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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내란과 무슨 상관인가] [이재용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 ]

뚝섬 2026. 1. 26. 08:52

[반도체가 내란과 무슨 상관인가]

[이재용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 “자만할 때 아니다”]

[AI 상용화 선도로 미래 시장 석권 선언한 中]

 

 

 

반도체가 내란과 무슨 상관인가

 

[특파원 리포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5년 2월 7일 백악관 서쪽 윙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맞이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작년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에겐 자동차가 국가”라고 말했다. 미·일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만큼은 일본이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당시 “동맹국에도 할 말은 한다”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의중이 반영된 발언이다. 결국 일본은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달러(약 807조원) 대미 투자를 확약했다.

 

당시 의아했던 대목은 일본인 누구도 왜 이시바와 도요다 회장 간 유착을 비난하지 않는가였다. 일본에서도 5500억달러라는 거금을 내놓은 데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았지만 적어도 ‘자동차 업계를 지독하게 편든 이시바’를 공격하진 않았다. 사실 이시바와 도요타자동차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게이오고교·게이오대학(법대) 동창이다. 두 사람이 밀착했다는 정황도 있다.

 

작년 5월 1일 밤, 둘은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약속도 없이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도요다 회장은 이시바 총리에게 45분간 선 채로 열변을 토했다. 확률적으로 이런 ‘우연’이 얼마나 가능한 일일까. 확실한 건, 도요타자동차의 입장이 이시바에게 제대로 전달됐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40대 일본인 지인은 “정치인의 역할은 국가·국민을 지키는 일”이라며 “도요타자동차가 망가지면 관련 산업과 경제가 흔들리니, 도요타의 이익을 지킨 이시바 내각은 정치인의 본분을 다한 것인데 누가 탓하겠나”라고 했다. 일본인의 눈엔 도요다 회장의 열변은 ‘조언’일 뿐, ‘청탁’으로 비치지 않았다. 일본 수출의 30%를 차지하는 자동차 산업을 지키는 건 정치인의 역할이니까.

 

사고 회로가 잠시 멈춘 건, 최근에 읽은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페이스북 글이 겹쳐져서다. “윤석열 내란을 끝내는 길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전북 이전”이란 내용이다. 세 번 읽었다. 내란과 반도체의 연관성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새만금을 윤 전 대통령이 망쳤으니 삼성전자가 책임지란 말인가.

 

오싹한 건 그의 글에서 한국 정치인의 뇌 구조를 엿봐서다. 남들이 이해하든 말든, 자신의 명분과 이해에만 맞다면 기업은 마음대로 해도 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논리다. 여론이 자기 편이면 휘두르고 아니면 슬쩍 없던 일로 하면 그만이다. 매출·비용·투자·이익과 같은 기업의 논리는 그의 뇌 안에 없다. 실제로 탈원전이란 명분에 집착한 문재인 정권은 여론이 편들자, 두산에너빌리티(당시 두산중공업)를 도산 위기로 몰아가지 않았나.

 

몇 해 전 SK하이닉스의 지인이 “반도체 공장 짓게 규제 풀어달라는 ‘청탁’을 아무리 해도 국회가 안 들어준다”고 푸념한 적이 있다. 정말 ‘반도체 규제 해소’는 정치인이 기분 좋으면 들어주고, 심기가 틀어지면 무시해도 되는 청탁일까. 일본에 자동차가 국가라면, 한국에 반도체는 생존이다. 정치적 명분이라는 낡은 잣대로 기업을 흔드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조선일보(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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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 “자만할 때 아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 참석해 인사를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지난주 삼성그룹 임원 세미나에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메시지가 공유됐다고 한다. 이 회장은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최근 실적에 안주하지 말고 위기 극복에 매진해달라는 당부일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열린 비슷한 임원 세미나에서는 “생존의 문제” “사즉생의 각오”라는 직설적 메시지로 조직에 강한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하며 반등의 전기를 마련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도 332조77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주가도 사상 최고 행진을 했다. “삼성이 부활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나오지만, 삼성 내부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고 한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쟁 구도가 바뀌었고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진단했다. 19년 전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낀 샌드위치 신세”라며 제기한 ‘샌드위치 위기론’을 다시 꺼낸 것이다.

 

삼성전자 실적이 반도체 경기 회복을 타고 크게 개선됐지만, 스마트폰이나 TV 등 세트 사업은 중국 기업의 공세로 여전히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이 반도체 관세와 투자 압박을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독주와 중국 기업의 맹추격을 극복해야 한다. 미국 중국 대만 등으로 경쟁 구도만 달라졌을 뿐 ‘샌드위치 신세’라는 점은 그대로다.

반도체 호황에도 미국 대표 기업 인텔 주가는 최근 17% 급락했다. 미 정부가 반도체 부활을 위해 지분을 인수하고 파운드리 공장 건설까지 지원했지만, 인텔은 부진한 실적 전망과 낮은 수율로 실망감을 줬다. 한때 최고였던 인텔 같은 글로벌 기업도 한번 삐끗하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 24시간 무한 경쟁이 벌어지는 세계 시장의 현실이다.

삼성은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세미나를 진행한다. 참가자들에게 ‘위기를 넘어 재도약으로’라는 문구가 새겨진 패를 전달한다. 강한 실행력과 성과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달라는 이 회장의 의중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한국 경제성장률을 0.9%포인트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한국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을 차지한다. 한국 대표 기업의 분전을 기대한다.

 

-동아일보(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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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상용화 선도로 미래 시장 석권 선언한 中

 

중국은 올해부터 ‘15차 5개년(2026∼2030년) 계획’을 시행한다. 올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계획안이 최종 승인될 예정인데, 연초부터 분위기 띄우기에 한창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는 15차 5개년 계획과 관련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과 국내외 학자들의 인터뷰를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중국 주요 지도부 인사들은 각종 경제, 외교, 문화 행사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번 계획에 대한 기대감과 다짐을 강조한다. 중국에서 5개년 계획은 국정 운영의 지침이자 중국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해설서로 여겨진다.

질적 성장’ 외친 배경에는 과학기술 굴기

15차 5개년 계획 초안은 지난해 10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을 의미하는 ‘고품질 발전’과 과학기술의 ‘자립자강’이었다. 초안 보고서에서 가장 먼저 등장한 내용도 이 부분이었다. 특히 중국은 고품질 발전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해 비중 있게 강조했다.

 

중국은 2021년 시작한 ‘14차 5개년(2021∼2025년) 계획’에서도 7개 주요 과학기술 영역 중 첫 번째로 AI를 선정했다. 중국의 5개년 계획의 주요 목표에 AI가 등장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다. 물론 당시에는 중국의 AI와 로봇 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양회 업무보고에서 이 계획은 비중 있게 다뤄졌다. 또 관련 내용을 직접 발표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0년간 단 하나의 칼을 가는 심정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의 결연한 의지는 허언이 아니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1기 시절 미중 무역 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중국은 ‘연평균 7% 이상 연구개발(R&D)비 증액’ 목표를 달성했다. 그 결과 지난해 기준 중국 내 AI 기업 수가 6000개를 넘어섰다. 휴머노이드 로봇 완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도 140여 개나 된다.

지난해 초 저비용·고성능의 AI 모델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게 아닌 것이다.

 

中의 다음 스텝은 산업 전반의 AI 상용화

한국도 2020년 빅데이터와 AI,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한국판 뉴딜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술 혁신보다는 상대적으로 일자리 창출에 더 집중했다. 또 정권 교체 등으로 정책의 추진 동력은 유지되기 어려웠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 중국은 12위로 한국(15위)을 처음 뛰어넘었다. 특히 AI 관련 특허, 교육·연구 분야에서의 로봇 활용도 등을 포함한 ‘과학적 집중도’에서는 중국이 세계 1위였다.

중국은 이제 AI와 로봇 분야에서 기존의 개발과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4차 계획에서는 ‘기술 돌파’를 강조했지만, 15차 계획에서는 ‘산업적 응용’, ‘공정화’ 등의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앞으로 AI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 제조, 바이오, 물류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혁신을 가속해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늦었고, 성과도 아직은 아쉬운 한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중국과 경제산업적으로 밀접하고, 지리적으도 가깝다.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AI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한국이 경험할 제2, 제3의 ‘딥시크 모먼트’의 충격은 다른 나라보다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동아일보(26-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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