면 검찰총장 역할을 법무 장관이 사실상 대신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총장 대행이 실세 장관에게 맞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는 애당초 무리다. 노 전 대행의 속내대로, 생존을 위해 정권의 눈치를 살펴 처신해야 하는 서글픈 검찰의 현실이다.
검사 항소 포기가 정부의 최종 목표는 아니고, ‘예고편’에 불과하다. 항소 포기를 강행한 정권은 공소 취소를 밀어붙일 것이다. 배임죄 폐지도 시도하겠지만, 대체 입법 없이 전면 폐지는 어렵다. 정권은 총장 권한대행과 서울지검장을 순응적인 인물로 임명한 다음 항명한 검사를 파면해 연금을 삭감하고, 변호사 개업까지 막아 숨통을 조인 후 공소 취소를 감행하려 할 것이다. 그것은 검찰만의 일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권력 사유화의 깊고 어두운 상처를 남길 것이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정권이 검찰청 문을 닫기 전에 검사들이 결단해야 한다. 비굴하게 얻은 수사 보완권이 무슨 소용인가? 그것이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며, 국가와 국민에 대한 마지막 봉사다.
-정상환 변호사·前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조선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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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놓으라”는 남욱… 이래도 “성공한 재판”인가
[천광암 칼럼]
대장동 개발로 투자금 2000배 불린 일당들
사업자 선정 기준, 수익 배분도 마음대로
남욱 재산 동결 해제 요구 ‘적반하장’
이럴 줄 알면서 ‘항소 포기’했나 답해야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한 1심 판결문은 740쪽에 이른다. 복잡한 법률적 쟁점도 많다. 피고인 5명에 대해 적용된 죄목이 10가지가 넘고 일부는 유죄, 일부는 무죄 선고가 내려졌다. 그러다 보니 ‘항소 포기가 옳다느니, 잘못됐다느니’ 상반된 주장이 중구난방으로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엽적인 법리 논란’은 일단 접어두고 재판부가 인정한 사실 관계에 주목을 하면, 대장동 사건의 본질은 아주 단순하고 명확하다. 김만배 남욱 정영학 등이 유동규 등 성남시 수뇌부를 구워삶아 사전 짬짜미로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뒤, 수익배분 구조를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구조로 설계해 천문학적인 개발이익을 독식하다시피 한 전대미문의 부패 범죄라는 사실이다.
먼저 수익률부터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검찰이 특정한 대장동 일당의 범죄 수익은 김만배 6111억 원, 남욱 1010억 원, 정영학 646억 원 등 모두 7800억 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이들이 투자한 자기자본은 고작 3억5000만 원. 무려 2000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만약 이들이 개발사업에 기여한 것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장동 일당의 실질적인 사업 기여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누구보다 대장동 일당이 이 사실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만배가 남욱을 앉혀 놓고 “야, 이게 4000억짜리 도둑질이야. 형(김만배 본인) 아니면 니네 이 사업 못 했어”라고 큰소리를 쳤겠는가.(2014년 11월 무렵의 대화)
아니 ‘도둑질’이라는 표현 정도로는, 이들이 한 범죄 행각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판결문에 드러난 사업자 공모 및 선정 과정을 보면 이른바 ‘바리케이드 치기’와 ‘스펙 박기’ 등 그 바닥의 불법과 편법이 총동원됐다. ‘바리케이드 치기’는 다른 사업자가 아예 들어올 수 없게 노골적으로 벽을 치는 것을 의미하는데, 대장동 일당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건설사는 사업 신청도 할 수 없도록 규정에 못을 박아버렸다. 그리고 다시 ‘스펙 박기’를 통해 대장동 일당의 ‘스펙’에 맞춰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조건과 심사 기준을 ‘맞춤형’으로 적어 넣었다. 대장동 일당이 수험생인 동시에 출제와 채점까지 ‘1인 3역’을 한 것이다. 수익배분 방식도 자신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만들어 넣었다.
이처럼 대장동 일당들이 번 돈은 악질적인 범죄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 명백한데도, 수천억이 고스란히 이들의 주머니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대장동 일당 중 한 명인 남욱이 검찰의 항소 포기 결정이 내려지기 무섭게 검찰에 재산 동결 해제를 요청하고 나섰다. 검찰이 범죄 수익 일부로 보고 묶어 놓은 부동산 등 약 514억 원 재산 중 일부를 돌려 달라는 것인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각각 1250억 원과 250억 원의 재산을 동결 당한 김만배와 정영학도 언제 “내 돈 내 놓으라”고 덤벼들지 모른다. ‘도둑’만 탓할 일도 아니다. 항소 포기로 이들에게 ‘몽둥이’를 쥐여준 검찰 수뇌부는 더 문제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여권은 “검찰이 항소를 포기했더라도 민사소송을 통해 부당이득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통상 오랜 시일이 걸리기 마련인 민사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장동 일당들이 마음대로 재산을 처분해 버리면 어디서 범죄 수익을 환수한다는 말인가. 더구나 “형사 재판 무죄가 나왔는데, 민사 재판을 통해 부당이득을 환수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란 것은 많은 법조인들이 지적하는 바다. 1심 재판부도 판결문에서 “공사가 대장동 관련 형사 소송 결과가 모두 나온 뒤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는 것은 심히 곤란하다”며 “뒤늦게나마 피해 회복 과정에 국가가 개입하여 범죄 피해 재산을 추징한 다음 이를 다시 피해자에게 환부하는 조치를 취하여 신속한 피해 회복을 도모할 필요성이 크다”고까지 밝히고 있다.
정 장관은 앞서 10일 출근길 브리핑에서 ‘외압설’을 부인하면서도 “성공한 수사, 성공한 재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항소를 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이제 검찰이 묶어 놓은 돈마저 대장동 일당이 찾아가겠다고 나선 이상, 정 장관은 다시 한번 국민 앞에 설명할 필요가 있다. 남욱의 재산 동결 해제 요청은 항소 포기 단계에서 예상했던 것인지, 아니면 이럴 줄 모르고 항소 포기에 문제가 없다고 했던 것인지, 특히 민사소송의 최종 결과가 나오기에 앞서 대장동 일당이 범죄 수익을 처분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무엇인지….
-천광암 논설주간, 동아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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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 포기' 수사 의지 없는 경찰, 방법은 특검뿐

검찰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사건 1심 선고에 대한 항소를 포기한 것과 관련해 10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출입구에서 입장을 밝히는 정성호(왼쪽) 법무 장관과 같은 날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로 출근하는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 고운호, 박성원 기자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 대행이 대장동 민간 업자 사건 항소 포기 경위에 대해 뚜렷한 설명 없이 검찰을 떠났다. 책임론이 확산되자 “퇴임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놓고는 법무부 외압 의혹 등에 대해 끝내 밝히지 않았다. 무책임함을 넘어 비굴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태 핵심은 검찰이 항소를 결정했다가 뒤집는 과정에서 법무부 등 윗선의 ‘부당한 외압’이 있었느냐다. 정성호 법무 장관은 “신중히 판단하라”는 말만 했다고 했다. 장관의 이런 말을 단순 ‘의견 전달’로만 받아들일 공직자가 어디 있겠나. 장관이 정식으로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지 않고 뒤에서 이런 식으로 관여했다면 검찰청법 위반이자 직권남용 소지가 크다. 하지만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노 대행까지 입을 다물면서 진실은 가려지고 공방만 남았다. 이젠 수사로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
문제는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정 장관, 노 대행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지만 서울경찰청은 사건을 서울 서초경찰서로 넘겼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 장관과 대검 수뇌부들이 얽힌 사건이고, 직권남용은 수사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상위 기관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겨도 모자랄 판인데 수사 역량이 부족한 일선 경찰서에 맡겼다. 수사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공수처도 수사 의지가 없는 듯하다. 정권 눈치를 보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진상을 밝히려면 특검밖에 답이 없다. 특검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정권 눈치를 보느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할 때 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바로 그 경우에 해당한다. 더구나 이 사건에선 대통령실 관여 여부도 밝혀야 한다. 대장동 항소 포기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대장동 일당과 별도로 기소돼 있는 이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검찰을 담당하는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이 이 대통령 변호인 출신이다. 대통령실이 항소 포기와 무관하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정 장관은 항소 포기 외압과 이 대통령 관련 여부를 부인하고 있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욱더 특검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조선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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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업자 남욱, 항소 포기한 검찰에 “추징 보전된 수백억 재산 풀어달라” 요구. 법무부, 이러려고 항소 막았나?
-팔면봉, 조선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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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 들으면 불이익" 법원·검찰 길들이겠다는 건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25'에서 웹젠 부스를 찾아 회전목마에 올라 타고 있다. / 뉴스1
국회 입법권으로 검찰·법원을 길들이려는 민주당의 사법 압박이 도를 더해가고 있다. 검찰 조직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하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탄핵 없이 파면하기 위한 ‘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이 법이 연내에 처리되면 일반 검사는 물론 검찰총장까지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없이 파면할 수 있다. 검사장을 평검사로 강등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고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항소 포기의 경위와 법리적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검사들의 당연한 요구를 정권에 대한 ‘항명’으로 규정했다. 검사들 요구는 상급자의 사건 지휘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검찰청법에 따른 것이다. 법을 바꿔서까지 정권의 말을 듣지 않는 검사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입법권의 남용이자 폭주와 다름없다.
검찰 특활비를 당초 예산안에 반영됐던 72억원에서 31억원으로 축소하고, 집단행동에 참여한 검사장이 있는 검찰청은 특활비를 0원으로 만들겠다고도 한다. 예산으로 검찰을 길들이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야당 때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 특활비는 원래대로 복원시켰다. 원칙도, 논리도 없다.
민주당은 대법관이 퇴임 후 최대 5년간 대법원 사건을 맡지 못하게 막는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수임 금지 기간을 현재 1년에서 5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전관예우 방지 목적이라면 모든 판사·검사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대법관으로만 한정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파기 환송 이후 대법원장 청문회를 시작으로, 대법관 증원과 ‘법 왜곡죄’ 신설, 재판 소원(4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이 판사·검사의 파면이나 징계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사법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법치의 근간이 행정 권력과 입법권을 동시에 쥔 정파에 의해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 과거에도 사법기관을 정권 지키는 도구로 만들려던 시도가 있었지만 국민적 저항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조선일보(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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