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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다'.. 이란 전쟁] [북핵에 ‘한쪽 눈 감은’ 中.. ]

뚝섬 2026. 6. 15. 10:08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교훈 남긴 이란 전쟁]

[북핵에 ‘한쪽 눈 감은’ 中에 대한 대처법]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교훈 남긴 이란 전쟁

 

끝 보이지만 기이한 전쟁, 목표 계속 바뀌고 출구전략도 모호
동맹 흔들고 러·중만 웃어… 이라크 전쟁과 비교하며 깨닫기를
 

 

2026년 6월 12일 이란 테헤란 엔겔랍 광장에서 열린 미국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이란 정부의 협상을 지지하는 집회에 케피예(중동 전통 스카프)를 두른 한 이란 여성이 참석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전쟁 발발 108일째다. 끝이 보이는 듯하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가 체결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물론 양해각서가 상황 종료를 보증하지는 않는다. 일단 원칙에 합의하고 이후 치열한 협상을 하게 된다. 협상 진척 여부에 따라 종전이 될 수도, 전쟁이 재개될 수도 있다. 하지만 포연이 멈추고 호르무즈가 다시 뚫리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미국은 전쟁을 자주 해 온 나라다. 그런데 이번 전쟁은 기이하다. 시작부터 그렇다. 베트남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만든 개전 조건, 즉 와인버거-파월 독트린에 들어맞지 않았다. 목표는 계속 바뀌었고, 반전 여론도 높았다. 전쟁 비용 및 위험도 평가도, 출구전략도 불명확했다. 4월 7일 뉴욕타임스 보도가 맞다면 백악관 내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먹힌 셈이다. 기사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 래드클리프 CIA 국장은 이란 정권교체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의 이란 체제 붕괴 낙관론에 손을 들어주었다. 이 전쟁이 자국 각료 다수가 회의론을 펼쳤음에도 제3국 지도자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란 핵 문제 해결은 트럼프의 숙원이었고 임기 내 결론을 맺고 싶었을 터다. 방법이 문제였다. 그 고민을 읽은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심중을 잡아챘다.

 

전황도 이례적이다. 21세기 미국이 벌인 두 전쟁, 즉 이라크에서는 3주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8일 만에 각각 수도를 점령하고 정권을 교체했다. 이후 친미 정권을 세웠다. 올 1월 베네수엘라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고 무혈 입성하다시피 정권을 바꾸었다. 그러나 이란에서는 여전히 신정 공화국이 유지되고 있다. 개전 첫날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와 체제 핵심 인사 40여 명을 순식간에 제거했다. AI 기반 참수 작전의 백미였다. 

 

이 정도 되면 이란 정권은 무너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체제는 굳건해 보인다. 지도부를 계속 제거해도 대체된 후임자들이 즉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참수 작전이 먹히지 않는 것은 이란이 오랜 시간 준비해 온 ‘모자이크 방어전략’ 때문이다. 지도부 유고 시 예정된 인사로 즉시 투입되는 준비 태세와, 지역 단위로 위임된 자율 방어 체계가 작동하고 있다. 지상군 투입 전면전이 부담스러운 미국으로선 참수 작전이 먹히지 않으면 대안이 마땅치 않다. 공습과 봉쇄로 내부 교란과 붕괴를 시도하는 수밖에 없다. 반면 이란은 가진 지렛대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드론 등 저비용 공격자산을 양산하며 걸프 국가를 공격하는 수평 확전에 나섰다.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파장이 커졌다. 미국·이스라엘과의 싸움을 걸프 및 세계와의 싸움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

 

후폭풍도 거세다. 특히 동맹이 흔들린다. 미국 혼자 싸우다시피 하고 있다. 일단 전쟁을 시작하면 동맹을 규합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이번에 미국은 전쟁 중 우방을 타박했고 나토 주요국, 심지어 영국과 척지기까지 했다. 스페인의 미 공군기 영공통과 거부는 충격적이었다. 내색은 하지 않지만, 중동 우방국들의 불만도 만만찮다. 이란을 간신히 달래가며 눌러오고 있었는데 급작스럽게 전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특히 미군 기지를 유치해 안전을 확보하려던 걸프 왕정국가들은 오히려 이란의 공격 목표가 됨에 따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종전 협상과 관련, 미국·이스라엘 관계도 삐걱거린다.

 

반면 경쟁국이 유리해지는 역설도 특이하다. 러시아가 최대 수혜자다. 중동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집중력이 떨어진 상황이 나쁘지 않다. 특히 미국과 나토의 균열이 반갑다. 이란에 대한 예방전쟁 논란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국제법 위반 질타 부담을 덜었다. 제재 명분이 약화돼 일시적이나마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 금지도 풀렸고, 호르무즈 봉쇄 고유가로 이익도 커졌다. 중국은 어떨까? 양가감정이 있지만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초기엔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과 기술력을 목도하며 바짝 긴장했을 법하다. 특히 베네수엘라에 이어 이란산 원유공급 차단이라는 미국의 전략적 압박에 대한 공포도 있었다. 그러나 교착 국면이 이어지면서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상승했다. 중재국으로 급부상한 파키스탄과 공조하며 중동에서 중국이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3년 5월 1일 이라크전쟁에 참가했다가 귀환하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 올라 장병들을 격려하고있다.

 

이번 전쟁을 이라크 전쟁과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된다.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정부의 네오콘을 전쟁광이라 비난했다. 쓸데없는 전쟁에 휘말려 국력을 낭비했기에, 자신은 현존하는 전쟁을 중단시키고 중동에 관여하지 않겠노라 선언했다. 마가 진영이 트럼프에게 열광한 이유다. 이라크 전쟁 때도 미국은 일방주의와 선제공격이라 비판받았지만 나름대로 국제법과 다자 규범을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파월 국무장관은 유엔안보리에서 무력행사의 적법성을 강조하며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하지만 일단 개전하자 압도적 무력을 전개, 파죽지세로 사담 정부를 붕괴시켰다. 정권교체 및 민주주의 이라크를 수립한다는 목표도 명징했다.

 

하지만 와인버거-파월 독트린을 지키려 노력했음에도 이라크전은 21세기 미국의 최대 정책 실패로 비판받고 있다. 테러가 준동했고, 중동 곳곳의 내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사담이 무너진 이라크는 이란의 영향력에 포획되고 만다. 미국의 비용과 희생으로 이란을 이롭게 한 전쟁이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사람들은 깨달았다. 사담의 이라크가 분명 위험한 정권이었고, 세계 평화의 걸림돌이었지만 전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음을. 이번 전쟁이 끝날 때 사람들은 어떤 깨달음을 얻고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중동정치, 조선일보(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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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독립250주년 불꽃놀이하는 그날 이란은 美 폭탄에 숨진 최고지도자 장례식 예고. 중동판 ‘와신상담’.

 

-팔면봉, 조선일보(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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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에 ‘한쪽 눈 감은’ 中에 대한 대처법

 

중국 속담 중에 ‘정일지안 폐일지안(睜一隻眼 閉一隻眼)’이란 표현이 있다. 직역하면 ‘한쪽 눈은 뜨고 한쪽 눈은 감는다’는 뜻이다. 일상에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알면서도 못 본 척 넘어갈 때 쓰는 표현이다. 인간관계에서는 관용이나 미덕으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사회나 정치 영역에서는 책임을 회피하거나 불법을 눈감아 준다는 의미가 강하다. 중국이 혈맹이라고 치켜세운 북한과의 8일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핵(核)’ 한 글자도 꺼내지 않은 모습도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한반도 중재자’ 아닌 北과의 파트너 택한 中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의 최대 메시지는 ‘말하지 않은 것(What was left unsaid)’이라고 일본 영자지 저팬타임스는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9년 첫 방북 당시 ‘한반도 비핵화에서의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침묵으로서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줬다는 평가가 많다.

 

꽉 막힌 남북 관계 속에서 중국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해온 우리 정부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일 수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이뤄진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구상’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하지만 중국은 정작 북한과 마주해서는 핵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오히려 북한이 9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목표를 완수하길 바란다고 했다. 북한은 9차 당대회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했고,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선 성과다. 북한은 이미 러시아와 군사적, 경제적으로 밀착했고, 중국과의 경제협력마저 다시 활기를 띤다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효과는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한술 더 떠 지난달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일방적인 대북 제재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북한은 핵 포기를 전제로 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요인도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中 설득 작업 계속해야

북한의 핵전력 증강은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악재다. 북한의 핵도발은 일본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핵무장 빌미를 주고, 지역 내 군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 무엇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가 발전에 주요 걸림돌이 돼 온 한국에는 뼈아픈 일이다. 중국의 묵인 속에 북한이 섣부른 판단을 하기 전에 시급히 손을 써야 할 시점이다.

북핵 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해 온 미국과의 결속 강화가 중요하다. 북-중 정상회담 직후인 11일 서울에서 열린 제6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회의 이후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가 처음 담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음 날인 12일 일본 도쿄에서 북한 관련 한미일 협의를 열어 최근 빠르게 입장을 조율한 것도 긍정적이다.

물론 중국과의 대화를 포기하거나 경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중국 역시 국경을 마주한 북한이 핵전력과 장거리 미사일 능력을 계속 키우고, 미국이 이를 빌미로 역내 군사력을 강화하는 게 달갑지 않다. 한 외교소식통은 최근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란 용어를 자제하는 것에 대해 “비핵화 포기나 반대보다는 새로운 컨센서스의 부재”라고 설명했다. 중국 역시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한 것에 책임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지만, 이미 북한이 핵을 보유한 현실 속에 고민이 깊다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등을 단기 목표로 잡고 협상해야 한다”면서 “이것을 ‘왜 비핵화를 포기했느냐’고 하면 더 나쁜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잃지 않고, 한 발자국씩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계속 노력하고 설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철중 베이징 특파원, 동아일보(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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