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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만큼 무서운 기뢰] [ ..전쟁 속에 ‘미래 비전’ 훼손된 걸프국]

뚝섬 2026. 3. 18. 10:28

[드론 만큼 무서운 기뢰]

[美-이란 전쟁 속에 ‘미래 비전’ 훼손된 걸프국]

 

 

 

드론 만큼 무서운 기뢰

 

물에 떠다니는 지뢰인 기뢰에 대한 기록은 명나라 때부터 나온다. 현대식 기뢰는 미국 독립 전쟁 때 나왔다. 화약 통이 배와 부딪치면 폭발했다. 기뢰는 러·일 전쟁을 거치며 정식 무기가 된다. 닿자마자 터지는 전기 기폭 장치와 물속에 설치돼 보이지 않는 ‘계류 기뢰’의 개발로 전함들이 잇달아 폭침됐다. 1차 대전 때는 연합군이 독일 잠수함을 막으려고 북해에 수만 개의 기뢰로 ‘벽’을 만들었다. 2차 대전에선 군함 소리와 자기장 등을 감지해 폭발하는 기뢰까지 개발돼 깔렸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국은 일본 근해에 수만 개의 기뢰를 뿌렸다. 일본 군함과 상선 수백 척이 침몰해 해상 물류가 막혔다. 전시 물자 수입은 물론 해외 군대에 군수품도 제대로 보낼 수 없었다. 일본은 기뢰 때문에 말라 죽기 직전까지 몰렸다. 미국이 붙인 기뢰 작전 명이 ‘굶주림(Starvation)’이다. 종전 후에도 일본은 근해에 널린 기뢰를 치우느라 애를 먹었다. 그 경험으로 일본 해상자위대는 세계 최고의 소해(掃海·기뢰 제거) 기술과 전력을 갖게 됐다. 일본은 이라크전이 끝난 뒤 걸프 지역에 소해함 여러 척을 보내 널린 기뢰를 걷어냈다. 전후 첫 해외 작전이었다.

 

▶‘소해함’은 기뢰를 청소하는 함정이다. 기뢰 성능에 비례해 발전했다. 바다 위에 떠다니는 기뢰는 기관총으로 폭발시켜 제거하고 수면 아래 계류 기뢰는 묶은 줄을 끊거나 소형 폭탄 등으로 없앤다. 소해함은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다. 그래야 금속에 반응하는 기뢰를 피할 수 있다. 특수 음파탐지기로 기뢰인지, 돌인지 구분하고 잠수부나 무인 장비를 투입한다. 해저에서 어뢰를 쏘는 기뢰까지 등장하자 소해 기술에서도 무인화가 중요해졌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급해진 트럼프가 동맹국에 소해함을 찾고 있다. 미 해군의 소해 전력으로는 부족한 것이다. 이란이 싸구려 부유 기뢰나 계류 기뢰만 깔아도 수천억원짜리 유조선과 미 군함을 잃을 수 있다. 가성비는 기뢰가 드론을 앞선다. 항모도 소해함이 길을 열지 않으면 발이 묶인다. 한국 해군은 12척의 소해함이 있다. 그런데 일본보다 작고, 700t급 이하 소형 함정이어서 중동까지 항해가 어렵다.

 

▶세계에 상대가 없는 미 해군은 소해 전력에 관심이 적었다. 소해함이 몇 척 없고 노후했다. 소해 헬기와 무인 장비 중심으로 재편 중인데 이란 기뢰 제거에는 역부족이다. 이란이 보유한 기뢰가 수천 개라는데 수십 개만 깔려도 호르무즈가 막힌다. 미국이 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전쟁을 벌인 것이 놀랍고 어이 없다.

 

-안용현 논설위원, 조선일보(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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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전쟁 속에 ‘미래 비전’ 훼손된 걸프국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는 ‘현대판 중동의 오아시스’로 통한다. 걸프국(Gulf States)으로 불리는 이 나라들은 풍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수준 높은 경제 인프라를 갖췄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위치라는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국제적인 물류, 금융, 컨벤션, 항공 등의 중심지로 도약해 왔다. 오래전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중동에서 사람, 돈, 상품이 몰리는 지역인 것이다.

미국과의 긴밀한 안보 협력을 통해 ‘중동의 안전지대’란 국가 브랜드를 만든 것도 걸프국들이 지금의 성장을 이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걸프국들은 다른 중동 국가에 만연한 테러, 전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위험해진 중동의 안전지대

하지만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걸프국들이 그간 쌓아온 부유하고, 안전한 국가란 인식을 크게 훼손시켰다.
 

 

걸프국들은 전쟁 당사자가 아니다. 그러나 나라 안에 미군기지나 관련 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됐다. 걸프국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으로 ‘중동의 허브’ 역할을 해온 UAE의 피해가 크다. 17일 UAE 정부에 따르면 전쟁 시작 뒤 총 319발의 미사일과 1627기의 드론이 이란에서 날아왔다. 대부분은 요격됐지만, 말 그대로 전쟁터였던 셈이다.

이처럼 UAE가 집중 타깃이 된 배경에는 미군기지와 이란과 영토 분쟁을 겪었다는 과거가 있다. 걸프국 중 바레인과 함께 가장 먼저 2020년 이스라엘과 수교했다는 것 역시 공격 대상이 된 이유다. 이란이 전쟁 공포감을 키우기 위해 외국 기업과 투자 유치에서 앞선 UAE를 더욱 노렸단 분석도 있다.

카타르와 오만은 ‘중동의 외교 중심지’를 지향하며 적극적인 중재 외교를 펼쳐 왔다. 두 나라 모두 이란과 원만한 관계였다. 카타르는 걸프만의 세계 최대 해상 천연가스전을 이란과 공유한다. 친이란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사무소도 수도 도하에 자리 잡고 있다. 오만은 올해 1∼2월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을 수도 무스카트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재했다. 하지만 이런 ‘특수 관계’에도 카타르는 미군기지가 있고, 오만은 미군 관련 시설이 있다는 이유로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카타르에선 이란이 전쟁 초기부터 ‘경제 심장’인 천연가스 관련 시설을 공격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가 크다.

걸프국, 나아가 중동의 미래도 공격받아

중요한 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걸프국들의 현재는 물론이고 이 나라들, 나아가 중동의 미래에도 큰 상처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걸프국들은 최근 오일머니를 통해 에너지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우주항공, 금융, 콘텐츠 등의 산업을 육성하려 했다. 해외 유학 등을 경험하고,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젊은 리더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강해지는 추세였다. 걸프국들의 이런 시도가 장기적으로 중동의 산업구조를 다각화시키고, 사회와 문화를 더욱 개방적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글로벌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여겨졌다. 가난한 중동 비산유국들에도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전쟁으로 이제 걸프국들은 ‘미래 비전’에 앞서 ‘잠재적 안보 리스크’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부터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쟁 뒤에도 한동안은 투자, 기업, 인력 유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각에선 전쟁 장기화 시 걸프국들의 대대적인 미래 비전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또 걸프국들이 중동에서 지니는 정치·경제적 영향력 때문에 결국 중동 전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 또 걸프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을 계속 불안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세형 국제부장, 동아일보(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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