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돌아가는 이야기.. ]/[時事-萬物相]

[트럼프의 38번째 ‘종전 임박’ 호언] [감정 앞선 킬체인 논쟁.. ] ....

뚝섬 2026. 6. 11. 10:11

[트럼프의 38번째 ‘종전 임박’ 호언]

[감정 앞선 킬체인 논쟁, 냉정하게 '김정은 오판' 경계해야]

[비극처럼 괴로운 코미디]

 

 

 

트럼프의 38번째 ‘종전 임박’ 호언

 

2월 28일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종전 합의’를 처음 언급한 건 한 달가량 지난 3월 23일이었다. 당시 “닷새 안에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말에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4% 올랐고, 국제유가는 10% 넘게 급락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호언장담은 현실화되지 않았다. 개전 직후 “4∼6주 안에 끝낼 것”이라던 전쟁은 어느덧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미 CNN에 따르면 트럼프가 개전 이후 “종전이 임박했다”는 취지로 말한 건 38차례에 달한다. 가장 최근에는 8일 뉴욕에서 미국프로농구(NBA) 결승전을 관람한 후 “2, 3일 정도면 이란과 합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가와 국제유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스라엘과 이란은 하던 대로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이어갔다. ‘양치기 소년’처럼 그의 말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개전 직후 “아주 짧은 소풍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트럼프의 태도도 달라졌다. 7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공격적인 질문이 나오자 “더 이상 못 참겠다”며 중단하고 퇴장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이 늘어난 것이다. 최근 ‘브로맨스’를 과시하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미쳤다”며 욕설을 퍼부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전쟁 개시 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현재의 교착 상태를 예견하는 의견이 있었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초래할 후폭풍을 거론하며 공습에 신중론을 폈고, J D 밴스 부통령은 백악관 회의에서 “지역적 혼란과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같은 충고 대신 “초반에 지도부를 제거하면 반정부 시위로 정권이 무너질 것”이란 네타냐후의 달콤한 설득에 귀를 더 기울였다.

오판으로 시작된 전쟁의 대가는 전 세계가 치르고 있다. 미군 전사자 13명과 초등학교 오폭으로 숨진 이란 학생들을 비롯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국제 원유 가격은 전쟁 전보다 30% 이상 뛰었고, 국제 해상 운임은 두 배 가까이가 됐다. 지난달 뉴욕타임스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3명 중 2명이 “이란전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답하는 등 ‘전쟁 피로감’이 쌓이는 중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헬버스탬은 저서 ‘최고의 인재들’에서, 케네디 행정부의 엘리트들이 ‘막연한 낙관주의’와 ‘관료주의의 숫자놀음’에 사로잡혀 베트남전이란 수렁에 빠져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3시간 만에 생포했다는 자신감과 개전 직후 ‘군사시설 90% 무력화’ 보고로 조기 승리를 확신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오판과 판박이다. ‘출구’를 말하면서도 계속 늪으로 빠져드는 이란전이 제2의 베트남전이 되지 말란 법도 없어 보인다.

 

-장원재 논설위원, 동아일보(26-06-11)-

______________

 

 

감정 앞선 킬체인 논쟁, 냉정하게 '김정은 오판' 경계해야 

 

2024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는 미사일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 발사 전 제거하는 킬체인(Kill Chain),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연합뉴스

 

지난 4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한국군 킬체인의 중단을 제언해 파문이 일었다. 킬체인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대량응징보복(KMPR)과 함께 한국군 3축 체계의 한 축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가 있을 때 선제 타격하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킬체인 폐지론을 친북으로, 존치론을 전쟁광으로 매도하는 엇갈린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사안은 냉정한 분석의 영역이어야 한다.

 

이 논쟁은 뿌리가 깊다. 게임 이론의 대가인 토머스 셸링은 1960년대 미·소 간 “상대가 먼저 핵 공격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되레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키운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일부 학자는 한국의 킬체인이 위기 안정성을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핵심은 소위 “use it or lose it” 딜레마다. 분쟁 국면에서 북한이 “어차피 곧 무력화될 무기라면 차라리 지금 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이 한국의 배치를 자국 포병뿐 아니라 미사일과 수뇌부까지 겨냥한 것으로 의심한다면, 선제공격 유인은 더 커진다. 요컨대 우리 미사일전략사령부는 휴전선에서 60~90㎞ 떨어진 수도권 일대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300기 이상을 고정·노출·비기동 발사대에 배치했다. 일반적으로 미사일은 분산·이동식으로 운용한다. 적의 첫 일격을 견뎌 생존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런 배치는 북한의 핵 공격에 취약하다. 생존보다는 신속한 타격에 방점을 뒀다. 그래서 북한 입장에서는 여기를 핵으로 선제 타격할 유혹이 더욱 강해진다.

 

일각에서는 대안으로 대량 응징 보복과 미사일 방어에 집중하는 ‘응징 억제’를 거론한다. 네가 나를 치려고 하면 내가 먼저 치겠다” 대신 “나를 치면 그 대가가 엄청날 것”이라는 시그널이다. 선제 공격 대신 방어를 강화해 우리 공군과 미사일의 생존성을 높이고, 강력한 응징 보복으로 북한을 억제한다는 구상이다. 이론상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접근일 수 있다.

 

그러나 응징 억제는 상대가 합리적 행위자임을 전제로 한다. 물론 권위주의 체제라고 늘 비이성적이지는 않다. 소련은 냉전 당시 어떻게든 전 세계를 공산주의로 물들이겠다는 맹목적인 이념 대신 실리와 국가 지위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중국의 집단 지도 체제 역시 그간 팽창주의, 패권주의적이었을지언정 비이성적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북한은 모든 결정을 한 사람이 내린다는 점이다. 국제 분쟁에서 1인 지배 체제는 더 공격적으로 행동한다. 최고 지도자 개인의 착각이 정책에 거의 그대로 반영된다. 또한 독재자들은 극심한 위기 속에서 “전쟁은 피할 수 없다”는 운명론에 빠지기 쉽다. 권력 집중으로 인한 책임의 압박감, 나르시시즘, 견제와 균형의 부재 때문이다. 킬체인을 폐지하더라도 김정은의 이성이 심각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결국 현재로서는 킬체인을 유지하되, 남북이 서로의 의도를 오판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김정은이 정말 사리분별이 안 되는 상황이 온다면, 위기 국면에서 한국의 정찰 활동조차 임박한 선제타격으로 오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널 구축이 어렵다면 제3국 공관을 경유하거나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활용을 모색하는 등의 안전핀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킬체인 논쟁은 감정을 걷어내고 봐야 한다.

 

-홍태화 미국 외교정책연구소(FPRI) 아시아 펠로, 조선일보(26-06-11)-

______________

 

 

비극처럼 괴로운 코미디

 

1963년 6월 11일 나는 남베트남 사이공(현 호치민시) 미국 대사관 앞 교차로에서, 사람 모양의 불덩이를 바라보고 있다. 승려 틱꽝득이 휘발유에 흠뻑 젖은 채 길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제 몸에 불을 붙인 것이다. 이른바 소신공양(燒身供養). 온몸이 활활 불타오르는데도 틱꽝득은 비명도 미동도 없이 가부좌를 유지하다가 잿더미가 무너지듯 옆으로 쓰러진다. 이후 시신을 수습했을 때 틱꽝득의 심장만은 타지 않고 남아서, 오늘날까지 성물(聖物)로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당시 남베트남의 대통령 응오딘지엠은 부정부패는 물론, 인구의 70% 이상이 불교 신자인 베트남에서 노골적으로 불교를 탄압했다. 급기야 1963년 5월 후에(Hue)시에서는 석가탄신일을 기념하는 불교 기(旗) 게양을 금지한 것에 항의하는 군중을 향해 군대가 총격을 가해 어린이를 포함한 9명이 사망한다. 연이어 일어나는, 종교적 자유와 평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대해 응오딘지엠 정권은 무력 진압으로 일관했다. 이에 저항하기 위해 승려 틱꽝득은 소신공양을 감행한 것이다.

 

AP통신 기자 말콤 브라운이 찍은 한 장의 사진, 불꽃 속에서 참선하는 붓다 같은 틱꽝득의 모습은 전 세계를 경악시키고 향후 세계사를 소용돌이치게 만든다. 미국은 응오딘지엠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기 시작했으며, 응오딘지엠의 제수씨가 “승려 바비큐 쇼”라는 망언을 내뱉자 국내외 민심은 완전히 돌아서 버렸다. 약 5개월 뒤, 남베트남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 응오딘지엠은 살해당했고, 이는 또 다른 쿠데타를 불러왔다. 북베트남과 베트콩은 이러한 혼란을 목적 달성에 최대한 이용했으며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 속으로 깊이 개입하게 된다.

 

권력이란 게 본시 어리석어 눈이 멀고 오만해지기 마련이다. 반면 역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만 가는 듯 보이나 심판은 오묘하게 반복된다. 전 세계 어디서든 뼈대는 같은 스토리에 새로운 각색만이 가해진 연극처럼 느껴진다. 배우만 바뀔 뿐 배역은 비슷하다. 비극처럼 괴로운 코미디 같다. 

 

뮤지컬 '미스 사이공'

 

-이응준 시인·소설가, 조선일보(26-06-11)-

______________

 

 

○대당 1000억원 美 아파치 헬기 이란서 추락, 3000만원짜리 드론에 당했다고. 가성비戰 한 획 긋는 사건.

 

-팔면봉, 조선일보(26-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